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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계상은 예상 밖이다. 낯 가리지 않는 서글함, 툭하면 눈썹을 씰룩거리는 요상한 표정, 말을 거르지 않는 솔직한 태도. 하긴 영화들도 그랬다. 희망이 엇나간 청춘의 <발레교습소>, 오랜 연애의 구질함들이 들춰지는 <6년째 연애중>, 바닥까지 한심한 호스트 인생 <비스티 보이즈>. 단순하고 밝은 삶은 그 주위에 없었다. 직선적인 영웅물보다 흐트러진 사람 이야기가 좋다는 올해 만 서른의 늦깎이 연기자. 그렇지만 충무로의 신선한 얼굴. 그리고 범상찮은 연기력의 동갑내기 배우 곁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힘. 2006년 군 제대 뒤 쉬지 않고 연기 활동을 이어온 그는, 단연 주목할 만한 젊은 배우 중 하나다.
-기자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봤다고 했는데, 어땠나.
=영화로선 괜찮았고, 배우로선 좀 섭섭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했는데 편집된 부분들이 있어서. 지원(윤진서)과의 이야기들이 많이 잘렸더라. 그래서 승우가 왜 지원에게
[윤계상]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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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의 표정은 밝은 편이었다. 충무로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달리 그의 얼굴을 환하게 만든 첫 번째 요소는 그가 실질적으로 주도한 첫 글로벌 프로젝트 <삼국지: 용의 부활>이 중화권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었을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최근 발표한 200억원짜리 드라마 <아이리스>에 대한 기대감이었을 것이다. 물론 영세한 충무로 영화사들과 달리 안정된 자본을 바탕으로 여러 개의 글로벌 프로젝트와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다는 자신감 또한 그 안에 자리하고 있었을 터. “하비 웨인스타인과 같은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그로부터 현재 펼쳐놓은 사업들과 향후 계획에 관해 들어봤다.
-<삼국지: 용의 부활>이 선전하는 분위기다.
=사실 그렇게까지 기대를 안 했다. 비슷한 장르로 국내에서 흥행이 된 건 <영웅> <연인> 정도였고 <황후花>가 조금 된 걸로 알고 있다. 우리는 100만명을 넘
[정태원] 한류 살릴 킬러 콘텐츠를 만들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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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8일 영화진흥위원 후보를 추천할 임원추천위원회가 결성되면서 제4기 영화진흥위원회의 인선작업이 본격화됐다. 4기 영진위 구성은 영화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999년 김대중 정부 아래서 출범한 이후 영진위는 노무현 정권까지 3개 기수를 거쳐오며 비교적 일관된 노선을 유지해왔지만, 이명박 정부의 영화정책이 아직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차기 영진위의 면면과 노선이 거꾸로 새 정부의 영화정책을 결정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현승 영진위원장 직무대행으로부터 차기 영진위의 구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3월7일 안정숙 전 위원장의 사퇴 이후 영진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그는 “임기가 끝나는 5월27일 이후로는 영화정책과 영화산업쪽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내 연출작에만 몰두하겠다”면서도 150분에 걸쳐 영화정책 전반과 영진위의 향후 계획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지면의 제한 때문에 이중 극히 일부분만 담게 돼 아쉽다.
-4기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를
[이현승] 미국 워너 사장이라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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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주봉은 딴 세상 사람 같다. 굳이 비교하자면, 바람 피우다 아내 봉순에게 뒤통수를 맞는 <경축! 우리사랑>의 남편보다는 쓱 다가와 성남에게 아무렇지 않게 하이파이브를 청하는 <밤과 낮>의 민박집 주인을 더 닮았다. 인터뷰가 수월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는 질문에 곧장 답변을 내놓는 걸 주저했고, 말을 입 안에서 자주 굴렸으며, 상당한 양의 말을 꿀꺽하고도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대신 그는 파리에서 만난 기인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10분 동안 마임을 선보였다. 손님을 받지 않는 카페의 오후. 종업원들은 모두 시에스타를 즐기고 있는데(이 카페의 주인은 <두근두근 체인지>의 신정구 작가다), 직접 만든 간이 무대에서 기주봉은 근육을 자유롭게 놀렸다. 미동없던 그의 얼굴 주름선이 살아났고, 그의 언어 박동 또한 기적적으로 빨라졌다.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언어, 그 자체는 불충분한 보조수단 이상이 아님을 증명해 보였고,
[기주봉] “이제 되새김질을 할 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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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니치와.” 인터뷰 장소로 잡은 호텔로 들어가는 길. 회전문 앞에 서 있던 벨맨이 그녀에게 인사했다. 난데없이 들린 일본어에 그녀의 큰 눈이 더 또렷한 동심원이 됐다. “우히힛, 제가 일본 사람처럼 보였나봐요.” 사건의 재구성. 평소 일본어를 비롯해 영어, 중국어 등등 몇 가지 외국어 인사말을 장전해놓았을 벨맨은 그곳에 서서 얼굴만 봐도 국적을 감별할 수 있는 감식안을 기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얼굴이 조그맣고, 눈은 크고, 드라마 <아일랜드>의 대사를 빌리자면 “썰어서 세 접시는 나올(만큼 두꺼운) 입술”을 가진 여자가 나타난 것이다. 그에게는 그녀가 누구라는 사실보다 그녀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가 중요하다. 그는 단박에 그녀의 국적을 일본이라고 판단했고 자신있게 인사했다. 오로지 일에 열중한 한 남자의 착각이다. 그런데 그의 착각에는 김민정도 책임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연기를 해왔지만 희한하게도 김민정은 언제나 숨은 배우다. 사람들은 그녀의 작품이 세상에
[김민정] 20년, 소녀는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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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불어라 봄바람>을 내놓은 이후 장항준 감독은 계속 수면 아래 있었다. 그가 준비해온 <꿈의 시작>과 <메이드 인 홍콩>이라는 대작 프로젝트는 촬영을 코앞에 둔 시점에 운 없게도 좌절의 호수 속으로 빠져들었다. <라이터를 켜라> 같은 연출작이나 <북경반점> <귀신이 산다> 같은 시나리오를 통해 독특한 코미디 세계를 구축해온 그에 대한 궁금증이 치솟아 오를 무렵, 그는 영화를 들고 갑자기 나타났다. 그것도 한꺼번에 두편을. 그가 만든 <전투의 매너>와 <음란한 사회>는 케이블 채널 OCN이 주최하는 ‘무비배틀’에서 김정우 감독이 만든 두편의 영화와 격돌을 벌이게 된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여자와 가전제품 대리점 직원인 남자의 연애담을 그린 <전투의 매너>는 4월17일 극장에서, 인생에서 쓴맛을 본 세 남자가 성인용품을 팔면서 희망을 찾게 된다는 <음란한 사회>는 4월25일
[장항준] “인생은 즐겁다. 언제 뒤집어질 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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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전야> <하얀 전쟁>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텔미썸딩> 등의 시나리오를 썼던 공수창 감독이 두 번째 연출작을 완성했다. 시나리오까지만 쓸 줄 알았던 영화 <알포인트>를 연출하면서 캄보디아의 정글에서 전쟁을 치르듯 감독 데뷔했던 그가, 이번에는 촬영 중간에 제작비 문제로 촬영이 4달 동안 중단되는 일을 겪고 각본, 감독에 제작자라는 타이틀까지 덧붙이고는 폭우가 쏟아지는 비무장지대의 경계초소를 헤맸다. ‘군대영화’를 연달아 찍은 사람답게(?) 그의 말투는 굳이 따지자면 삐딱하고 거칠다. ‘굳이 따져야’ 하는 이유는 영화든 대화든 좀 덜 세련되더라도 하고 싶은 말을 명확히 하는 쪽을 택하는 그 진심 때문이다. 군인만 떼지어 나오는 영화에서 그 흔한 적과의 대치 상황 한번 연출하는 법이 없다. 그의 영화에서 두려운 것은 눈에 보이는 외부의 적이 겨눈 총구가 아니라, 언제고 유령처럼 출몰하는 내부의 망상이다. 군대는 그에게 소
[공수창] “죽어가는 병사들의 비명을 보여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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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저마다 그릇을 하나씩 갖고 그 그릇의 내용물을 평생 퍼먹고 사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걸 빨리 퍼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 퍼먹지 않은 사람도 있을 텐데, 주 대표는 후자다. 그러니 앞으로 얼마나 많이 퍼먹겠나.”(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 주필호 대표는 1994년 5월 영화홍보사 ‘미디어트랙’을 차리고 (“촌스럽다”며 정승혜 대표가 추천해준) ‘영화방’으로 회사명을 바꾼 뒤 17년간 그곳을 운영해왔다. 손예진, 김주혁 주연의 멜로물 <아내가 결혼했다>를 제작 중인 그의 꿈은 오래전부터 제작자였다. 지금의 주피터필름을 처음 회사에 등록한 시점도 무려 9년 전. 그간 수많은 프로젝트를 제작 시도하고 또 중도에 멈춰야 했던 그는, 비공식적으로 조용하게 치러진 <아내가 결혼했다>의 고사 날, 씨네2000 이춘연 대표에게 “이미 영화를 대여섯편은 만든 사람의 심정”이란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다. “그 말을 듣고 이 사장님이 그러시더라. 그건 네가 지금까지
[주필호] “이제 수저를 뜨기 시작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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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터치>, 할리우드 최고 가슴의 소유자로 스칼렛 요한슨을 뽑다. 근소한 차이로 뒤를 쫓는 것은 제시카 심슨과 샐마 헤이엑. 이에 대한 요한슨의 반응. “우리 엄마가 정말 자랑스러워하시겠는데요. 14년간 인디영화에 출연한 끝에 최고의 가슴으로 뽑혔다면서 말이죠.” 영국의 한 조사 결과, 요한슨, 이번에는 최고의 엉덩이를 소유한 여성으로 선정되다. 이에 대해서는? “그럴 리가! 나보다 훨씬 예쁜 엉덩이를 가진, 더 훌륭한 엉덩이를 갖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근데 내 뇌는 어떻게 생각해요? 심장이나 신장, 쓸개도 쓸 만한데.”
스칼렛 요한슨을 인터뷰한 기사의 서두는 한결같다. 그녀의 흔치 않게 여성스러운 외모에 대한 묘사가 필수적이다. 허풍과 상상, 약간의 단서를 조합하여 인터뷰이와의 교감을 강조하는 할리우드식 저널리즘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이건 좀 심하다. 여인과 소녀의 정신과 외모를 동시에 지닌 별종스타를 향해 잔뜩 세워진 그들의 촉수는 요
[스칼렛 요한슨]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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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까먹었는데….” 임기 만료를 두달여 앞두고 사의를 표한(<씨네21> 644호 국내리포트) 안정숙 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물어봐도 딱히 대답해줄 것이 없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는데, 알고 보니 순거짓이다. 영화계의 산적한 문제들에 대한 질문으로 인터뷰가 옮아가자 연달아 한숨이다. 수익률 악화에 한숨, 부가판권 붕괴에 한숨, 해외수출 감소에 한숨…. 영화인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미리 자리를 뜬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다. 최선을 다했으나 조력자로서의 최선을 다했는가 자문할 수밖에 없는 한국영화의 위기 상황이 부담을 더 가중시켰을 것이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영화인’의 자리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어깨가 무거운 그를 만났다.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지난해 하반기에 비쳤던 것으로 알고 있다. 예상 퇴임 시기도 올해 초였고.
=일찍 나와야겠다는 생각은 좀 오래전에 했다. 영진위가 지난해부터 기금 위탁을 하다가 올해부터 기금관리기구가 된 것과도
[안정숙] “새 정부가 지난 노력들을 무시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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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리에 앉자마자 김해곤 감독은 “잠시만”이라면서 카페 밖으로 나가 누군가와 오랜 통화를 했다. 개봉(3월20일)을 불과 일주일 남짓 앞둔 시점인데도 <숙명>의 프린트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던 그는 동시에 여러 자질구레한 문제까지 수습하고 있는 듯 보였다. 왜 그리 바쁘냐는 질문에 “팔자인가 봐, 팔자”라며 미소 짓다가도 상세한 사정을 묻자 “여러 가지 일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서 설명하기 곤란하다”고 말하며 어두워지는 그의 표정은 만사태평이던 몇년 전과는 사뭇 달랐다. 어쩌면 그건 송승헌과 권상우라는 대스타를 기용한 두 번째 연출작을 놓고 그가 긴장하고 있다는 얘기인지도 모른다. 감독 데뷔작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하 <연애참>)이 호평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 못한 탓에 그의 긴장감은 더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하면 그가 따분하기 짝이 없는 홍보성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김해곤] “난 배우 시절에 감독이 시키는 대로 안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