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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명 명필름 대표가 말하는 '영화 제작자' - 창조적 아이디어로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진다
조현나 사진 오계옥 2021-10-13

한국영화계의 다양한 직무를 소개하는 ‘커리어’ 지면의 네 번째 주인공은 영화 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다. 그는 1995년 명필름을 설립한 후, <코르셋>부터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후아유> <바람난 가족>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건축학개론> 등 대중에게 강렬하게 각인된 영화들을 제작했다. 26년간 총 40편이 넘는 영화를 투자·제작했으며, 제3회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 제15회 디렉터스컷 올해의 제작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에만 네편의 영화를 준비하며 바쁘게 달려가고 있는 심재명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제작자의 업무는 무엇인가.

=벅 호턴의 <제작자는 무슨 일을 하는가>의 문구를 인용해 말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영화 제작 전반에 대한 창조적 이해로 무장된 이야기꾼.’ 말하자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영화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책임지고 총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제작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계는 무엇인가.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디벨롭먼트 단계와 프리프로덕션 단계다. 제작자의 업무는 완성된 시나리오를 토대로 캐스팅을 진행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스탭과 감독, 배우 등을 선정하는 것이다.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제작자가 얼마나 완벽하게 계획을 짜느냐에 따라 예산과 일정을 지킬 수 있고, 나아가 영화의 완성도도 높일 수 있다.

-시나리오를 고를 때 가장 중시하는 점은.

=완성도다. 잘 마무리된 시나리오가 아니라면 그 영화의 완성도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 밖에도 시나리오의 주제와 메시지가 얼마나 명확한지, 얼마나 독창적이고 용감한 시도를 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제작자가 되는 방법엔 어떤 것들이 있나.

=우선 꼭 영화를 전공해야 하는 건 아니다. 나 역시 국문과를 졸업했고 제작자로 바로 커리어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영화사 직원부터 차근히 단계를 밟아왔다. 학위가 필수는 아니지만 영화 전반에 대한 이해는 풍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에 대한 이해, 배우를 보는 안목, 감독과 스탭의 재능을 파악하는 능력, 타인과의 소통 스킬 등 다양한 능력이 요구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를 개발하고 찾아내는 능력이다. 아무리 인맥 관리를 잘하고 투자 유치에 능해도 무엇이 좋은 콘텐츠인지 파악할 줄 모르면 힘든 직무다.

-제작자가 되려면 어떤 경험을 쌓아야 할까.

=나의 경우 책과 영화, 시나리오를 많이 본 게 도움이 됐다. 가능한 한 많은 영상 콘텐츠를 다양하게 접하는 게 중요하다. 공부만큼이나 구체적 접근과 준비도 필요하다. 각 대학 영화과에 프로듀싱 전공은 거의 없으니 한겨레문화센터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 단체 등에서 제작 실무 등을 배우면 도움이 될 것이다.

-홍보 마케팅 업무를 경험한 것이 제작 일에 어떤 도움을 줬다고 보나.

=영화의 셀링 포인트, 영화 관객의 의지 등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어떤 제작자는 제작부 막내부터 시작해 실무 감각을 익히고, 또 누군가는 큰 투자배급회사에서 투자 업무를 하다가 제작자가 되기도 한다. 제작자가 되는 데 정답은 없다. 확실한 건 하루아침에 제작자가 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는 것이다. 영화산업의 전반적인 것을 두루 익히고 경험한 사람이 단단한 제작자가 될 수 있다.

-제작자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획력. 그래야 좋은 작품을 시작할 수 있다. 소통 능력도 중요하다. 영화 제작자는 정말 많은 이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격려하고 잠재력을 잘 끌어내줄 수 있는 사람이 훌륭한 제작자가 될 수 있다.

-제작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386세대는 굉장히 많은 것을 누린 세대였고, 그런 면에서 나는 시대를 잘 타고난 제작자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젊은 제작자 지망생들에게 흔쾌히 영화 제작자가 되라고 말하기는 상황상 쉽지 않다. 하지만 영화에 국한하지 않고 범위를 ‘영상 콘텐츠’로 확장한다면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영화 제작자는 쉽지 않을 테지만 넓고 다양한 시각을 가진 이들이라면 영상 콘텐츠 제작에 주저 없이 뛰어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Filmography

2021 <빛나는 순간> <노회찬, 6411> <태일이> <싱글 인 서울> 제작

2020 <국도극장> 제작

2019 <니나 내나> <나의 특별한 형제> 제작

2018 <수퍼디스코> <환절기> 제작

2017 <7호실> <당신의 부탁> <박화영> 제작, <아이 캔 스피크> 공동제작

2016 <눈발> 제작

2015 <화장> 제작

2014 <카트> 제작

2013 <관능의 법칙> 제작

2012 <건축학개론> <두레소리> 제작

2011 <마당을 나온 암탉> 제작·투자

2010 <시라노; 연애조작단> 제작

2009 <파주> 투자

2008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소년은 울지 않는다> 제작·투자, <걸스카우트> 투자

2007 <극락도 살인사건> 제작·투자

2006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투자, <사생결단> <아이스케키> <구미호가족> 제작·투자

2005 <몽정기2> <그때 그사람들> <안녕, 형아> <광식이 동생 광태> 제작·투자

2004 <욕망> 제작·투자

2003 <질투는 나의 힘> 투자, <바람난 가족> 제작·투자

2002 <버스, 정류장> <후아유> <YMCA야구단> 제작

2001 <와이키키 브라더스> 제작

2000 <섬> <공동경비구역 JSA> 제작

1999 <해피엔드> 제작

1998 <조용한 가족>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제작

1997 <접속> 제작

1996 <코르셋> 제작

영화 제작 입문자들에게 추천합니다

<제작자는 무슨 일을 하는가>, <Save the Cat!: 흥행하는 영화 시나리오의 8가지 법칙>

“<제작자는 무슨 일을 하는가>(<What a Producer Does>)는 90년대 후반, 국내에 제작에 관한 전문서가 적을 때 추천받았다. 번역서가 없어서 직접 번역을 맡겼고 이 책으로 제작자의 역할, 업무 등을 공부했다. 이 책을 토대로 명필름 내 제작 매뉴얼을 만들 정도로 큰 도움이 됐고, 제작에 관한 많은 고민을 해결해줬다. <Save the Cat!: 흥행하는 영화 시나리오의 8가지 법칙>은 영화산업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시나리오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시나리오작가 지망생뿐만 아니라 제작자를 포함한 영화산업의 종사자들이 실용적인 팁을 얻을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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