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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차용된 레퍼런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먼저 미미즈는 영화 <모노노케 히메>에서 보이던 원한의 비주얼을 연상시킨다. 미미즈가 나선형으로 하늘 위로 솟아올랐을 땐 이토 준지의 <소용돌이>가 떠오르기도 했다.
= 신기하다. 이토 준지의 <소용돌이>는 일본에서도 아주 마니악한 작품인데 한국에서 알고 있다니! (웃음) 그런데 사실 미미즈의 경우, 어떤 크리처나 몬스터보다는 하나의 현상으로 그리려 했다. 그래서 문 밖으로 미미즈가 퍼져나갈 때, 어떨 땐 물처럼 보이지만 또 어떨 땐 연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용암처럼 솟구칠 때도 있다. 이것을 재난이자 자연현상의 연장선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미미즈가 도쿄 상공을 뒤덮을 땐 늪의 느낌을 주려 빙글빙글 돌리다 보니 <소용돌이>가 연상됐던 것 같다. 하지만 레퍼런스로 차용했던 건 아니다. 다만 나중에 작업을 모두 마치고 나서 <모노노케 히메>의 비주얼과 비슷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 신카이 마코토 감독②, "‘스즈메의 문단속’에 오마주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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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이름은.>은 혜성 충돌을, <날씨의 아이>는 홍수를, <스즈메의 문단속>은 지진을 다루며 ‘재난 3부작’을 완성했다. 세 작품 모두 ‘재난’과 ‘해결자’라는 공통 소재를 갖는데, <스즈메의 문단속>만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
= 이전 두 작품과 <스즈메의 문단속>의 결정적 차이는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실제 재난을 다뤘다는 점이다. 제작 초반까지만 해도 잔존하는 슬픔과 상처를 영화로 다뤄도 될지, 또 일본 관객이 이를 허용해줄지 의문이 들고 불안했다. 무엇보다 시대적·세대적 트라우마를 남긴 큰 재해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상처받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대지진이 일어나고 12년이 지난 지금 이 이야기를 다루지 않으면 너무 늦어질 것 같았다. 큰 결심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동일본 대지진을 다루지 않고 넘어가는 것도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에 작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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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①, “다리가 세개뿐인 의자는 스즈메의 결핍을 표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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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재난으로 현실을 더듬었던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와 달리 <스즈메의 문단속>은 현실을 반영한 평행 우주를 구현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삶의 터전을 잃은 실향민의 아픔은 여전히 시대적 상흔으로 남아 있고 많은 이의 일상적 기쁨이 가득했던 공간은 폐허의 앙상한 자욱만 내비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시간을 되돌리는 막연한 상상이 아닌, 과거를 발판 삼아 미래의 재난을 방어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회복 가능성을 묻는다. 어릴 적 소중한 것들을 갑작스레 상실하며 깊은 상처가 각인된 스즈메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토지시’(문을 닫는 사람)로서 재앙을 봉인하는 소타를 만나 긴 여정을 떠난다. 이 둘은 일본 지역 곳곳을 유영하며 사람의 발길이 끊긴 잔허(殘墟) 속에서 열려버린 문을 찾아 굳게 잠그고, 사람들이 보통의 나날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을 방문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만나 어린 구원자가 지닌 힘의 근
그렇게 상처는 치유되고, 삶은 계속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 ‘스즈메의 문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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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황량한 여행길에서 맺은 인연만큼 낭만적인 게 또 있을까. 사랑하는 이리나(디나라 드루카로바)와 암각화를 보러 가려던 라우라(세이디 하를라)는 이리나의 사정으로 혼자 기차에 오르고, 료하(유리 보리소프)와 같은 칸을 쓰게 된다. 그의 거친 언행에 불쾌감을 느끼지만 시간이 흐르며 료하의 따뜻한 면모를 발견한다. 소설가 로사 릭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6번 칸>은 유호 쿠오스마넨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첫 장편 <올리 마키의 가장 행복한 날>로 제69회 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한 그는 <6번 칸>으로 제74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기차 여행, 풍경, 그리고 외로운 두 영혼의 만남.” 라우라의 캠코더에 기록된 파편적인 시간들처럼, <6번 칸>은 바랜 일기장을 넘기듯 료하와 라우라의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처럼 느껴지게 하는 영화”다.
- 료하가 라우라에게 “오래된 걸 좋
[인터뷰] ‘6번 칸’ 유호 쿠오스마넨 감독, “기차는 매우 영화적인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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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콘텐츠 시청 등급을 분류하는 ‘OTT 자체등급분류제도’가 3월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제도가 활성화되면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사전 등급분류를 거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정보통신망을 통해 온라인 비디오물을 유통하는 사업자가 직접 등급을 분류할 수 있게 된다. 올해 사업자 신청 모집은 총 3회에 걸쳐 이뤄지며, 첫 신청은 관련 법 시행 시점인 3월28일에 시작한다. 8월과 11월에도 희망 사업자를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 OTT 콘텐츠의 수문이 열린 지금, 유연해진 제도적 변화는 영상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영등위의 채윤희 위원장과 이지은 정책사업본부 연구교육팀장을 만나 질문을 건넸다.
- 자체등급분류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
이지은 지금까지 OTT 사업자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영등위의 등급분류 과정을 거쳐야 했다면, 지정된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콘텐츠 등급을 분류할 수 있도록 만든 게 자체등급
[인터뷰] 영상물등급위원회 채윤희 위원장, 이지은 정책사업본부 연구교육팀장, “엄격한 사후관리로 OTT 자체등급분류 제도 안착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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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전소니)은 <소울메이트>에 자취를 남긴다. 그는 프레임 밖으로 사라진 순간에 더욱 애틋해지는 사람이다. 언뜻 차분해 보이지만 자기 안의 정열을 품은 인간형을 연기한 배우 전소니는 결 고운 세밀화 같은 얼굴 위로 종종 낯선 고독과 결의, 나아가 체념을 띄운다. 미소(김다미)의 자유로운 영혼을 동경하면서도, 자신이 지킬 수 있는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던 사람의 일렁이는 감정을 상상하게 만드는 힘은 여자들의 우정을 깊이 이해하는 전소니 자신의 다채로운 경험 안에서 피어오른다. 영화 <죄 많은 소녀>(2017), <악질경찰>(2018), <밤의 문이 열린다>(2018)로 기대주로 떠올랐던 전소니를 극장 개봉작으로 오랜만에 만났다.
- 보헤미안 같은 미소가 강한 첫인상을 남긴다면, 하은은 숨겨왔던 갈증을 조금씩 드러내는 후반부로 갈수록 길고 애틋한 여운을 남기는 인물이다.
= 관객도 그렇게 느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민용근 감독
[인터뷰] ‘소울메이트’ 전소니, “새뜻한 바람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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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게나 막 자른 머리, 뛰어다니느라 얼굴에 맺힌 땀, 태양빛을 받아 더 새까맣게 빛나는 커다란 눈동자. <소울메이트>의 미소(김다미)는 꼭 제주에서 나고 자란 아이 같다. 긴 팔다리를 휘적거리며 섬 자락을 헤치고 다니는 배우 김다미가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자유로워 보여서다. 그러나 미소는 사랑에 약한 엄마를 따라 도시를 이주하는 일에 익숙한 소녀로, 제주에서 하은(전소니)을 만나 처음으로 정착의 꿈을 꾼다. 영화 <마녀>(2018)를 위해 돌연 태어난 듯한 생경함과 그에 반하는 강력한 존재감으로 대중을 놀라게 했던 김다미는, 신중히 선택한 영화 차기작 <소울메이트>에서 만연한 웃음기 속에 여울진 내면을 담담히 새겨넣는다. 미소는 어딜 가나 이방인인 동시에 어디에 있든 그곳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고, 그것은 어떤 옷도 태생적인 것처럼 소화해내는 배우 김다미의 무구함에 힘입은 바가 크다.
-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그 해 우리
[인터뷰] ‘소울메이트’ 김다미, “파도 속에서, 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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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우정은 일생에서 최초이고 최장이며 최선으로 남는다. <소울메이트>는 그런 여자 친구들의 이야기다. 10대 시절 바닷가에서 인연을 맺고 제각기 흩어져 도시에서 어른이 되어갈 동안, <소울메이트>의 미소(김다미), 하은(전소니), 그리고 진우(변우석)는 고단한 현실을 통과한다. 각자의 삶이 변해감에 따라 관계망의 밀도를 조이고 넓혀가는 이들의 얼굴은, 때로는 세밀화처럼 때로는 수채화처럼 장면을 채운다.
3월15일 개봉하는 <소울메이트>는 대만 금마장에서 배우들에게 공동 여우주연상을 안긴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제주도로 옮겨와 산뜻하게 각색한 작품으로, <혜화, 동>의 민용근 감독이 12년 만에 완성한 두 번째 장편영화다. 바다가 싣고 온 축축하고 짠 공기가 그대로 묻어 있는 것 같은 빛나는 클로즈업 속에서 배우 김다미와 전소니는 <소울메이트> 섬의 파도와 바람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이들은 3월의 첫 커버 스타
[커버] 지나간 그때, 소중한 우리: ‘소울메이트’ 김다미, 전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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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인터뷰에서 마흔이 된 자신의 모습이 기대된다고 얘기한 정경호는 “지금이 정말 좋을 때”라고 말했다. “잘 버텨왔고 더 보여줄 게 많았으면 좋겠다. 재우 역의 오의식 배우와는 예전부터 알고 지낸 동갑내기 친구인데 최근에 이런 얘기를 나눴다. ‘이 시기를 어떻게 잘 견디고 버티느냐는 우리한테 달렸다’고. 신인 시절에는 누구나 다 열심히 하잖나. 어느 순간 딱 중간의 나이가 됐다. 현장에 선배님도 많고 나보다 어린 배우들과 연기를 할 때도 많다. 이 자리에서 나라는 배우는 어떻게 견딜 것인가도 중요하다고 느낀다.”
아버지인 정을영 PD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데뷔 때부터 말해온 꿈도 여전하다. “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낸 지 오래됐다. 아버지 덕분에 좋은 배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게 된 것 아닐까.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내 신념도 있었지만 아버지 때문에 말도 행동도 바른 아들이 돼야 했다. (웃음) 이런 게 오래 몸에 배어서 좋은 작품도 만나게 됐다고 생
[인터뷰] ‘일타 스캔들’ 정경호, "20년차 배우로서 결심한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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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정경호는 올해로 20년차 배우다. “어렸을 때는 아등바등 간신히 연기를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역할을 맡으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생각에 매해 쉼 없이 달려왔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데뷔 때로는 못 돌아갈 것 같다.” 모든 작품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3년 동안 김준완이라는 캐릭터로 살게 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그에겐 각별하다. “가장 꾸미지 않은 연기를 한 시절이지 않을까. 어느 순간 정경호가 김준완인지 헷갈릴 정도로 캐릭터 자체가 나 자신이 되어 있더라. 그때 멤버들도 감독님도 똑같이 얘기한다. 신기한 경험이었고, 오래 한 만큼 애정이 길게 남았다.” 함께 작업한 신원호 PD도 그의 작업을 꾸준히 응원해주고 있다. “<압꾸정> 촬영 때도, 이번에도 ‘잘하고 있어. 살살해’ 하고 연락해주셨다. 가끔 모니터링도 해주신다.”
정경호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언제나 사람”이다. “누구와
[인터뷰] ‘일타 스캔들’ 정경호, “남는 건 작품의 흥행보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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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온 마스>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 이어 박성웅 배우와 세 번째 합을 맞춘 영화 <대무가>와 마동석과 출연한 <압꾸정>을 통해 지난해 브로맨스 연기를 선보였던 정경호에게 <일타 스캔들>은 간만의 로맨스였다. “전작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나름 로맨스를 진하게 했다고 생각해서 장르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일타 스캔들>의 로맨스는 마냥 달콤하지 않고 쌉싸름한 데도 있다. 후반에는 장르가 한번 바뀌기도 하잖나. 오랜만에 편안한 드라마를 하는 전도연 선배와 함께해 너무 행복했고 많이 배웠다.” 전도연 배우와의 연기 합을 묻자 “전도연 선배와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어릴 때부터 봐왔던 대선배와 멜로 연기를 하고 한 카메라에 투숏이 잡힌다는 것 자체가… 안 그런 척하다가 컷, 하면 감독님한테 가서 ‘아, 너무 좋다. 이게 성공한 기분일까’ 하며 장난치기도 했다.”
[인터뷰] 지금 이 순간의 배우 정경호가 표현하는 기쁨과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