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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폴 버호벤, 스티븐 스필버그, 크리스천 더과이, 게리 플레더의 공통점은? 단순하다. 필립 K. 딕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각색한 <블레이드 러너>,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옮긴 <토탈 리콜>, <세컨드 버라이어티>를 영화화한 <스크리머스> 그리고 <임포스터>에 이어 올 여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개봉된다.<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원작이 담긴 필립 K. 딕의 중단편 선집이 갑자기 나온 이유의 하나는, 아마도 스필버그일 것이다. 요즘의 복고 붐도 있지만, 스필버그의 영화가 아니었다면 필립 K. 딕의 소설을 국내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한편으로는 다행으로. 각각 <마이너리티 리포트> <죽은 자가 무슨 말을> <사기꾼 로봇>이라는 제목을 달고
필립 K. 딕 <마이너리티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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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한 문학평론가 채광석의 ‘증언’에 따르면 대학 시절 유홍준의 별명은 ‘아가리컬처’였다. 어지간히 아는 게 많은데다 얘기하는 방식이 맛깔스럽고 혹시 ‘침을 튀는’ 정도였다는 뜻이겠다. 그래서, ‘아가리’+‘컬처’라…. 요즈음은 좀 뜸하지만(그는 너무 유명해졌고 바빠졌고 높아졌다) 그때는 꽤 접촉이 잦은 선후배지간이라서 나는 그 별명이 괜히 유쾌했었다.그가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말 그대로 장안의 지가를 올렸을 뿐 아니라 ‘전국 문화유산답사 레저 붐’까지 일으켰을 때 ‘갑자기 뜨는 그’를 다소 시기하려는 사람들한테 나는, 그런 게 없을 수는 없겠지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갑자기 뜨다니 무슨 소리야. 그 형 발품에 입품이 장장 십년인데…’라며 서둘러 입을 막곤 했다. 사실 그는 ‘글라이드 보따리’를 든 채 삼천리 방방곡곡을 부르는 이 없어도 찾아다니며 문화유산 ‘홍보대사’를 자처했던 것이다. 조금은 배도 고팠을 시절에. 하지만, 그래서 그랬나. 그 책을 읽으며 나는
유홍준 <완당 평전> 1,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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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사실 지독하게 시니컬하다. 핵심은 누군가가 내뱉는 대사처럼 “캐쉬면 안 되는 게 없네”이다. 이 말은 아무 생각없는 말이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꽤 복잡한 말이다.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네”가 아니라 “캐쉬면”이다. 캐쉬의 고향은 미국이다. 미국은 이 영화에서 아무 의미없이, 그저 스타일나 스릴의 진원지로 다가오는데, 결국은 아무도 못 말리는 돈지랄만이 이 땅에 남게 된 뿌리이기도 하다.한국영화에, 거의 모든 음악이 팝송이다. 그것도 한편으로는 모순이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이다. 도입부부터 버블 팝이 등장한다. 한국의 10대와 미국의 50년대 분위기의 노래가 서로 겹치는가 싶더니 퀸의 <Don’t Stop Me Now>를 배경으로 이번엔 1980년대 초반의 팝 세상이 한국 청소년의 욕망의 구조와 포개진다. 그러나 결국은 아무 생각없는 선택들일 수도 있다. 그냥 가져다 썼거나 갖다붙인 것에 불과하기도 하다. 어쨌든 영화는 그렇게 얼핏, 겹쳐가는 대목을 통해 투박하고
<일단 뛰어>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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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정말로 궁금한 게 많다. 동생은 어디에서 어떻게 생겨나는 건지? 비가 오면 지렁이는 왜 기어나오는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살고 있는 여섯살짜리 소녀 마팔다도 이런 꼬마들 중 하나다. 하지만 그녀가 고민하는 것은 무언가 다르다. 그녀는 혼자서 골목길에 앉아 있다가도, 밤중에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도, 궁금한 게 있으면 총알같이 엄마와 아빠에게 달려간다.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묻는다. 고양이는 민주주의에서 어떤 계층에 속해? 베트남에선 왜 미국과 베트콩이 싸워? 왜 지구는 이렇게 썩어 있어? 또 어른들은 왜 그렇게 비겁한 거야?아트 나인의 서구만화 시리즈로 나온 <마팔다>는 60∼70년대의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만화로, 이미 30개국에서 그 명성을 떨쳐오다가 뒤늦게 국내에 소개되고 있다. 퀴노(Quino)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진 만화가 호아킨 살바도르 라바도(Joaquin Salvador Lavado)는 <내게 소리 지르지 마시오> <나의 상상을
퀴노의 <마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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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대를 맞이해 어린이들이 통일에 대한 꿈을 만화로 표현해보는 ‘2002 전국 어린이 통일만화 그리기 대회’가 오는 6월6일 현충일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우리만화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남북어린이 어깨동무가 함께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만화 그리기와 더불어, 페이스페인팅, 캐리커처, 통일벽화 그리기 등의 다채로운 이벤트가 함께 이루어진다. 당일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어린이대공원 열린 무대에서 진행되며 참여하는 어린이는 점심도시락, 그림도구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문의: 02-752-6525, 02-739-6851).돌연변이 파워걸스 <우당탕 천국>의 만화가 기타미치 마사유키의 신작 <돌연변이 파워걸스>(학산문화사)가 번역 발간되었다. 14년 만에 부활한 게르니카 군단이 쌍둥이 자매 하루카와 마도카를 중심으로 시부야에서 대소동을 벌인다. 하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스토리는 럭비공처럼 계속 엉뚱한 방향으로 튀고, 패러디와
전국 어린이 통일만화 그리기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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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면서 방송에 나오는 애니메이션들의 수나 모양이 조금씩 바뀌었지만, 새로운 상품을 팔아야 하는 판촉용 애니메이션이나 이전에 여러 번씩 방영돼서 이젠 10∼20초만 봐도 어떤 스토리였는지 줄줄 꿰는 작품들만 줄서 있다(게다가 꼭 재방하는 것은 스토리 느리고 편수가 많은 <드래곤볼>이나 <슬램덩크> 같은 작품이 주를 이룬다).뭐 자본주의 사회에서야 모든 것이 돈에 기준해 집행돼야 한다는 게 상식이긴 하겠지만, 뭔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움직임’을 표현해내는,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미덕이랄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소요되는 경비는 점점 커지고 있는 느낌이다(마치 예전에 공짜였던 물을 이젠 비싼 돈을 주고 사먹어야 되듯이…).러시아(당시는 소련)의 인형애니메이션 <체브라스카>는 1969년 <안녕 체브라스카>를 시작으로 1971년 <피오네르에 들어가고 싶어>, 1974년 <체
즐거움의 가격 <체브라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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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심 이야기 피아노 아홉번째-My Space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 5월15∼18일 3시·8시, 5월19일 5시/ 아이미디어/ 02-3676-0170작곡자로, 가수로, MC로, 소박하고 편안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엔터테이너 노영심의 이야기 피아노 시리즈 9번째. 전시로 여는 음악회를 표방한 이번 공연은 전시와 영상, 피아노의 ‘아름다운 삼각관계’가 어우러지는 이색 콘서트다. <영심이네 가게> <피아노 연주>라는 3개의 테마로 꾸며진다.이지상 라이브 콘서트 “386동창회”건국대학교 새천년홀 대극장/ 5월22일(수) 7시30분/ 문화예술 푸른소/ 02-725-4179 80년대와 90년대 노래운동으로 활동을 시작, 전대협노래단 조국과 청춘, 포크그룹 노래마을 등에서 활동했던 가수 이지상의 386세대에 의한, 396세대를 위한 콘서트. 386세대적인 사람의 끈을 놓치지 않고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담은 3집 앨범 수록곡 <춘천역> &l
노영심 이야기 피아노 아홉번째-My Space / 이지상 라이브 콘서트 “386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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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H. G. 웰스/ 엔북 펴냄/ 7천원<투명인간> <우주전쟁> 등 유명한 영국의 SF소설가이자 문명비평가 H.G. 웰스의 <타임머신>의 국내 첫 완역본. <타임머신>은 알려져 있듯, 시간여행과 시간여행의 패러독스에 대한 개념을 정립한 SF소설일 뿐 아니라 웰스의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투영한 사회소설이기도 하다. 19세기 말의 런던. 시간여행 연구에 몰두한 한 과학자가 타임머신을 발명한다. 그는 타임머신을 타고 80만년 뒤의 미래로 떠난다.김성곤의 영화기행김성곤/ 효형출판 펴냄/ 9천원스크린 뒤에 숨은 영화의 숨은 코드들의 의미를 해석함으로써 ‘영화’라는 문화 텍스트에 대한 문학적 해석과 분석을 시도한 책. 예를 들어 지은이는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디 아더스>에서 영화에 등장하는 ‘유령’들은 우리가 보는 타자들, 즉 서양이 보는 동양, 백인이 보는 유색인, 기독교가 보는 이단종교 등의 은유로 파악하며 편견에 사로잡혀 있
타임머신 / 김성곤의 영화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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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ish Heart페터 신들러, 이경선, 장승호굿 인터내셔널 발매독일 피아니스트 페터 신들러,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그리고 기타리스트 장승호가 모여서 강원도 원주 문막의 한 시골교회에서 레코딩한 앨범. 카탈루냐부터 안달루시아까지 스페인 전국의 민속적 지방색이 담긴 14곡을 만날 수 있다. 급박한 리듬변화가 다이내믹한 느낌을 주는 <탱고>, <톰과 제리>를 연상하면서 연주했다는 쾌활한 <스패니시 하트>에 이어 마지막 <자장가>에서는 반복적인 현악기의 선율을 관통하는 피아노가 진중한 긴장을 유발시킨다.Eternal MelodyYoshiki신나라 발매X-Japan의 요시키가 <비틀즈>의 프로듀서 조지 마틴의 스튜디오에서 히트곡들을 클래시컬하게 편곡·녹음한 앨범. <Endless Rain> <Rose of Jealosy> 등 모든 트랙들을 조금씩 결합하여 연주한 서곡 <Overture>로 시작하며
Spanish Heart / Eternal Mel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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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에 들어간 노래들을 통해 사람들의 귀에 특유의 차분한 느낌을 남겼던 ‘별’이 두 번째 앨범을 내놓았다. 두 번째 앨범이라기보다는 두 번째 ‘사운드/그래픽 복합체’를. 제목은 <너와 나의 20세기>. 내성적인 테크노라고나 할까. 아르페지오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인파 계열의 미니멀한 신시사이저 소리와 샘플링되어 반복되는 소음, 전화 목소리처럼 필터 처리된, 멀리서 들리는 남자의 속삭임을 연상시키는 보컬이 어우러진 그 노래들은 강한 흡입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라 해도 확실히 우리가 기다리던 소리의 하나였다. 내성적이며 남들 귀찮게 떠들지도 않고 굉장히 개인주의적이며 도시적인 아이들, 어른들이 보기엔 시끄럽게 떠드는 애들 못지않게 못되게 구는 아이들의 소리 말이다. 이 소리들의 공감대는 그런 식으로, 주류 문화판의 기대나 관심과 전혀 상관없이, 약간은 무시하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조용하지만 굳건하게 형성된다. 별의 차분하고 영롱한 전자 사운드에서
별의 두 번째 앨범 <너와 나의 20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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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리는 매향리의 옛 지명이다. ‘화음’은 실내악단 이름. 오래되고 따스한 마을. 향을 묻는 마을. 그림 속에 음악이 들리고 음악 속에 그림이 보인다….소리와 향기와 따스함과 보임. 이렇게 아름다운 말들이 어우러지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다. 하지만, 한반도 이남에서 이 말들이 만나는 데 장장 50년하고도 1년이 더 걸렸다. 물론, 전쟁 때문이다.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미군 폭격기들이 매향리 앞바다 1.6km 농섬에 연습사격을 개시했다. 그거야 전쟁통이니 어쩔 수 없었겠다.1954년 미군이 이 지역에 주둔했는데, 그것 또한 이해할 만하다. 그런데, 웬걸. 1979년, 전쟁 끝난 지 오래고, 미군 철수를 해도 벌써 해야 했을 판에 이곳에 해상 690만평, 해안-육지 38만평의 ‘아시아 최고’ 공군 사격장이 조성된다. 그리고 그 이래, 미 공군기의 사격연습 굉음은, 한마디로 주민들의 ‘귀를 통해 온 정신과 육체를 갈기발기 찢는’ 수준이었다.주민들의 오랜 투쟁 끝에 2001년 사격장의
2002.5.8.매향리 음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