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환. 그는 재일조선인이다. 일본 리쓰메이칸대학 선임연구원인 그는 2009년 서울에서 개최된 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사카총영사관에 여행증명서 발급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경향신문> 2012년 12월10일치 사설 ‘무국적 동포 인권 누가 보호해줘야 하나’) “경찰청에서 신원증명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정씨는 조선적(朝鮮籍)을 지닌 재일조선인이다. 그의 국적은 대한민국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일본도 아닌 ‘조선’이다. “조선적들은 무국적자”이며 “친북성향도 의심되기 때문에 외국인보다도 엄격하게 입국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한국 정부를 상대로 그는 현재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1심에서 승소했지만, 2심에서 패했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정씨의 사연을 뒤늦게 접한 뒤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 2008년 이후 한국 정부가 조선적 재일조선인들의 여행증명서 발급 요청을 묵살해왔음을 알게 됐다. 그전엔 많아야 한해 4
[에디토리얼] 동정과 연민만으로는 부족하다
-
[헌즈 다이어리]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설마...
[헌즈 다이어리]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설마...
-
트위터에서 재밌는 멘션을 하나 봤다. 최근 흥행한 영화 중 대표적인 게 <레미제라블> <7번방의 선물> <남쪽으로 튀어>인데, 이 영화들이 흥행한 이유가 대선에서 패배를 맛본 48%가 영화관만 찾아서 돌아다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믿거나 말거나 한 내용이지만 문득, 다음과 같은 해석을 해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영화의 내용을 보면 (<7번방의 선물>은 보지 못했기에 나머지 두 영화만 놓고 보면) 현실의 벽 앞에서 처절하게 부서지고 깨지는 내용이다. 물론 그 안에는 처절한 몸부림도 있고, 미래에 대한 약간의 희망도 있지만 어쨌거나 결말은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위로’가 된다면, 바로 영화 속 현실이 개박살이 났기 때문이라고밖엔 해석이 안된다. 어려운 현실을 초인적으로 극복해내는 내용을 봐도 시원찮을 판에 영화 속 개박살을 보며 “와, 나랑 똑같아! 너무 공감돼!” 하며 위로를 받는다? 가히 무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공감쟁이 vs 권위쟁이
-
예전 잡지사 선배가 SBS 드라마 <토마토>의 구두 디자인 대결에 관해 격분하는 걸 듣고 ‘오오, 그렇구나’ 뒤늦게 깨친 일이 있다. 첼리스트의 무대용 구두를 두 회사가 각각 제작한 뒤 어느 쪽 구두가 선택받는지 가리는 미션에서 악녀 세라(김지영)는 진짜 루비가 달린 샌들 형식의 구두를, 주인공 한이(김희선)는 평범한 검은색 통굽 구두를 제작한다. 처음엔 세라의 것을 골랐던 첼리스트는 신어보니 편하다는 이유로 일본 무대에선 통굽 구두를 신겠다고 통보한다. 이를 두고 선배는 여성이 구두에 두는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라고 혹평했었다. 더불어 창의적인 직업인에 대한 묘사가 부실한 드라마까지도.
KBS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을 보다가 선배의 말이 떠올라 <토마토>를 ‘다시 보기’했더니 과연! 문제의 구두는 무대의상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투박한 검정색 효도신발처럼 생겼더라. 화려함과 고급을 추구하는 악녀가 착한 주인공에게 허를 찔리는 반전
[유선주의 TVIEW] 자, 이제 창조적인 작업물을 보여줘
-
-
[올드독의 영화노트] <로봇 앤 프랭크> 어떤 아날로그적인 영역
[올드독의 영화노트] <로봇 앤 프랭크> 어떤 아날로그적인 영역
-
[정훈이 만화]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 엘리트라는 자부심
[정훈이 만화]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 엘리트라는 자부심
-
[헌즈 다이어리] <신세계> 당신이 승자요
[헌즈 다이어리] <신세계> 당신이 승자요
-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5대 국정목표를 훑어보니, 유독 창(創) 자가 많은 것이 대번에 눈에 띄었다. 일자리 창출의 창, 창조경제의 창, 창의교육의 창. 한자사전을 찾아보니, 창출(創出)과 창조(創造)와 창의(創意)의 ‘창’은 비롯하다, 시작하다라는 뜻을 지녔다. 상식적으로 무에서 유가 만들어지진 않는다. 기존의 것을 해체하고 다시 재구성해야만, 새로운 것이 비롯되고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창(創) 자 안에 이미 칼 도(刀) 자가 기둥처럼 세워져 있지 않은가. 베어내지 않고 피흘리지 않으면, 창출과 창조와 창의는 불가능하다. 때론 제 몸, 제 살의 환부에도 칼을 과감하게 들이댈 수 있어야 한다. 과연 그런 의지가 새 정부에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정해졌고, 대통령 취임식이 코앞이긴 하지만, 섣불리 아니라고 단정하긴 이르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이렇게 물어볼 순 있을 것 같다. 새 정부가 만약 칼을 꺼내든다면, 그 칼끝은 어디로 향할까. 무엇을 베어내야 할지 인
[에디토리얼] 창(窓)과 창(創)
-
다가오는 3월, 내가 가장 기대하는 영화는 제주 4.3 항쟁을 다룬 오멸 감독의 <지슬>이다. 한 사회 공동체에는 가능한 많이, 더 다양한 방법으로 예술이 되어야 하는 사건들이 있다. 극단적 폭력성이 악랄한 사건일수록 다양한 예술작업이 후속되어야 한다. 예술은 ‘사건’의 가장 후미진 경계까지를 보듬으며 인간의 치유에 관여하는 숙명을 지녔기 때문이다. ‘광주민주화운동’, ‘제주 4.3 항쟁’, 가장 가깝게는 ‘용산참사’ 같은 ‘사건’들은 그러므로 더 충분히 더 적극적으로 예술이 되어야 한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착각)하는 사건들에 대한 충분한 공유와 다양한 공감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과거의 사건은 너무도 흔히 현재의 사건으로 폭력적 재발을 감행하므로 더더욱 그러하다.
지슬. 제주 방언으로 ‘감자’라는 뜻의 이 영화가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상하게도 가슴이 뭉클했다. 제주는 4.3의 트라우마가 현재형인 곳이다. <지슬>의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지슬>을 기다리며
-
[올드독의 영화노트] <원 데이> 엠마의 마음
[올드독의 영화노트] <원 데이> 엠마의 마음
-
[정훈이 만화] <남자사용설명서> 남편사용설명서
[정훈이 만화] <남자사용설명서> 남편사용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