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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아만다 바인스)는 록스타 제이슨 마스터즈(크리스 카맥)의 열렬한 팬이다. 그녀 곁에는 사랑을 털어놓지 못하는 죽마고우 라이언(조너선 베넷)이 있다. 제니와 라이언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카리브해 리조트에 제이슨 일행이 찾아온다. 선상 파티 서빙에 나선 제니는 취해 바다에 빠진 제이슨을 구하려다 조난당해 이름 모를 해변에 닿는다. 먹을거리를 찾아나선 제니는 그곳이 리조트가 있는 섬 반대쪽임을 발견하지만 이를 비밀에 부친다. 한편 제이슨의 팬이자 제니의 천적인 알렉시스는 이 사실을 발견하고 제3의 조난객으로 위장해 제니와 제이슨 사이에 끼어든다.
“오빠랑 단둘이 무인도에 표류하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러브렉트>는 팬클럽 회지에 실릴 법한 질문에 착안한 코미디다. 주로 사춘기에 발병하게 마련인 스타를 향한 사랑에서 최대 장애는 그와 나 사이를 가로막는 군중이다. 스타를 향한 팬의 마음은 극히 사적이고 내밀하지만 스타는 언제나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다
소녀들의 백일몽 대리 충족 <러브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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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밭 가운데 들어선 거대한 공장지대. 아무도 살지 않을 것 같은 이곳에 두 남녀가 있다. 남자(박지환)는 5만원씩 받고 공장 노동자들에게 여자(장리우)의 몸을 판다. 두건 쓴 손님들의 아랫도리를 받아들인 대가로 여자는 소시지와 짬뽕국물을 얻는다. 낮에는 공장 주변에 매춘 전단지를 몰래 붙이며 소일하던 여자는 앳된 눈동자를 가진 중국집 배달부(오근영)를 알게 되고, 걸핏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 몰래 그녀 곁으로 떠난다.
김곡 감독(과 그의 쌍둥이 동생인 김선 감독)은 지금까지 기존의 상징체계를 교란하는 장난기 넘치는 실험들을 거듭해왔다. 김곡 감독이 홀로 연출한 첫 번째 장편 <고갈>은 14편에 달하는 전작들에 비해 비교적 평이하지만, 그렇다고 안도할 수준은 아니다. 잘라 말하면, <고갈>은 판도라의 신화를 거부하는 영화다. 희망 따윈 없고, 구원 또한 애당초 불가능하다. 씁쓸한 웃음 정도로 갈무리되겠지, 하는 예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게 좋
판도라의 신화를 거부하는 영화 <고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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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토니 골드윈)과 엠마(모니카 포터) 부부는 딸 메리(사라 팩스턴)와 함께 호숫가의 산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친구 페이지를 만나기 위해 시내로 나간 메리는 청년 저스틴을 만나고 대마초를 얻기 위해 그의 모텔로 향한다. 하지만 그 모텔에는 저스틴의 아버지인 크룩, 그의 애인인 새디, 크룩의 동생인 프랜시스도 함께 기거한다. 호송 중이던 프랜시스를 막 탈출시킨 이들 악당은 메리와 페이지를 해코지한 뒤 폭풍을 피하기 위해 어떤 집을 찾는다. 그런데 운명인지, 그곳은 메리의 집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왼편 마지막 집>은 1972년 웨스 크레이븐이 감독한 동명 영화의 리메이크다. 크레이븐의 이 영화는 잉마르 베리만의 <처녀의 샘>(1960)을 변주한 것이고, <처녀의 샘>은 14세기 스웨덴의 민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니 이 복수극의 생명력은 놀랍기 그지없다. 이들 3편의 영화는 딸을 강간, 살해한 남자들이 부모의 집으로 찾아오고 이들을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동명 영화 리메이크 <왼편 마지막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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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룩한 소년 윌(갤런 코넬)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남몰래 자신의 우상 데이비드 보위와 가까워지기를 꿈꾼다. 전학온 첫날, 윌은 꿈의 음악대회 ‘밴드슬램’ 개최 소식에 열광하다가 엉뚱한 소녀 샘(바네사 허진스)을 만나 호감을 갖는다. 게다가 교내 최고의 퀸카이자 밴드 ‘나는 갈 수 없지만 갈 것이다’의 보컬 샬롯(앨리슨 미칼카)과도 친해진다. 어느 날 밴드슬램의 우승을 노리는 전 남자친구가 자신의 밴드를 무시하자, 화가 난 샬롯은 밴드슬램 출전을 선언하고 윌을 매니저로 영입한다. 샘은 윌과 샬롯의 우정이 탐탁지 않다.
음악영화의 걸작 <올모스트 훼이모스>를 조너스 브러더스라든가 마일리 사일러스풍의 팝한 감성으로 변모시킨다면 어떨까. <드림업>은 선배들이 구축한 구성 방식을, 너무 익숙해서 앞이 훤하게 예측되는 클리셰들을 피하지 않는다. 외톨이 소년이 외톨이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타인에게 감춰오던 재능을 한순간에 내보이며 화려
기나긴 뮤직비디오 <드림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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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공놀이를 하던 형제 피에트로(난니 모레티)와 카를로(알레산드로 가스만)는 물에 빠진 두 여자를 구한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듣지 못했다며 투정을 부리고 집에 돌아온 둘. 피에트로에겐 예상 밖의 아내의 죽음이 기다린다. 갑작스레 부인을 잃은 그는 회사를 가는 대신 딸의 학교 밖에서 하루를 보낸다. 회사에선 합병 이야기로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지만 피에트로의 마음을 붙잡는 건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가정이란 공간이다.
한 여자의 목숨을 구하는 동안 자신의 아내가 목숨을 잃는다. <조용한 혼돈>의 시작은 이 장난스런 우연의 일치다. 피에트로와 카를로가 별장 근처 해변에서 전혀 모르는 여자 둘에 몰두하던 시간 피에트로의 아내는 집 2층에서 떨어져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피에트로는 남겨진다. 딸과 단둘이. 출근을 포기하고 딸의 학교 밖을 배회하며 시간을 보내는 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풍경을 마주한다. 매일 같은 시간 벌어지는 작은 사건들. 차를 바라보며
조용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파장 <조용한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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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의 한 아파트. 한집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아파트의 주민들이 하나둘 집을 떠난다. 아파트의 관리를 대신해 맡은 맥스(길 매키니)는 입주자를 잡으려 애쓰고, 그의 여동생 리사(조아나 브래디)는 성공을 위해 뉴욕으로 향하려 한다. 하지만 계속 이어지는 살인사건이 이들의 발목을 잡고 하루는 일본에서 미스터리한 여자가 이사를 온다.
영화는 두개의 인트로로 보이는 장면들로 문을 연다. 하나는 일본에서 한 부부가 불안한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정신병동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한 소년이 의사를 향해 자신을 믿어 달라 외쳐대는 장면이다. 결과적으로 이 두 장면은 한 사건의 전과 후인데 영화는 앞으로 벌어질 일의 발단이 이 두 인트로에 있음을 친절하게 보여준다. 일본에서 끝나지 않은 저주가 미국에서 한 소년을 이미 벼랑 끝까지 몰고 갔고 그 저주는 앞으로 더 많은 죽음과 비극을 몰고 올 것이라는 것. 거리와 시간을 초월한 호러는 동양의 방식을 그대로 가
풀리지 않는 저주 <그루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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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두 자매 진(김희연)과 빈(김성희)은 엄마(이수아)와 함께 살고 있다. 남편 없이 고단한 삶을 꾸려가던 엄마는 결국 두 아이를 지방 소도시에 사는 고모(김미향)에게 맡기고 아빠를 찾겠다며 떠난다. 고모는 신세 한탄을 하며 술만 마실 뿐 두 자매에게 무관심하다. 돼지 저금통이 꽉 차면 돌아오겠다던 엄마의 약속만을 의지한 채, 자매는 메뚜기를 구워 팔고 100원짜리를 십원짜리 동전으로 바꿔가며 조금씩 저금통을 채워나간다. 저금통이 꽉 찬 날에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다. 자매는 다시 얼굴도 모르는 시골의 외조부모에게 맡겨진다.
그 시선이 아름답다. 황량한 회색 동네의 구옥(舊屋) 담벼락만 잡아도, 시시각각 바뀌는 태양 광선과 하늘의 빛깔과 구름만 언뜻 잡아도 아름다워서 탄성이 터져나온다. 불충분한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달하는 두 소녀의 무구한 표정을 가득 클로즈업할 때는, 깊은 감정이 제멋대로 뭉클거린다. 카메라의 눈높이는 철저하게 소녀들에게 맞춰진다. 어른들
경이로운 감독의 시선 <나무없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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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버려진 샤넬은 언니와 함께 고아원에서 유년기를 보낸다. 성장한 샤넬(오드리 토투)은 파리의 대형 극장에 서는 걸 꿈꾸며 교외 소도시의 싸구려 카바레에서 언니(마리 질랭)와 함께 듀엣 가수로 활동하며 재봉사로 돈을 번다. 어느 날 샤넬은 카바레에 찾아온 에띠엔느 발장(에티엔느 바톨로뮤)의 저택에 함께 살며 신분상승을 노리고, 동시에 귀족 여성들의 거추장스러운 의상과 상반되는 심플한 옷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게다가 발장의 집에 게스트로 찾아온 영국 사업가 아서 카펠(알레산드로 니볼라)과 거침없는 사랑에 빠진다.
전설적인 프랑스 디자이너의 생애를 다룬 <코코 샤넬>의 원제는 <Coco Avant Chanel>이다. 프랑스어 Avant는 ‘전’(前)이라는 의미니 원제는 ‘샤넬 이전의 코코’로 해석할 수 있겠다. 영화 역시 제목 그대로다. <코코 샤넬>은 디자이너로 성공하기 전 젊은 샤넬의 인생에 집중한다. 샤넬이 디자이너로 성공
숨겨진 거장의 젊은 날 <코코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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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역사를 전공한 조지아(니아 바르달로스)는 그리스의 대학에 취업했다가 해고돼 졸지에 여행가이드가 된 신세. 그녀는 미국 대학으로 돌아가기를 오매불망 기다리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여행가이드로서도 그리 유능한 편은 아니다. 그리스 역사와 유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오히려 관광객에게 따분하다는 인상을 심어줄 뿐이다. 견디다 못한 조지아는 가이드를 그만두기로 마음먹고 마지막 여행객들과 1주일간 일정을 동행한다.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어브(리처드 드레이퍼스)와 운전기사 푸피(알렉시스 조고리스)를 알게 되면서 조지아는 슬슬 일에 보람을 느끼게 된다.
<나의 로맨틱 가이드>는 한눈에 보기에도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연장선 위에 놓인 영화다. 미국을 배경으로 그리스인들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렸던 <나의 그리스식 웨딩>과 달리 이 영화는 그리스로 무대를 옮겼지만, 시끌벅적하고 즐거우면서 로맨틱하기는 마찬가지다. 니아 바르달로스가 그 로맨스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연장선, <나의 로맨틱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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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 때부터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8살 소녀 미셸 맥널리(아예사 카푸르). 그녀는 짐승처럼 마음대로 생활하며 가족 또한 그녀를 짐승처럼 대한다. 그러던 미셸에게 아주 특별한 손님이 찾아온다. 그는 ‘교사’가 아니라 ‘마법사’를 자임하는 데브라지 사하이(아미타브 밧찬)다. 사하이는 집요한 노력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미셸이 언어체계를 익히도록 만든다. 세월이 흘러 숙녀로 거듭난 미셸(라니 무커르지)은 대학 진학의 꿈을 꾸고, 사하이는 미셸의 곁에 머물며 그녀의 눈과 귀와 입이 된다. 그러던 중 사하이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스스로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
굉장히 익숙한 이야기라고? 그럴 수밖에. <블랙>의 원전은 다름 아닌 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 선생님의 이야기다. 미셸이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고 주위 물건을 마구 집어던지는 짐승 같은 삶을 살았던 것이나 사하이가 사물을 미셸의 손에 쥐어주며 단어를 익히게 한 것, 미셸이 물(water)이라는 개념을 이
궁극적인 발리우드 러브스토리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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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점령 시기, 루마니아의 어느 시골 마을. 마을에 사는 총각 이안쿠(알렉산드루 포토신)와 아리따운 처녀 마라(메다 안드레아 빅토르)는 사랑하는 사이다. 마라의 아버지는 결혼 의사가 없어 보이는 이안쿠에 화가 나 있고 이안쿠와 마라의 아버지는 서로 원수처럼 으르렁거린다. 그러던 중 이안쿠가 마라와 결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두 집안은 화해를 청하고 경사 분위기가 된다. 그것도 잠시. 스탈린의 죽음으로 마을에는 일체의 ‘집회’가 금지된다. 이제부터 침묵의 결혼식이 시작된다.
크리스티안 문주의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이 칸에서 수상하며 관심을 끌게 된 루마니아영화는 확실히 지나치게 과대평가를 받은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 평가의 거품을 걷어내더라도 혹은 대단한 미학적 완성도를 보이지는 않더라도 작품마다 나름의 미덕은 갖추고 있다. 그 미덕은 주로 냉정함과 풍자에서 온다. 그 두 가지 성향이 어우러지는 걸 보는 건 재미있다. 한쪽은 크리스티안 문주
루마니아식 <웰컴 투 동막골>, <사일런트 웨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