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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차림의 예쁜 소년이 소리도 없이 다가와 옆자리에 앉는다. 반사적으로 훔쳐본 이마에 번개 모양 흉터는 없다. 열세살 생일을 보름 앞둔 이 아이를 두고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은 “한 영화의 히어로로서 의식이 성장했다”고 말했던가 스크린에서 본 것보다 훨씬 여린 이목구비와 솜털에 감싸인 어린 뺨은 감독의 자랑을 잠깐 의심케 했지만, 지난해 겨울보다 한층 깊어진 음성에 실려 돌아오는 천진하고도 정중한 대답에는 선택받은 소년의 사색과 책임감이 깃들어 있었다.1편을 마치고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시작하기 전까지 어떻게 보냈나.→ 스페인 여행을 갔다. 빌바오를 거쳐 바르셀로나로 갔는데 아주 즐거웠다.<…비밀의 방> 촬영에서 힘들었던 점은.→ 대사가 많았다. 또, 격렬한 이야기인 만큼 나도 격렬해져야 했다.만약 연기자로서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한다면, 해리 포터라는 캐릭터와 동일시되는 것이 무거운 부담일 수도 있는데.→ 나는 무엇보다 계속 배우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해리 포터 역 배우 대니얼 래드클리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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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재미난 농담을 독차지하는 론 위즐리처럼, 루퍼트 그린트는 은근히 장난을 즐기고 웃음도 헤픈 소년이다. 동시에 세 친구 중 배우로서 미래에 가장 굳은 확신과 의욕을 지닌 자못 진지한 연기자이기도 하다. 인터뷰에 동석한 홍보담당자는 루퍼트가 분장을 하고 랩을 하는 자신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든 오디션 비디오테이프를 여전히 남들에게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고 귀띔하며 그의 명랑한 성격을 강조하려 하지만 소년에게 인터뷰는 역시 아직 수줍다. 루퍼트 그린트는 사탕을 우물대는 듯한 론 특유의 난처한 표정으로 겸손하게 인터뷰에 응했다.질문<해리 포터> 영화가 인생을 바꾸어놓았다고 느끼나.→ 물론.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나를 알아보고 론이라고 부르며 온갖 물건에다 사인을 청한다. 어제는 수표책에 사인을 해달라는 부탁도 받았다! 집에서는 달라진 게 없다. 론처럼 네명의 형제자매가 있는 대가족인데 영화스타가 됐다고 봐주는 것은 하나도 없다.<…비밀의
론 위즐리 역 루퍼트 그린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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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썰미 있는 관객이라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공부벌레 꼬마에게서, 수년 안에 붉은 장미처럼 피어날 요염한 아가씨를 보았으리라. 두 남자 동료와 대조적인 화사한 걸음걸이로 테이블로 다가온 에마 왓슨은, 빨대를 꽂은 주스 팩을 테이블 위에 우아하게 내려놓고 다리를 꼬고 앉은 다음, 교실 앞줄에 앉은 전교 수석 헤르미온느의 표정을 지었다. “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하는.
<…비밀의 방>에서는 친구들의 모험에 동참 못하는 시간이 긴데.
→ 이번에 나는 못된 마법에 걸려 오랫동안 병실 신세를 진다. 신경이 예민해질수도 있는 일이지만 덕분에 못 만난 친구들과 만날 시간도 있고 좋았다.
학교생활은 어떤가.
→ 좋다. 내년이면 8년째 다니는 셈이니 친구들도 제법 친하다. 친구들은 그저 이곳 생활을 많이 궁금해한다. 나를 특별히 달리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제작자는 당신을 선택했다. 스스로 특별한 점이 있다고 느낀다면.
→ 내게 잘난 점이 있다고 생각한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역 에마 왓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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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의 거장 김기영 감독의 71년 작 <화녀>가 다시 만들어진다. 영화사 프리모(대표 이재헌)는 최근 이 영화의 판권을 계약하고 내년 4월 크랭크인을 목표로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화녀>는 양계장을 운영하는 아내에게 의지해 살아가는 한 작곡가가 시골에서 상경한 하녀를 겁탈해 임신시킨 뒤 그녀에 의해 가정이 파탄으로 치닫는다는 내용의 스릴러 영화. 자신이 연출했던 60년 작 <하녀>를 다시 만든 작품으로 스릴러.
새로 만들어지는 <화녀>의 연출은 <여고괴담>의 박기형 감독이 맡을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기영 감독 <화녀> 리메이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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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채널 OCN은 곧 다가올 16대 대통령 선거에 맞춰 대통령을 둘러싼 음모와 배신을 다룬 영화를 방영하는 특집을 마련한다.11월 3일부터 24일까지 매주 일요일 밤10시에 최고권력의 이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룬 영화 <닉슨> <사선에서> <왝 더 독> <프라이머리 컬러스>등 4편을 방영하는 것. 우선 11월 3일에는 앤소니 홉킨스, 조안 앨런 주연의 95년작 <닉슨>이 방영된다. 초라한 배경에서 성장,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가 처참한 종말을 맞이했던 미국 37대 대통령 닉슨의 드라마틱한 생애를 그린 작품으로 워터게이트, 카스트로 암살 등 아직도 미궁에 빠져있는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집요한 분석이 돋보인다. 10일에는 대통령 암살 음모에 맞서 싸우는 경호원의 이야기를 그린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사선에서>가 전파를 탄다. 17일에는 로버트 드니로,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정치풍자극 <왝 더 독>이,
OCN, 대통령 영화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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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 루시예요. 진짜 이름은 따로 있는데, <아이 엠 샘>을 보신 분들이 기억하시기 편하게 루시라고 소개할게요. <아이 엠 샘>은 루시와 아빠 이야기예요. 루시는 누구보다 아빠를 사랑하고, 아빠도 누구보다 루시를 사랑해요. 그런데 아빠 정신연령이 일곱살밖에 안 된다고 기관에서 둘을 갈라놓으려고 해요. 그래선 안 되잖아요. 그렇게 사랑하는데 헤어지게 할 순 없잖아요.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감동했어요. 제가 행운아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더 행운인 건, 우리 아빠를 숀 펜 아저씨가 연기했다는 거예요. 영화에서 루시는 아빠보다 똑똑해지는 게 싫어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아빠가 읽을 수 없다면, 나도 읽기 싫어요.” 이러면서 어려운 책을 집어던지죠. 저는 촬영장에서 아저씨를 보면서 반대로 생각했어요. 아저씨처럼 똑똑해지고 싶고, 연기를 잘하고 싶다고요. 그러려면 많이많이 배우고, 얼른 어른이 돼야겠다고요.제가 숀 펜 아저씨 얘기를 한다
<아이 엠 샘>의 루시,아빠 숀 펜을 말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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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아저씨가 <아이 엠 샘> 같은 ‘좋은’ 영화에 나온 게 이상하대요. 왜냐면 아저씨는 그동안 ‘나쁜’ 영화에만 나온 ‘나쁜’ 배우였다거든요. 루시 아빠 샘은 세상에서 젤로 착하고 사랑이 깊은 사람인데, 숀 펜 아저씨는 그동안 그런 사람을 연기한 적이 거의 없었대요. 왜냐면 좋은 영화에 나오는 좋은 사람 중에서는 하고 싶은 역할이 하나도 없었대요. 다 똑같으니까요. 그런데 루시 아빠 샘은 달랐대요. “멋진 역할은 배우가 피해가야 하는 함정 같은 거란다. 피하기 힘들지만, 피해가야 하지. 그런데 샘은 달랐어. 내 마음을 툭하고 건드렸단다. 영화가 아니라 진짜 같았거든.” 아하, 이제 알겠어요. 아저씨는 ‘좋으냐, 나쁘냐’보다 ‘진짜냐, 가짜냐’를 더 따지는 사람이에요. 제가 보기에도, 아저씨가 연기한 샘은 ‘진짜’예요. 왜냐면, 아저씨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빠거든요. 아저씨는 요즘 아이들이랑 같이 자전거도 타고 책도 읽으면서 논대요. 가족이랑 떨어져야 하는 일은 아예
<아이 엠 샘>의 루시,아빠 숀 펜을 말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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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화가 나 있었던 것 같아요. 왜, 누구한테 화가 났을까.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사랑해주지 않았는가보다, 그렇게 생각해봤는데, 그건 아니래요. 아저씨네 집 사람들은 서로 사이가 좋았대요. 형제들이랑 같이 놀러다니고 영화도 찍고 그랬다니까요. 나중에 들은 얘긴데, 아저씨 아빠는 감독님이고, 엄마는 배우래요. 그런데 아저씨 아빠가 젊었을 때 나라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아저씨, 아줌마들을 혼내준 일(메카시 열풍)이 있었대요. 그때 아저씨 아빠가 그런 친구들을 나라에 고자질하지 않아서, 일을 더 못하게 됐대요. 아저씨가 어렸을 때 엘리아 카잔 할아버지(고자질쟁이래요)가 아저씨 동네에서 영화를 찍었는데요, 아저씨 아빠는 그 할아버지 인사를 받지도 않았대요. 화가 나서요. 너무 옛날 얘기라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했더니, 아저씨는 요즘도 다르지 않다고 말해요. “그런 일은 언제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단다. 할리우드 사람들은 다 겁쟁이거든.” 할리우드엔 똑똑하고 용감한 아저씨
<아이 엠 샘>의 루시,아빠 숀 펜을 말하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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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펜의 미덕은 그가 문제적 인물들에게서 공감과 연민을 이끌어낸다는 데 있다. 그는 결코 성자는 못 된다.” <아이 엠 샘>의 감독 제시 넬슨은 숀 펜의 연기 미학을 이렇게 정의한다. 이것은 비단 이 영화에서의 연기에 한정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숀 펜은 언제나 미국의 가장 어두운 그늘에 웅크린 구제불능의 문제아들을 연기해왔다. 납치에 강 살인죄로 수감되고도 자신의 영혼을 위로하러 온 수녀를 희롱하던 그 눈빛, 그 웃음(<데드 맨 워킹>). 동정할 가치도 없는, 최악의 인간이 거기 있었다. 그런 그가 몸을 떨며 눈물을 흘릴 때 그것이 진정한 참회가 아니라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임을 알면서도, 우린 용서하고 만다. <칼리토>의 타락한 변호사는 어떠한가. 암흑가 거물인 친구에게 “기생하던 그는 결정적인 순신의를 내팽개친다. 천박한 생존 근성. 그런데 가엾다. <유 턴>의 ‘재수 옴붙은’ 사나이 바비도 마찬가지다. 그는 돈을 갚으러 가던 길에,
미국사회의 폐부를 찌르는 배우 숀 펜·감독 숀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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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점에서 많은 평론가들이 내 생각에 동의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지만, 김인식 감독의 데뷔작 <로드무비>는 분명 걸작이다. 지금으로부터 수년 뒤, 나는 이 작품이 장래의 고전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또한 프랑스 사람들이 일컫는 이른바 un film maudit, 즉 처음 등장했을 때 당대의 관객과 비평가, 배급업자들로부터 부당하게 오해와 멸시를 받는 작품으로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로드무비>를 처음 보았을 때 이 영화가 2002년의 다른 한국영화들과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있고, 영화의 드라마나 정서가 강렬하게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던 터였지만, 나 스스로 이 영화가 걸작이라고 믿게 된 것은 이 영화를 세번쯤 보고 난 뒤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개봉했을 때 세번씩이나 이 영화를 볼 만큼 시간과 인내력을 가지고 있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에, 이 작품에 대한 재평가는 아마 DVD가 출시되기를 기다려야
로드무비로서 동성애영화로서 <로드무비>는 왜 위대한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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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식은 자신을 미워하며 자신의 성적 욕망을 경멸하게 된 것일까 그것은 대식이 강제규 감독이나 임상수 감독의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얼뜨기 마초 캐릭터들과 정확히 일치하는 전형적인 한국 마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유명한 등반가였다. 어떻게 이보다 더 마초적일 수 있겠는가 한국의 마초 남성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특정한 남성 역할과 이미지를 수행하도록 단련되는데 이것은 지겹지만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자신이 이 남성으로서의 역할과 이미지를 수행할 수 없음을 발견하게 될 때, 그의 삶은 조각조각 부서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소주병을 깨부수는 것은 단순한 시작에 불과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최초에 대식과 석원을 묶어준 것은 바로 두 사람 모두 이 남성적인 스테레오타입으로 살아가는 데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각자 이유는 달라도 두 사람은 모두 자기 자신을 낙오자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둘 다 자살을 기도하지만 이제 둘 사이의 우정이 그들의 삶에 이유를 제공한다(문제
로드무비로서 동성애영화로서 <로드무비>는 왜 위대한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