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은경이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영화제작사 신필름이 3월1일 서울 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신은경은 신필름과 영화출연계약을 맺고서 6천만원의 계약금을 지불했는데도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98년 11월 레즈비언을 소재로 한 <거기에 사랑이 있었다>가 문제의 영화. 신은경이 <종합병원…> 등 다른 영화 출연을 이유로 들어 계약을 이행치 않아 피해를 입었으며 결국 계약금 및 시나리오 작업비를 포함한 부대비용 1억4천여만원을 반환해 달라는 신필름쪽 주장에 대해 신은경쪽은 다른 영화사에 전속계약이 된 상태라 출연은 불가능했고 돈을 돌려주려 했지만 영화사쪽이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신은경, 소송에 휘말려
-
이 시대 미인은 신인? 여균동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 <美人>의 도발적인 누드모델 역으로 신예 이지현이 캐스팅됐다. 극중에서 이지현은 실연의 상처를 안은 채 살아가다 운명처럼 만난 남자와 사랑을 나누게 된다. 정지된 자세가 아니라 몸을 움직여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이지현은 그동안 사진모델로 활동하면서 연극 <내게 거짓말을 해봐> 등에 출연해왔다. 3월 초 크랭크인할 예정인 <美人>은 두 남녀의 인상적인 러브신을 위해 재미 현대무용가까지 섭외했고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자잘한 동선까지 일일이 체크하고 있는 상태다. <美人>은 김재호 기사가 촬영감독으로 데뷔하고 노영심이 영화음악을 맡았다.
여균동 감독의 새 영화 <미인>에 신예 이지현 캐스팅
-
최근 별세한 김진규, 최무룡씨의 뒤를 이어 황금기를 주도하던 노배우가 또 한 사람 이승을 떴다. 원로배우 문정숙씨가 3월1일 지병인 간질환으로 타계한 것. 1927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난 문정숙씨는 보성여학교에 다니던 17살 때부터 연극무대에 올랐으니 한평생을 배우로 살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월북한 그의 언니 문정복(작고)씨도 북한에서 공훈배우 칭호를 받은 유명한 배우였다. 문씨는 1956년 극영화 <유진의 애수>로 데뷔한 뒤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부터 최근작으로는 박철수 감독의 <학생부군신위>까지 3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해왔다. 그가 국내 여우주연상을 휩쓸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기는 유현목, 이만희 감독 등과 함께 작업한 1960년대. 특히 이만희 감독의 영화에서 문씨의 도회적 이미지가 빛을 발했는데, 이 감독은 <7인의 여포로>(1965), <만추>(1966) 등을 통해 문정숙씨의 눈빛에서 자신을 또렷이 응시하는
원로배우 문정숙씨, 지병으로 타계
-
성룡이 <취권> 이후 22년 만에 한국에서 영화를 찍는다. 지난 2월28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직접 출연하고 제작하는 영화 <특무미성>의 제작발표회를 연 성룡은 3월1일부터 20일까지 한국에서 촬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촬영장소는 홍콩과 터키다. 약 80억원 규모의 제작비가 들어갈 것이라는 이 프로젝트는 99년 서울 명예시민증을 받는 자리에서 영화 촬영장소로 한국이 어떠냐는 시장의 제안을 받고 나서부터 추진했다는 후문. 성룡은 <특무미성>에서 헬스기구 판매원이지만 평소 비밀요원을 동경하는 베이 역을 맡았다. 고아인 줄 알았던 베이, 비밀요원이었던 자신의 친부가 살아 있음을 알고 한국으로 오지만 알 수 없는 유언과 유산만을 남긴 채 죽은 아버지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진짜 비밀요원으로 변신한다. <정사> <구멍>에 출연했던 김민이 미국 정보부 비밀요원으로 나온다. 영어 대사가 매끄럽다는 점이 캐스팅 이유. 액
성룡, 한국에서 영화 찍는다
-
-
인터넷과 영화를 접붙여서 스파크를 얻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물론 이런 시도는 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상업적인 목적이었다. 하지만 뭔가 빠졌고 앞뒤가 바뀌었다 싶었다. 그래서 그들은 직접 시작했고 의미를 부여했고 하나둘씩 준비했다. 클릭하는 수많은 손가락들이 존중받는 그런 만남을 원했고 그래서 사이버공간에서 무시되기 일쑤인 수용자의 권리를 높이 쳐들었다. 지난 2월25일 폐막한 제1회 네티즌영화제는 첫 번째 ‘시위’라 불릴 만했다. 프로그래머 이재준(31) 천성일(30),프로듀서 제정훈(30), 그리고 심사위원장 구재모(27)씨는 한사코 ‘축제’였다고 부인할지라도 말이다.
“재미있는 일 한번 해보자.” 제정훈씨가 네티즌들이 주도하는 영화제를 만들어보자고 수신자 없는 메일을 띄운 것이 지난해 11월. 한달 뒤 꾸려진 준비모임 결과 33개 통신동호회 대표자들, 120명의 네티즌 심사위원단, 20만명의 네티즌 채점단이 짜여졌다. 구체적인 계획들이 알려지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네티즌영화제를 만든 사람들
-
배우의 얼굴에서 그가 살아온 흔적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성폭행의 경험을 지워버린 마릴린 먼로는 순진무구한 백치미로 최고의 섹스심벌이 되었으며, 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톰 크루즈는 성공한 여피의 초상으로 미국 젊은이들에게 꿈의 대변자가 되었다. 현실보다는 환상에 가까워야 하는 직업. 그러므로 배우의 얼굴은 시간이나 기억에 침범당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조지 클루니(38)는 다르다. 나이보다 몇년을 앞서는 그의 얼굴에 팬 깊은 주름에는 삶의 고난이 묻어난다. 그 때문일까. TV시리즈 <ER>의 다정한 소아과 의사 로스 역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쓰리 킹즈>에 함께 출연한 배우 마크 월버그가 “내가 왜 그를 좋아하는지 알아요? 너무나 잘생겼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하며 졸졸 따라다니는 이 미남배우는 영화 속에서 항상 고달픈 삶의 자취를 품고 다닌다. 그는 인생의 밑바닥에 좀더 가까운 사람이다.
<ER>에 처음 등장했던 94년, 클루니는 벌써 10
영화왕국 ‘그레이 킹’, <쓰리 킹즈>의 조지 클루니
-
고단한 삶을 새빨간 루주와 매니큐어로 가린 연화. 힘들어서 피신한 조그마한 레코드 가게에서 네명의 남자를 만난다. 끊어질 듯 위태로운 삶의 줄 위에 서 있기는 이들도 매한가지나 그들은 태연스레 기타의 줄감개를 매만지며 음을 고르고 있다. 도돌이표 따라 제자릴 맴도는 것 같아 연화는 더딘 보폭에 지루함을 느끼지만 ‘영화’가 끝나고 ‘산책’이 시작될 쯤이면 그들 곁에 나란히 선다. 그때까지는 혼자 좋아라 앞서기도, 뒤를 돌아보느라 처지기도 하지만 말이다. “잔잔히 흐르는 수면 위로 통통 튀어 오르는 물고기 같은 느낌이에요. 연화는 제가 지금까지 맡은 역할들 중에서 가장 영화적인 캐릭터죠.” 연화 역을 맡은 박진희가 자세히 소개하는 <산책>은 ‘보는’ 영화가 아니라 ‘듣는’ 영화다.
“혹시 제가 너무 오버하지 않았나요?” 영화를 미리 본 주위 사람들이라면 박진희에게서 한번쯤 시달렸을 만한 질문이다. “내면을 그냥 통째로 드러내선 안 되고 묻어나야 하는데 힘들더라구요.” 상스
“웃으면 밉상되는데”, <산책>의 박진희
-
94년 <쇼생크 탈출>로 미국 평단의 찬사와 아카데미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한 데뷔전을 치뤘던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41). <쇼생크 탈출>은 스티븐 킹 원작 영화 중 최고의 수작으로 꼽혔고 아카데미 7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그를 단숨에 A급 감독 대열에 올려놨다. 하지만 성공한 감독의 다음 행보는 뜻밖에 오랜 침묵이었다. 작가 겸 감독으로 널리 알려진 다라본트는 제작부 조수, 세트담당, 배우 등을 두루 거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나이트메어3> <플라이2> <프랑켄슈타인> 등이 그의 각본이다. <쇼생크…> 이후 5년의 침묵을 깨고 내놓은 신작 <그린 마일>은 역시 킹의 소설이 원작. 선량하면서 신비로운 능력을 가진 흑인 사형수와 간수장의 관계를 통해 인간다움의 의미를 묻고 있다. 6천만달러의 <그린 마일>은 제작비 2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고 아카데미 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두편의 영화가
<그린 마일>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
지금은 노안이어서 책을 읽기가 쉽지 않지만 한창 때의 나는 독서광이었다. 그동안 몇번씩 이사하면서 많은 짐들이 사라지고 새로 생겼지만 책에 대한 애착만은 집요해서 아직도 20대 젊은 시절의 책까지 모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영화 <과부춤> 이후 나는 경제적인 불안을 잊기 위해 다시 책벌레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체언어에 대한 책을 읽다가 문득 무릎이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순간 기묘한 영감과 함께 아주 아름답고 깨끗한 이미지의 성적 충동을 느꼈다. 나로서는 신선한 체험이었다. 그것은 스무살 무렵 읽었던 김승옥의 단편소설에서 가장 신비한 섹스의 이미지로 비너스의 멘스가 뛰어나게 묘사된 것을 발견했을 때처럼 아주 강렬하고 신선해서 무릎이라는 단어에 알 수 없는 전율을 느꼈고 며칠을 거기에 집착했다. 마침내 영감의 샘물에서 ‘무릎과 무릎 사이’라는 싱싱한 제명을 길어올리고 말았다.
나는 이 제명을 생각해내는 순간 마치 노다지를 발견한 광부처럼 가슴이 두근거려 그뒤
이장호 [46] - '무릎'이란 단어에서 시작한 <무릎과 무릎 사이>
-
잔 다르크는 거대한 하나의 유혹이다. 15세기 이래로 그녀에 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수정되고, 문학이 되고, 영화가 되고, 심지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그것은 프랑스 밖의 이방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1928년 덴마크의 칼 드레이어는 <잔 다르크의 열정>을 완성했다. 프랑스인들은 자신의 영웅을 가로챘다고 분개했지만 이 영화는 곧 드레이어의 대표작이 됐다. 당대의 이론가인 루돌프 아른하임은 이 영화를 가리켜 “재판정은 초상화의 전시장”이 아니라며 클로즈업의 남발을 비판했지만, 감독은 자신이 매혹된 세계를 관객에게 직접 보여주기를 원했다. 스스로 명명한 ‘현실화된 신비주의’는 매혹의 이중성을 의미하는 말이다. 세속과 구원 사이에 놓여 있는 ‘잔’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하지만 도저히 현실의 카메라로 접근할 수 없다는 드레이어의 판단은 온통 클로즈업으로 가득 찬 화면을 만들어놓았다. 이러한 특성은 이후 영화에서도 나타난다. <흡혈귀> <오데트> <분노
고전 속에 빛나는 새 세기의 시선, 뤽 베송의 <잔 다르크>
-
‘깡통 로봇’이 아니라니깐요
1926.<메트로폴리스>의 마리아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1926)에 등장하는 로봇은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마리아의 복제인간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탄생 초기에는 금속으로 구성된 몸체가 잠시 드러나지만, 곧 마리아와 똑같은 외모를 지니고 붙잡혀 있는 진짜 마리아 대신 노동자들 앞에 나타나 폭력을 부추긴다. 마리아 로봇은 지금 보아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세련된 감각의 메카닉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이 놀라운 시각적 이미지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로봇이 영화 속에서 오로지 악역만 담당했다는 사실조차 망각한 듯하다. 어쨌거나 할리우드에서는 1950년대가 되도록 깡통 땜질 수준의 로봇 디자인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메트로폴리스>의 마리아 로봇은 분명 시대를 초월한 독보적인 존재였다.
1956.<금지된 세계>의 로비
셰익스피어 희곡 <폭풍우>(Tempest)를 각
사라지는 로봇 영화, 로봇 100년 [2] - 로봇 캐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