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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 유광선(26)씨의 꿈은 ‘개그맨’이었다. 지금 그는 <발레교습소>의 ‘촬영부’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슈퍼스타 감사용>에서는 단역이지만 ‘배우’도 한다. 헷갈린다. 유광선씨는 “인터넷 검색을 해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몇편의 독립영화 작업 참여를 껄껄껄 알려줬다. 그때 역시 스탭도 했고, 배우도 했다. 곧 촬영에 들어갈 <신부수업>이란 영화에서는 건달로도 출연한다. “워낙 까부는 걸 좋아한다. 연출을 하자니 몸이 가만히 안 있고, 연기를 하자니 스탭도 하고 싶고, 아직 정확하게 못 잡고 있다”는 그는 “병적으로 활달하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같이 술 한잔 기울이고, 귀가하던 중에 전화를 받는다. 호쾌한 목소리로, “형님, 잘 가고 계시죠!”
-01 어쩌다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됐나.
=지금 퍼스트하고 있는 형님이 촬영부 막내 구한다고 해서 들어가게 됐다. 힘만 좋으면 된다고 했다. 사실, 지난해 12월 초 <발레교습소> 오디
충무로 청춘 스케치 [3] - 촬영부 유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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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스튜디오 라이브톤의 신입사원 김미라(26)씨는 지난 3월23일 첫 출근을 했다. 회사를 다닌 지 딱 1주일째 만난 그는 아직 모든 일이 조심스럽다. “인터뷰 잘 못해서 저 잘리는 거 아니에요?”라는 걱정부터 새내기답다. 김미라씨가 맡은 일은 대사 편집. 테이프에 녹음된 대사를 편집된 그림에 맞게 이어붙이는 일을 한다. 아직은 일거리가 없지만 조만간 <인어공주> 대사 편집작업에 투입될 예정이고 녹음실 특성상 일감이 들어오면 밤샘 작업도 꽤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미라씨의 어린 시절 꿈은 영화평론가가 되는 것. 고등학생 시절 정은임의 영화음악실에서 영화평론가 정성일씨의 말을 필기하며 들었다는 그는 이론전공으로 영상원에 입학했다 영화 사운드에 흥미를 느껴 전공을 틀었다. 취직을 했지만 아직 영상원 전문사 과정을 다니는 학생이기도 하다.
-01 어쩌다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됐나.
=영화평론가가 되고 싶어 영상원에 갔지만 공부를 잘 못해서 다소 방황했다. 어린 마음엔 평론가
충무로 청춘 스케치 [2] - 녹음실 김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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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물을 필요도 없는 당연한 진리.‘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다.’ 그러나 <씨네21>은 갑자기 그 시작점에 서 있는 사람들의 일면이 궁금해졌다. 여기에 어떤 거창한 예측과 기대가 숨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앞으로 한국영화의 현장을 이끌어갈 그들의 살냄새나는 생활의 발견을 놓고 대화하고 싶어졌다.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어떤 동력으로 현재를 살아가는가? 그래서 마련한 질문은 다소 짓궂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하다. 우리는 그들을 ‘초보 영화인’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이 자리에 초청된 ‘초보 영화인’은 연출, 촬영, 녹음, 미술, 배우, 마케팅, 제작, 영사, 좀더 넓혀 영화과 신입생, 고등학생 감독에 이르기까지 모두 10명이다. 한국영화의 재목들과 나눈 솔직한 10문10답의 대화를 여기 싣는다.
권미경(23)씨는 한달 반 정도 인턴사원을 거친 뒤, 지난주부터 영화사 씨네와이즈필름의 정식 사원이 됐다. 우연한 기회에 한 잡지에 난 공모를 보고 이 길로 들
충무로 청춘 스케치 [1] - 마케팅 권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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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사람냄새나는 나쁜놈들
한달쯤 뒤, 차 대표가 S라는 친구를 소개해준다기에 사무실에 갔다.
“미안하다. 오늘 S랑 저녁먹기로 했는데 어제 구속됐단다.”
“S는 어떤 사람인데요?”
“S? 그 새끼가 진짜 나쁜 놈이지. 니가 지금까지 만난 애들은 S에 비하면 다 착한 애들이야.”
“하! S아저씨를 꼭 만났어야 하는데.”
"대한민국 여자들한테 S만큼 착한 놈이 없어. 여자가 손발 차다면 영지버섯 사줘, 뭐 먹으면 여자 입에 떠먹여주고, 식당 같은 데선 신발도 신겨줘. 그리고는 결혼한다고 돈 빌려서 결혼식엔 안 가고 포커 쳐. 돈 갚으라면 원투 스트레이트로 때리고.”
한참 시간이 지나, 위조방지보안회사에서 조사해온 위조기술자료까지 얻은 나는 시나리오에 박차를 가한다(왜 대한민국에는 위조지폐가 드문가에 대해서 밝히고 가자. 간단하게 얘기하면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란다. 1만원권 지폐를 정밀하게 위조하는데, 펄프 수입하고 기계 사고 인건비 포함하면 1만원쯤 든단다. 만약
<범죄의 재구성> 감독의 사기사건 취재수첩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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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취재, 구미에는 결혼사기가 많다…
첫 번째 취재처는 구미경찰서. 한국은행 사기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은 쉽게 협조를 해주지 않는다.
“범인도 못 잡은 걸 뭘 알라카고 참…. 더이상 얘기는 못해주고 마~ 그냥 커피나 한잔 마시고 가쇼!”
“그래도 용의자들은 있을 거 아닙니까?”
“용의자가 있다 커면 그놈이 범인일 수 있지만, 용의자가 없어. 80년대 초에 서울 영등포에 있는 뭐 은행에 비슷한 수법으로 했던 사람들까지 다 뒤져봤는데 다 죽고 읎어. 그래도 우린 계속 수사하고 있어. 내가 잡으면 연락할게.”
영화 취재를 왔다고 하자 신기한가보다. 여럿이서 모여들더니 한마디씩 거든다.
“나는 뭐꼬 그… <처녀들의 저녁식사> 그런 영화가 젤로 좋드만.”
“<무사> 찍은 영화사라구? 일본놈들 상대로 무사 한번 찍었으면 좋겠어. 그런 걸 찍어야지 무슨 사기꾼 얘길? 사기꾼들 별거 없어. 그냥 아저씨, 아줌마야.”
“이쪽 구미서는 결혼사기가 젤 많다
<범죄의 재구성> 감독의 사기사건 취재수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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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냐, 아니면 발이냐.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두 가지 방식을 두고 사람들은 우열을 가리고 싶어한다. 물론 어떤 것이 더 좋은 창작방법인지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 발에 땀나게 뛰어다녀서 모은 이야기와 머리가 쥐나도록 짜낸 이야기에는 나름의 쾌감이 있는 법이니까. “대한민국 대표은행이 털렸다”는 카피를 앞세운 <범죄의 재구성>은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감독과 제작자가 함께 파트너를 이뤄 전설적인 사기꾼들을 실제로 만나면서 취재한 내용을 캐릭터에 버무려낸 영화다. 예고편만 보더라도 박신양, 염정아, 백윤식, 이문식 등 주요 배우들이 맡아 연기한 캐릭터들의 개성의 충돌이 한껏 부각된다. 4월15일 개봉을 앞두고 믹싱 작업을 하느라 정신없는 최동훈 감독을 졸라서 받아낸 시나리오 취재기는 영화를 맛보기 전에 한 숟갈 뜨는 애피타이저로는 더없는 선택이 될 듯하다.
프롤로그-1997년, 사기와의 첫 만남
1997년. 어느 백수가 대학을 졸업했다. 모름지기 지식인의 자세는 주경
<범죄의 재구성> 감독의 사기사건 취재수첩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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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년기의 대단원, 혹은 어떤 밀월의 추억
나는 한국영화가 소년기 혹은 성장영화 시대를 경과해왔고 이제 그 마지막 단계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영화를 특징짓는 젊음은 실제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 양자의 육체적 연령의 문제를 포함한다. 한국영화 르네상스가 시작된 1990년대 후반부터 이른바 1천만 관객시대가 개막된 현재까지의 시기를 한국의 젊은 감독과 젊은 관객의 밀월기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영화 중흥기를 이끈 60년대 세대의 감독들은 관객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70, 80년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정서적 통로를, 전통적인 영웅상이 아니라 양자가 공유한 소년성에서 찾았다.
<친구> <말죽거리 잔혹사> <품행제로>와 같은 자전적 색채가 강한 회고적 청춘드라마이건 아니면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좀더 양식화된 장르영화이건 또 아니면 <실미도>처럼 역사적 사건을 직접
한국영화의 ‘소년성’에 대한 단상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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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년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몇몇 비평가들은 한국영화가 고아의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까지 개봉된 이 시점에서 보면 그것은 극복돼야 할 결함이라기보다는 한국영화의 중요한 징후이자, 많은 한국영화의 장르적 성격과 밀접하게 연관된 구성적 요소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고아의식이라는 용어는 소년성으로 대체하는 것이 좀더 유용할 듯하다. 성공한 한국 대중영화들에는 영웅성의 자리를 소년성이 차지하고 있다. 이 소년성이 한국 장르영화의 불안정하며 변칙적 성격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여기서 소년성은 주인공들의 신체 연령이 아니라 영화의 이야기 속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욕망과 그들이 맺는 관계의 성격을 지칭한다. <실미도>의 설경구, <공동경비구역 JSA>의 이병헌을 일반적인 의미에서 소년이라 부를 수는 없지만 그들은 어떤 소년성을 공유하고 있다. 원작 일본 만화의 제목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긴 하지만
한국영화의 ‘소년성’에 대한 단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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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는 지금 소년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승승장구 관객 1천만 시대를 열고 있는 지금, 영화평론가 허문영씨는 한국영화의 현재를 이렇게 진단한다. 한국영화가 산업적 절정기에 있다는 일반론만으론 쉽게 납득하기 힘든 이 주장은 서로 다른 영화들의 내적 논리를 종횡으로 엮은 예민한 통찰의 결과다. <공동경비구역 JSA>부터 <태극기 휘날리며>까지 관객의 폭넓은 호응을 얻었던 다수 한국영화가 갖고 있는 서사구조의 특징은 한국영화의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미래를 내다보는 것까지 아우른다. 이 글을 통해 한국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어떤 경향을 함께 들여다보자.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가장 의아스런 장면은 이 영화의 결말이다. 노인이 된 오늘의 진석이 형의 유골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으로 끝날 듯하다가, 곧이어 한국전쟁 직후에 집으로 돌아온 청년 진석이 그의 가족들과 만나는 장면이 등장한다. 카메라는 공중으로 솟아오르며 황량한 폐허 한가운데 홀로 남겨진 진
한국영화의 ‘소년성’에 대한 단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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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구속을 뛰어넘어 서로를 만나는 여성들
뉴저먼 시네마의 어머니, 마가레테 폰 트로타 특별전
<독일 자매>
1981년 / 106분 / 35mm / 드라마 / 감독특별전
‘이상을 위한 폭력’이라는 모순에 대해 트로타가 해답으로 제시하는 것은 여성의 유대를 통한 폭력적 상황의 극복이다. 이 영화부터 일관되게 제시되는 트로타의 여성적 유대는 단순한 친밀감의 차원을 넘어서 독일 현대사의 상흔과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성격을 띤다. 그녀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인 <독일 자매>(1981)는 이같은 트로타의 생각이 더욱 구체화된 작품이다. 영화는 페미니스트 언니와 테러리스트 동생의 상반된 길을 보여준다. 결국 동생의 투옥과 의문의 자살을 통해, 언니는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려는 자매의 행동이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반항이라는 어떤 공통의 뿌리에서 나왔음을 이해하게 된다.
<로젠슈트라세>
2003년 / 136분 / 35mm / 드라마 /
4가지 욕망코드로 골라보는 제6회 서울여성영화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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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기 위해 싸운다
<우리 시대> Our Times…
릭샨 바니 에테맛 / 이란 / 2002년 / 75분 / 35mm / 다큐멘터리 / 새로운 물결
2001년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모티브를 얻은 <우리 시대>는 개혁의 순간을 기록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해 한 여성의 생존투쟁을 지켜보며 끝을 맺는다는 점에서 여성영화제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정치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허울 아래서>가 지난해 여성영화제에 초청됐고 이란의 대표적인 여성감독 중 하나이기도 한 락샨 바니 에테맛은 혼란에 빠진 독백으로 영화를 시작한다. 그녀는 카메라를 들기로 결심했지만, 어디에서부터 촬영을 시작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에테맛은 개혁주의 성향을 가진 현 대통령 모하마드 하타미를 지지하는 자신의 딸과 그 친구들을 인터뷰하다가 정부로부터 출마를 금지당한 48명의 여성 후보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그렇게 만난 여자가 홀로 어린 딸과 눈먼 어
4가지 욕망코드로 골라보는 제6회 서울여성영화제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