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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여덟살 때 <선셋대로>를 처음 봤는데, 그땐 그냥 웃긴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호러영화라고 결론짓게 됐다. <선셋대로>는 할리우드를 가장 정직하게 묘사한 영화고, 할리우드는 그 자체로 충분히 공포스럽기 때문이다. 그 영화는 나로 하여금 카메라 뒤의 삶은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모든 위대한 호러영화는 관객이 영화 속 괴물 캐릭터에 공감하고 연민하게 만드는데, 이 영화 역시 글로리아 스완슨과 나를 동일시하게 만든다.” 칸영화제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감독 마틴 스코시즈의 첫 마디에 많은 이들이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들 대부분은 웃은 것을 금세 후회한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3천명이 운집한 뤼미에르 대극장의 폭소가 삽시간에 수그러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마틴 스코시즈와의 만남은 그처럼 거장의 긴 한숨을 엿들은 불경, 그 죄책감으로부터 시작됐다. 알려지지 않은 뉴욕의 과거를 찾아서 마틴 스코시즈는 올해 칸을 찾은 게스트 중
마틴 스코시즈, 신작 <갱스 오브 뉴욕>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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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기 타는 동안, 기사의 마음도 탔겠지?2001년 10월1일, 부산 동래별장│43차 촬영 추석 연휴 기간 내내 스탭들은 부산에 붙들려 있다. 동래별장이라는 이 멋진 일식풍의 고가(古家)는 박정희의 별장이었다가 뒤에 요정을 거쳐 지금은 큰 일식 요리집으로 바뀐 곳이다. 그런 사연인지라 빌리는 과정도 어려웠고 겨우 빌린 게 영업을 하지 않는 연휴 즉 추석 전후 3일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빌려야 했다. 이런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일상적인 가옥보다 훨씬 특별한 곳- 영화 속에서 SI의 안전가옥 같은 곳으로 쓰이기 딱 알맞다. 이 장소에서 석과 희수의 유일한 멜로도 만들어진다. 어제 무척 많은 수의 컷들을 소화했지만 오늘 내일 사이 낮-밤-낮에 걸쳐 40여컷을 찍어내야 한다. 더구나 어젠 발전차가 불이 나는 사고로 국내 하나뿐인 새 조명기 루비세븐과 아우라 소프트가 타버렸다. 드러내진 않지만 염기사 속도 그렇게 까맣게 탔을 것이다. 오늘은 그런 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지만 정작
정윤수 감독이 쓴 <예스터데이> 1000일의 제작 기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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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 오브 뉴욕>은 길지 않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혼탁하고 어지러운 시절이었던 19세기 초반의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초기 이민자들이 평화로운 공존을 거부한 채 갈등하고 다투고 죽고 죽이는 사이, 남북전쟁이 발발하고, 그 와중에 아일랜드계 노동자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1860년대까지, 그 자체로 드라마틱했던 격변의 시대를 이야기의 배경으로 두르고 있다.이야기는 당시 뉴욕에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던 초기 이민자의 사악한 리더, 그에게 아버지를 잃고 오랜 세월 복수를 꿈꾼 아일랜드 소년, 그리고 그들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바람 같은 여인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도살자 빌’로 통하는 빌(대니얼 데이 루이스)은 미국에 정착한 초기 이민세대로서, 과격한 이민반대주의자다. 밀려드는 이민자들을 무단침입자로 규정한 빌과 그의 패거리는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정신적인 지주인 발론 신부(리암 니슨)와 그의 추종자들을 살해한다. 발론 신부의 어린 아들 암스테르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현
<갱스 오브 뉴욕> 20분 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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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술집인데 영업방해라고?8월29일, 부산 초량동 러시안 거리│25차 촬영밤새 4컷밖엔 소화하지 못한다. 전혀 예상을 못한 건 아니지만 갑작스레 출현한 암초에 걸렸다. 애초에 유명한 유흥가인지라 촬영이 쉽지 않을 건 예상했었다. 하지만 상가나 거리의 분위기가 러시안, 중국계 상대로 형성된 독특함이 있어서 욕심을 냈었고 그런 거리를 오픈 세트로 구현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우리 프로덕션 현실에서는 다른 대안 없는 선택이었다. 그 거리는 섭외 초기부터 갖은 고생을 다했고, 러시안 진영과 중국계 진영의 실력자를 찾아다니며 설득을 해야 했다. 촬영 당일 역시 술집 외에 일반 상가가 문을 닫는 밤 10시에나 촬영팀이 들어갈 수 있었지만 내심 촬영허가를 받은 것만 해도 제작부의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취객과 불량배, 혹은 상인들의 불만과 언제 부딪칠지 모르는 상황이라 스탭 모두 긴장하고 조심하며 촬영준비를 했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상가번영회, 해병전우회, 칠성파 인사들이 현장에 나와
정윤수 감독이 쓴 <예스터데이> 1000일의 제작 기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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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치를 만나러 가는 길에 들은 인상적인 이야기 하나. 이제는 칸영화제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레드카펫 세리머니에서는 주인공은 물론 민간인도 턱시도나 이브닝 드레스 차림이어야 한다. 그런데 누군가 말하길, 언젠가 딱 한 사람, 바로 켄 로치가 청바지 차림으로 레드카펫에 오른 적이 있다는 것이다. 딱 그다운 행동이다 싶어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슬그머니 걱정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대중매체에서 사라져간 좌파의 자리를 40년 가까이 씩씩하게 지켜온 고집스런 감독. 혹 꼬장꼬장한 성미라서, 말 한마디 잘못했다고, 쫓아내는 건 아닐까.그러나 모든 게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적한 호텔 정원에서 다른 기자와 인터뷰중인 켄 로치를 발견했는데, 그는 온화하고 겸손한 얼굴로 경청하거나 대답하고 있었다. 그리고 창백한 얼굴에 맑은 미소를 띠며 이쪽으로 다가와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는 칸영화제의 단골 손님으로 느끼는 남다른 소회를 털어놓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스위트 식스틴>의 켄 로치가 이야기하는 ‘좌파영화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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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에서 <베일>로, 다시 <예스터데이>로. 제목이 바뀌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관객을 만나기까지 최소한 몇년의 시간을 야금야금 베어먹는 것은 영화의 어두운 숙명일지도 모른다. 과장도 엄살도 아닌 현실. 기획에서 촬영종료까지 3년여의 시간이 걸린 <예스터데이>도 그 현실을 비켜갈 순 없었다. 애초에 작은 영화로 기획되었던 <예스터데이>는 제작비 80억원짜리 블록버스터가 되면서 감독의 ‘고난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고 결국 촬영기간 9개월, 촬영횟수 112회를 기록했다. 관객과의 조우를 앞둔 <예스터데이> 감독이 털어놓는, 현장에서 생긴 일들. 편집자감독을 존중한다, 제목은 <예스터데이>!1999년 5월 혹은 6월│프롤로그1999년 5월인가 6월의 어느 날- 아! 그날은 명동에서 스크린쿼터를 반대하는 영화인들의 삭발 집회가 있었다- 삭발한 안병주 미라신코리아 대표를 처음 만났다. 일은 그렇게 시작
정윤수 감독이 쓴 <예스터데이> 1000일의 제작 기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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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에서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스위트 식스틴>은 켄 로치의 파트너인 폴 레버티의 작품이다. <스위트 식스틴>은 폴 레버티가 켄 로치와 함께 한 4번째 작품. 자신이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던 한 소년의 고군분투, 그리고 좌절을 그린 <스위트 식스틴>은 캐릭터의 리얼리티와 상황의 아이러니를 잘 살려낸 수작이다.폴 레버티는 작가가 되기 전에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법조인으로 일하다가, 중앙아메리카의 인권단체에서 일했다. 스페인 내전을 다룬 영화 <랜드 앤 프리덤>을 찍던 켄 로치가 스페인어에 능통한 폴 레버티를 단역으로 출연시킨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됐다. 폴 레버티는 다양한 지역에서 생활하며, 인권단체를 통해 각계의 노동자들과 교류해왔는데, 그런 그의 데이터베이스는 켄 로치에게 좋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했다. “대개 영화의 아이디어는 폴이 먼저 준다”는 게 켄 로치의 설명. 폴 레버티는 켄 로치와 니카라과
켄 로치-폴 레버티의 파트너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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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중독>야마모토 후미오창해 펴냄‘연애는 사람을 망가뜨린다’는 도발적인 카피대로 사랑의 슬픔, 그것이 초래하는 삶의 파멸을 드라마틱하게 그린 소설. 단편집 <플라나리아>로 2000년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의 출세작이다. 사귀던 여자로부터 도망친 이구치는 작은 출판사로 회사를 옮긴다. 스토커처럼 새 회사까지 찾아온 여자를 물리쳐준 사람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중년여성 미나즈키. 플래시백하여 미나즈키의 ‘미숙한’ 연애담이 펼쳐진다.<인사동 가고 싶은 날>디자인하우스 엮음십전대보탕과 에스프레소 향기가 함께 피어오르는 곳,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 한옥들 사이에 커다란 갤러리가 들어선 거리. 인사동은 그런 곳이다. <인사동 가고 싶은 날>은 인사동 거리에 자리잡은 모든 것을 꼼꼼히 조사하여 엮은 책. 흔히 인사동길이라 부르는 안국역 입구에서 종로3가 탑골공원까지 연결된 큰길과 그 옆의 골목들에 조밀하게 들어찬 가게 370여 군데를 소개했다. 책
연애중독/인사동 가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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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만들기 또는 드러내기를 통한 접근> 인사아트센터 제3전시장기간 : 6월12∼25일장소 : 가나아트갤러리(02-3217-0233)켜고, 자르고, 뜯고, 파내고, 갈아서 만들어낸 다양한 돌의 모습을 통해 자연과 세계를 형상화한 조각가 강대철의 전시회. 20여년 동안 자연이 지닌 생명의 힘에 대한 경외를 형상화하거나 <윤회> 등 불교적 세계관에 기초한 구도적 작품을 선보였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기둥, 뿔, 열매, 육면체 등의 모양으로 형상화된 돌과의 만남을 통해 생명의 본질을 꿰뚫어본 돌작품 30여점을 전시한다.
돌: 만들기 또는 드러내기를 통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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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Gold Collection>니콜라 피오바니 EMI 발매한때 엔니오 모리코네의 또 다른 활동명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던 이탈리아의 영화음악 작곡가 니콜라 피오바니의 음악을 모았다. 이번에 수록된 17곡은 1970년부터 100편 가까이 작업한 그의 대표곡들. 음악아카데미영화제 드라마 부문 작곡상 수상작 <인생은 아름다워>를 비롯, 난니 모레티 감독의 <아들의 방> <나의 즐거운 일기> <팔롬벨라 로사>, 타비아니 형제의 <굿모닝 바빌로니아> <밤의 태양> 등의 음악이 수록돼 있다. 이탈리아의 태양과 지중해의 내음이 느껴지는, 특유의 온화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다.<POP CLASSIC>소니클래식 발매스위스 출신의 테너로 팝스타일의 클래식이나 영화음악을 통해 유럽 일대에서 명성을 얻은 에르칸 아키의 두 번째 앨범. 타이틀곡 는 <일요일 일요일밤>에 게릴라 콘서트장에서 “
Cinema Gold Collection/POP CLASSIC/so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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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달러 호텔>은 LA에 실제로 존재하는 호텔이라고 한다. U2의 보노가 투어를 하다가 이 호텔에 묵은 적이 있었고 빔 벤더스의 친구이기도 한(참 대단한 사람들끼리 친구 먹는군!) 그가 벤더스에게 이 호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것이 이 영화의 시작이다. 스토리의 기본 뼈대는 보노의 상상에서 출발한 것.빔 벤더스는 확실히 대단하다. 그는 엄청나게 실력있는 게임의 제왕이다. 아무리 힘든 이야기라도 통속적으로 풀어간다. 그 통속성 속에서 그는 할리우드를 동경하고 성찰하며 동시에 경멸한다. 그러나 그것만 있는 게 아니다. 그 속에 그는 시의 본질, 시인의 본질을 담는다. 시의 본질이 뭐냐고? 일종의 모순어법이다. 이번 영화의 예를 든다면, “그를 죽인 그 사랑이 바로 너를 사랑한 이 사랑이었어”라고 말하는 것이 시의 본질이다. 타르코프스키가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인 그 자체라면 빔 벤더스는 시인을 이런 게임 속에 통합시킨다. 그러니까 대단하지!또 그가 대단한 것은,
<밀리언 달러 호텔> 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