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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티크베어가 연출한 <천국>(2002)은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와 그의 동료 작가 크지슈토프 피시비츠가 쓴 시나리오로 만들어진 영화였다. 키에슬로프스키는 ‘세 가지 색 연작’에 이어 <천국> <지옥> <연옥>으로 이뤄질 또 다른 매혹적인 3부작을 세상에 내놓을 생각이었으나 때이른 죽음은 그에게 더이상의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더불어 진지한 영화 관객의 기대 하나도 앗아가버린 그의 죽음이 오는 3월13일이면 벌써 10주기를 맞이한다. 3월3일(금)부터 16일(목)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최근 영화사의 한 안타까운 이별로 남을 사건을 추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베로니카의 이중생활>과 ‘세 가지 색 연작’을 상영하는 ‘서거 10주기 기념 키에슬로프스키 특별전’은 영화라는 물리적 매체로 가시적 영역 너머에서 작동하는 삶의 불가해한 힘들을 사유하고자 했던 한 시네아스트의 노고와 재능을 되돌아보게 해줄 것이다. 아울러 ‘프랑스 누벨
프랑스가 현대영화에 준 선물, 프랑스 누벨바그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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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한국 영화의 최강자가 바뀐다. 지난달 21일 <실미도>의 관객 1108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흥행 2위로 올라선 <왕의 남자>가 주말에 <태극기의 휘날리며>(1174만명)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선다.
이준기라는 초대형 아이돌 스타를 탄생시키고, 감우성이라는 ‘모던 보이’에게서 광대의 서글픈 고함소리를 찾아냈지만 <왕의 남자>는 이준익(47) 감독(씨네월드 대표)과 배우 정진영(42)의 콤비 플레이로 완성된 작품이다. <달마야 놀자>(2001) 때 제작자와 배우로 만난 처음 두 사람은 <황산벌>(2003년)에서 감독과 배우로 의기투합했다. <달마야 서울가자>(2004년)에서 다시 제작자와 배우로 만난 둘은 마침내 <왕의 남자>에서 감독과 주연으로 짝을 맺어 한국 영화 흥행의 최정상에 오른다.
이준익 감독은 정진영이 자신의 페르소나라고 자주 말해왔다. ‘가면’이라는 어원을 가진 페르소나는 감
이준익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정진영, 진화하는 두 남자의 특별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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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원/ 더이상 그의 밝고 명랑한 모습은 볼 수 없는 것일까. <어린 신부> 이후 형사로 길러진 조직폭력배(<미스터 소크라테스>)로 변신했던 김래원이 이번엔 어두운 과거를 간직한 터프가이가 된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의 강석범 감독의 차기작 <해바라기>에 캐스팅된 것. 그가 연기할 태식은 어두운 뒷골목 출신으로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뒤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인물이다.
드루 배리모어, 제시카 랭/ 초호화 저택에서 벼룩과 이에 둘러싸여 살고 있었던 케네디가의 두 모녀를 주인공으로 한 <그레이 가든>에 드루 배리모어와 제시카 랭이 캐스팅됐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내용도 충격적이지만, 재클린 케네디의 사촌 리틀 에디를 맡은 배리모어(<미녀 삼총사> <날 미치게 하는 남자>)와 에디의 어머니를 연기하는 랭(<브로큰 플라워> <돈 컴 노킹&g
[캐스팅 소식] 김래원, 새로운 희망을 찾아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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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이 코스닥 상장사의 최대 주주가 된다. 그는 IT 기업인 소프트뱅크 코리아 및 배용준의 일본 소속사인 IMX 등과 힘을 합쳐 코스닥 상장사 오토윈테크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유상증자 180억원 중 90억 원을 투자하는 그는 37.5%의 주식을 보유해 최대주주가 되지만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칭 ‘키이스트’(Key East)란 이름으로 탄생될 이 회사는 영화, 드라마 등의 콘텐츠 제작과 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유통, 배급 등을 종합적으로 취급할 예정이라고. 욘사마, 이제 욘사장 될 날도 머지않았군.
배용준, 오토윈테크의 경영권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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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는 몇년 전부터 놀라울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니콜라 필리베르 감독의 <마지막 수업>이 길을 열었고, 마이클 무어 감독의 무자비한 영화들이 있었으며, 거친 영화 <몬도비노>는 세계화 시대의 포도주 시장를 탐색했고, <다윈의 악몽>은 탄자니아의 강가를 가로질러 지구상에서 잊혀진 것들의 초상을 그렸다. 필자는 이미 아홉 시간짜리 다큐멘터리인 중국영화 <철로의 서쪽>도 언급한 적이 있고, 또 동물생태를 그리면서 수만명의 관객을 남극 펭귄들의 자취를 뒤따르게 했으며, 아마도 오스카상쪽으로 향하고 있는 <펭귄: 위대한 모험>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세계의 다양한 이미지들을 자기 안방에서 볼 기회가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는 것을 떠올리면 이런 성공은 놀랍다. 아무 케이블 방송이나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우리를 지구의 가장 외진 곳과 우주 공간 또는 바다 깊은
[외신기자클럽] 다큐멘터리영화의 미학 (+불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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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휴대전화 광고 문구 같지만 요즘은 휴대전화로 영화도 보고 올림픽 중계를 비롯한 TV 프로그램도 볼 수 있다. 2천년이 넘은 고대 유물이 가득한 이탈리아도 이 흐름을 거스를 순 없다.
‘트래 이탈리아 모빌 컴퍼니’는 이미 쇼핑, 영화, 날씨 등 휴대전화로 무료 이용 가능한 정보들에 익숙해진 소비자의 미래에 대안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상품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TV폰 송신소 이름을 ‘라 트래’(La 3)로 부르고 있다. 라 트래는 TV 프로그램과 축구경기 생중계, 최근 개봉영화 상영 등의 상품을 이르면 오는 5월부터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6월에 있을 독일월드컵 생중계를 이미 계약했으며, 국내 세리에A 축구경기 생중계도 계획하는 등 축구 마니아를 겨냥한 상품 구매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TV폰의 가장 큰 이점은 언제 어디서나 TV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며, 리모컨 없이도 디스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 라 트래는 디지털 수신방식인 Dvb-
[로마] 이탈리아에도 DMB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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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설과 실사영화에 불었던 ‘자위대 바람’이 이젠 애니메이션에까지 옮아온 모양이다. 물론 오타쿠들의 애니메이션 문화에 ‘미소녀’와 ‘메커닉’의 조합은 항상 있어왔지만, 이 군사물들이 한 걸음 나아가 현실 속의 자위대를 소재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월부터 지바 텔레비전 등에서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 <택티칼 로어>(タクティカルロア)는 해상자위대를 꼼꼼히 취재해 만든 작품. 근 미래를 무대로 전원 여성승무원인 민간 호위함이 해상 테러리스트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멋있거나 엉뚱하거나 섹시한 여성승무원으로 가득한 설정에서 알 수 있듯, 언뜻 보면 몇년 전부터 일본을 휩쓰는 ‘미소녀 모에’ 아니메(‘모에’는 열광하고 빠진다는 오타쿠의 신조어)로 보인다. 하지만 함 내의 지휘명령 계통 묘사 등은 상당히 실감나며 리얼한 전투 장면에서는 완전히 분위기가 바뀐다. <TV도쿄>가 일요일 심야에 방영하는 애니메이션 <되살아나는 하늘-레스큐 윙스>(よみが
[도쿄] 미소녀 애니, 자위대와 변신합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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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섹스의 연쇄파동 그래프를 그려보라
이제껏 배운 걸 정리해보자. 현대적 욕망을 옛 시대의 언어로 뒤집어보거나, 금기를 만들어서 관객 속을 애태우거나 하는 줄기찬 ‘낯설게 하기’, 그리고 그에 이은 감질나게 하기(연인의 첫 섹스는 적어도 상영 뒤 60분대 이후에 배치하라), 그리고 그 감질나는 걸 견디게 만드는 풍부한 디테일까지 생각하셨다면 이제 고급반으로 월반하실 차비가 되었다는 거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심화학습으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 떡영화의 대가로 명성이 자자한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은 바람난 아내나 바람난 남편이 아닌 바람난 가족으로 그 바람의 층위를 확대함으로써 낯설게 하기에 성공한다. 10대와 아줌마가 벌이는 최후의 드라마틱한 섹스를 감정의 최고조 단계에 배치함으로써 감질나게 하기도 성공한다. 그리고 거기에 이르는 디테일들도 섬세하게 구성했다. 그 디테일은 ‘허테일’의 정반대편에 있는데, 심화학습 코스에서만 배울 수 있는 거다.
떡과 애로(愛勞)영화 쓰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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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 듣자하니 <음란서생>이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영광을 다시 노린다고도 하고, 요즘 세상엔 온통 멜로영화만 극장에 간판을 달 수 있다는 말이 파다하고, <브로크백 마운틴>처럼 뒤에서나 수군수군대던 사랑까지 그림으로 옮긴다 하니 개나 고등어나 연애영화 만들기를 꿈꾼다 하더라. 불초소생 말석에서 떡영화 만드는 법 훈수나 한번 두어볼까 하니 귀 있는 자 재미로 듣고 웃음으로 흘려버리시게들(에로를 애로로 통일하는 뜻은 다들 아시리라. 땀방울도 사랑의 노동도 없는 에로는 에로가 아니므로).
1. 연애라는 게임의 설계
“그 아이 이제 열여섯. 얼마나 호기심이 많겠소. 상냥한 말 한마디면 그냥 자리 깔고 누울 때 아니오?”
모두가 최초의, 그리고 마지막 연애를 꿈꾼다고 하더라. 동성애든 이성애든 불륜이든 신파든 모두 사랑에 목말라 한다고 하더라. 그건 플라톤이 일찍이 간파한 대로 본디 하나였던 사람이 둘로 나뉘어서 서로를 그리워하는 게 인간
떡과 애로(愛勞)영화 쓰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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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5일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는 스타들은 어떤 공짜 선물들을 받게 될까? <USA 투데이>가 올해 선물리스트의 일부를 2월27일 온라인에 공개했다. 상표를 빼고 소개하면 이렇다. 빈티지 실크 기모노(500달러), 와이키키 리조트 4박5일 숙박권(2만5000달러이상), 맨해튼 스파 일일이용권(2500달러), 다이아몬드 목걸이(1300달러), 1년치 올리브오일(550달러), 광대역 전화 시스템(550달러), 에스프레소 머신과 컵(600달러), 뉴욕 호텔 2일 숙박권(2300달러), 캐시미어와 가죽으로 된 여행용 담요(1495달러) 등.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은 여러 가지 공짜 상품이 담긴 선물바구니를 받는 것이 하나의 관례로 자리잡았다. 1989년 아카데미위원회가 시상식을 빛내준 스타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바구니에 담아 전달했던 것에서 출발한 이 관행이 최근 들어 제품 홍보의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패션, 여행, 가전제품 등 여러 회
올해 오스카시상식 스타들은 어떤 선물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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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이 지난해 말 중국전영자료관에서 발굴한 1930∼40년대 한국영화 3편을 공개하는 수집발굴전을 개최한다. 오는 3월2일부터 5일까지 영상자료원 고전영화관에서 열리는 이번 발굴전에서는, 영상자료원에서 보존하는 한국영화 중 최고(最古)작이 된 <미몽>(1936)을 포함, 3편의 미공개작과 더불어 <군용열차>(1938) 등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8편의 영화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군용열차> <지원병> 등 지난해의 수집발굴전을 통해 공개된 영화들이 한국영화사 아카이브를 10년가량 앞당겼다는 데 큰 의의가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만나게 될 영화들은 영화적인 완성도와 독특함을 겸비한 수작들이다. 1930년대의 자유부인(<미몽>)을 비롯하여, 눈물없이 볼 수 없는 멜로의 주인공이 된 지원병(<조선해협>), 영화 만들기의 어려움 속에서 사랑을 이루는 배우지망생(<반도의 봄>) 등 저마다 다른 면모를 지닌 영
1936년에도 <자유부인>은 있었다, 한국영상자료원 수집발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