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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케이션 투어 4 (Location Tour 4) - 광둥투자타워
생생한 긴장이 존재하는 무드의 현장
바다 밑 터널을 통해 구룡반도에서 홍콩섬으로 넘어갈 때쯤 벌써 날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1편에서 갑자기 심장이 멎을 듯 충격처럼 다가오는 장면이 황지성 국장의 갑작스런 죽음이다. 진영인이 삼합회에 잠입한 경찰이라는 비밀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파트너이자 상관인 그가 진영인을 보호하려다 정작 자신이 포로가 됐다가 빌딩에서 떨어져 죽는다. 그리고 삼합회와 경찰 사이에 격렬한 거리 총격전이 벌어진다. 그 장소를 빼놓을 수 없다. ‘광둥투자타워’ 정문이었다.
“죽음이 예고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건 다양한 긴장이 존재하는 무드의 드라마를 의도했기 때문이다. 사실 시나리오상에는 황 국장이 갱들과 싸우는 장면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총격전이 벌어진다. 실제로 그런 장면을 찍으려고 촬영 준비까지 끝낸 상태에서 그게 의도했던 긴장을 주지 못할 것 같다며 유위강 감독이
유위강, 맥조휘와 떠나는 무간도 투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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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은 97년 이후 상황인데도 밝고 스타일리시하고, 2편은 그 이전 시기로 홍콩이 금융자본주의의 번영을 구가하던 시기인데 오히려 어둡다.
=2편에 나오는 그런 또래, 그런 부류의 젊은이들은 주로 어둠 속에서 움직인다. 말하자면 캐릭터의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 2편 전체는 홍콩 사람들이 어떻게 홍콩반환을 대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이민 갔듯이 경제적 부흥기였으나 내면 속에는 여전히 미래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시기다.
-지금의 홍콩 사람들에겐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고 봐도 되나.
=그렇다. 그와 관련해선 특별한 근심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민을 갔던 상당수가 되돌아왔다. 외국에 나가니 더 힘들었을 것이다. 왜 외국에서 시간낭비만 했는지 모르겠다. (웃음) 당시 이민자 대부분이 노령 인구였는데 과거 중국과의 어떤 경험 때문에 그랬을 거다.
-1편은 <영웅본색>처럼 로맨스가 없다. 그 때문에 일찌감치 시나리오를 완성해놓고도 제작자를 찾지 못해서 어려움을
유위강, 맥조휘와 떠나는 무간도 투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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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은 누아르라기보다 사이코드라마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그렇다. 3편은 주인공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다. 인간 내면에 자리잡은 지옥 그 자체가 드라마라고 여겼다. 그래서 그런 캐릭터 구현에 주력했다.
-3편에서 유덕화가 겪는 정신적 불안정의 이유를 무엇으로 보면 되나? 죄책감과 좋은 경찰로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열망 사이에서 어디에 더 비중을 뒀나.
=물론 죄책감이다. 1편에선 진영인(양조위)을, 2편에선 메리(유가령)를 죽게 하면서 어둠과 밝음 사이에 몸이 반씩 걸치게 된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완벽히 고립된 인물이다. 주위 사람들은 거의 다 죽어버렸고, 경찰 내부에선 자신을 믿지 않아 쫓기는 심정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두 가지 운명을 동시에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심리적 압박감이 그를 미치게 했다. 그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서 실제로 장소에 따라 다른 사람인 양 살아가는 정신질환자의 사례를 조사했다.
-유덕화가 닥터 리(진혜림, 1편에서 양조위
유위강, 맥조휘와 떠나는 무간도 투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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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 3부작은 21세기 홍콩 영화계의 첫 사건이 됐다. 마치 지난해 봄 <살인의 추억>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조폭코미디의 유행을 확실하게 마감짓자 충무로 제작자들이 “잘 만든 영화가 흥행도 된다”는 걸 모처럼 보여준 사실에 안도감을 내쉰 것과 비슷한 분위기가 홍콩에 감돌고 있다. 유위강 감독은 “영화를 보지 않던 홍콩섬의 중산층 화이트칼라가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함으로써 대대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70년대 중·후반 뉴웨이브가 일어나기 직전 다양하게 존재했던 영화클럽들이 이 영화는 왜 이런가 하고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문화가 있었으나 차츰 그게 사라졌다. 요즘 다시 살아나는 조짐이면 좋겠다”며 “홍콩은 물론이고 중국의 각 대학에서 특강 요청이 오고 있는데 그때마다 영화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고 문학적 요소가 생각보다 많고 좀더 주의깊게 봐야 할 점들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필름아카이브의 연구주임이자 영화평론가인 웡
유위강, 맥조휘와 떠나는 무간도 투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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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디자이너, 화가, 사진가, 작가, 뮤직비디오 제작자, 패션 사업가이기도 했던 소피아 코폴라는 “캘리포니아적인 세련됨을 갖춘 다재다능한 아가씨”로서의 명성을 업그레이드하기에 이른다. 그간 거쳐온 이력을 영화에 녹여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2000년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최고의 처녀작”으로 선정된 <처녀자살소동>은 아름다운 다섯 자매의 비극적인 죽음을 이웃집 소년들의 판타지와 노스탤지어의 필터로 투사하는데, 안개를 드리운 듯 아련하고 몽환적인 영상과 일렉트리카 듀오 에어의 애잔하고 나른한 선율로 사라져간 순수에 대한 그리움을 통렬하게 자극한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도 마찬가지다. 대사가 많지 않은 이 영화에서 마음을 건드리는 장면들은 침묵이나 음악으로 채워진 정적인 이미지들이다. 분홍색 팬티 차림으로 모로 누운 어린 신부의 작은 등, 밤거리 네온 속을 응시하는 중년 남자의 텅빈 눈, 가라오케 복도에서 어깨를 맞댄 짧은 휴식 같은 것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와 소피아 코폴라에 열광하는 까닭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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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소피아 코폴라는 어떻게 두 번째 장편작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평단을 쓰러뜨렸나
이제 관록의 행사가 된 최악의 영화상 ‘래즈베리 어워드’는 몇해 전 <씨네2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공적 중 하나로 “소피아 코폴라가 다시 연기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게 한 일”이라고 답한 바 있다. <대부3> 때의 이야기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로 태어났다는 우연이 메리 콜리오네라는 중요한 역할을 떠안을 만한 특권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믿은 반대파들은 쾌재를 불렀다. 소피아 코폴라의 연기는 정말이지 너무나 어설펐다. 아버지는 분별이 없고, 딸은 재능이 없다고, 평단도 관객도 몰아세웠다. 래즈베리 어워드는 소피아 코폴라에게 그해 최악의 신인스타상과 최악의 여우조연상, 두개의 트로피를 선사했다. 래즈베리 어워드의 자부심대로, 이후 소피아 코폴라는 카메오 출연 이상의 연기는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14년이 흐른 올해, 소피아 코폴라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와 소피아 코폴라에 열광하는 까닭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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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의 대표스탭이 말하는 <태극기 휘날리며> 제작과정 8고지 점령기
“이건 내 영화 아니야.” 강제규 감독을 포함해서 <태극기 휘날리며>에 참여한 스탭들이 항상 뇌까리는 말이다. 제 혼자의 능력만으로는 불가능한 프로젝트였다는 것. 팀워크가 없었다면 300일 동안의 사투를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들의 말은 현장을 한번쯤 들여다본 이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법하다. 아니, 영화를 보면 이들의 말이 엄살이나 과장이 아님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여기, 200명의 스탭들을 대표하여 9명의 ‘태극인’들이 모였다. 워낙 바쁜 영화인들이라 가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지금까지 이들과 인터뷰한 자료를 바탕으로 주요 장면 코멘터리를 꾸며 내놓는다. 지난하고 수고로운 제작과정을 담기엔 너무 작은 그릇이지만.
<인터뷰 협조해준 제작진>
감독 강제규 I 촬영 홍경표 I 프로덕션디자인 신보경 I 특수효과 정도안 I CG 강종익 I 무술 정두홍, 김민수 I 사운드 김석원
강제규의 대단한 혹은 대담한 도전, <태극기 휘날리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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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아닌 전쟁을, 그 살떨리는 느낌을 담았다
-<쉬리> 이후 4년 만에 만든 영화다. 마침 <실미도>가 한창 1천만을 향해 달리고 있는 상황인데, <태극기 휘날리며>를 대중에게 선보이는 기분이 어떤가.
=시사 직전까지 작업을 하느라고, 아직 반응을 접수할 마음이 안 생긴 것 같다. 아직은 별 마음이 없다. <실미도>는 영화 자체의 미덕과 함께 <쉬리> 이후 계속 성장해온 영화계의 정점이라는 느낌이 든다. 하루아침에 된 게 아니잖은가. 신뢰를 주고, 어떤 가치를 던져주고, 쌍방의 호흡에 의해서 시장이 계속 성장해온 것이다. 더욱 발전해야겠지만 고무적인 일이다. 어떤 단계를 뛰어넘는, 한계선들을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한국전쟁 당시의 유골을 찾는 다큐멘터리에서 출발했다고 들었다. 그런 모티브를 포함해서 <태극기 휘날리며>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것을 말하고 싶었는가.
=내가 어떤 장점이 있고, 한국
강제규의 대단한 혹은 대담한 도전, <태극기 휘날리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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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터클과 멜로, 폭발하다
지금 한국영화는 죽은 자들의 세상이다. 유골로 남은, 아니 뼛조각조차 찾을 수 없는 역사의 흔적들이 원혼이 되어 스크린을 떠돌고 있다. 지난해 <살인의 추억>에 이어 최근 <실미도>가 그랬고 이제 <태극기 휘날리며> 차례다. 마침내 공개된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관객은 다시 과거의 유령과 만나야 한다. 1950년 한국전쟁, 동생을 살리기 위해 악마가 됐던 형의 귀환은 결코 추억이 될 수 없던 망각의 세월을 불러낸다.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을 간직한 사람이라면 흐르는 눈물을 어쩔 수 없는 슬픈 역사가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이름으로 지금 이 자리로 불려온 것이다.
감정적 폭풍을 불러일으키는 형제의 멜로드라마
실제로 <태극기 휘날리며>의 시사회장에는 눈이 빨개지도록 훌쩍이는 이들이 많았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 보는 초대형 전쟁액션영화’라는 간판을 내세우고 있지만 <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의 대단한 혹은 대담한 도전, <태극기 휘날리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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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살인의 추억>에 대한 내 불만을 말하는 게 좋겠다. 이 영화의 뛰어난 만듦새에 대해선 다시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살인의 추억>에서 먼저 혼란스러웠던 건 연쇄살인범으로 지목된 박현규(박해일)가 너무 아름답게 그려진다는 사실이다. 그는 우아하면서도 짙은 우수가 깃든 얼굴과 부드러운 손, 그리고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를 좋아하는 풍부한 감수성, 게다가 무식한 세 형사의 강압과 폭력에도 조금도 굴하지 않는 결기와 강단의 소유자다. 혼자 살고 있는 그는 길을 잘못 찾아 이 시대에 도착한 고독한 이방인처럼 보인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가 터널 속으로 사라질 때, 비장한 반영웅의 풍모까지 느껴진다. 내게 권한이 있다면 2003년 최고의 캐릭터와 배우상을 박현규와 박해일에게 주고 싶을 정도로 그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가 진범인지는 영화 속에서 확증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건 교묘한 트릭이지만 어느 쪽이라도 문제가 남는다. 먼저 박현규가 진범일 경
영화평론가 허문영의 차승재라는 화두에 대한 근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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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소설로부터 발원한 영화와 그 주역인 소년소녀들에게 응원가를 보냈던 정성일(<씨네21> 436호), 지난해 한국영화 문제작들의 미학적, 정치적 성취와 한계를 분석했던 김소영(<씨네21> 437호)에 이어 영화평론가 허문영이 ‘한국영화에 고함’ 시리즈의 마지막을 맡았다. <살인의 추억>에 대해 비평계가 단조로운 열광을 보내고 차승재식 패러다임이 영화계를 제패하는 사이에 "2003년의 가장 중요한 영화"인 <선택>이 비평적으로 실종되어 버린 것을 교차시켜 분석했다. <씨네21>의 전 편집장이 <씨네21>에 보내온 메타 비평의 정수.
나는 <살인의 추억>은 봉준호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보다 더 뛰어나진 않아도, 그가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유령>보다 훨씬 뛰어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살인의 추억>은 <유령>보다 더 흥미진진하지 않다. 왜 그럴까. 무
영화평론가 허문영의 차승재라는 화두에 대한 근심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