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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뽑을 때 가장 난감한 꼭지를 꼽으라면 ‘tview’다. 뉴스와 스포츠 중계를 제외하곤 TV를 거들떠보지 않기 때문이다. 관심이 없으니 지식이 없고, 지식이 없으니 의견이 없다. 캐릭터를 숙지하고 있지 못해 줄거리를 헷갈리는 경우도 많다. 필자들이 활용한 유행어를 한눈에 알아먹지 못해 애먹기도 한다. <씨네21> 기자들은 대부분 TV를 즐겨보는 편이다. 술자리에서도 따끈따끈한 신작 드라마와 인기몰이 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촌평이 자주 오가는데 그때마다 잠자코 묵언수행에 돌입해야 한다. TV에 관한 한 까막눈이다.
넋 놓고 TV 보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고3 때였다. EBS 교육방송을 보는 척하다 부모님이 코 골면 채널을 재빨리 돌렸다. 감시를 피해 드라마를 보다 어머니에게 등짝을 맞는 일도 잦았다. TV에서 밥이 나오냐, 돈이 나오냐는 지청구를 물리치려고 갖은 수를 짜내기도 했다. 학교에서 밤늦게까지 자율학습을 한다고 해놓고, 수업이 끝나면 학교 앞 슈퍼마켓 좌판
[에디토리얼] 연애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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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은 강우규 열사였다. 일제 요인 암살을 시도했던 독립운동가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암살에 실패했던 강우규 열사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요인 암살에 ‘성공’한 안중근, 윤봉길 의사만큼 사람들이 기억해주지 않았다. 그런 세상을 보며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고 그래서 강우규 열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강우규 열사 기획안은 다큐프라임 공모에서 채택되지 못했다.
이후 기획방향을 수정해서 ‘독립유공자 후손’이라는 컨셉으로 다시 기획안을 제출했다. 강우규 열사와 결은 조금 다르지만 독립유공자 후손들 역시 사람들의 기억에서 소외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기획안이 공모에서 채택이 되었고, 본격적으로 다양한 후손들에 대한 자료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반민특위 후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특히 후손들이 정기적인 모임을 꽤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 PD 입장에서 가장 먼저 귀에 들어왔다. 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럴 경우엔 제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주객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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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광장’에 진입하려면 우선 고속도로를 타고 톨게이트를 통과해야 하는 법. 야근 중에 그가 내미는 초밥 도시락을 나눠먹으며 일과 사랑을 성취하려면 우선 취직을 해야 한다. 이때 채용면접장은 여주인공이 유학파 본부장님 또는 실장님과 두 번째 조우하는 장소가 되고, 해프닝으로 쌓은 인연은 면접의 하이패스가 되어주는 셈. 이것이 처지를 보완하는 인맥과 연줄이란 것은 SBS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의 마지막 회에서 밝혀진다. 다시 취업전선에 나선 한세경(문근영)이 의류회사 면접에서 아르테미스 회장의 비공식 스타일리스트였다는 것을 어필하자 면접관들은 그녀가 한때 패션업계 거물의 피앙세였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점수를 고친다. ‘조금 전까지 난 D였을 거다. 그리고 이젠 A로 매겨지겠지. 헤어지고 나서야 난 정말 그 사람을 이용하게 되었다.’
트렌디 드라마에서 근사한 전문직으로 자아 실현하던 주인공들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사태를 꿈으로 버티는 백수시대를 지나, 취업경쟁
[유선주의 TVIEW] 현실이 어두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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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이 창간한 해. 아무것도 모르고 취재하러 간 칸영화제에서 정신을 추스르려 책방에 들어갔다가, 칸에 관한 로저 에버트의 에세이 <한낮의 태양 아래서 2주일>(Two Weeks in the Midday Sun)을 집었다. 저자 사인회라도 했는지 친필서명도 있다. 에버트는 이 책의 삽화도 직접 그렸는데, 당시 평론가들 사이에 유행했던 조명 들어오는 펜을 향한 울화통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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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결혼기념일에 공교롭게도 <안나 카레니나> 시사를 놓치고 <호프 스프링즈> 시사에 출석했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해볼까 했으나, 역시 억지스러워서 그만두기로 한다. 세 자녀를 다 키워 독립시킨 결혼 30년차 케이(메릴 스트립)는 결혼의 낭만을 회복하고자 시도하지만 남편 아놀드(토미 리 존스)의 반응은 한마디로 “이 여편네가 뭘 새삼스럽게!”다. 케이는 온화하지만 결코 물렁한 여자가 아니다. 극히 비협조적인 남편을 한사코 카운슬링 여행에 끌고 가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태엽 감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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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호스트> 외계인 이주 계획
[정훈이 만화] <호스트> 외계인 이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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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오블리비언> 두 선택의 길
[헌즈 다이어리] <오블리비언> 두 선택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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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OO의 행보를 어떻게 보십니까?” 한 영화인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의견을 묻는다기보다 할 말이 있어 보였다. 얼마 전 연락을 나눴을 때만 해도 영화계 안팎에 별다른 이슈가 없다고 잘라 말했던 그였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이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 그는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이 발의 준비 중인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이하 영비법) 개정안을 문제삼았다. 이번 개정안은 특정 영화가 일정 스크린 이상을 점유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대기업의 영화상영업과 배급업 겸업 및 영화제작업 참여를 금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그는 제2차 노사정 이행 협약(4월16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개정안이 발의되면 지난 8개월 동안 영화계 제 단체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고 걱정했다. 단계적으로 산업 내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하자고 1년 전에 약속했는데, 법안이 발의될 경우 그동안 협상 테이블에 참여해왔던 대기업들이 노사정 이행 협약을 끌어낸
[에디토리얼] 데자뷰와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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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꽃의 계절이다. 봄꽃들이 까르륵대며 올라오는 중이다. 이맘때면 꽃을 사랑한 화가들이 떠오른다. 꽃을 사랑한 화가들은 꽃이 사랑한 화가들이기도 하다. 봄볕 속에 나른하고 비스듬히 앉은 채 뒤적거리게 되는 화집은 주로 조지아 오키프. 생명력 가득한 우아함과 힘, 관능적인 해방감, 건강한 욕망과 자유. 그녀가 그린 꽃들은 하나씩의 생생한 우주로 존재한다. 개화와 낙화로 대변되는 생로병사의 일반론에 파묻히지 않고 저마다의 고유한 에너지 파동으로 퍼덕거린다. 조지아 오키프는 자연의 존재방식이 인간의 모든 예술창조 행위의 근원임을 증명하는 탁월한 예술가 중 하나다. 꽃, 조개껍질, 돌멩이, 나뭇조각 등에서 그녀가 발견해내는 새로운 우주는 한없이 매혹적이다. 평생토록 일관되게 그녀가 말해온 것처럼 “세상의 광활함과 경이로움을 가장 잘 깨닫게 해주는 것은 바로 자연이다.”
봄의 꽃 폭풍 속에서 조지아 오키프의 꽃들을 즐기고 있을 때, 나는 감사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봄이면 어쩔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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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출신 배우, 음주단속 적발”이라는 기사 제목을 보는 순간 불길한 기운이 뉴런을 타고 대뇌의 전두엽을 강타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tvN <푸른 거탑>의 최종훈 병장(a.k.a ‘말년’) 역을 맡고 있는 연기자 최종훈이 집 근처에서 대리운전기사를 보낸 뒤 500m가량을 운전해 주차를 하려다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최 병장이 영창에 가는 설정으로 잠시 하차하게 된다는 제작진의 발표에 오장육부로부터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휘몰아쳤다. 말년에 군기교육대도 아니고 영창이라니, 추억록 만들다 14박15일 영창 갔던 것도 모자라 또 영창이라니! 이런 제엔장! 이 나이에 군인 걱정을 하고 있다니 이게 바로 ‘곰신’의 마음… 아, 아닌가.
어쨌든 KBS <유머1번지> ‘동작 그만’ 이후 최고의 군대 코미디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푸른 거탑>은 요즘 가장 눈에 띄는 만듦새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3소대라는, 작지만
[최지은의 TVIEW] 웃고 있어도 웃고 싶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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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바디스>와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배우 출신으로 첫 장편 <디어 한나>(2011)로 연출력을 과시한 패디 콘시다인이 차기작 시나리오 <The Years of the Locust>의 탈고를 트위터로 알렸다. “이제 제작비 2천만달러만 있으면 된다”는 글귀에, 성취감과 근심이 뒤섞인 심호흡이 배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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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장애를 만나 비로소 로맨스라는 ‘서사’가 된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사랑의 걸림돌은 종족이다. 더구나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은 사랑을 가로막는 방해물인 동시에, 에드워드가 지닌 힘과 아름다움의 근원이기도 하다. 뭇사람이 보기에는 박해받아 마땅한 괴물이지만 내 눈에는 완벽한 왕자님이라. 소녀들에게 이보다 아련하고 치명적인 사랑은 없다. 뱀파이어 남친의 자리에 좀비를 데려다놓은 <웜바디스>는 핸디캡을 안고 출발한다. 순백의 낯빛에 유난히 붉은 입술로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너무 후져서 예술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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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지.아이.조2> 한반도에 전쟁이?
[정훈이 만화] <지.아이.조2> 한반도에 전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