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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플먼트의 매력 1 <화양연화>와 삭제장면 : 생략은 아름다워한마디로 이건 전혀 다른 영화다. DVD에 들어 있는 삭제장면을 본다면 당신은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시나리오를 쓰지 않고 촬영에 들어가기로 유명한 왕가위는 <화양연화>의 첫 촬영을 홍콩의 낡은 병원 건물에서 시작했다. 곧 헐릴 예정인 이 건물을 영화 속 호텔로 개조해놓고 양조위와 장만옥을 데려다 카메라에 담았다. 이곳에서 왕가위는 완성된 영화에 포함되지 않은 그들의 베드신을 찍었다. 비내리는 창문 밖에 카메라를 놓고 소리로 방 안 풍경을 어렴풋이 느끼게 하는 암시적인 장면이다. 그러니까 <화양연화>는 지금보다 좀더 ‘통속적’인 데서 출발했다. 촬영 초기 왕가위는 양조위의 교활한 면을 부각시키는 장면도 찍었다. 장만옥의 남편이 자신의 아내를 유혹했다고 여긴 양조위가 복수심으로 장만옥에게 접근했다는 설정이다. “정확히 뭔지 모르지만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부터 다시 찍어야 했다.”
DVD 서플먼트의 은밀한 매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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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플먼트의 매력 2 <대부> 박스세트와 메이킹 다큐멘터리 : 풋내기 감독은 어떻게 거장이 되었나“그때 전 신인감독이었고 살아남는 게 목표였습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대부>(파라마운트 출시) 촬영 당시를 회고하는 말이다. 실제로 <대부> 촬영현장에는 언제든 감독을 해고할 수 있게 예비감독이 상주하고 있었고, 러시를 보고 폭력이 부족하다고 느낀 제작자 로버트 에반스는 폭력장면만은 전문감독에게 맡기자고 주장했다. 게다가 이건 코폴라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었다. 스튜디오에선 브로드웨이에서 데려온 신인 연기자 알 파치노를 탐탁지 않게 여겼고 마이클 역에 라이언 오닐이나 로버트 레드퍼드가 좋겠다는 은근한 압력을 넣었다. 말론 브랜도에 대한 반감도 대단했다. 제임스 칸은 영화사에서 코폴라에게 “또 그 사람 얘기 꺼내면 당신 끝이야”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증언한다. 1972년 <대부> 탄생의 비화는 영화 못지않게 드라마틱하다.<대부>
DVD 서플먼트의 은밀한 매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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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플먼트의 매력 3 <사랑은 비를 타고>와 영화 관련 다큐 : 춤은 노래를 타고한번이라도 비를 맞으며 가로등에 매달려 <Singing In the Rain>을 부르는 진 켈리를 본 적 있다면, 뮤지컬의 매력을 부정하긴 힘들 것이다. 진 켈리의 몸동작은 춤과 노래가 삶과 사랑의 환희를 표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형식이라는 점을 웅변한다. 뮤지컬이 해피엔딩의 장르가 된 것도 그런 탓이다. 현실과 환상이 구분되지 않는 뮤지컬의 세계는 스크린에 구현된 유토피아였고, 사람은 누구나 낙원을 동경하게 마련이다.<사랑은 비를 타고>(워너브러더스 출시)의 디스크2에 들어 있는 다큐멘터리 <뮤지컬 그레이트 뮤지컬>은 할리우드 뮤지컬의 전성기를 들여다본 작품이다. 1927년 최초의 유성영화 <재즈 싱어>가 나오면서 영화장르로 첫발을 디딘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갈고닦은 연출가, 안무가, 작곡가 등을 끌어들여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
DVD 서플먼트의 은밀한 매력(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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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플먼트의 매력 4 <점원들>과 코멘터리 : 폭로!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뉴저지의 한 편의점을 배경으로 두 점원과 주변 인물들의 삶을 그린 케빈 스미스 감독의 <점원들>(스펙트럼 출시)은 미국 독립영화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데뷔작 중 하나로 꼽힌다. 21일 만에 단돈 2만6800달러를 들여 만들어낸 이 영화는 94년 선댄스영화제와 칸영화제에서 각각 상을 받으며 돌풍을 일으켰고, 훗날 케빈 스미스는 독립영화계의 기린아로 떠올랐기 때문. 이 영화는 밴쿠버의 영화학교를 중퇴한 경력이 전부였던 스미스와 그의 아마추어 친구들이 스탭과 배우로 참여해 제작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때의 스탭과 배우 대부분은 이후 스미스가 만든 <몰래츠> <체이싱 아미> <도그마> 등에 계속 참여해왔다.이 DVD 버전의 오디오 코멘터리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바로 이들이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감독이자 사일런트 밥으로 출연했던 스미스를 비롯해 프로듀서이
DVD 서플먼트의 은밀한 매력(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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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플먼트의 매력 5 <저수지의 개들>과 인터뷰 : 영화 뒤에서 생긴 일올해로 <저수지의 개들>(KRCnet 출시)이 발표된 지 딱 10년이 됐다, 는 말은 ‘아니 벌써’와 ‘아직 그것밖에…’라는 상반된 생각을 동시에 갖게 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그동안 수많은 추종자 무리와 함께 하나의 도도한 스타일을 형성해냈다. 현대의 클래식 같은 인상마저 풍기는 이 영화는,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보더라도 여전히 신선하고 발랄하다는 느낌을 준다.이 영화의 10주년을 기념해 2장짜리로 출시된 DVD는 이처럼 당시를 추억하면서도 이 영화의 현재적인 의미를 되새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풍성한 서플먼트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10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 이뤄진 다종다양한 인터뷰. 첫 번째 장에는 타란티노를 비롯, 프로듀서 로렌스 벤더, 배우 팀 로스, 마이클 매드슨, 크리스 펜, 커크 발츠 등의 인터뷰가 담겨 있고, 보너스 디스크에는 타란티노의 긴
DVD 서플먼트의 은밀한 매력(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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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플먼트의 매력 6 <스타워즈 에피소드2:클론의 습격>과 특수효과를 즐기려면 : 디지털 요다를 어떻게 낳았을까?“한신도 블루스크린 없이 찍은 적이 없었다”는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폭스 출시, 이하 <에피소드2>)은 영화의 제작과정이 곧 특수효과의 실험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글자막이 지원되면서 전편의 불편함을 완전히 날려버린 <에피소드2>에 담긴 <인형에서 픽셀로>(From Puppets to Pixels)라는 다큐멘터리는 <에피소드2>의 비장의 카드였던 ‘디지털 요다’의 탄생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실사 촬영 3개월 전, 격렬한 액션신까지 포함된 <에피소드2>의 요다를 풀디지털로 제작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ILM 애니메이터들은 일주일 뒤 간단한 데모버전을 조지 루카스에게 보여준다. “음… 멋진데 한번 해보자구!” 그러나 고무인형 요다를 완벽히 디지털로 만드는 작업은 꽤 까다로워
DVD 서플먼트의 은밀한 매력(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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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플먼트의 매력 7 <인랑> 등과 미술 : 위대한 손의 거대한 마술<공각기동대> 등을 만든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오시이 마모루의 작업은 항상 경탄을 자아낸다. 그의 후배 오키우라 히로유키가 연출했고, 오시이 자신은 기획과 시나리오를 맡은 <인랑>(SRE코퍼레이션 출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80억원 이상의 제작비와 1천여명의 인력이 투입돼 3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아날로그애니메이션 최후의 대작’은 컴퓨터그래픽 대신 엄청난 수작업을 통해 무시무시할 정도로 역동적이면서도 정교한 영상을 보여준다.아날로그애니메이션의 극한을 보여주는 <인랑> 제작과정의 전모는 2장의 디스크와 500페이지가 넘는 오리지널 스토리북으로 구성된 DVD 박스세트를 통해서 그 일단이 드러난다. 특히 미술과 관련된 내용은 한 장면을 작업공정별로 비교분석할 수 있는 기능을 비롯해 85장에 달하는 캐릭터 그림과 16장의 무기 그림, 37장의 차량 그림, 36장의 배경화면 그림을
DVD 서플먼트의 은밀한 매력(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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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플먼트의 매력 8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과 단편들 : 불안한 몽상, 불길한 몽환<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브에나비스타 출시)은 팀 버튼이 쌓아올린 조그만 성(城)처럼 느껴진다. 직접 연출하지는 않았지만, DVD 첫 화면에 떠오르는 시골길은 팀 버튼이 살고 있는 밤의 세계로 곧바로 이어질 것처럼 음산하다. 부두인형처럼 누덕누덕한 할로윈 마을의 유령들과 핏방울처럼 불길한 연인, 대니 앨프먼의 친숙한 음악이 뒤엉킨 77분도 여전히 팀 버튼이 지배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 악몽을 통과하면 오랫동안 제목만 들어야 했던 팀 버튼의 초기영화 <빈센트>와 <프랑켄위니>를 만날 수 있다. DVD가 아니었다면 좀처럼 보기 힘들었을 이 두편의 영화는 시간을 거스른 듯한 흑백화면으로 관객의 감각을 헝클어뜨린다.애니메이션 <빈센트>는 디즈니 애니메이터로 출발한 팀 버튼의 경력과 공포영화에 빠졌던 그의 감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단편이다.
DVD 서플먼트의 은밀한 매력(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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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플먼트의 매력 9 <제이 앤 사일런트 밥>과 보너스들 : 한 가지 버전은 가라!<제이 앤 사일런트 밥>은 케빈 스미스와 그 친구들이 일제히 등장하는 영화다. 케빈 스미스의 데뷔작 <점원들>에서 편의점 점원 단테를 연기한 브라이언 오할로란도 물론 빠지지 않지만, 그는 하마터면 친구들의 추억 속에서나 등장할 뻔했다. <점원들> DVD(스펙트럼 출시)에서 케빈 스미스는 단테가 느닷없이 강도에게 살해당하는 결말도 생각했다면서 실제로 촬영한 장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감독이나 작가의 마음속에서만 오락가락할 뿐, 관객은 확인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야기. DVD는 그런 또 다른 버전을 수록해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매체다.<미녀와 야수>도 가장 중요한 노래 한곡을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인물에게 바칠 뻔했다. 주전자 부인과 꼬마 찻잔, 양초 아저씨 등이 처음 성을 찾은 벨을 환영하며 부르는 노래 <Be Our Guest!>는 원
DVD 서플먼트의 은밀한 매력(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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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지망생들에게 ‘데뷔’만큼 설레게 하는 말이 있을까.영화가 늘어나도 감독의 길은 여전히 좁고, 힘들게 데뷔해도 그게 곧 유작이 되는 일이 허다하다.재능과 의지와 운이라는 세 독립음이 절묘하게 만나 화음을 이루지 못한다면 성공적인 데뷔란 힘들다.
지난 10월25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제2회 광주국제영화제에,자국뿐 아니라 국제평단의 지지를 받으며 성공리에 데뷔한 신인감독 세명이 게스트로 왔다.미국의 데이비드 고든 그린,아르헨티나의 루크레시아 마르텔, 일본의 만다 구니토시,이들 셋의 데뷔기는 말 그대로 ‘삼인삼색’이었다. 데뷔할 때의 나이가 25살,35살,45살로 10살씩 터울이 졌고,데뷔작 예산도 10만달러,120만달러, 5천만엔으로 제각각이었다.가장 젊은이답게 데이비드 고든 그린은 정자까지 팔아가며 돈을 모아 영화부터 찍고 시작했다.전공이 영화가 아니었던 루크레시아 마르텔은 선댄스영화제 시나리오 공모를 활용하는 슬기를 동원했다.영화평론가로 셋 중 가장 씨네필인 만다 구니토시는 ‘
광주에 온 세 감독,삼색 데뷔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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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고든 그린은 아직까지 몸이 가볍다. 비싸게 굴지 않는다. 광주국제영화제쪽으로부터 한국에 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로 다음날 가겠다는 대답을 보냈다. 광주 체류 중에도 인터뷰, 대담, 파티 등의 행사가 10∼20분씩 늦어져도 군말없이 앉아 있는다. 27살에 연출작이 한편밖에 없는 신인 감독으로서 당연한 태도라고 여겼다. 그러나 인터뷰를 마친 뒤,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 수 없었다. 165cm 남짓한 자그마한 체구의 이 젊은 청년은 1∼2년 뒤면 인터뷰하자고 명함도 내밀기 힘든, 할리우드의 거물 감독이 돼 있을지도 모른다.
스스로 돈을 모아 만든 첫 영화가 호평을 받아, 두 번째 영화가 발표되기도 전에 미라맥스 영화사와 세 번째 영화 계약을 맺었다. 스티븐 소더버그, 드루 배리모어 등이 제작자로 참여하는 큰 예산의 야심찬 프로젝트다. 이게 성공하면 그는 스티븐 소더보그, 쿠엔틴 타란티노의 뒤를 이어, 미국 인디 출신의 드문 스타감독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
광주에 온 세 감독,삼색 데뷔기 [2] - 데이비드 고든 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