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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성 지수 ★★★★
이란 현대사 입문 지수 ★★★★
실사 따라하기 지수 ★
얼굴은 하얗고 머리는 까맣다. 눈은 길게 찢어진 타원에 작은 점 하나를 찍었고, 입은 한줄짜리 곡선이다. 기술의 진화를 과시하며 갈수록 치밀하게 실재를 모사하는 3D애니메이션의 호황 속에서 이 얼마나 뒤떨어진 모양새인지. 하지만 연습장을 북 찢어놓은 듯한 흑백의 셀애니메이션 <페르세폴리스>는 최첨단 기법을 동원해 범상한 교훈을 설파하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는 정반대로 단순하고 간소한 그릇에 복잡하고 풍성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란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마르잔 사트라피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동명의 그래픽 노블에 담았고, 책이 성공을 거두자 언더그라운드 만화작가인 뱅상 파르노와 함께 생애 첫 애니메이션을 연출했다. 이란의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인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16여년의 시간을 담는 <페르세폴리스>는 이란 소녀 마르잔이 혁명과 전쟁의 난기류를 헤
소녀의 시선을 통해 본 이란의 현대사 <페르세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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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재현 지수 ★★★★
라디오 다시듣기 희망 지수 ★★★☆
백인 출연 지수 ★
라디오 방송국 WOL의 PD 듀이(치웨텔 에지오포)는 교도소에 수감된 형의 면회장에서 우연히 교도소 최고의 인기 DJ 피티(돈 치들)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피티는 석방 뒤 막무가내로 듀이를 찾아가 라디오 DJ를 시켜달라며 방송국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마침 새로운 DJ를 물색하던 듀이는 방송국장 손더링(마틴 신)까지 속이고 피티에게 기회를 준다. 문까지 꼭 걸어 잠근 채 방송을 시작한 피티는 울렁증에 시달리고 과격한 언사로 손더링을 괴롭게 하지만, 밀려오는 청취자들의 전화 연결 요구에 손더링은 피티의 DJ 자리를 보장한다. 지나치리만큼 솔직담백한 피티의 입담은 점점 최고의 청취율을 기록하며 사람들을 들썩이게 하고, 듀이의 꿈이었던 TV 토크쇼 출연까지 이루어진다. 하지만 라디오 방송국 마이크에 더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피티가 방송 사고를 내면서 둘은 갈라서고 만다.
<톡투미>는 &l
흑인영화의 유구한 전통 <톡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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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강쇠의 정력지수 ★★★
에로 마니아들의 반가움 지수 ★★★★
아낙네들의 육덕스러움 지수 ★★
아낙네의 음기가 천지를 호령하는 어느 마을이 <가루지기>의 무대다. 떡장수 변강쇠(봉태규)는 허약하기 짝이 없는 마을사내들 중에서도 제일 가는 부실남. 속된 말로 “껍땅만 남자일 뿐 속 빈 강정”이다. 과부할멈(윤여정)에게 동정을 뺏기는가 하면, 여러 아낙네들에게 물건을 희롱당하며 하루하루를 굴욕으로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마을로 흘러들어온 달갱(김신아)에게 마음을 뺏긴다. 하지만 고자나 다름없는 강쇠에게 사랑은 언감생심 꿈꾸기 힘든 그림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강쇠는 우연히 만난 백발도사(송재호)에게 비책을 얻고 그의 도움으로 ‘힘세고 오래가는’ 마을 제일의 사내로 거듭난다. 오줌줄기로 산불을 진압하고, 힘센 절구질로 아낙네들의 몸을 저릿하게 만드는 그를 아낙네들이 가만둘 리 없는 건 당연한 일. 강쇠의 몸부림에 신음으로 화답하던 아낙네들은 저마다 선물을 싸들고 그의 집에 줄
21세기판 변강쇠전 <가루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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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관찰력 지수 ★★★★
내러티브 밀도 지수 ★★
감독과 배우(특히 하정우)의 호흡 지수 ★★★★
삶이 이처럼 쉬워도 되는 걸까. 골프 연습장이며 고급 헬스클럽을 오가며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승우(윤계상)는 청담동의 잘나가는 호스트다. 그에게 쿨하게 연애를 걸어오는 지원(윤진서) 역시 그와 동종업계 종사자인데 알고 보니 월세 350만원짜리 집을 감당할 만큼 잘나가는 몸이다. 승우의 누나와 동거 중인 또 다른 호스트 재현(하정우)은 당장 내일의 생활비도 없는 몸이지만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기 일보 직전이다.
삶이 이렇게 어려워도 되는 걸까. 한순간에 망해버린 집안에 대한 피해의식으로 가득한 승우는 잠시라도 연락이 되지 않으면 전전긍긍할 정도로 아끼는 여자친구를 한시도 믿지 못한다. 언제나 당당한 지원은 앞날을 향한 가늠에 누구보다 능함에도 불구하고 어제까지 한 침대를 썼던 이의 믿음 하나를 얻지 못해 대낮에 대로변에서 무참히 맞는다. 천냥 빚에 발목 잡힌 재현은 당장 오
돈이라는 이름의 욕망에 눈이 먼 이들 <비스티 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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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수 ★★★★
유머지수 ★★
모험지수 ★★★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정치가의 아들은 다시 정치가가 되고, 거대 기업 사장의 아들은 다시 거대 기업을 이끈다. 아오야마 고쇼의 만화를 원작으로 1996년부터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는 <명탐정 코난>의 극장판 중 6번째 작품인 <명탐정 코난: 베이커가의 망령>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는 일본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기술은 발달해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편한 삶을 추구하고 그렇게 변한 삶은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차이를 더 크게 만든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5년이 걸릴 성장을 1년 안에 가능하게 하는 기술도 발명되지만 이는 모두 특권층을 위한 신기술일 뿐이다. <명탐정 코난: 베이커가의 망령>은 점점 더 악화되는 일본사회를 소년 탐정단의 힘으로 바꿔가는 모험을 그린다. 최첨단 게임인 코쿤 체험 행사에 참여하게 된 코난과 장미, 미란 등은 가상의 19세기 런던으로 가 영국의 살인마 잭 더 리퍼와
흥미진진한 모험극 <명탐정 코난: 베이커가의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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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지수 ★★★☆
불륜지수 ★★★★☆
몰입지수 ★★★☆
헝클어진 성장기를 그린 영화 <할람포>는 내면의 순수가 환멸의 현실을 겪고 엉클어지는 성장영화의 문법을 순순히 따르는 법이 없다. 관능과 금기를 가로지르지만 소년은 결코 저 검은 욕망의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담백한 순수 청년으로 남아 있지도 않다. 그의 이름이 할람 포다. 로맨스와 치정, 음모와 진심, 여유로운 향유와 고통이 뒤섞인 소년의 성장기는 복잡한 증명문제처럼 도통 다음 해법이 예측되지 않는다.
할람(제이미 벨)의 유일한 취미는 건축가인 아버지가 지어준 높은 나무집에 올라가 사람들의 은밀한 생활을 엿보는 것. 이 17살의 피핑톰은 새엄마가 자신의 죽은 엄마를 살해했다고 믿으며 그 음모를 파헤친다. 새엄마와 싸우다 예기치 않게 그녀와 첫 섹스를 하게 된 할람은 충격과 모멸감에 집을 떠나 무작정 에든버러로 향한다. 나무 타던 실력으로 에든버러의 높은 빌딩들의 능선을 여유롭게 타고 다니던
헝클어진 성장기를 그린 영화 <할람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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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극지수 ★★★
비극지수 ★★★
리비도지수 ★★★★
왜소한 체격의 키 작은 청년 디떼는 시골 식당의 웨이터다. 그는 식당을 찾는 부자 노인들을 관찰하며 ‘부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혹은 돈의 습성에 대해 생각한다. 때마침 지폐로 카펫을 만들 정도의 돈을 번 어느 상인이 ‘무엇을 사고 어디에다 팔지 알아야 돈을 번다’고 설파하는 모습에 매혹된 디떼는 인생의 목표를 백만장자에 두기 시작한다. 그는 한 일터에서의 배움이 무르익고 자신의 운이 다했음을 느낄 때마다 좀더 큰물로 옮긴다. 그때마다 그의 곁에는 새로운 여자가 생기고 부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이 생긴다. 스펀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디떼. 여자를 유혹하는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직급을 승격시키는 기술 또한 늘어간다. 하지만 어느덧 히틀러의 시대가 도래하고, 이 체코 청년은 시대의 급물살을 타는 법 또한 익히게 된다.
<가까이서 본 기차> <줄 위의 종달새> <거지의 오페라>로 잘 알려진 체코
인생사를 통해 본 격변의 시대 <나는 영국왕을 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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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호감 지수 ★★★
교훈 지수 ★★★☆
성인관객 재미지수 ★★☆
<호튼>은 너무 작아 우리 눈에 띄지 않는 세계의 ‘천재지변’으로 시작한다. 둥근 이슬 한 방울이 풀잎에 미끄럼을 타더니 솔방울을 굴리고 그 솔방울이 민들레 군락을 들이받는다. 예민한 꽃들은 와글와글 홀씨를 공중에 흩뿌리고, 그중 먼지 한톨이 샤워 중이던 코끼리 호튼(짐 캐리/차태현)에게 날아간다. 구해달라는 가냘픈 비명의 출처가 먼지임을 발견한 호튼은 그 안에 사는 조그만 사람들을 보호하겠다고 결심한다. “아무리 작아도 사람은 다 사람”이라는 호튼의 대사는 이 이야기의 씨앗이자 열매다. 연통을 통해 우연히 호튼과 인사를 나눈 ‘누군가 마을’의 시장(스티브 카렐/유세윤)은 덩치 큰 새 친구에게서 마을을 안전하게 지켜주겠다는 약조를 받는다. 하지만 티끌을 애지중지하는 호튼을 정글의 이웃들은 미친 코끼리 취급한다. 평소 호튼이 아이들의 교사 노릇을 하는 걸 못마땅해하던 극성 엄마 캥거루(캐롤 버넷/최수민
이질적 존재와 공존할 필요 <호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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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지수 ★★★★★
명랑지수 ★★
희망지수 ★★★☆
<다섯은 너무 많아>로 독립영화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던 안슬기 감독이 두 번째 독립장편영화 <나의 노래는>으로 돌아왔다. 구질구질하고 청승맞은 청춘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인상적인 이 영화는 질풍노도의 성장기를 다루지는 않는다. 영화는 가난하고 꿈도 없는 소년에서 무기력한 청년 사이를 사는 스무살 희철의 일상을 천천히 따라간다. 이 은근한 시선은 청년이 서서히 뿌리 깊게 삶에 안착하며 스스로의 품 속에 소박하나마 분명한 소망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 이어진다.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소년을 생활 청년으로 만들면서 영화는 이 나이 또래가 겪는 불투명한 미래에 실현 가능한 실천의 윤리를 제시한다.
할머니는 신앙에 빠져 있고, 아버지는 대책없이 무능한 철부지다. 가난한 살림에 고등학교 졸업 뒤 분식집에서 배달을 하는 스무살 희철(신현호)에겐 꿈이 없다. 목적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음식 배달을 하다 우
회색빛의 청춘들에 대한 관심 <나의 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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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친화력 지수 ★★★★★
멜로 지수 ☆
눈물 날 확률 지수 ★★★★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에서 단순한 공간적 배경 이상의 역할을 해왔던 나라현의 유현한 숲은,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너를 보내는 숲>에 이르러서는 등장인물을 넘어서는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이 영화는 아내를 떠나보낸 한 남자와 아이를 잃은 한 여자와 그들을 품은 숲이라는 세 존재가 어우러진 1박2일의 기록이다. 그런데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 가족과 연인의 관계에 머물던 이전 영화들과 달리 이번에는 완전한 타인들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변화와 더불어 혈연과 애정으로 맺어진 관계에선 내장되었던 연민의 정서가 <너를 보내는 숲>에서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분출되고 있다. 감독은 이제 자신을 치유하는 데서 나아가 타인의 상처를 어루만지고자 한다.
아이를 잃고 남편과도 사이가 멀어진 마치코(오노 마치코)는 숲속에 자리잡은 요양원에서 노인
1박2일의 기록 <너를 보내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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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과 이연걸의 호흡 지수 ★★★★
유역비 매력 지수 ★★★★
이연걸의 1인2역 실력 ★★
감독이 백인이라고 섭섭해할 이유는 없다. 타란티노의 <킬 빌> 시리즈가 그해 동서양을 통틀어 최고의 쿵후영화였듯 롭 민코프 감독의 <포비든 킹덤: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 역시 ‘최고’라 할 순 없어도 그에 버금가도록 귀여운 안간힘을 쓰는 영화다. 무엇보다 성룡과 이연걸을 동시에 캐스팅했다는 사실이 영화에 투입된 자본의 국적을 가리고 다국적 스탭 구성을 따져 묻는 수고스러운 작업 자체를 무력화한다. 코믹 쿵후의 창시자나 다름없는 성룡과 중국 본토에서 건너온 이연걸은, 이소룡 사후 홍콩 무협영화를 떠받쳐온 이름들이다. 게다가 <킬 빌>이 과거 쇼브러더스 스튜디오의 로고를 오프닝에 삽입하며 존경을 표했듯, <포비든 킹덤…>도 의외로 성룡과 이연걸 그 이전의 쿵후영화 전통에 오마주를 바치는 장면들로 시작한다. 옛 무협영화 포스터들의 조합으로 경쾌하게
성룡과 이연걸의 ‘꿈의 대결’ <포비든 킹덤: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