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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발간 표준국어대사전이 정의한 바에 따르면 스승의 날은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되새기고 그 은혜를 기념하기 위하여 정한 날”이다. 하지만 대부분 평범한 한국인에게 스승의 날이란 이런 거다. 지금으로부터 십수년 전에 스승으로부터 당했던 모진 일들을 되새기고 그 원한을 기념하는 날. 올해도 우리는 스승의 날을 맞이해 도란도란 수다를 떨며 이런 진상 만난 자 있으면 나와보라는 배틀을 벌였는데, 그중 으뜸은 이분이었다, 부산 XX고등학교 교련 교사 맘보.
군인 정신 충만한 해병대 출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라틴의 흥이 넘쳤던(지휘봉과 더불어 엉덩이를 흔들면서 교내를 탐색하던 뒤태가 그냥 맘보였다고) 맘보는 매우 애착을 보이는 대상이 하나 있었으니, 삭발한 학생이었다. 전교생이 군인되는 세상을 꿈꿨달까….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맡은 날이면 맘보는 세상없이 즐거웠다. 애들 머리 마음껏 깎을 수 있거든.
졸거나 딴짓하다가 맘보에게 걸리면 교실 끝에 서서 칠판에 그린 과녁을 향해 분필을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마녀의 도(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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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재난과 한국영화를 겹쳐 본 첫 번째 기억은 정윤철 감독의 단편 <기념촬영>(1997)이었다. 1997년 제4회 서울단편영화제에서 송일곤 감독의 <간과 감자>와 더불어 최우수상을 공동수상한 <기념촬영>은 1994년에 일어난 성수대교 붕괴사건을 다루고 있다. 사건이 있던 바로 그날 단짝을 잃어버렸던 대학생 수진이 세월이 흘러 지하철역에서 과거의 기억과 맞닥뜨린다. 오래전 아침, 깔깔거리고 웃으며 등교하던 친구들, 하지만 미처 준비물을 챙기지 못했던 수진은 친구 소연을 먼저 버스에 태워 보냈다. 그리고 그 버스는 바로 그 시간에 성수대교를 지났다. 살아남은 수진은 기억 속에서 친구를 그리워하며 그의 영혼을 달래주려고 한다. 영화는 사고를 떠올리는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좇아가는 빠르고 리드미컬한 편집으로 ‘사회적 살인’이 벌어진 그날 아침 이후, 망각의 시간을 비통한 심정으로 바라본다. 그로부터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는 과연 그로부터 달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포스트 4·16 시대의 충무로, 우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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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애플뮤직에서, 새로 나온 O.S.T를 보고 무슨 ‘힙합 복고 영화’가 하나 나왔나보다 했다. 그러다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켜니, <더 겟다운>(The Get Down)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볼 수 있었다. 여전히 디스코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70년대 후반, 사우스 브롱크스를 배경으로 힙합 문화가 막 태동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바즈 루어만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 10년 이상 기획해 만들어냈다고 한다. 연기자들은 대체로 신인이거나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인데, 윌 스미스 아들로 잘 알려진 제이든 스미스가 힙합의 3대 요소 중 하나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역할의 조연으로 출연한다.
<더 겟다운>은 탄탄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음악과 당시 흑인 빈민가의 사회상을 지루하지 않게 연결하며 하나의 성장 드라마로 훌륭하게 그려낸다. 예전의 뉴욕과 게토였던 사우스 브롱크스를 표현하는 영상미도 훌륭하고, 주인공 그룹 각각의 드라마도 잘 살아 있다. 그 시절을
[마감인간의 music] 70년대 후반의 힙합과 디스코 - <더 겟다운> 사운드트랙(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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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 말까? 몇년 동안 갈등하게 만든 밉상의 가전제품, 에어컨. 어느새 가구 보급률이 80%에 육박한다지만 쉽게 들여놓지 못하는 가난이 그 갈등의 첫째 요인이다. 또 전기요금 폭탄 맞을까봐 마음대로 켜지도 못한다는 주위의 볼멘소리도 발목을 잡는다. 거기에다 생태주의적 소신이랄까, 가뜩이나 온실가스를 증가시키는 에어컨 냉매를 하나라도 줄이고픈 소박한 고집이랄까. 중고 에어컨을 달아주겠다는 주인집 친절에도, 시나리오를 빨리 쓰게 하려고 에어컨을 달자는 프로듀서의 사악한 꾐에도 손사래를 쳐왔다.
하지만 폭염 앞에 장사 없나 보다. ‘지구촌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라는 지난해 기록을 가볍에 제쳐버린 올해의 이 기록적인 폭염 앞에서 소신이 빙하처럼 녹아내리고 있다. 선풍기도 춥다던 시골집 노모는 마침내 에어컨을 켰다며 배신을 선언했고, 전기세 10원도 아까워하던 알뜰의 여왕인 막내 여동생마저 항복하고 에어컨을 장만했단다. 서울에 노란 망고만 화룡점정처럼 열리면 딱 아열대 지역의 풍모를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에어컨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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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시리즈 6편까지 드로이드 R2-D2를 연기한 배우 케니 베이커가 지난 8월13일 타계했다. <스타워즈> 팬들만 알아보는 스타였던 베이커의 사진을, 처음으로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보드빌 극장 출신 배우 베이커는 낙천적이고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이었다고 한다. “케니는 R2-D2의 심장이자 영혼”이라는 조지 루카스의 말은, 바지런한 해결사 R2-D2의 성품이 누구에게 빚졌는지 말한다. 드로이드의 외형 안에 인간 배우가 들어 있지 않았더래도, 우리는 R2-D2와 C-3PO에게 지금만큼 따뜻한 애착을 키울 수 있었을까?
※<마이 리틀 자이언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08/07
한편 한편 짚어보니 <마이 리틀 자이언트>의 소피(루비 반힐)는 <칼라 퍼플>의 셀리(우피 골드버그) 이래, 스필버그 장편영화의 첫 번째 여성주인공이다. 스필버그 감독은 <인사이드 아웃>과 유사한 노선으로 소녀를 그린다. 영화가 상투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드림 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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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내게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있었다. 십수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안 우리는 잘 어울렸고 모두가 우리의 결혼을 의심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어리고 예쁜 소년이 나타났다. 나는 남자친구도 좋고 예쁜 소년도 좋았다. 그래서 동시에 두 남자를 만났다. 너무나 달콤한 지금과 부유하고 안정된 미래, 둘 다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곧 들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두 남자 모두 나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렇다. 바로 이것이 진정 TV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바로 그 재수 없는데 좀 부럽고 그래서 욕 나오는, 바로 그런 짜릿한 상황인 것이다. 나를 향한 사랑의 늪에 빠져 고통에 몸부림치는 두 남자를 보면서 결심했다. 이 지옥은 내가 만들었다. 그러니까 나는 벌을 받아야 한다. 지금 내게 가장 가혹한 벌은, 두 남자 모두를 잃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의 달링들아, 우리 그냥 다 같이 벌 받자. 자, 이제 모두 안녕!
그때 그 죄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나는 다음 생에서까지 그
[내 인생의 영화] 이경미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불공평하도록 가혹한 공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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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로셀리니는 안나 마냐니에게 호기 있게 약속을 하나 했다. “다음 영화는 너의 경력에서 분수령이 될 거야.” 마냐니와 함께 <사랑>(1948)을 찍은 뒤였다. 그는 다음 영화가 화산섬에서 촬영될 거라는 아이디어만 밝혔다. 황무지에 가까운 척박한 땅, 외지인에 대한 폭력적 배타주의, 문명과 먼 원시적인 일상 등이 화산섬의 특성인데, 로셀리니는 바로 그것이 전후 패전국 이탈리아의 현실이라고 봤다. 마냐니는 그 섬을 배경으로 배타주의의 폭력에 저항하는 주인공을 맡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 역은 마냐니에게 가지 못했다. 알다시피 잉그리드 버그먼이 로셀리니에게 보낸 ‘유명한 편지’ 때문이다. 로셀리니는 자신과 영화를 함께 만들고 싶다는 할리우드 스타의 편지를 받자마자 미국으로 갔다. 그리고 그 역은 버그먼에게 돌아갔다. 로셀리니와 버그먼이 찍기로 한 화산섬이 바로 스트롬볼리이고, 걸작 <스트롬볼리>(1950)는 그렇게 탄생했다.
로셀리니와 버그먼, 스트롬볼리에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무명의 화산섬들, ‘영화의 섬’으로 변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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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환기 파리의 좋았던 시절을 뜻하는 ‘벨 에포크’는 JTBC 드라마 <청춘시대>의 연남동 셰어하우스 이름이기도 하다. ‘소심이’ 유은재(박혜수), ‘생계형 철의 여인’ 윤진명(한예리), ‘외모 센터’ 강이나(류화영), ‘연애 호구’ 정예은(한승연), ‘여자 신동엽’ 송지원 (박은빈) 등 홈페이지의 유형화된 캐릭터 소개는 우아한 건물주 할머니(문숙)의 여흥을 위해 구색을 맞춘 멤버처럼 보였으나, 우려와 달리 할머니는 자기 인생을 즐기는 데 여념이 없고 다섯명의 하우스메이트들은 첫인상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그들은 인간관계에서 자발적으로 쓰는 가면과 거짓말을 통해 서로 보고 보여주는 면모가 인간의 전체가 아니라는 것을 거듭 확인한다. 또한 자기 삶의 궤도와 다른 궤적을 그리는 타인과 일시적으로 같은 시기, 한 공간에 있으면서 서로 비교하거나 선망하고 낮은 자존감 때문에 상대의 상을 일그러뜨리기도 하며, 때로 서로 자존심을 채워주는 역할을 알면서 주
[유선주의 TVIEW] JTBC 드라마 <청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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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스타트렉 비욘드> 준비는 끝났다! 사상 최대의 반격이 시작된다!
[정훈이 만화] <스타트렉 비욘드> 준비는 끝났다! 사상 최대의 반격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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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김기덕, 박찬욱 감독은 너무 해외영화제를 겨냥한 영화를 만드시는 것 같아요”라고 한 아역배우가 얘기한 적 있다. 오래전 가졌던 인터뷰에서 했던 얘기인데(이에 대해 김기덕 감독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얘기한 명언, “그렇게 만들 수 있으면 만들어보세요.”), 실명을 밝힐 수는 없고 지금은 사실상 활동을 접은, 당시 10대 초반의 배우라고만 얘기해두겠다. 발언의 진위 여부를 떠나 몇편을 제외하고는 그들 감독의 영화를 보지 못했을 것이 빤한 이 어린 배우가 무슨 의도로 그런 얘기를 꺼냈는지 궁금했다. 어쨌건 무척 진지했다. 그리고 좋아하는 감독에 대해 물었을 때, 자신은 영화보다 뮤지컬이나 소설을 즐겨 읽는다며 분명 ‘괴테의 <호두까기 인형>’을 좋아한다고 했다.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을 말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어쨌거나 자신은 다양한 예술을 즐긴다며, 역시 진지했다. 아무튼 얘기할 때 틀린 정보들이 많았지만(-_-;) 배우로서 시종일관 진지하게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아역배우 트로이카, 10년 뒤에 다시 모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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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렉트로닉 댄스신에서 가장 핫한 보컬은 누구일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저스틴 비버다. 얼마 전부터 일렉트로닉 히트곡들에 연속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엔 잭 유의 <Where Are U Now>에서, 올해엔 메이저 레이저의 <Cold Water>에서 보컬을 맡았다. <Where Are U Now>는 빌보드에서 8위, <Cold Water>는 현재 2위를 기록 중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발표한 솔로 앨범 《Purpose》는 스크릴렉스 등 일렉트로닉 프로듀서들과 함께 만든 앨범이었고 그중 <What Do You Mean?> <Sorry> <Love Yourself>가 빌보드 1위에 올랐다. 모두 일렉트로닉 성향의 곡이었다. 보컬만 얹는 것도 아니다. 상당수에 작곡가로 이름을 올렸다. 요즘 정말 인기인 <Cold Water>에도 목소리뿐만 아니라 작곡을 보탰다.
처음엔 원래
[마감인간의 music] 댄스곡의 맛 - 메이저 레이저, (피처링 저스틴 비버, M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