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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영화인가, 다큐멘터리인가. 보는 내내 관객을 의아하게 만드는 <아야>는 코트디부아르의 외딴섬에 사는 소녀 ‘아야’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삶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환경 문제로 인해 점점 위태로워지는 섬마을 생활은 아야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엄마는 아야를 위해서 마을을 떠나게 하고 싶지만 결정은 아야의 몫이다. 극중 ‘아야’의 이야기는 백퍼센트 허구지만 사이먼 쿨리발리 길라드 감독이 진두지휘한 독특한 제작과정을 듣고 나면 단순한 허구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화와 현실이 아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독특한 실험극이라고도 할 수 있다. 칸국제영화제는 1993년부터 독립영화배급조합인 아시드(ACID)의 배급작들을 별도의 섹션인 ‘아시드 칸’을 마련해 소개해오고 있으며, 올해 강릉국제영화제에서도 8편의 아시드 칸 선정작을 볼 수 있다. <아야>는 올해 74회 칸국제영화제 아시드 칸 섹션에서 소개된 영화다. 강릉을
GIFF #6호 [인터뷰] '아야' 사이먼 쿨리발리 길라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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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만난 사계절> Four Seasons in a Day
애너벨 버베크 / 벨기에, 노르웨이, 크로아티아, 리투아니아 / 2021년 / 78분 / 기프 신작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로 인해 EU 소속국인 아일랜드와 국경이 인접한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더욱 선명해진다. 벨기에 출신의 다큐멘터리스트인 애너벨 버베크 감독은 브렉시트가 야기한 일상과 미래의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아일랜드의 칼링포드만에서 북아일랜드로 향하는 정기 여객선 승객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일반인과 관광 객이 뒤섞인 여객선 안 풍경은 그리 특별할 것이 없지만 그들의 일상 속으로 카메라가 깊이 다가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바다 위로 보이지 않는 국경선을 매일 넘나드는 이들의 일상 속에서 정치·경제적 이권이 가져온 국가 정체 성에 대한 고찰과 미래를 향한 사람들의 막연한 불안을 읽어낼 수 있다.
<하루에 만난 사계절>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어
GIFF #6호 [프리뷰] 애너벨 버베크 감독, '하루에 만난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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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야 다이> Faya Dayi
제시카 베쉬르 / 에티오피아, 미국, 카타르 / 2021년 / 119분 / 인: 사이트
카트(khat)는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를 제치고 가장 수익성이 높은 농산물로 자리 잡은 식물 이다. 심각한 환각작용 탓에 많은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된 마약이지만 에티오피아에서만큼은 일상적으로 이 카트잎을 애용한다. <파야 다이>는 카트를 재배하고 다듬는 노동자들의 민첩한 손길을 따라가면서 사회와 국가, 종교와 신화, 삶과 죽음의 문제를 찬찬히 보듬는다.
에티오피아를 이루는 지난한 사회문제를 포착 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 다큐멘터리이지만 무엇보다 <파야 다이>에서 인상적인 것은 풍경을 포착하는 재주다.
신비롭고 몽환적인 장면을 탐닉하듯 나열하면서 그 위로 인물들의 나직한 보이스 오버를 싣는 대목이 많다. 흑백화 면으로 이뤄진 이 영화는 인물들의 생활방식 구석구석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건져냄으로써 훌륭한 풍경을 담는 데 컬
GIFF #6호 [프리뷰] 제시카 베쉬르 감독, '파야 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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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존 세일즈 감독은 거대 스튜디오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자본에 구애 받지 않는 독립영화를 주로 만드는 감독으로 흔히 존 카사베츠의 정신을 이어받은 미국 독립영화 2세대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강릉국제영화제에서는 소설가이자 감독, 시나리오 작가, 배우로서 1970년대부터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선보였던 작품 가운데 아카데미시상식 각본상 후보에 오른 그의 대표작 <패션 피쉬>,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이었던 <총을 든 자들>을 비롯해 '독립영화정신'을 느낄 수 있는 문제적인 메시지와 파격적인 제작방식을 도입한 초기 저예산 영화들, <리아나>, <다른 행성에서 온 형제>, <메이트원> 등 5편을 소개한다. 그의 영화는 정식으로 한국에 소개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번 상영은 영화팬들에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존 세일즈 감독은 미국 사회의 인종, 젠더, 계급 갈등 등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다가 B무비의 거장 로저
GIFF #5호 [기획] ‘할리우드에서 독립 영화 만들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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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 <준호>는 연극계의 추악한 잘못을 세상에 들춰낸 미투 파문의 여파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올해 강릉국제영화 국제경쟁부문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영화로, 부석훈 감독이 뉴스를 접한 뒤에 연극계에 몸 담고 있었던 지인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사실 등을 토대로 영화를 만들었다. 감독 자신의 유학 시절 경험과 함께 출연한 배우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통렬한 반성극이다. 영화제를 찾은 그를 직접 만나 영화 제작과정에서 겪었던 일들에 대해 물었다.
- 쉽지 않은 기획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영화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 2018년 즈음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때, 졸업하면 독립 장편영화를 찍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무엇을 찍어야 할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그 해 초에 연극계 미투 운동 관련 뉴스를 접하게 됐다. 거기 얽혀 있는 가까운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과
GIFF #5호 [인터뷰] '준호' 부석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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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은 영화배우이자 드라마 배우이자 뮤지컬 배우이자 싱어송라이터이자 영화감독이다. 벌써 세 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했고 영화제 시즌이 되면 감독으로서 초청받는다. 원래 유준상 감독은 남미에서 장편영화 <그때 오늘>을 찍으려고 했다. 코로나19로 촬영이 기약 없이 밀리게 됐을 때, KT 콘텐츠 전문 자회사 스토리위즈와 바로 엔터테인먼트의 미드폼 옴니버스 프로젝트 <Re- 다시 프로젝트>가 유준상 감독에게 단편영화 제작을 제안했다. 올해 강릉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하는 단편영화 <깃털처럼 가볍게>는 <그때 오늘>의 한 조각과 같은 역할을 한다. 유준상 감독에게 이번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 장편영화를 먼저 준비하고 있었다고 들었다.
= <그때 오늘>은 남자(유준상)와 여자(정예진)가 만나기 3년 전, 6개월 전, 3일 전, 그리고 1개월 후라는 시간대 별로 나열되어 구성된 작품이었다. 변하는 모든 시간들이 ‘그때 오늘’이
GIFF #5호 [인터뷰] '깃털처럼 가볍게' 유준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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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맨> I was a Simple Man
크리스토퍼 마코토 요기 / 미국 / 2021년 / 100분 / 국제장편경쟁
흰머리에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잠에서 깨어 나자마자 화장실로 향한다. 변기를 붙잡고 토를 하는 그의 이름은 마사오. 그는 현재 죽어 가고 있다. 말기암 진단을 받은 마사오는 집에서 딸과 손자의 병간호를 받고 있다. 그의 부인 그레이스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마사오는 그녀를 잊지 못한다. 개와 함께 산책하러 나간 어느 밤, 마사오는 누군가가 자신을 쫓고 있음을 느낀다. 나무 뒤에 숨어 있던 누군가가 서서히 정체를 드러낸다. 다름 아닌 그레이스다.
<심플 맨>은 한 노인의 삶의 마지막을 따라가 면서 간단하지 않은 죽음에 대해 알아보는 시적인 영화다. 영화는 마사오의 지난 삶을 반추 하는 형식을 취한다. 단순히 플래시백을 통해 반추를 표현하기보다는 과거의 어느 부분들이 현재에 물들어가는 것을 이미지화함으로써 차별화를
GIFF #5호 [프리뷰] 크리스토퍼 마코토 요기감독, '심플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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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 Junho
부석훈 / 미국, 한국 / 2021년 / 104분 / 국제장편경쟁
연극 무대에 서는 꿈을 안고 들어간 준호의 극단 생활은 너무나 험난하다. 선배들의 혹독한 가르침 속에서 그저 조·단역에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자조하던 준호는 극단 대표의 성추문 사태라는 끔찍한 재앙과 마주하고 연기 생활을 포기한다. 한발 먼저 미국으로 떠나 자리 잡은 선배 창녕의 푸드 트럭에서 소일하던 그는 거대한 죄책감에 속수무책으로 무너 진다. <준호>는 연극계의 추악한 잘못을 세상에 들춰낸 미투 운동의 여파를 영화화한 부석훈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동료 배우들의 추악한 가해와 방관, 묵인에 관해 뭉툭하지만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 영화가 용기내어 마주하려는 것은 누군가의 망가져버린 꿈이다. 준호는 끝내 진실을 외면하려는 선배 창녕에게 가해자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절규한다.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자신도 결국 방관자였음을 부정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주인공 준호의
GIFF #5호 [프리뷰] 부석훈 감독, '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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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강릉국제영화제에서는 개봉 20주년을 맞은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과 유지태 배우, 조성우 음악감독을 초청해 다시 한번 관객과 만나는 행사를 마련했다. <봄날은 간다>는 강원도 강릉, 삼척 일대에서 주로 촬영을 하기도 했던 영화로, 강릉과는 작품 내외적으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영화 상영은 물론 영화음악 콘서트와 스페셜 토크 행사를 통해 관객과 다시 한번 만나게 될 허진호 감독을 개막식 직전에 만나 남다른 소감을 물었다. “햇수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관객들이 아직도 이 영화를 생각해주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라며 소감을 전한 그는 얼마 전 첫 드라마 진출작인 <인간실격>의 후반작업을 마쳤다. 영화제가 한창 열리는 첫 주말에 최종회 방영을 앞두고 있는 그는 강릉과 <봄날은 간다>의 관계에 대해서, 또 첫 드라마 연출을 하면서 느꼈던 제작과정에서의 소회도 함께 들려줬다.
- <봄날은 간다>의 은수(이영애)가
GIFF #4호 [인터뷰] 개봉 20주년 맞은 '봄날은 간다' 허진호 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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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느낀 감정을 재료 삼아 창작 활동으로 승화시키는 상황이라니, 어쩌면 <선우와 익준>은 영화인들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이다. 심지어 양익준 감독과 배우 임선우와 극중에서 각각 ‘익준’과 ‘선우’를 연기해서 현실과 허구의 상황을 묘하게 무너뜨린다. ‘선우와 익준’이 연출하는 영화 속 영화는 재석을 연기하는 민준(허준석), 수인을 연기하는 진서(최승윤)가 연기하는데, 한번 헤어졌다 재결합한 선우와 익준의 모습을 투영한 듯하다. 두 사람은 영화를 만들면서 자신들이 이별했던 순간을 복기하게 되고 잔흔처럼 남았던 오해를 하나씩 푼다. 양익준 감독과 배우 임선우를 만나 이 독특한 로맨스 영화의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선우와 익준>은 KT의 콘텐츠 전문 자회사 스토리위즈와 배우 매니지먼트사이기도 한 바로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미드폼 옴니버스 프로젝트 <Re- 다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어떻게 인연이 닿아 합류하게 됐나.
GIFF #4호 [인터뷰] ‘관객의 경험과 영화의 감정이 잘 순환되는 로맨스 영화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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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츄럴 라이트> Natural Light
데네스 나지 / 헝가리, 라트비아, 프랑스, 독일 / 2021년 / 103분 / 국제장편경쟁
2차 세계대전, 독일의 소련 침공에 가담한 헝가리군은 소련 일대를 점령한다. 이들은 마을 주민들을 위협해 기강을 유지하고 빨치산을 색출하는 임무를 맡는다. 주인공 세메트카 또한 이 군대의 일원이다. 평범한 농부였지만 군인으로 징병된 그는 마치 전쟁통에 최적화된 사람처럼 말수도 적고 웃음기 하나 없는 인물이다. 어느 날, 그가 속한 중대가 다른 마을로 이동하던 중 갑작스럽게 적의 공격을 받아 위기에 처한다.
<내츄럴 라이트>는 전쟁의 폭력적인 생리를 드러내면서 인간의 조건을 탐구하는 영화다. 서사는 뚜렷한 경로를 따라가기보다 불쑥불쑥 일어나는 상황들의 여파를 짚어내는 편이다. 전쟁을 다뤘으나 스펙터클은 배제했으며, 대신 조명에 공력을 기울였다. 연신 어둠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내츄럴 라
GIFF #4호 [프리뷰] 데네스 나지 감독, 내츄럴 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