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여러부~운, 면허 따러 가유~
구상하게 된 계기는? 어느날 TV에서 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농사 짓고 자장면, 커피 배달하면서 멀쩡히 오토바이를 몰았던 칠곡면 주민들이 어느날 정식으로 면허를 취득하라는 관의 통고를 받고 벌어진 일의 기록이었다. 웃기고 재미나고 따뜻했다. 공동체 문화가 외부의 문화와 부딪히는 문화 충돌의 단면도 들어 있는. 이 원동기 면허시험 소동을 모티브로 삼고, 주민들 사이의 관계를 상상하면서 머릿속에 영화의 그림이 그려졌다. ‘코믹 액션 멜로’의 내용이 다 담긴 이 영화에서 멜로드라마의 헤로인은 오래 전 야학을 하던 시절에 만났던 할머니가 모델이다. 문맹이었던 할머니는 10년을 한결같이 은행에 갈 때마다 손에 붕대를 감고 “손을 다쳤으니 대신 써 달라”고 부탁하셨다. 은행원들도 알면서 모르는 척, 할머니도 그들이 아는 걸 알면서 모르는 척 그렇게 지냈다. ‘농활 프로젝트’에서 이 할머니는, 외지에서 흘러 들어온 보헤미안 냄새나는 붓글씨 쓰는 할아버
충무로 중견 프로듀서들의 히든 프로젝트 [7] - 오기민
-
마징가의 전설, 베일을 벗다
구상하게 된 계기는? <리베라 메>를 찍던 2000년 여름에 장난처럼 시작된 얘기다. 우리 세대, 30∼40대의 어린 시절을 장악했던 마징가에 대한 기억을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말이 나왔는데, 유치하다고 할까봐 걱정한 것과 달리 현충렬 이사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선뜻 해보자고 했다. 20여년 전 MBC에서 방영된 <마징가>는 우리 세대에게 아주 재밌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개인적으로는 6·25와 반공을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어린 마음에도 안전하게 살고 싶다는 심리, 절대 강자에 대한 동경같은 게 있었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원작의 판권 계약을 타진해왔는데, 원작자 나가이 고쪽과 접촉할 경로도 잘 모르고 해서 반년쯤 헤맸다. 판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징가로 가능한 15가지 버전’의 시나리오를 개발해왔다. 계약이 안 되면 마징가의 원래 디자인을 포기하고 깡통로봇을 개조한 것 같은 마징가로 갈까,
충무로 중견 프로듀서들의 히든 프로젝트 [8] - 황정욱
-
조선왕조 최후의 로맨스
구상하게 된 계기는? 처음에 이런 영화가 어떨까 얘기한 사람은 민규동 감독이다. 1년 전쯤 MBC스페셜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영했는데 그걸 보고 이구와 줄리아의 사랑을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얘기가 나왔다. 조선 왕조의 마지막 왕족이 경험하는 비극적인 사랑이 우리 현대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다큐멘터리를 본 사람들은 한번쯤 영화로 만드는 걸 생각해봤을 것 같다. 자료조사를 해보니까 주변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고종의 손자로 일본에서 태어난 이구는 일본 국적도, 한국 국적도 없던 인물이다. 미국에서 공부한 인텔리로 미국 여자 줄리아와 결혼했으며 한국에 돌아와서 서울대 공대 교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중의 압력으로 줄리아와 헤어져야 했으며 지금도 외부와 접촉을 끊은 채 살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왕족에 대한 대우도 달랐다. 이승만 대통령은 그들이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게 했던 반면 박정희 대통령은 그들을 불러와 낙선재에서 살게 했다
충무로 중견 프로듀서들의 히든 프로젝트 [9] - 이승재
-
자칭 액션중독자. '씸마이" 영화를 사랑하고, 성룡 영화에 출연하는 게 소원이라 밝혀온 류승완 감독. <다찌마와 Lee>로 70년대 액션영화에 대한 관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그는 신작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백일섭, 백찬기, 김영인 같은 왕년의 스타들을 모셔 다시 한번 애정을 고백한다. 류승완이 옛 기억을 더듬어 풀어놓는 짜릿한 영화관람의 회고담, 액션배우 예찬론. 편집자
오줌 냄새인지 오징어 냄새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냄새가 지배하던 검은 어둠 속. 어린 나는 좌석번호 따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극장으로 들어가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 잽싸게 뛰어간다. 나름대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편한 마음으로 폼나게 팔걸이에 팔을 턱 올려놓는 순간, 이런! 오늘도 누가 팔걸이 밑에 껌을 붙여놓고 나갔다! 알 수 없는 그 누군가에게 저주를 퍼붓는 동안, 어둠을 뚫고 나온 한 줄기 빛이 커다란 흰 천을 향해 돌진한다. 어렸을 때 도대체 무엇을 광고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봤던
류승완의 노액션배우 예찬론 [1]
-
-
박노식
1930∼1995. 출연작 500여 편.
‘마도로스 박’ ‘의리의 사나이 돌쇠’ ‘용팔이’ 등 출연한 영화 편수만큼이나 많은 별명의 소유자. 70년대 유행한 용팔이 시리즈의 주인공이며, <돌아온 용팔이> 등의 작품은 본인이 감독을 맡기도 했다.
장동휘
1920년생. 출연작 500여 편.
<돌아오지 않는 해병> 등에서 호방한 남자 스타일을 주로 연기, 여성 관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과묵한 이미지 덕분에 전쟁영화의 지휘자나 액션영화의 두목 역할이 그의 단골 배역.
허장강
1923∼1975. 출연작 100여 편.
잔혹하고 거친 성격의 악역을 종종 맡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서민적인 이미지와 개성있는 연기 스타일로 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활약했던 한국영화사의 손꼽을 만한 대표 조연.
독고성
1929년생. 출연작 500여 편.
<너를 노리고 있다>의 반공검사 역할을 비롯, ‘악바리’ 이미지의 오
류승완의 노액션배우 예찬론 [2] - 노액션 배우 7인방
-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박빙의 승부를 겨루는 신용카드업체의 CF들을 들여다보면 다소 거창해보이는 이 광고 카피가 제법 실감난다. 앞서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한 광보가 BC카드 CF였으니 '또 카드 애기야?'라며 지겹다는 반응도 나올 수있겠지만 별 수 없다. 이상적인 남성상을 경쟁하듯 배출하고 있는 카드업게에서 두각을 드러낸 정우성 주연의 삼성카드 CF에 대한 얘기를 지체할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0.001초의 차이로 메달 색상이 달라지는 쇼트트랙 경기처럼 아주 미세한 우위에 불과할지라도 삼성카드 CF는 소비자의 환상을 기분좋게 부추기고 있는 선두 주자다.부러움을 살 만한 남성의 향기를 흩뿌리고 있는 에로 배용준 주연의 LG카드 광고. '코리안특급' 박찬호 주연의 국민카드 광고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카드 CF는 멋진 남성상을 주무기로 내세웠다는 측면에서 이들과 한 울타리에 묶인다. 모두가 광고계가 창출해 온 남성상이 어디만큼 진화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
새로운 남성상 창출한 삼성카드 광고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월14일(목) 7시30분/ (주) PMG Korea/ 02-749-1300
화이트 데이를 겨냥한 기획 콘서트. 지난 2월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발렌타인 콘서트의 2부격이다. 조관우, 윤종신, 조규찬, 하림 등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의 남자 가수들의 노래와 신관웅(피아노), 김희연(드럼), 장응규(베이스) 등 재즈 트리오의 라이브 연주가 펼쳐진다. 영상 프로포즈 등의 이벤트도 곁들인다.
화이트데이 콘서트-Men’s Confession
-
Before They Were Famous캐런 하디 바이스테드/ 룩스북/ 1만5천원미국의 사진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작가인 지은이가 1986년부터 1997년 사이에 당시 막 스타로 떠올랐거나 그 직전인 할리우드 배우들을 인터뷰해 육성을 녹취한 기록. B급영화를 전전하던 시절의 브래드 피트, <X파일>을 찍기 전의 데이비드 듀코브니, <스피드> 전의 키아누 리브스 등 지금은 최고의 스타가 된 16명의 배우들이 춥고 배고팠던 무명시절에 품고 있던 야망과 도전정신, 그들의 고생담을 읽을 수 있다.MOVIE JAPANESE 가도와키 가오루/ 일본어뱅크/ 1만2천원<이웃집 토토로> <쉘 위 댄스> <러브레터>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 <철도원> 등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일본영화 10편에서 추려낸 대사를 통해 일본어와 일본문화를 익힐 수 있는 책. 문법보다 영화와 문화에 초점을 맞추어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를 읽을 수 있는 정도
Before They Were Famous/MOVIE JAPANESE
-
<once in a red moon> 시크릿 가든 유니버설 발매노르웨이 출신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롤프 로블랜드와 아일랜드 태생의 바이얼리니스트 피오누알라 쉐리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시크릿 가든의 신보. 95년에 데뷔한 이들의 음악은, 애잔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이 배어나는 뉴에이지를 들려준다. 아일랜드 민요풍의 바이올린 연주가 조화가 돋보이는 <Invitation> 같은 연주곡을 기본으로, 아일랜드 뮤지컬 <리버댄스>의 가수 브라이언 케네디 등이 노래한 <You Raise Me Up> 같은 보컬곡까지 전체적으로 시크릿 가든 특유의 애수어린 선율과 우울한 듯하면서도 낭만적인 서정을 지닌 음반.<Hooked On Music>아이드림 발매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접목을 시도한 5장의 음반을 모은 박스 세트. 루이스 클락이 편곡과 지휘를 맡고,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Hooked On Classic> 시리즈 3
시크릿 가든/Hooked On Music/ 첼시 타임즈
-
이제야, 드디어, 마침내 완역본 셜록 홈스 전집이 나왔다. 너무나 늦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다. 황금가지에서는 와트슨 박사가 처음으로 홈스를 만나는 <주홍색 연구>를 시작으로 현재 <네 사람의 서명> <바스커빌 가문의 개> <공포의 계곡> 4권이 나왔고 앞으로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모든 작품을 10권으로 묶어낼 예정이다. 아르센 루팽 선집과 애거사 크리스티 선집도 나온다고 한다. 이것을 기화로 한국에서도 추리소설이 대중적인 장르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힘든 일이겠지만.어린 시절 아동용으로 각색된 몇 작품에서 ‘명탐정 셜록 홈스’에게 반하고 애거사 크리스티와 엘러리 퀸을 거쳐 하드 보일드와 일본의 사회파 추리까지 많은 추리소설을 접했지만 홈스처럼 매력적인 탐정을 만나기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후대의 명탐정이나 비정하고 고독한 형사들도 매혹적이긴 하지만 홈스의 영역을 넘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홈스는 근대의 합리적인 이성이
셜록 홈스 완역본 전집
-
나는 책에 관한 한 ‘내용은 머리 속에 진열은 모양 예쁜 걸로만’ 주의자다. 한 10년 전에는 수천권이 넘는 인문학 관련서들을 보다가 갑자기, 저걸 뭐 빤다고 이사 다닐 때마다 등짐 지고 다니냐, 뭐 그런 생각이 들면서 벌써 본 책은 다시 볼 것 같지 않고 아직 안 본 책은 앞으로도 안 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싸그리 후배들이 있는 <문학연구소>에 기증을 해버린 적이 있다. 그리고 한 5년 동안, 그 벽을 클래식 CD로 채웠으니 안 쫓겨나고 사는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다. 어쨌거나 외국 음반사 CD의 재킷 도안은 책 도안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고급스럽고 예쁘다. 단행본의 1/8만한 부피를 2배 값으로 팔아야 하니 얼굴 화장에 신경을 안 쓸 수 없지 않은가.하여, 내 장정 취미는 갈수록 편집광으로 발전, 내 책 중 잘 나가더라도 장정이 맘에 안 드는 책은 버리고 못 나가더라도 장정이 예쁜 책은 곁에 꼽아두고 가끔씩 쓰다듬어 보고 그런다. 하긴 나도 독자 복이 없다고는 못
이번에는, 낯선 소설의 집 <이인성 홈페이지 글모음 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