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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처럼 엉뚱한 한편 전경만큼 진지한 박성수 감독은 다수의 베스트극장을 거쳐 <햇빛속으로> <맛있는 청혼> 등을 연출했다. 수색의 폐공장터. 복수가 탄 오토바이가 유리창을 향해 날아가는 고난도의 액션신을 찍는 가운데 이루어진 이날 인터뷰는 ‘컷’과 ‘스탠바이’를 신호음 삼아 끊이는 듯 이어졌다.
-처음 아이디어는 감독으로부터 나온 걸로 안다.
=몇 가지 경험과 생각들이 섞여서 나온 거다. 한번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가 “혼자 있을 땐 웃는 연습을 한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 비슷한 때 스물몇살에 루게릭병을 통지받고 환갑이 넘도록 살아 있는 스티븐 호킹이 “시한부 통고를 받고도 그렇게 슬프거나 괴롭지 않았다. 그저 그간 인생을 낭비했다는 후회가 들었다”고 했다. 또 지난 2월에 베니스에 다녀왔는데 그 말로만 듣던 수상도시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여기도 못 보고 죽는 사람들은 참 불행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모든 기억들
<네 멋대로 해라> [3] - 박성수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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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해라>를 보는 가장 큰 즐거움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이 친구들, 오늘은 뭐하고 지냈나, 싸우진 않았나, 아프진 않았나, 궁금함에 오늘도 TV 앞에 앉는다. <네 멋대로 해라>에는 영웅이 없다. 대신 친구와 동생, 그리고 이웃이 있다. 복수와 전경과 미래의 안부가 궁금하고 한 기자, 전강, 복수 아버지, 꼬붕이, 양찬석, 우찬석 심지어 정달이의 근황까지 궁금한 것이다. 이는 생생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작가와 PD의 몫도 크겠지만 33%는 역할들을 완전히 체화시킨 배우들의 몫이다. 양동근과 복수가, 이나영과 전경이, 공효진과 미래가, 다른 독립된 인물이라 상상하기 힘들다. 이들의 동물적이면서 본능에 가까운 메소드 연기는 드라마를 살린 1등 공신이다. 하여 이 세 배우와 드라마 속 캐릭터 그리고 그들의 잊을 수 없는 대사를 모았다.
송미래
“니가 뭐하러 소매치길 좋아하냐? 니가 나 같은 년도 아닌데, 뭐하러 걜 좋아하냐? 걔가 잘났냐? 너같이
<네 멋대로 해라> [4] - 캐릭터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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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문을 열고 그가 성큼성큼 들어와 마른손을 내민다. 다문 입에 꾸벅 건네는 허리인사나 악수를 청하는 폼이 꼭 전경 같구나, 생각한다. 불쏘시개같이 가는 담배가 재떨이에 쌓여가고 이야기가 점점 무르익자 이 사람, 미래 같군, 하는 생각도 해본다. “사람들이 똘아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복수 같기도 하다. 아직 4회 분량이나 대본을 써야 하는 그는 처음에, 방송이 끝난 다음 인터뷰를 하면 좋겠다고 정중하게 거절했고, 몇 주간 전화 끝에 “한 시간, 아니 두 시간만 뺏을게요” 라는 속보이는 거짓말을 믿어주었다. 그때까지는 그 두 시간이 3일간의 동행으로 이어질지 미처 알지 못했다.
“감독과 작가가 같은 박동수로 호흡하는 것 같아요.”
“이데올로기와 정서, 둘 다 통했으니까요.”
인정옥 작가가 박성수 감독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3월이었다. 박성수 감독이 스티븐 호킹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불치병에 걸린 한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했을 때 그의 머리속엔 이미 고
<네 멋대로 해라> [5] - 작가 인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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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짜증나게 사랑스런 드라마다, 쿠쿡∼
민동현/ 영화감독·<지우개 따먹기> <외계로부터의 제19호 계획>
이상타. 좀체 이상타.나란 사람은 말이다. 정말 TV드라마를 안 본다. 아니 정확히 TV를 잘 안 본다. TV가 재미없다거나 뭐 그런 것도 있지만 가뜩이나 집안에서 비생산적 다소비적 인간으로 살고 있는지라 빈둥거리면서 TV 앞에 죽치고 있기가 영 화면이 안 잡히기 때문이다. 근데 요즘 일주일 내내 난 TV를 기다리면서 살고 있다. 거기다 수요일, 목요일에는 어떠한 저녁 약속도 잡지 않는다(뭐 사실 약속도 그리 많진 않지만…). 내가 그토록 TV 앞에서 움직이질 못하는 것. 그건 바로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 때문이다. 정말 우연히 무심코 채널을 돌리다가 본 첫회를 시작으로 지금의 16회까지 한회도 빼놓지 않고. 한회당 평균 3회 정도의 반복시청률을 기록하며 열심히 보고 있다. 수요일날 저녁에 본회를 보고나서 바로 다음달 아침이나 오후에
<네 멋대로 해라> [6] - 민동현 · 성기완 · 김정영의 시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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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떼끄 떼아뜨르 추는 마릴린 먼로 40주기를 맞아 폭스에서 출시한 디브이디 콜렉션을 상영하는 ‘마릴린 먼로의 밤’을 연다. 30일 밤 12시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기인들>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 등 세 편, 다음달 6일 밤 12시 <버스 정류장> <뜨거운 것이 좋아> <쇼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 등 세 편을 연달아 상영한다.
● 복합상영관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시지브이(1544-1122, www.cgv.co.kr,대표 박동호)가 서울 양천구 목동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2층에 스크린 7개의 복합상영관 ‘시지브이목동8’을 30일 개관한다. 시지브이목동8은 개관 기념으로 다음달 1일까지 사흘 동안 <미스터 디즈> <레인 오브 파이어> <로드 투 퍼디션> 등 미개봉작을 포함해 모두 17편을 상영하는 ‘무료 시사회’를 개최한다.
● 복합상영관 체인업체 메가박스 씨네플렉스(
시네마떼끄 떼아뜨르 추 ‘마릴린 먼로의 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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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의 1991년작 <하이힐> 역시 그의 다른 영화들처럼 일종의 신파극이다. 빨강, 파랑, 노랑, 화려한 색깔의 화면배치처럼 인물들이 표출하는 감정도 적나라하고 화려하다. 그의 신파극은 그런데 일반적인 사회적, 성적 통념들을 지우고 뒤집는 방향으로 심금을 울린다. 그는 동성애, 근친상간, 살인, 질투와 배신 등에서 삶의 다이내믹한 힘을 끌어낸다. 흥미로운 것은 통념상 부정적인 그것들이 나중에는 사랑의 원천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그의 영화세계는 성과 속, 높음과 낮음, 고귀함과 천함이 뒤집히며 섞이는 바흐친적 의미에서의 축제의 장이 된다. 그의 영화는 그런 방식으로, 순진하기 이를 데 없으면서도 포스트 모던하다.그의 영화에 쓰이는 음악들도, 특히 <하이힐>에서는 더욱, 신파스럽다. 전통적인 스페인의 가요인 칸시온을 직접 골라 영화에 쓰고 있다. 여가수인 어머니의 노랫소리는 스페인의 명가수 루즈 카살의 목소리이다. 흐느끼는 듯한 격정적인 창법으
<하이힐>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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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가 지난달 14일 일본에서 막을 내린 제16회 후쿠오카 아시아영화제에서 후쿠오카 대상을 수상했다. 제작사인 LJ필름은 최근 이 영화의 해외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트로피와 상장을 뒤늦게 전달받았다고 29일 밝혔다.
한편 지난해 로카르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나비>(감독 문승욱)는 11∼18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제16회 와인컨트리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사운드디자인상, 최우수촬영상, 가이아(Gaia) 환경공헌상 등 3개부문상을 차지했다고 영화진흥위원회가 알려왔다.
(서울=연합뉴스)
<나쁜 남자> 후쿠오카 아시아영화제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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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죽어도 좋아>의 제작사인 메이필름과 배급사 IM픽쳐스가 색보정 작업과 타이틀 자막 수정 등을 통해 다시 등급분류를 신청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가운데 이번에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절차규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현행 관련규정은 ‘재심 결과에 의의가 있을 때는 소위원회 결정일로부터 3개월이 경과한 후 다시 신청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새로운 등급분류 신청으로 본다’고 못박고 있다. 재편집한 필름에 대한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으나 영등위는 필름을 수정하더라도 이 규정에 준해 3개월 후 신청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IM픽쳐스 관계자는 ‘당초 문제가 된 장면을 삭제하거나 손질하면 다른 영화로 간주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등급분류를 신청할 수 있다는 영등위 관계자의 말을 듣고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해왔으나 재심 결정 직전 재편집을 하더라도 3개월이 지나야만 신청할 수 있다고 번복하는 바람에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고 주장했다.영등위의 영화등급분류소위원회가 &
<죽어도 좋아> 이번에는 심의절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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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희는 번역계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다. 독자가 가장 많다는 소설판에서도 ‘베스트’와 ‘스테디’를 겸하기는 힘들고, 드물게 그런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3년 이상의 간격을 두고 작품을 발표해야 ‘약발’이 먹혀드는데, 김석희의 번역 작업은 자그마치 10년치가 밀려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그는 대학 시절 시-소설 부문 무차별로 문학상을 휩쓴 천재문청이었고(아마 시인 이성복-황지우가 조금 밀렸을 게다), 운에 크게 좌우되는 신춘문예 열병을 심하게 앓으며 ‘잡지파’들보다 데뷔가 썩 늦었으나 과연 첨단적인 소설미학의 소유자라는 평을 들었다.번역은 일찌감치 생계수단으로 시작되었을 텐데, 이제는 주업에다, 최소한 10년 동안의 운명으로 되었다. 사람들은 ‘힘들고 돈 안 되는 소설 창작’보다 ‘안전하고 돈 되는’(그는 물론 최고급 대우를 받는다) 번역을 택한 것, 아니 택하게 된 것 아니겠느냐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돈보다는 ‘보람’을 택했다. ‘돈’ 때문이라면 대중소설을 쓰면 되니까(
김석희가 옮긴 <시간박물관>(움베르토 에코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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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생활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인터넷과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영화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90년대 중반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인터넷은 우리의 생활을 바꿔놓았다. 어떤 정보를 찾으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인터넷을 뒤지는 것이고, 취미가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가장 빠른 방법도 인터넷이다. 소멸해가던 편지를 되살린 것은 이메일이나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는 메신저다. 이제는 인터넷이 없으면 생활의 시스템 자체가 흔들릴 지경이다. 영화에서도 비슷하다. 영화에 접근하는 가장 빠른 경로는 역시 인터넷 접속이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의견교환이나 영화의 내용과 표현에 대한 항의까지도 인터넷으로 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영화 보기가 가능한 건 물론이고 자기가 만든 단편이나 애니메이션을 올릴 수도 있다. 인터넷 마케팅은 영화 홍보의 기본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이 모든 것이 단 몇년간 정착된 일이라고는 차마 믿기 힘들다. 도대체 어떤 경로로 영화와 인터넷이 만났고 영화는
인터넷 칼럼니스트 이철민의 <인터넷 없이는,영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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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아직 저지르지 않은 범죄에 책임을 지는 것이 온당한가, 라는 것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제기하는 문제라고들 말한다. 그럴까? 스필버그도 이 영화를 만들며 그 문제에 무게를 두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만일 스필버그가 그랬다면,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잘못 만들어진 영화다. 왜냐하면 영화 속에서 사전범죄수사국이 처리한 사건들로만 판단할 때, 예지자들이 지목한 사람들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은 법적으로 정당하기 때문이다.워싱턴의 사전범죄수사국이 맡는 범죄는 오직 살인죄다. 거의 모든 사회에서 살인은 가장 무거운 범죄로 간주되므로 그것은 그럴듯하다. 수사국 초창기에는 모살(謀殺)도 다루었으나 이내 고살(故殺)만을 다루게 됐다고 영화 속 수사관은 말한다. 모살과 고살은 사람을 죽일 꾀를 미리 짰느냐 여부로 구별된다. 윤리적 차원에서는 고살보다 모살에 쏟아지는 비난이 더 클 수 있지만 사회적 위험에서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우리 경우도 일제시
아저씨가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고 생각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