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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전도연씨와 함께 출연한 악극 <눈물의 여왕> 이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나있던 배우 이혜영(39)씨가 <피도 눈물도 없이>로 화려한 스크린 나들이를 했다. 그동안 연극, 뮤지컬 등에는 간간이 얼굴을 내비췄으나, 영화는 95년 <헤어드레서> 이후 7년만의 외출이다.“해본 경험이 없는 여자의 모습이고, 한국 영화계에서도 유례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여자 주역을 맡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영화도 많았는데, 두 명이 주역이라 부담도 적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나를 잘 모를텐데, 그들에게 나를 소개하는 데 손색이 없는 영화라고 생각한다.”이씨가 맡은 경선역은 전과기록이 화려한 전직 금고털이로 지금은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리며 남편이 진 빚을 갚기 위해 택시운전을 하는 여자다. “그 많은 인물이 다 성깔이 있고, 경선은 제일 성깔이 있음에도 죽이고 사는 사람이다. 불뚝불뚝 성깔을 부리긴 하지만 나이를 먹고 삶에 지치면서 어쩔 수
이혜영 `날 소개하는데 손색없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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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투자자들 몰려든 가운데 <천국> <호텔> 등 화제아메리칸필름마켓(AFMA)이 사상 최대의 방문객과 작품으로 붐비고 있다. 2월20일부터 27까지 샌타모니카 로이스호텔에서 열리는 AFMA는 올해로 벌써 22번째. 올해는 전세계 70개국 이상에서 7천명이 넘는 영화 및 TV 배급자, 프로듀서, 감독과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419편의 영화를 꼼꼼히 살피는 중이다.<버라이어티> 최근호는 올 AFMA 진단 기사에서, 이처럼 마켓이 커진 이유를 짚고 있다. 이는 전세계 극장가에 올 가을 이후 라인업이 거의 비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난해 상반기 전미작가조합과 배우조합의 파업 예고로 인한 위기감이 가시자마자 하반기에는 9·11 뉴욕 테러가 터졌고, 이로써 영화제작은 물론 매매계약 등 굵직한 비즈니스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던 것. 특히 테러 직후 열린 밀라노 마켓(Mifed)이 한산했기 때문에 올 초 선댄스영화제와 AFMA가 더더욱 붐비게 됐다. 마켓 프리미
아메리칸 필름마켓 문전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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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맥스와 디멘션 필름이 가족영화사업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버라이어티>는 이 두 회사가 3년 동안 키스톤 엔터테인먼트의 가족영화에 제작비를 투자하고 미국 내 배급권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라맥스와 키스톤은 함께 <에어 버드> 시리즈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미라맥스+디멘션 필름=가족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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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러다 다 작살나겠네” 카메라도, 스턴트맨도 폭발지점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으니, 일부 제작진들 사이에선 지금이라도 방어벽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부산 수영만의 대형세트에서 벌어지는 촬영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 역시 멀찍하게 떨어져 있긴 했지만, “저러다 생사람 잡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웅성댔다. 2001년의 어느 새벽, <리베라 메> 촬영현장에서 무덤덤한 건 정도안 기사와 그의 데몰리션 팀원들뿐이었다. “자, 어쨌든 갑시다.” 이어 정도안 기사로부터 준비완료됐다는 언질을 전해받은 감독의 ‘슛’ 지시가 떨어졌고, 동시에 주유소 세트는 거대한 굉음과 함께 폭발했다. 하지만 화염은 묘하게도, 사방으로 뻗어나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직각 모양을 이루며 이내 하늘로 치솟았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아무 사고 없이 끝난 현장에는 뒤늦게나마 여기저기서 찬탄이 쏟아졌다.그로부터 얼마 뒤. 부산의 옛 침례병원에서는 모 광고의 촬영이
충무로 특수효과의 1인자 정도안 스토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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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충격으로 고소공포증에 걸리기도<바이오 맨>(1988)을 시작으로 독립한 뒤 처음으로 충무로에 발을 디뎠지만,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그를 알아주는 건 방송국의 코미디 PD들이 더 많았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요구하는 것이 많은 탓에, ‘정가이버’라는 별명을 들으며 숲속에서 솔잎을 태워 자연산 스모크도 만들어주고, 장난감 총을 개조해서 불꽃나는 총기로 바꿔주기도 했다. 국제행사 홍보물을 제작하면서 거액을 받기도 했다. 제작되는 어린이용 영화의 90%를 맡아하며, 편당 3∼4백만원을 받던 시절이었으니 경제적으로는 윤택한 편에 속했고, 자신의 실력을 인정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불가능한 건 없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했었다. 하지만 그는 그 무렵 어린이 영화를 찍다가 사고를 친다. “절벽에 두 배우를 매달아놓고, 물러섰는데 갑자기 뚝 떨어지더라. 5미터 정도로 그리 높은 절벽은 아니었는데, 그 아래가 온갖 암석투성이라 그거 보면서 조서 쓰는 일만 남았구나, 이제 특효인생
충무로 특수효과의 1인자 정도안 스토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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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오라> 갈대밭 화재 장면제일 만만하게 봤는데, 가장 심하게 고생했다. 원경으로 1킬로미터 길이로 늘어진 갈대밭에 불이 일자로 쫙 붙는 걸 잡는 거였는데, 감독한테 별 문제없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산갈대가 아니었다. 늪갈대는 불이 잘 붙지 않는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물이 상당히 깊었고, 촘촘해 뵈던 갈대들도 적어도 한뼘 이상 간격이 벌어져 있었다. 별 수 있나. 엑스트라 1백명에게 짚과 나무가지 등을 들고, 우리 식구들은 모두 기름 한말씩을 들고 늪에 투입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세히 들여다 보지 못한 탓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할 정도로 고생을 많이했다. <내 마음의 풍금> 강당 전소 장면촬영 들어가기 전, <아름다운 시절>에 합류했었다. 그때 처음으로 오일로 불을 만들었다. 그때 본 ‘너울거리는 불’에 취했었는지… 원. 강당 전소 장면이었는데, 우린 불 지를 생각만 하느라 천장에 인화성 페인트가
정도안을 당황케 만들었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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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길을 가려는 친구에게, 친구는 오히려 무기력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 남이라면 쉽게 건넬 부탁이 친구 사이엔 오히려 어색해지고, 쿨하게 오갈 수 있는 충고도 혹 서로에게 상처를 줄까 두려워지기 때문이다. 세상에 흔한 것이 친구이고 우정이라지만 <버스, 정류장>을 통해 프로듀서와 감독이라는 제2의 관계를 맺어야 했던 친구, 심재명 대표와 이미연 감독의 이야기는 그래서 특별하고 또 궁금하다. 동덕여대 국어국문과 첫 미팅에서 인연을 맺은 뒤 20년 동안 침식과 퇴적 혹은 융기를 거친 우정의 단면은 그대로 촘촘히 균일한 것이었으나, 한편의 영화를 기획하고 찍고 개봉을 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음을, 이들은 부인하지 않는다.
미팅으로 만나 고고장에서 굳은 우정
심재명(이하 심) | 우리 어떻게 만났는지가 궁금하시다는데?
이미연(이하 이) | 우리요? 대학동기인데요. 뭐 그렇다고 우아하게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만난 건 아니고.
심 | 사실은 1학년 들어가고
<버스, 정류장>의 이미연과 심재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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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명아, 저 감독 잘할까, 의심하지 않았니?"
이미연이 친구 심재명에게
Q | 재명아, 내가 기억하는 한 너는 늘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 같아. 1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졸업하는 그날까지 쉬지 않고 했잖아. 돈도 수억 벌었을 거야. 너도 알다시피 우리집은 부자도 아닌데 나는 한번도 아르바이트한 적이 없었잖아. 쟤는 별로 못사는 집 딸 같아보이지도 않는데 왜 저러나, 늘 궁금했어. 몇시에는 아르바이트 몇시에는 영화보고…. 너의 그 빈틈없이 짱짱한 일과, 숨 안 막혔냐? 그리고 그 급한 성격. 네 성격이 얼마나 급한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늘 하는 말이지만, 대학교 때 분식집에 가면 너는 비빔밥이나 짜장면 절대로 끝까지 다 안 비벼서 먹었잖아. 한두번 휘휘 젓고 후닥닥 먹고나서 “가자 미연아” 하면 나는 그때까지 짜장면 비비고 있고…. (웃음) 초반에는 아, 내가 너무 늦게 먹는 거구나 맞췄는데 나중엔 포기했어. 극동스크린 다닐 때 했던 말도 기억나냐? 아침에 화장실에 가서 앉아 있
<버스, 정류장>의 이미연과 심재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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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라서 꼴통짓 못하겠더라고요”
감독 이미연이 제작자 심재명에게
심재명 대표님. <버스, 정류장> 찍으면서 나 그런 생각을 했었어. 이건 거꾸로 똑같이 당하는 거다, 라고. 전에 <조용한 가족> <반칙왕> 프로듀서를 하면서 김지운 감독과 겪었던 마음고생이 그대로 오더라고. 모르는 건 아니지만 해결될 수 없는 미묘한 관계. 프로듀서와 감독이라는 입장을 떠나 김 감독이랑 나랑은 정말 친한 친구잖아. 그래서 그땐 영화는 둘째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우정만은 깨지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 아닌 다짐이 있었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하면 김지운 감독도 똑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 그래서 직접적으로 할말도 돌려서 하고 필터를 거쳐서 나오고 그랬지. 그러니까 싸움이 날 만한 일도 싸움이 안 되는 거지.
심 대표도 그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가 또 그런 말 대놓고 하는 성격들도 아니니까. 특히 명필름과 그간 감독들의 관계형성이 어떻다는 걸 알고
<버스, 정류장>의 이미연과 심재명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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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연_ 스스로에게 이제는 직업적 감독으로뿐 아니라 영화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더 치열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전의 삶이 그걸 하기위해 설렁설렁 살았다면, 방식적으로 다르게 접근했다면, 이제는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필요를 느끼거든요. 그리고 영화찍기 전까진 한번도 그런 생각한 적 없는데 어차피 소수집단에 속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여성감독으로 이상한 책임감도 들고 이왕이면 흥행도 잘되는 여성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내가 이렇게 말하면 본인의 가열찬 삶에 대해 폄하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심 대표는 지금까지 너무 가열차게 살아온 것 같아. 학교 다닐 때부터 영화하는 이 순간까지 매일 머리 쥐어뜯고 살았잖아. 친구입장에서 좀더 여유있게 즐기면서 영화하면 어떨까 하는 소망이 있죠. 물론 내가 볼 때나 남들이 볼 때도 지금까지 심 대표가 해놓은 일들이 만만한 게 아니에요. 게다가 본인은 더 잘해야 된다는 욕심도 있겠지만 이젠 게으름도 피우고 좀더 여유롭게 살았
<버스, 정류장>의 이미연과 심재명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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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은 재주가 많다. 단편 연작을 이어붙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다양한 장르를 종횡무진하고, 개성적인 에피소드를 두드러지게 하는 재치있는 대사에 무술연기까지 다양한 재능을 선보였다. <다찌마와 리>가 보여준 이전 영화에 대한 풍부한 패러디도 흥미롭다. 그의 영화는 영화광 세대의 왕성한 인용과 자기복제 능력이 돋보인다. <피도 눈물도 없이>(3월1일 개봉)를 기대한 것은, 그런 신선하고 발랄한 감각에서 비롯된 것이다.<피도 눈물도 없이>는 발랄함에 대한 기대를 만족시켜준다. 얼굴의 흉터를 고치고 가수 데뷔가 꿈인 수진은 투견장을 관리하는 전직 복서 독불에게 맞아가며 팍팍한 날을 보내고 있다. 거친 삶을 살다가 택시운전사로 겨우 연명하는 경선은 돈을 빌려쓴 칠성파의 협박에 시달리다가 수진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간단하다. 투견장의 돈을 들고 튄다!이런 이야기는 낯선 게 아니다. 아주 낯익다. 비루한 삶을 살던 이들이 한탕을 노리지만,
너무 많이 안 감독, 너무 많이 끌어안은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