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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 집념의 복서 김득구의 치열한 삶과 두려움 없는 사랑을 그리는 <챔피언>팀이 5개월간의 촬영을 마치고 크랭크업 하였다. <챔피언>은 작년 82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경이로운 흥행 기록을 세웠던 <친구>의 제작군단이 다시 뭉쳐 만든 2002년 여름 개봉작이다.<챔피언>팀은 작년 12월 14일 크랭크인한 후 올해 2월까지는 김득구의 국내 권투 시합 장면을 위주로 촬영했으며, 2월 20일부터 3월 20일까지는 세계타이틀전 촬영을 위해 LA 로케이션을 다녀왔다. LA 로케를 무사히 마치고 귀국한 <챔피언> 제작팀은 국내에서 촬영을 재개한 후 멜로씬 위주로 촬영을 진행했으며, 드디어 5월 14일 5개월 간의 촬영을 접으며 크랭크업했다. 이 날 마지막 촬영된 씬은 동양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김득구가 혼자 샤워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씬이었다.곽경택 감독은 직접 현장 정리를 하며 마지막 촬영을 진행하였으며 샤워실에서 홀로 샤워하
<챔피언>팀 5개월간 촬영을 마치고 드디어 크랭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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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류승완 감독에 이어 수요일, 목요일의 남자가 된 김지운, 박찬욱 감독. <씨네21> 창간 7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마련된 ‘젊은 감독과의 대화’는 마지막날까지 가득 찬 객석으로 관객의 관심을 입증시켜주었다. 아트선재센터 앞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어떤 무리는 4일을 모두 채웠다고 했고, 평소 흠모하여 마지않던 ‘감독님’을 만나기 위해 월차를 내서 왔다는 회사원도 있었다. 한편 감독들은 각자 비밀루트를 통해 전날 어떤 수위의 질문이 오고 갔는지를 확인한 뒤 마음의 갑옷을 단단히 채워왔고 관객은 오랫동안 장진해 놓았던 질문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까봐 여기저기 손을 들어 총알을 날려댔다. 가끔은 “혈액형이 뭐예요?” 같은 스펀지형 총알에서 ‘호두 이론’까지 들먹이며 전작에 날카로운 평가를 내리는 초강력 총알도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부상당하지 않았다. 솔직하고 담대했지만 자체 치유기능까지 갖추었던 이날의 대화에는 혹시 하는 마음에 ‘빨간약’까지 준비하고 있던 주최쪽만 심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1] - 김지운, 박찬욱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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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게 뭘까`하는 느낌을 잊지 마세요”
안녕하세요. 김지운이에요. 들어오다 잠깐 들었는데 ‘야, 진짜 선글라스 썼네’ 그러시네요. 사실 제가 낯을 많이 가리고…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몰라서요… 선글라스… 양해부탁드립니다. 먼저 절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테니 제 소개부터 하죠. 저는 서울에서 몇 안 되는 서울 토박이고 할아버님 본적이 중구 삼각동이에요. 그 동네가 일제시대부터 양복점인지, 포목점이 많은 동네라 할아버님도 그런 일을 하셨나봐요. 저는 태어나기는 홍제동에서 났어요, 잠깐만 옷 좀 벗을게요. (윗옷을 벗자 ‘우우∼’ 하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김지운 감독, 당황하며) 이런, 다 벗는 건 아니에요. (웃음) 어제 류승완 감독이 땀이 많이 날 거라고 하던데 정말 땀이 많이 나네요….
#1 유년기
어떻게 영화감독이 되었을까를 생각해보면 아마 유년 시절에 대한 기억이 많이 작용했던 것 같아요. 저는 3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동네 친구들한테 돈 받고 팔기도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2] - 김지운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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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영화는 ‘떠나간 옛사랑’ 같아”
관객 | 감독님은 몸가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사는 분인 것 같아요.
김지운 | 예? 몸가는 대로 살지는 않는데요.
관객 | 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 가족의 반대와 걱정도 많으셨을 텐데 어떻게 이겨내셨는지가 궁금하다구요. 사실 저는 감독님을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 오늘 여기서 뵈니까 멋진 분인 것 같아요. 혈액형과 별자리와 좋아하는 이성스타일과 동성스타일을 말씀해주시겠어요?
김지운 | 저… 딱히 동성을 좋아하진 않구요. (관객웃음) 집안에서 걱정을 많이 하긴 했지만 저는 걱정이고 뭐고 그냥 밀고 나가는 편이에요. 물론 부모님 하시는 말씀은 틀린 게 하나 없는데 늘 말보다는 그 말들의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거잖아요. 저는 그냥 쿨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물론 서른이 넘었는데 다 큰 아들이 집에만 있으니 어머님이 “공무원 시험이나 봐라, 동회 같은 데서 일하면 얼마나 좋은 줄 아냐”, 그러시면 “아… 예” 하고 아무것도 안 했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3] - 김지운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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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부 100년해도 소용없어요, 좋은 각본을 쓰세요”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4번째는 원래 장진 감독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첫날 예정되었던 박찬욱 감독이 전주영화제에서 올라오는 도중 비를 만나 제시간에 도착하기 힘들게 되어 부득이 장진 감독과 시간을 맞바꾸게 되었다. 약속시간 약 15분 전, 어린 시절 자신을 사로잡았다는 영화 속 ‘스파이’처럼 짙은 색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난 박찬욱 감독은 ‘바꿔친 감독사건’의 원인제공자로서 사과의 멘트로 ‘나의 인생, 나의 영화’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장진 감독을 만나러 온 분들에게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월요일에 전주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출발했는데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그만…. 다음 작품 때 <씨네21>이 혹평을 해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웃음) 용서해주시리라 믿고,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할게요. 저는 1963년에 태어났어요. 부모 양가가 서울에서만 오랫동안 여러 대에 걸쳐 살아온 보기드문 서울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4] - 박찬욱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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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테스크, 창과 방패가 결합해 만들어지는 아이러니
-<복수는 나의 것>이 하드보일드로 가다 마지막에 관객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인지, 감독님의 의도인지 모르지만 코믹하게 나간다는 판단이 많은데요. 그것에 대해 해명을 해주세요. 그리고 충무로 연출부 생활을 했던 사람으로서 영화감독이 되려고 하는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복수는 나의 것>은 하드보일드와 코믹이 불가분의 관계로 처음부터 끝까지 섞여서 가기를 원했어요. 오히려 하드보일드한 느낌은 뒤로 갈수록 강해진다고 보구요. 의도적으로 점점 코믹하게 가려고 했었고. 송강호의 죽음에 대해서도. 송강호가 그런 식으로 죽는 것이 굉장히 우스꽝스럽다고 실망한 관객도 있겠지만, 나는 주인공의 죽음이 우스꽝스러운 것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우스꽝스러울수록 비참한 기분이 더 들기 때문에. 두 번째 질문, 영화감독이 되려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사람이 1만명이 있다면 그걸 직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5] - 박찬욱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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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이라는 분야에 한정해 말한다면 심사라는 행위는 일반적으로 그 주체와 대상의 상대적인 지적 우열이 전제될 때 정당화된다. 다시 말해 심사하는 사람은 심사받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엔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이건 겸손이 아니라, 올해 제출된 70여편의 응모작 가운데 다수가 보여준 담대한 지적 모험의 성취도를 우리가 엄격하게 판정할 능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고백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심사의 의미는, 우리가 찾는 것이 일반적으로 뛰어난 평론이 아니라, 특정한 방식으로 뛰어난 평론이라는 데 있다. 그건 <씨네21> 평론상의 일관된 방침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도 밝혔지만 우리는 이번에도 부드러움과 명료함, 그리고 영화사적 교양이라는 기준으로 응모작들을 선별했다. 전자의 기준은 평론이 대화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믿음에서 나온 것이며, 후자의 기준은 영화사적 교양과 그에 대한 존중이 우리 영화문화에서 가장 부족한 요소라는 판단에
제7회 <씨네21> 영화평론상 [1] -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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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박찬욱표 ‘종합선물세트’이다. 이러저러한 장르적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진 일종의 ‘초패러디’인 셈이다.
우선, 이 영화는 그 구성이 너무 치밀하고 완벽해서 오히려 모든 인과관계가 ‘우연성’으로 조작된 듯 보이는 일종의 ‘범죄스릴러’이고 잔혹한 ‘필름누아르’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이야기는 일련의 엽기적인 죽음들에 관한 극도로 축약된 ‘검찰보고서’이기도 하다. 잘 알다시피 수사보고서는 거꾸로 쓰여진다. 결과가 먼저 있고 원인이 뒤따른다. 먼저 처벌해야 할 ‘죄’가 있고, 나중에 그 행위의 그럴듯한 ‘동기’가 구성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필요한 잉여가 전혀 없다. 이 영화는 마치 수사보고서처럼 군살 하나 없이 철저한 ‘인과율’로 꽉 짜여 있다. ‘결과’는 황당한데, 그러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동기’는 지나칠 정도로 풍부하고 설득력 있게 주어져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류’가 그토록 황당할 정도로 잔인하게 ‘장기밀매 패밀리’를 처단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를 영화
제7회 <씨네21> 영화평론상 [2] - 변성찬 비평 <복수는 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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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아르를 계승해가는, 포스트누아르 또는 네오누아르라고 불릴 수 있는 진영 중에는 이런 두 가지 부류들이 속한다. <폐쇄구역>의 제임스 폴리처럼 외설적 아버지의 형상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악질 경찰>의 아벨 페라라처럼 존재론적인 것을 밑바닥까지 끌어내리면서, 누아르의 주제에 닿아 있는 어느 하나를 심화시키는 부류와 <블루스틸>의 캐서린 비글로처럼 팜므파탈을 옴므파탈로 대체하고, <유주얼 서스펙트>의 크리스토퍼 매커리, 브라이언 싱어처럼 1인칭 보이스 오버의 회고를 거짓 내러티브로 뒤바꾸면서, 전체 누아르 컨벤션 중 일부를 변주하는 부류. 크리스토퍼 놀란의 <메멘토>는 아마도 후자의 경우에 속할 것이다.
누아르 역사에 수없이 등장했던 직업인 보험수사관이 전직인 레너드, 그가 들려주는 1인칭 보이스 오버, 그의 기억손실증을 악용하는 팜므파탈로서의 나탈리, 그의 주위를 맴도는 정체불명의 사내 테드. <메멘토>는 누아르 형식
제7회 <씨네21> 영화평론상 [3] - 정사헌 작품비평 전문 <메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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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서울대 사회학과 입학, 88년 졸업, 93년까지 노동운동을 했고 현 대입학원 영어강사. 불혹의 나이에 20년 전 꺾였던 꿈에 다시 도전한 변성찬씨의 경력에는 고단한 시대의 흔적이 역력히 드러난다. 질풍노도의 시기가 지나자 남은 것은 저녁 7시부터 밤 12시30분까지 이어지는 학원수업이었고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에서 그는 영화라는 출구를 찾아냈다. 극장을 찾을 기회가 거의 없는 일상이지만 변성찬씨는 귀가하는 새벽 2시부터 아침 6시까지 비디오를 보며 영화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처음엔 여흥과 오락일 뿐이던 영화가 본격적인 탐구의 대상이 된 것은 <공동경비구역 JSA>를 보고 나서다. 할리우드 못지않은 세련된 한국영화가 쏟아지면서 그의 몸에서 발언하고픈 욕망이 꿈틀댔다. 혼자 책과 영화를 보고 인터넷 영화동호회에서 대화를 나누며 영화평론의 가능성을 타진했던 변성찬씨가 이번에 <씨네21>에 보낸 원고는 대중적으로 공개하는 그의 첫 작품이다.
-언제부터 영화
제7회 <씨네21> 영화평론상 [4] - 최우수상 수상작 변성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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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이 네편의 작품을 통해서 일관되게 다루어온 소재(주제)는 한마디로 ‘삼각관계의 심리학’이었다. 감독(작가) 홍상수는 그 보편적인 주제(어떤 의미에서는 상투적이기도 한)를 독특한 ‘형식미학’으로 창출해낸 자신만의 공간 속에 던져놓고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다.
그의 모든 작품에는 중층적인 남녀 사이의 ‘삼각관계’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는 많은 ‘불륜관계’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그 어떤 인물도 그 관계의 부도덕성에 대한 갈등이나 자의식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 자의식의 부재란 곧 ‘사회(제도)와 개인’간의 대결의식이 없음을 뜻한다. 이렇듯 제도와의 긴장을 상실한 인물들은 결국 홍상수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실험실’ 속의 모르모트와 같다. 다시 말하자면 홍상수의 영화공간은 결코 구체적인 ‘현실’이 아니라 추상화된 ‘실험실’인 것이다. 그리고 그 실험실의 주요한 공간적 표상이 그의 영화에 끊임없이 반복되어 등장하는 ‘술집’과 ‘여관’이다. 홍상수는 이 밀실적 공간에서
제7회 <씨네21> 영화평론상 [5] - 이론비평요지_홍상수의 작품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