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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주목하는 아시아
2003년 부산영화제 PPP에서 부산상을 받은 구로사와 기요시의 <로프트>를 제작하는 미로비전은 무척 흥이 올라 있다. 이미 시나리오가 나왔고 2004년 봄 촬영에 들어가기 위해 국내, 일본, 유럽쪽으로 나눠 제작비를 조성 중이다. 또 <무간도> 시리즈를 공동연출한 홍콩 유위강의 신작 호러 <파크>의 세계배급 대행을 맡기로 했고, 중국과는 그 나라 감독을 내정해놓고 또 하나의 작품 제작을 진행 중이다. 애초 한국영화의 해외배급 대행으로 시작했던 작은 회사가 아시아 각국의 영화를 세계에 배급하고 합작을 통한 제작까지 그 폭을 넓히게 된 건 불과 2년 사이의 변화다. “한국영화만 전문으로 하는 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아시아권의 콘텐츠에 대한 허브 역할을 하는 게 전망이 좋다. 2년 전부터 이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시아 각국이 우리에게 해외배급을 맡기는 건 요즘 잘 나가는 한국영화와 동반상승을 일으켜 세일즈에 보탬이
아시아 영화 네트워크, 불꽃놀이를 시작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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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은 부지불식간에 이뤄지고는 한다. 도처에서 조짐을 드러내는 아시아와 한국영화 사이의 질적 변화가 이런 사례가 아닐까. 좀더 솔직해진다면, 궁금증은 2003년 11월8일 예술의전당에서 시작됐다. ‘아시아스크린컬처 연구회’ 주관으로 열린 심포지엄의 주제는 ‘아시안 스크린 컬처 모빌 장르’였다. 국내외 학자들이 발표한 글들은 이런 것이었다. ‘아시아의 스타덤에 대한 몇 가지 질문’, ‘트랜스 아시아 미디어 연구를 위해서’, ‘모바일 혹은 유예된 내셔널 시네마: 국가/무국적/초국적’…. 왜 하필 아시아를 단위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궁금해하자마자 그 의미를 애써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실’들이 밀려왔다. 왜 박광수 감독은 부산을 아시아 영화산업의 허브로 만들려고 하는지, 국내 최대의 매니지먼트 회사로 성장한 싸이더스HQ의 대표는 왜 밤낮 해외로 나돌아다니며 초국적 영화제작에 몰두하는지, <장화, 홍련>과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연속으로 흥행시킨 영화사 봄의 대
아시아 영화 네트워크, 불꽃놀이를 시작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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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적이고 유연하고 합리적인 키위들
피터 잭슨이 아무리 걸출한 인재라 해도, 불과 5년 사이 영화제작의 인프라를 홀로 만들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여전히 의문이 남는 이 대목에서 뉴질랜드인들은 그들의 고유한 성향과 재능을 언급한다. 나머지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남쪽의 작은 섬나라 뉴질랜드는 외부의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없는 곳. “창의적이고 사고가 유연하며 상황 대처능력이 뛰어나다”는 강점이 그런 고립과 결핍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해외 진출을 지향하는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성향도 한몫했다. “미국인은 인구의 10% 정도만이 여권을 갖고 있다. 나라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뉴질랜드인들은 해외 교류의 필요성을 절감해왔고, 기질적으로도 여행을 즐긴다. 이런 진취적 기상이 창조성의 근간을 이룬다. 펀딩부터 세일즈까지 자국영화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뉴질랜드필름커미션의 대표 루스 할리의 분석이다. 할리우드에서 뉴질랜드로 역이주한 케이스로, 시각효과 등의 후반작
<반지의 제왕>으로 전환점 맞은 뉴질랜드 영화산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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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감독 6인이 말하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들이 오즈 야스지로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오로지 오즈에 대한 ‘헌사’로서 축소되지만은 않는다. 그들은 오즈를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영화적 언어를 사용한다. 때문에 한명의 감독을 말하는 그 속에서 여섯 감독의 영화관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정도의 안내가 있다. 첫 번째, 요시다 요시시게는 심포지엄 발표 중 <만춘>의 부녀가 여관에서 머무르는 장면에는 근친상간의 코드가 있다고 지적한다(하스미 시게히코와 동일한 의견). 그 장면은 서로가 “성적 욕구를 느끼는 것”이며, “그들의 대사는 남녀 사이의 애정표현으로서의 그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뒤이어 마뇰 드 올리베이라와 허우샤오시엔의 적극적인 해석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된다. 두 번째, 일본의 중견 영화감독들에게서는 그들이 겪어온 ‘오즈 강박증’과 ‘탈출 욕망’의 경험사례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단순한 사물을 지그시 응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 그 신화의 현장 도쿄를 가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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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즈적인 것에 대한 통념
그래서 살아생전 오즈는 언제나 영화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단지 이런 점들은 확연하다. 오즈는 우선 화면의 ‘구도’를 중시한 감독이다. <꽁치의 맛>에까지 오즈의 영화는 언제나 스탠더드 표준화면으로만 만들어졌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받아들이는 것에 항상 늦은 편이었지만 그가 토키영화와 컬러영화 모두를 만든 것에 비해 당시 유행하던 시네마스코프로 한편의 영화도 만들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여기에 대한 집착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언제나 50mm 표준렌즈만을 썼다. 오즈의 촬영감독 아쓰다 유하루는 오즈가 화면의 구도를 맞추기 위해 식탁 위에 큰 맥주병과 작은 맥주병을 가져다놓고 번갈아 사용했다는 것을 기억한다.
또한, 전후로 넘어가면서 광학적인 방식, 즉 디졸브나 페이드 인 아웃으로 숏을 넘기는 법도 없었다. 오직 커팅뿐이었다. 오즈의 편집감각은 유명하다. <동경이야기>를 만들 때는 3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 그 신화의 현장 도쿄를 가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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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즈를 추억하는 일본의 풍경
이제 오즈 야스지로가 태어난 지 100년이 지났고, 그가 죽은 뒤로 40년이 흘렀다. 그는 태어날 때 이미 약속이나 한 듯이 12월12일 육십 번째 생일날 다시 돌아갔다. 자신의 영화처럼 ‘완전한 구도’로 살다간 그 우연성을 작은 신화로서 보고 싶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일까? 오즈 100주년에 맞춰 현지의 공기를 직접 느낀다는 취지하에 도쿄로 향하기 전날, 엘비스 프레슬리를 찾아 멤피스로 향하는 <미스터리 트레인>의 첫 번째 에피소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때때로 제어할 수 있는 신화가 동기를 부여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오즈 100주년에 맞춰 일본의 NHK는 거의 매일 저녁 그의 영화를 텔레비전에서 상영하고 있었다. 행선지 곳곳에서 그들의 취재카메라를 마주하기도 했다. 아카이브이면서 상영관이기도 한 도쿄필름센터는 11월18일에서 2004년 1월25일까지 예정되어 있는 오즈의 회고전을 상영 중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 그 신화의 현장 도쿄를 가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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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영화의 무의식이 된 거장
오즈는 미조구치 겐지와 구로사와 아키라가 시대극으로 서구의 영화진영에 제국의 매혹을 뿌리고 있을 때조차 자신의 영화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 전전 할리우드 모방기를 거치고, 전쟁의 참혹함을 겪으면서 이른바 오즈 스타일의 영화에 이르고 나서는 반복 속에 차이를 두면서 천천히 시대를 타고 갔다. 오즈 영화의 인물들은 일본의 전통 가옥 안에 앉아 날씨와 음식에 대해, 장례와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고, 동시에 모던한 바와 사무실에 앉아 네온사인과 기계소리를 보고 듣는다. 오즈는 변해가는 시대와 그것을 따라잡지 못하는 인물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그러면서도 ‘소박하다’는 착각을 주는 상상불허의 방식으로 상업·예술영화를 만들었다.
오즈 탄생 100주년을 맞아 <씨네21>은 ‘오즈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일본 현지의 공기를 마시고, 그의 묘지에 물을 뿌리고, 전시장과 상영관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오즈를 말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모여든 평론가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 그 신화의 현장 도쿄를 가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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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은 도박과도 같은 프로젝트였다. 성경 다음으로 많은 독자를 거느린 판타지의 고전을 실사영화로 만들어내겠다는 시도 자체도, 3부작을 한꺼번에 촬영해 1년에 한편씩 개봉하겠다는 전략도 무모한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의아했던 것은 촬영은 물론 후반작업까지도 뉴질랜드에서, 현지 인력과 함께하리라는 결단이었다. 이런 규모의 영화를 감당할 수 있고, 그런 인프라와 노하우를 갖춘 것은 ‘오직’ 할리우드뿐이라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을 뉴질랜드로 가져왔고, 결국 뜻대로 만들어냈다. 이 반전은 경이로웠다. 중간계의 웅대하고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뉴질랜드의 자연 풍경은 그렇다쳐도 소품과 의상, 세트와 컴퓨터그래픽까지 아우른 솜씨는 선발주자인 할리우드 부럽지 않았다. 이제 뉴질랜드 영화인들은 “할리우드에서라면 <반지의 제왕>을 절대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쯤 되니 자연스럽게 의문을 품게 된다. 뉴질
<반지의 제왕>으로 전환점 맞은 뉴질랜드 영화산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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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프로도. 안녕, 네오. 안녕, 터미네이터… 설마, 안녕 맞겠지?
2003년은 많은 이들에게 작별을 고하면서 흘러갔다.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3부작이 막을 내렸고, 그레고리 펙과 캐서린 헵번, 엘리아 카잔, 장국영이 부고를 전해왔다. 누군가 다시 들어온다 해도, 이들이 떠난 자리는 어쩔 수 없이 비워진 채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해를 정리하는 지면은 쓸쓸하기보다 기운차다. 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내놓은 걸작 <미스틱 리버>를 필두로 잊지 못할 영화들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 두고두고 전해질 명대사들이, 올해도 가득하다. 마음대로 뽑아본 올해의 베스트와 워스트 부문 수상자들을 추억하며, 행복한 새해를 준비하는 시간. 스물여덟명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영화 열편을 다시 보는 일도 한해를 보내고 한해를 맞는 괜찮은 숨고르기 방법이 아닐까 한다.
알뜰상
장기적인 경제침체와 40만명에 육박하는 청년실업 탓인지 올해는 유독 절약
2003 한국영화 결산 [7] - 올해의 기상천외 BES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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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 / 사운드 / 서플먼트 / 한국영화 - 부문별 BEST 5
화질 부문
1. <니모를 찾아서>(44점)
2.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확장판(36점)
3. <원더풀 데이즈>(20점)
4. <엑스맨2>(19점)
5. <매트릭스2 : 리로디드>(18점)
설문조사를 진행한 시점에는 아직 <니모를 찾아서>가 출시되기 전이었고, 리뷰용 샘플을 본 사람도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영상을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베스트 1에 올려놓았을 정도로 탁월한 화질로 압도적인 투표 수를 얻어 픽사의 명성을 절대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확장판은 두 번째 디스크에 비해 첫 번째 디스크의 화질이 다소 불안정하고 낮장면의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높은 해상도로 실사영화들 중에서는 가장 우수한 화질을 보여주었다.
3D애니메이션의 이점이 있기는 하
2003 한국영화 결산 [6] - 올해의 DVD BES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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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감독 장준환 - 괴팍한 상상력의 제왕
“상상력의 독창성만 따진다면 최근 몇년 동안 한국영화에서는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만큼 독보적인 존재를 아직 보지 못했다. 어쩌면 한국 영화사의 가장 개성적인 감독들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지도 모르는 이가 바로 우리 시대에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은 흥분감마저 느끼게 한다.”(홍성남)
이제 첫 영화를 찍었을 뿐인데, 어떤 이는 장준환 감독을 김기영 감독에 비교하기도 한다. 괴이한 상상력과 B급 감수성으로 충만한 <지구를 지켜라!>가 그동안의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어떤 ‘반역적인’ 기운을 느끼게 했기 때문이리라. 전국 6만8천여명이라는 초라한 흥행 성적에도 불구하고 그가 국내외에서 뜨거운 지지를 받은 점 또한 그러한 감성을 높이 산 탓일 것. “괴팍하고 귀여운 몽상가”(박평식), “장르적 기본기가 튼실하면서도 B급 영화적 상상력이 충만한 진정한 할리우드 키드의 탄생”(심영섭), “영화적으로 사유하고 영화적으
2003 한국영화 결산 [5] - 올해의 영화인 BEST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