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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이야기>의 안시 애니메이션 그랑프리 수상소식으로 들뜨긴 했지만, 정작 ‘애니메이션 시즌’이라 할 만한 여름에 개봉하는 한국 애니메이션은 한 편도 없다. 가을·겨울 개봉 예정인 한국 애니메이션 4편이 있어 아쉬움을 덜어준다. 이들이 ‘막판 뒤집기’를 해줄지 궁금하다.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연말(12월20일)에 개봉될 예정인 공상과학물 <원더풀 데이즈>(오른쪽 사진) 다. 현재 80% 정도 제작이 완료됐는데, 데모 테이프나 지난 5월에 연 홈페이지(www.wonderfuldays.co.kr에서 미리 엿본 장면들은 만만치않은 수준을 보여준다. 22세기 환경오염이 극한에 달한 지구에선 맑은 하늘을 볼 수조차 없다. 소수의 권력과 기술을 가진 이들이 실험용으로 발아시킨 유기체 식물도시 에코반에 모여들고, 여기에서 쫓겨난 난민들은 주변 오염지역 마르에 정착해 살고 있다. <원더풀…>은 평면기술(2D)과 입체기술(3D)에 미니어처 실사촬영을 합한 ‘멀티레이
국산 애니들 “무더위 가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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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수씨 정말 예쁘게 나와요. 드레스도 잘 어울리고..."
"강호오빠 사람 진짜 좋아요. 꾸미거나 세련된 건 없지만 진심이 느껴져요"
짧은 머리에 검게 그을린 피부로 촬영장에 등장한 송강호는 전에 비해 살찐 모습까지 영락없이 100여년 전에 있었을 법한 야구선수의 모습이다. 조선 최고의 4번타자 호창역을 맡은 그는 장면 하나하나 꼼꼼하게 감독과 상의하는 스타일이다. 촬영장 밖에서도 감독과 붙어다니며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나 촬영이 없을 때도 촬영장에 나와 감독, 동료배우들과 얘기를 나누는 태도가 프로다움을느끼게 한다. 롯데 자이언츠를 좋아한다는 송강호의 야구실력은 촬영 후반으로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는게 주위의 평가. 사실 송강호는 올초 LG 트윈스의 홈개막전에서 이미 마운드에 오른 적 있다. 송강호의 주무기는 메이저리그의 노모 히데오가 잘던진다는 포크볼이라고. 시구에 맞춰 헛스윙을 해줬던 OB베어스의 정수근 선수가 "시구에서 포크볼을 던지면 어떻게 치냐?"고 농담을 던졌던 것을
의 송강호와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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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충무로를 전쟁터로 묘사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영화 한편을 구상하고 기획해서 촬영에 들어가고 극장에 붙일 때까지 생산자들은 끝도 없이 나타나는 ‘적’들과 피비린내 물씬한 전투를 벌여야 한다.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시나리오의 날을 세우고 나면, 바로 제작비 조달과 캐스팅이라는 만만치 않은 적을 상대해야 한다. 온갖 요소와 맞서 싸우며 근근이 촬영을 마치고 나도 극장 확보와 홍보라는 대전을 치러야 한다. 이 전쟁을 치러나가는 데 있어 요즘 들어 가장 위력있는 ‘무기’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스타급 배우다. 수많은 한국영화가 자웅을 겨루는 이 백가쟁명의 환란기에서 믿을 만한 것은 아무래도 기본적인 관객 동원력을 확보한 스타의 존재일 수밖에 없을 것.
이름부터 총사령부를 지칭하듯, 매니지먼트 업체 싸이더스 HQ는 이 전장에서도 손꼽히는 명가다. 정우성, 전지현, 설경구, 전도연, 김혜수, 박신양, 김승우, 차태현, 장혁, 손창민, 신민아, 조인성, 최지우, 이은주, 한
싸이더스 HQ 대표 정훈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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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과의 만남, 그리고 긴 기다림
이렇게 축적한 자금을 바탕으로 정훈탁은 오래 전 실패했던 배우 매니지먼트를 재개한다. 소속 배우라곤 EBM 출범 직전 아는 사람의 소개로 만났던 정우성뿐이었다. “처음 만나 눈을 바라보는데 바람이 솨-하고 불어오는” 느낌을 받았던 그는 정우성에게 의형제를 제안했고, 정우성도 마음이 통했는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방송사나 영화계에 인맥이 없었던 그로서는 그저 “기다리라”는 말밖엔 할 수 없었다. 1년 가까이 백수처럼 지냈음에도 정우성은 조급한 내색을 하지 않았고, 다른 매니지먼트로부터의 스카우트 제의도 모두 뿌리쳤다.
업계에서 자리를 잡은 뒤, 정훈탁이 가장 먼저 신경쓴 일이 정우성을 키우는 것이었음은 당연했다. 그는 신철 사장을 다시 찾아가 <구미호>에 캐스팅해줄 것을 간곡히 사정했다. 당연하게도 초반 반응은 안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신철 사장이 정훈탁을 불러 양주를 따라주며 위로의 말 비스무레한 것을 건넸다. 술에 취한
싸이더스 HQ 대표 정훈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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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충무로의 평판이 안 좋다.
=나도 알고 있다. 나와 함께 일했거나 내가 제시하는 조건을 들어본 사람이 나를 나쁜 놈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오케이다. 하지만 소문만 듣거나 한 사람들이 욕을 한다면 별로 인정할 게 없다. 만약 훌륭한 시나리오가 있거나 좋은 제작환경이 있다면 내가 쫓아가서 무릎을 꿇고라도 우리 배우를 출연시켜 달라고 부탁할 것이다. 날 보고 건방지다고 하는데, 얼마 전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 제작 소식을 듣고 너무 좋아서 우리 배우를 넣어달라고 빌었지만, 이미 캐스팅이 됐다고 하더라. 그래도 난 강 감독님에게 아쉬운 생각은 없다.
-충무로의 시나리오나 제작조건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인지.
=우리 회사로 일주일에도 30권 정도의 시나리오가 들어온다. 그중 내게 올라오는 것도 2∼3권 정도다. 나는 배우가 아니라 관객의 입장에서 본다. 그 다음에 내 배우를 넣으면 어떻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충분한 여지를 두고 이렇게 바꾸
싸이더스 HQ 대표 정훈탁 [3]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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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이 송강호를 만나면?
불륜이네. 현재 나는 오성이랑 잘 살고 있고, 송강호씨도 박찬욱 감독님이랑 잘 살고 있는데. 이런 질문에 답하다간 구설수에 오르는 것 아닌가? (웃음) 사실, 한번 러브콜을 한 적은 있다. 송강호씨를 처음 본 게 <초록물고기>에서였는데, 느낌이 너무 좋아서 데뷔작인 <억수탕>의 동네 건달 역을 제안한 적이 있다. 인연이 안 닿아서 성사되진 않았지만. 지금도 그는 여전히 연출자가 원하는 것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배우다. 감독의 입장이 아니라 관객의 입장에서 앞으로 송강호의 살냄새 나는 멜로영화를 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 나보고 찍으라고? 오성이한테 일단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웃음)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를 배경으로 한 멜로영화가 되지 않을까.
곽경택이 송강호를 통해 본 박찬욱
송강호의 연기에는 섬뜩한 게 있다. <공동경비구역 JSA>도 그랬고, <복수는 나의 것>은 더했다. 그
박찬욱·곽경택 인터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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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예비된 ‘파트너’는 따로 있었다. 그런데 곽경택(36) 감독은 제3자를 통해 완곡하게 거절 의사를 전해왔다. 친분이 없어서라는 이유는 간단했으나, 서글서글하기로 유명한 곽 감독의 답변치곤 의외였다. 심적 부담 때문인가? <챔피언>이 전국에서 80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던 <친구> 이후 내놓는 작품이니 이해못할 바는 아니었다. 관객과의 대면을 앞두고서 동료와 벌이는 스파링. 대부분의 감독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바랄 테니까.
한동네 주민인데다 초등학교 2학년 딸래미들이 같은 학교, 같은 발레학원에 다니는 탓에 2년 전부터 곽경택 감독과 얼굴을 트고 지낸다는 박찬욱(39) 감독을 섭외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렇다 해도 ‘덕담만발’ 토크는 곤란했다. “저를 고르셨다면 아무래도 한계가 있지 않겠어요?” 그는 알다시피 동종업에 종사하는 ‘이웃사촌’끼리 ‘격한’ 논쟁을 벌이는 것은 불가능한 일 아니겠느냐며, “만나보기 전까지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잘
박찬욱·곽경택 인터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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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nd4: 그 음악, 꼭 필요했나?
#67 버스 안
경미가 탄 버스를 따라 뛰는 득구. 그는 창가에 앉은 경미에게 자신의 옷의 이름을 보여주려 애쓰고, 이를 본 경미의 무안함과 달리 버스 안은 환호하는 승객으로 더 북적댄다.
박찬욱 | <친구> 느낌이 묻어나는 장면을 보니 반갑던데.
곽경택 | 달리는 거 말씀하십니까? 버스장면도 그렇고 전 되게 고민했는데. 형님은 안 그렇습니까?
박찬욱 | /나야 남의 영화 보니까 재밌던데. 뭐. (웃음) 근데 이 장면에서 갑자기 그 노래(<로보트 태권V>)는 왜 나와?
곽경택 | 그냥 그 장면을 찍다가 문득 생각나더라구요. 나도 모르게 넣은거죠.
박찬욱 | 여기서 그 노래를 쓴 건 오버 아니야? 전반적으로 음악은 좀 불만이야. 어우러지는 않으니까. 개별적으로 쓰인 노래들은 좋긴 한데, 정서가 하나로 모아지지가 않으니까. 후반부에 경미가 발 씻어주는 장면의 톤이 좀 튀어서 그렇지 그림은 그것 빼면
박찬욱·곽경택 인터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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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는 아날로그 정신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혼자 소비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극장에서, 필름으로, 집단적으로 향유하는” 것이야말로 부천의 ‘정신’이라는 것이다.
-올해 가장 달라진 것은
=지난해까진 신작을 통해 ‘판타스틱’이라는 장르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지난해 호금전 특별전에 쏠린 관심이 입증하듯 다양한 관객들의 취향을 충족할 필요가 있었다. 헤어초크, 미이케, 잭슨 등의 특별전을 대거 배치해 대중적 신작과 작가들을 재발견할 수 있는 옛작품들이 반반이 되도록 했다.
-6년째를 맞은 부천영화제의 가장 큰 성과는
=관객저변을 넓혔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엄숙주의나 장르영화에 대해 폄하하던 시선을 깨는데 부천영화제가 큰 역할을 한 건 사실이다. 또 심야상영, 시네락 나이트 등 다양한 영화문화를 일궜다고 생각한다. 또 영화제는 ‘미래의 거장’을 미리 만나는 장이다. 이전에 단편을 출품했던 감
부천영화제의 김홍준 집행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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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 된 걸 안 건 1945년 8월18일경이었어. 5년 뒤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두 번째 전쟁을 경험할 때까지 여전히 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었어. 그저 매일에 충실한 삶을 살고자 하는 게 바람이라면 바람이었지. 전쟁이란 사람을 지극히 수동적으로 바꿔놓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 능동적으로 내 삶을 꾸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늘 생각했어. 그 생각이 없었다면 과연 나를 지탱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야.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두해 전,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기술을 놀리지 않으려고 이 일 저 일을 찾아다니던 중이었어. 그때 이화여고에서 사진 한장이 날아왔지. 어린 태가 가시지 않은, 이화여고 학생 유관순의 사진이었어. 당시 이화여고 교장이었던 신씨가 순국녀 유관순을 기리기 위해 유일하게 학교에 남아 있던 작은 명함 사진을 들고와 크게 확대 복사를 부탁한 거야. 어려울 것이 없었으므로, 정성을 들여 확대를 시켜줬더니 무척이나 고마워하며, 보물처럼 소중하게 안고 돌아갔어
“스틸맨이 감독보다 부자야, 영화를 남기는 사람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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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지아의 왕 미다스는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는 주신(酒神) 디오니소스의 제안을 받고 제 손이 닿은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소원이 이뤄지자 미다스는 난처한 처지에 놓인다. 지중해 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었지만, 그는 음식을 먹을 수도, 사랑을 나눌 수도 없었다. 모두가 그를 피하게 되자 미다스는 제 소청을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고 빈다. 그는 파크톨로스강에서 목욕을 하고서야 원래의 손을 되찾는다.미다스를 기원전 700년 무렵의 사람으로 설정하고 있는 헤로도투스의 기록을 믿는다면, 황금을 향한 인간의 사랑은 2700년 전에도 지금 못지않게 격렬했던 듯하다. 그 격렬한 사랑은 이집트와 중국에서 연금술이라는 섹스 테크닉을 낳았다. 연금술은 별볼일 없는 금속을 황금으로 바꾸는 방중술이다. 중국의 연금술은 연단술(煉丹術)이기도 했다. 연금술사들이 금을 얻기 위해 쓴 선단(仙丹)은 불사의 약이 되었다. 선단이라는 이름의 이 성인 용품은 아랍 사람들의 중개를 거쳐 유럽으
<아귀레, 신의 분노>본 아저씨, 금에 대한 광기를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