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 [이창] 나는 개를 좋아한다 지난 여름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2의 마지막회 대본을 넘긴 나는 인간이라기보다는 거의 좀비에 가까운 상태였다. 방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을 집으려 허리를 굽히다 픽∼ 쓰러질 정도로 쇠해진 기력에 그 길로 바로 휴대폰을 눌렀다. ‘형! 나 살고 봐야겠어! 개를 먹어야겠어!’ 그 길로 바로 픽업이 되어 성북동으로 향했다. 수육과 전골을 먹으며 내내 글: 신정구 │ 2005-12-23
- [이창] [이창] 조용히 필사적으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가만히 살펴보면) 한 무리의 인간들이 조용히 필사적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이 구절을 처음에 읽었을 때에는 ‘필사적’이라는 말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렇다. ‘필사적’은 힘이 세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조용히’가 더 와 닿았다. 초등학교 칠판에 종종 써 있던 말이다. ‘조용히’, 이 말은 힘이 글: 김영하 │ 2005-12-16
- [이창] [이창] 안녕하세요 김성일씨! 나의 옆집에 사는 김성일씨는 스타일리스트이다. 그리고 그는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박희진이 연기했던 ‘안성댁’의 실제 모델이다. 나는 안성댁의 대사를 쓸 때가 가장 쉬웠다. 그냥 ‘과연 김성일씨라면 이 상황에서 뭐라고 말했을까?’를 고민하면 되는 거였다. 나는 아직 그보다 더 재밌고 유쾌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예를 들면 김성일씨의 차를 얻어 글: 신정구 │ 2005-12-09
- [이창] [이창] 오리 오리,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씨네21> 독자들이라면 아마도 홍상수 감독 영화에 나오는 오리배를 떠올릴 분이 많을 테고 요즘 뉴스 많이 보시는 분들이라면 그 무섭다는 조류독감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리궁둥이, 오리발, 오리주둥이, 오리너구리 같은 복합어들도 줄줄이 떠오른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 같은 속담도 있다. 좋은 이미지 글: 김영하 │ 2005-12-02
- [이창] [이창] 아버지는 아무말도 없었다 아버지는 술을 좋아하셨다. 나와 아버지와 함께한 시간은 15년… 내가 16살이 되던 해에 나를 떠나셨다. 나는 나의 아주 어렸던 시절까지도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다. 어머니의 자궁 속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던 기억이 약간 흐릿할 뿐…. 그 이후는 지난해 10월, 아티지아노의 라떼를 처음 먹던 날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과장된 거 인정한다. 암튼 그토록 병 글: 신정구 │ 2005-11-25
- [이창] [이창] 듣는 문학 vs 읽는 문학 시는 읽는 것일까, 듣는 것일까. 예를 들어 밥 딜런이나 김광석을 (수사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시인이라 부를 수 있을까? 몇년 전 벤저민 제퍼니아라는 영국 시인이 서울을 찾아온 적이 있었다.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버밍엄의 빈민가에서 자라난 그는 18살 때까지 문맹이었다. 문자를 몰랐지만 그는 이미 시인이었다. 교회에서 목사님이 성경책을 읽 글: 김영하 │ 2005-11-18
- [이창] [이창] 은하씨의 행복을 빌며… 안녕하세요 은하씨! 이런저런 말보다 우선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결혼식에 직접 참여하여 얼굴 뵙고 인사드리는 것이 예의인 줄 알지만 일면식도 없는 제게 청첩장을 보내실 리도 없고 설사 받았다 해도 그날은 제가 무척 중요한 일이 있어 결혼식에 참석할 수가 없었습니다. 홈쇼핑으로 주문한 이사벨 소이 소스 크랩- 일명 김수미 간장 게장이 배송되 글: 신정구 │ 200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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