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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제타 존스는 아름답다. 천성적으로 여배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엔트랩먼트>를 세번씩이나 본 것은 순전히 그녀의 섹시한 엉덩이와 고혹적인 눈빛 때문이었다. 으흠, 저 정도라면 과연 마이클 더글러스가 몇백만달러의 게임비(이혼위자료)를 치르고서라도 달려들 만하군! 스크린 속의 여자에게 반한 것은 마릴린 먼로 이후 거의 20년 만의 일이어서 새삼스럽게 사춘기로 돌아간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그러나 때로는 한심해보이는 반복만이 숨겨져 있던 비밀을 드러내주는 법이다. 꼼꼼히 들여다보라. <엔트랩먼트>의 시나리오는 결코 만만한 수준이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그저 ‘웰메이드’ 테크노 액션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그 저류에 흐르고 있는 두 도둑 남녀(!)의 멜로라인 역시 범상한 수준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본질적으로 ‘빤할 수밖에 없는’ 멜로라인을 서브플롯이라는 좁은 범주 내에서도 이만큼 자유자재로 변주할 수 있는 작가라면? 필모그래피를 뒤져보던 나는 전율했다.
[할리우드작가열전] 병약했던 아이의 고집불통 출세기, 론 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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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선언>은 창고에서 썩고 있었지만 제작사 화천공사와 오래 전에 이미 <어둠의 자식들>을 3부작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미리 가불한 돈을 갚기 위해서 이동철의 또다른 소설 가운데 <오과부>를 <과부춤>이라는 타이틀로 영화를 만들었다. 세 사람의 과부 이야기를 마당극처럼 자유롭게 펼쳐나가는 옴니버스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84년 구정에 대한극장에서 자신만만하게 개봉했지만 관객을 끌어들이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제 사람들이 내 이름을 보고 무조건 영화를 보러오지는 않았다. 그 <과부춤>의 마지막 녹음 때였다. 제작사의 나이 많은 임원과 전화로 욕설을 주고받으며 크게 싸움을 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화를 냈는지? 지금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 궁핍해서 그랬을 것이라 짐작되는데 이미 나는 사면초가로 쫓기고 있었던 모양이다. 흥분 끝에 담배끊은 지 오래 되었음에도 어느새 녹음기사에게서 담배를 얻어 피우고 있다는 사실
이장호 [45] - 그해 겨울은 몹시 추웠네, <과부춤> <바보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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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슛! 한번 할 수 있다면, 내 평생 단 한번만이라도….” 조니는 한강 둔치를 거닐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마이클 조던의 팬이었던 조니. 하지만 그는 선천적인 장애로 농구를 할 수 없는 몸이다. 그래서 틈만 나면 둔치를 찾아, 농구하는 아이들을 구경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저녁 노을이 물들기 전부터 아이들이 하나둘 코트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흐린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도 땀을 흘리며 농구하는 아이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안녀∼엉. 오래간만에 나왔네.” 갑자기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조니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음산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수요일에만 이곳을 찾아오는 웬즈데이라는 아가씨다. “오늘은 미장원 쉬나 보지?” 조니는 그녀의 얼굴을 보자, 심장이 더 두근거렸다. “네, 월차냈거든요.” “말 놓으라니까 그러네. 근데 수석 아티스트가 빠지면 미장원 영업이 되나?” 조니는 앞으로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슬리피 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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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을 공개하는 게 비열한 짓인 줄 안다. 그러나 아줌마는, 지한테 유리할 때 비열해질 줄 또한 안다.
뭐냐면, 자기철학이 매우 뚜렷한 어떤 잡지의 총수가, <춘향뎐>에 대해 아줌마가 떠드는 것을 보름씩이나 막아왔다는 사실이다. 겉으로는 다른 사람이 같은 주제로 쓰기로 했대나 어쨌대나 하면서, 속으로는 이 아줌마가 성스러운 임권택 감독에 대해서 무슨 불경죄를 저지를까, 호시탐탐 견제의 칼날을 늦추지 않았던 거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잡지가 <춘향뎐>에 대한 냉철하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문장 죽이게 아름다운 각종 평문을 수백만건이나 게재하고 난 뒤, <춘향뎐>이 개봉관에서 거의 떨어지는 바람에 아줌마의 요도난담이 대세에 지장을 못 끼치게 된 뒤, 총수님은 안도한 나머지, 사석에서 이런 요지의 실언을 했다. “우린 절대로 검열 따위는 하지 않아. 그러나 임권택 감독님에 대해서만큼은 분명한 검열기준이 있지.” 발성하지는 않았지만, 음흉한 흐흐흐소리를
[아줌마, 극장가다] 미성년 권하는 사회라니까, <춘향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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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는 그들 나름대로 영화를 만드는 방식이 있고, 우리 관객 역시 그들의 영화를 보는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틀에 고정돼어 있고 종종은 틀만으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인디아나 존스>를 보자. 이 영화는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오리엔탈리즘과 키플링식 제국주의가 결합된 작품으로 이 영화를 비평하기 위해 그렇게 머리를 쓸 필요는 없다. 눈에 빤히 보이니까. 할리우드 사람들은 그들 습관대로 영화를 만든 셈이고, 우리는 우리 습관대로 받아친 셈이다. 중학생도 짤 수 있는 간단한 알고리듬(연산법) 안에 영화를 넣기만 하면 이와 비슷한 비평들은 동전처럼 좌르르 쏟아진다. <인디아나 존스>는 단순한 영화이기 때문에 이런 습관이 쉽게 먹힌다. 습관대로 받아쳤다고 나무랄 사람은 없다. 그 습관은 비교적 정확하게 <인디아나 존스>라는 영화를 읽어낸다. 하지만 아무리 할리우드라고 해도 그것보다 복잡한 영화들은 있을 것이다.
영웅적 미국인,
내속엔 내가 너무도 뻔해. 당신이 쉴곳 없네, <쓰리킹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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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과 정준호가 <싸이렌>에 캐스팅됐다. <싸이렌>은 한입에 세상을 삼킬 듯한 거대한 불길과 작고 나약한 인간 사이의 스펙터클한 대결 구도를 그린다는 점에서 <분노의 역류>와 닮아 있다. 최근 <비천무> 촬영을 마친 신현준은 이 영화에서 책임감을 앞세우는 준우 역을 맡았고, 준우와 사사건건 부딪치는 현 역에는 정준호가 캐스팅됐다. <터미네이터2> 등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한 바 있는 폴 스테이플을 영입하고, 화염과 연기에 대비해 환기시설을 갖춘 특수 에어돔을 양수리 세트장에 설치한다는 소식. 제작비는 24억원 규모로, 3월 초 크랭크인 할 예정이다.
신현준·정준호, <싸이렌>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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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가 <공동경비구역JSA>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송강호, 신하균, 이병헌은 미리 포진한 상황. 김태우는 내성적이어서 남들과 잘 어울리지는 못하지만, 가슴에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는 남한 병사 남성식 역을 맡기로 했다. 북한쪽 병사와 우정을 나누는 남성식은 결국 공동경비구역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총격 살인 사건 이후, 내적인 갈등과 혼란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비운의 인물. 이번 작품은 김태우에게 <접속>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에 이은 세 번째 영화다.
김태우, <공동경비구역JSA>에 마지막으로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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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벰파이어>에서 고등학생이던 버피(사라 미셸 겔러)가 교수로 초빙(?)됐다면 믿겠는가. 그것도 하버드대학 철학과 교수로 말이다. 사실인즉, <미녀와 벰파이어> 시리즈를 중단한 사라 미셸 겔러가 <하버드 맨>이라는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는 것이다. 사라 미셸 겔러는 이 작품에서 마약에 중독된 대학 야구선수와 사랑에 빠진다. 5년 전에 이 영화를 기획한 제작진은 애초 야구선수 역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낙점했으나, <타이타닉> 팀이 선수를 쳐 그 계획이 좌절됐다고. 그 자리에 누가 올지는 아직 미정.
사라 미셸 겔러, 영화 <하버드 맨>의 교수역으로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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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나 보다. 한참 잘 나가는 젊은 배우들이 스파이더맨의 옷을 입어보겠다고 아우성인 걸 보면 그렇다. <엔터테인먼트>가 수집한 소문에 따르면, 현재 <스파이더맨>의 주인공 물망에 오르고 있는 배우는 셀 수 없이 많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프레디 프린즈 주니어, 크리스 오도넬, 브루스 캠벨 등이 여기에 끼여 있다. 특히 주드 로가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는데, 그의 대변인에 따르면 “이미 얘기가 오갔다. 주드는 어렸을 때부터 <스파이더맨>의 광적인 팬이었다”라고. <스파이더맨>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마블코믹스의 만화가 원작. 컬럼비아영화사가 10년을 기다려온 야심작으로, 샘 레이미가 감독하고, <쥬라기 공원>의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코엡이 각색한다. 컬롬비아영화사 대표 에이미 파스칼은 “샘 레이미는 <스파이더맨>을 연출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다”라고 기대를 피력한다. 데이비드 코엡은
<스파이더맨>의 주인공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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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듣는 것처럼, 음악도 때로 듣고 보는 유희가 될 수 있다. 귀를 타고 흘러들어 청각으로 인지되지만, 그 중 어떤 음악들은 음표와 언어로 나름의 그림을 그려 보인다. 어어부프로젝트의 음악도 그렇다. 흘러간 서커스나 유랑극단에서 흘러나올 법한 폴카에 걸쭉한 음색으로 삶의 축소판 같은 링의 세계를 담은 <사각의 진혼곡>은 영화 <반칙왕>과 닮은 그림을 들려준다. “저기 왼쪽 구석에 주전자 바라보며 일그러진 자신을 본다… 링 위에 꽉 차인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가 없는 저 바다/ 오버 액션 구경꾼, 오버 액션 레슬러” 하며 쿵짝쿵짝 흐르는 동안 어딘가 주눅들고 뒤처진, 그러면서 있는 힘 다해 싸우고 지쳐 나가떨어지길 반복하는 레슬러와 제 사는 모습이 겹쳐 떠오르는 것이다. 익살맞고 서글픈 가사와 복고풍 폴카는, 경쟁사회의 부적응자 같은 소시민이 추억의 스포츠 레슬링을 통해 비루한 일상의 해방구를 찾는 <반칙왕>의 웃기고 서글픈 코미디에 기막히게
코미디를 울리는 음악, <반칙왕> 영화음악 어어부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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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에게 아름다움은 덫이 되기 쉽다. 배우를 지망하는 소녀에게 아름답다는 것보다 더 유용한 무기는 없겠지만, 그 쉬운 시작에 기대는 순간, 배우가 스크린 속에서 생명 없는 정물로 머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밀라 요보비치(24) 역시 그런 함정에 빠져 있었다. 녹색의 돌덩이처럼 차가우면서도 깊이를 알 수 없도록 투명한 눈동자, 동유럽의 혈통을 내비치는 강한 윤곽의 얼굴선 덕에 그녀는 “10대에 이미 백만장자가 된” 톱모델이었다. 고작 11살의 나이에 패션잡지 <마드모아젤>의 표지를 장식하며 데뷔한 이후, 모델로서 요보비치의 경력은 흔들림이 없었다. 표정없는 얼굴만으로도 이면에 도사린 어두운 관능의 그늘로 끌어들이는 요보비치는 한번도 깜찍한 요정이었던 적이 없기에 성인으로의 힘든 도약을 거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배우가 되고 싶어했던 그녀에게 나이를 뛰어넘는 아름다움은 오히려 장애였다
셔릴린 펜의 여동생 중 한명이었고 <투 문 정션>으로 연기를 시작
청춘의 덫을 빠져나온 전사, <제5원소>의 밀라 요보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