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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아침이다!” 환하게 불이 밝혀진 한밤의 양수리 세트장, 초등학교 2학년부터 5학년까지 고만고만한 남자아이들이 환성을 지르며 내달린다.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의 태권도장 세트에 모여든 이 아이들은 숨막히는 조명의 열기도 상관없이 TV에서만 보던 공효진에게 장난을 걸고 “구령 외치는 척만 하라”는 감독 아저씨의 설명에 “립싱크하라는 거구나” 기운넘치게 대답한다. “어느 동네에서 데려왔어? 얘들 진짜 똑똑하네.” 이무영 감독이 외치는 기분좋은 한마디와 함께 <철없는 아내…>는 하루 열여섯 시간의 강행군을 망설임 없이 달려나간다.<철없는 아내…>는 <휴머니스트>의 이무영 감독이 오랜 친구 박찬욱 감독으로부터 제목을 선물받은, 슬프다가도 웃기고 황당한 삼각관계 이야기. 미모만 믿고 설치는 철없는 아내(조은지)와 그녀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태권소녀(공효진), 두 여자 등쌀에 시달리는 파란만장한 남편(최광일)이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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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취화선>으로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차지한 임권택 감독이 유네스코 펠리니 메달을 받는다.
영화부문에서 유일한 유네스코상인 펠리니 메달은 영화 100주년인 1995년부터 이탈리아의 명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의 이름으로 인권 보호와 인류애에 관한 작품을 만들어온 작가주의 영화감독에게 수여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프간 여성의 비극을 담은 <칸다하르>를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시킨 이란의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메달 수여식은 11월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임감독의 메달 수상에 이어 <취화선>은 11월 26일 낭트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뒤 27일 프랑스 전역에서 개봉돼 `임권택 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23일 개막될 카이유 드 시네마의 가을영화제에서도 소개된다. 이밖에도 <취화선>은 후쿠오카 영화제의 개막식을 장식하는 것을 비롯해 토론토 영화제, 뉴욕 영화제,
임권택 감독, 유네스코 펠리니 메달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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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으로 말해, 영화는 쾌감을 느끼기 위해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잔인한 살육으로 점철된 전쟁영화나 호러영화라 하더라도, 피해자든 살인자든 끝에는 누군가의 승리가 있게 마련이고 그 승리가 바로 보는 사람에게 쾌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은 어떻게든 보지 않으려고 끝까지 발버둥쳤던 영화다. 감독의 의도 자체가 그런 재미와는 거리가 먼데다가, 불쾌할 만한 상황이 줄줄이 연출된다는 주위의 평가 때문. 그러나 영화의 독특한 구성과 장르에 대한 상반된 평가 또한 무시할 수 없어서, 영화를 보지 않을 수도 없었다. 사고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죽어버린 어린 소녀에, 유괴까지 저지르면서 필사적으로 살리려고 했으나 자살해버린 병든 누나에, 어린 딸의 시신이 부검당하는 것을 전기톱 소리와 함께 봐야 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개인적으로는 우울한 영화보기의 극한을 경험했지만 말이다.
그 때문에 <복수는 나의 것>의 DVD 출시도 사실 그리
메뉴 화면부터 섬뜩하군! <복수는 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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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비극이다. 속옷 한장도 모친에게 의탁하고 새로운 가족을 만들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지나가던 개가 웃을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비극은 비극이다. “시국사범으로 감옥에 들어갔을 때 결국 나를 끝까지 지켜 본 건 그렇게 이 갈고 싸우던 가족뿐이더라”는 어떤 이의 글에서 느낀 것도 가족은 비극이라는 사실이다. 엄마는 그렇게 생각해? 정말 깨는군. 그럼 우리 그만 가족하지, 이렇게 끝날 수 있는 관계라면 비극이 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아무리 “나는 자유인이다” 떠들고 다녀도 유전자에서 발가락을 까딱거리는 사소한 습관까지 평생을 가족의 그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그래도 가족밖에 없다”라는 말은 부정하고 싶지는 않아도 참으로 쓸쓸하게 들린다.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허공에의 질주>를 보면서도 앞의 글을 읽을 때와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베트남전 반대 운동을 하다가 일이 꼬여 수배자가 된 운동권 아빠와 엄마, 그리고 부모와 함께 이 도시에서 저 도
김은형의 오!컬트 <허공에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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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돌아보자면, <하얀 면사포>에서 마틸드, 그러니까 바네사 파라디의 죽음이 (정신적인) 나의 10대를 끝냈고, <나쁜 피>에서 오토바이 소녀, 줄리 델피의 눈물이 (역시 정신적인) 나의 20대를 시작하게 했다. 하지만 그런 취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1996년 작고한 <마스카라>의 이훈 감독을 만나면서, 함께 작업하면서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헐렁한 영화들’에 대한 애정이 생겨버린 것이다. 예전엔 느끼하게도 우아를 떨던 내 취향은 갈 곳을 잃고 방황하다가 결국 10대 시절부터 AFKN을 통해 그렇게도 지겹게 일년에 한 번씩 보던 <록키 호러 픽처 쇼>가 개봉한다기에 열댓번도 더 본 그 영화가 상영되던 대학로의 어느 극장에서 벌거벗고 춤을 추기도 했다. DVD 시대가 되면서 저주조차 받을 겨를이 없었던 말 그대로 ‘쓰레기’ 영화들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소니 치바의 권격 액션물, 머리를 한껏 부풀린 글래머 아프리카인들이 소울 뮤직에 맞
새로운 도전, 노년의 로망, <스페이스 카우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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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예쁜 과외선생님이라면…, 이렇게 멋진 학생이라면…. ‘2년 꿇은 고등학교 5학년’생과 그의 과외를 맡은 발랄한 여대생과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를 담게 된 <동갑내기 과외하기>에 김하늘과 권상우가 캐스팅되었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나이는 같지만 사회적 위치(?)가 다른 두 남녀가 으르렁거리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따라갈 예정이다. <동감> 이후 오랫동안 브라운관에서 ‘보충수업’을 받아온 김하늘과 늦은 스크린 데뷔를 따라잡겠다는 듯 <일단 뛰어>에서 <데우스마키나>까지 쉴새없이 야간학습중인 권상우, 실제로는 권상우가 76년생으로 78년생인 김하늘보다 두살 많은 오빠라고.
새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에 캐스팅 된 김하늘,권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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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안엽기적임다. 우리는 열나 클래식함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오랫동안 준비해온 곽재용 감독의 신작 <클래식>에 조승우, 손예진이 캐스팅되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가운데 우연이 필연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담담히 담아내게 될 <클래식>은 “한국의 70년대에 청춘을 보냈던 우리들 아버지, 어머니 시대의 사랑과 밀레니엄의 사랑이 교차하는 이야기이자 자연스럽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도 동질감을 느끼게 해줄 사랑에 대한 감정을 담은 영화”라고. 손예진은 과거 속의 인물인 ‘주희’와 현재 속의 인물인 ‘지혜’ 역을 동시에 맡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1인2역을 선보이며 조승우는 과거 속의 인물인 ‘준하’ 역으로 등장한다.
<춘향뎐>의 이몽룡으로 화려하게 스크린에 데뷔했던 조승우는 이나영과 함께 출연했던 <후아유>를 통해 가능성 있는 신인으로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연극무대와 뮤지컬을 통해 트레이닝된 안정감 있는 목소리와 유들
조승우·손예진, 곽재용 감독의 신작 <클래식>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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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의 난폭하고 광기어린 한해! 미국의 한 언론은 최근 로빈 윌리엄스의 행보를 이렇게 설명한다. 하긴, 화살코에 주걱턱, 선한 눈매와 친근한 미소로, 낭만과 이상과 사랑을 이야기하던 로빈 윌리엄스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 올 초 인디영화 <스토커>에 그림처럼 행복한 한 가족에 집착하는 이상성격 사진사로 출연하더니, 가족영화 <스무치>에서는 일자리를 코뿔소 코스튬 청년에게 빼앗기고 복수하는 전직 TV쇼 호스트를 연기했다. <인썸니아>에서는 한술 더 떠, 베테랑 형사를 손아귀에 쥐고 흔드는 연쇄살인범이 됐다. 영원한 ‘해피 보이’인 줄 알았던, 그 로빈 윌리엄스가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천사’ 또는 ‘성인’의 이미지를 지닌 로빈 윌리엄스의 악역 연기에 소름 돋는 리얼리티가 있다. <인썸니아>에서 그는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미스터리 소설 작가를 연기하며, 주변 캐릭터는 물론 관객까지도 그의 비행을 근사하고 정당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사악하
선한 미소를 띤 살인마, <인썸니아>의 로빈 윌리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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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퀴즈
하나. 하루 중 아직 밝은 어느 때, 신도시의 어느 한적한 아스팔트 골목길 위에 한 여자가 쓰러져 있다. 주변에 보이는 것은 폴더가 떨어져나간 휴대폰과 작은 세탁전표 하나.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1번, 과음하고 길에서 잠이 들었다. 2번, 뺑소니 사고. 3번, 투신자살. 4번, 노상강도의 습격. 문제는 쉽지 않다. 여자는 노숙을 한 사람 치고는 상당히 깨끗하며 근처에는 핏자국도 없고, 돈을 털린 흔적도 확인되지 않는다. 차바퀴자국도 남아 있지 않다. 그렇다면 답은 몇번일까. 고민을 하다 포기하고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허무하겠지만 그가 일단은 정답자다. 잠시 뒤 여자는 깨어나지만, 그녀는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고, 자신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어쩌면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녀의 남편은 아내 없는 빈집에서 그저 그녀가 ‘사라졌다’라고만 말하고 있다.
문제의 수수께끼는 바로 한국, 타이, 홍콩, 세 나라의 감독들이
<쓰리>의 한국편, <메모리스>의 주인공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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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가장 알맞는 재능을 찾아가다보면 도착지는 결국 히사이시 조였고, 그렇게 반복되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부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까지 이어진 영화음악가 히사이시 조(53)와의 작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똑같은 과정이 기타노 다케시와 작업하는 동안에도 되풀이됐으리라.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부터 올해 베니스영화제 출품작 <인형들>에 이르는 기타노의 영화에서도 히사이시 조의 선율은 화면 가득 넘실거렸다. 현대 일본영화의 두 대가, 미야자키 하야오와 기타노 다케시에게 전적인 신임을 얻고 있는 영화음악가 히사이시 조는 단순하지만 잊혀지지 않는 멜로디와 리듬으로 관객의 가슴을 파고든다. <이웃집 토토로>에서 토토로와 함께 하늘을 나는 장면, <키즈 리턴>에서 마사루를 태운 신지의 자전거가 텅 빈 운동장을 도는 장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치히로가 용을 타고 날아오르는
<기쿠지로의 여름> 맡은 일본 최고의 영화음악가 히사이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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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장편 경쟁부문 대상을 차지한 이성강 감독의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제작 씨즈엔터테인먼트)가 15일부터 브로드웨이 시네마테크 등 홍콩의 4개 극장에서 선보인다.
지난 2월 아메리칸 필름 마켓에서 홍콩내 판권을 구매한 미디어아시아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도전하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대표주자 이성강'이란 홍보문구를 내세우는 한편 부채, 노트, 인형 등 다양한 캐릭터 사은품을 제작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마리 이야기>는 홍콩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미국, 캐나다 등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 홍콩서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