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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흘린 침은 내일 흘릴 눈물이다.” 생소한 격언이 책상 앞에 붙어 있다. 공포연작영화 <어느날 갑자기-4주간의 공포> 중 2편 <D-day>의 공간은 대입 재수생들을 위한 기숙학원이다. 4인용 침실 겸 공부방과 복도, 교실 등이 대전영상특수효과타운 내에 지어졌다. 2층 침대는 안락하기보다 싸늘하게 생겼다. 아래칸에 룸메이트 네명이 어깨를 맞대고 나란히 앉아 소곤거린다. “대학 가면 뭐하고 싶어?” “얼굴 다 고치고 지방흡입할 거야.” “왜 재수했어?” “우리 집은 최고가 아니면 안 되거든.” “정말 공부는 왜 하는 걸까?” 각자 개성을 가진 네 캐릭터들은 지극히 입시생다운 대화를 나눈다. 장편 데뷔를 치르는 김은경 감독은 “<여고괴담> 시리즈에 의지한 것은 아니다. 여고생들의 감성에 애초 관심이 많았고, 기숙학원이라는 공간이 가진 비현실성에 굉장히 끌려 이 대본을 쓰게 됐다”고 말한다. 직접적인 착상 계기는 몇년 전, 원생들 대부분이 사망했다는
재수생의 강박, 공포가 되다, <어느날 갑자기>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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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병원 복도 의자에 한쌍의 남녀가 앉아 있다. 자신도 모르는 새 잠이 든 남자는 자연스럽게 여자의 어깨에 기대고, 여자는 그런 남자의 의지가 싫지 않은 눈치다. 로맨틱한 청춘영화의 한 장면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런데 잠깐. 꾀죄죄한 점퍼에 추리닝을 입고 한쪽 손엔 붕대를 감은 이 남자의 맨발이 예사롭지 않다. 그는 사실, 바보다. 강풀의 동명만화를 스크린에 옮기는 <바보>는 천사 같은 바보 승룡(차태현)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가 목숨처럼 아끼는 세 사람이 있다. 바보 오빠를 부끄러워하는 모진 동생 지인, 승룡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으면서 그를 보살펴주는 피아니스트 지망생 지호(하지원), 그리고 거친 외향과 달리 한없이 부드러운 승룡의 오랜 친구 상수(박희운). “정상적인 몸을 가진 우리가 오히려 바보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는 김정권 감독(<동감> <화성으로 간 사나이>)은 자신의 세 번째 장편영화가 “많은 이들이 잊었던 것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우리를 돌아보게 할 바보, <바보>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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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공짜로 영화제에 보내주고 재워주고 밥까지 먹여주는 곳이 있다. 게다가 이 꿈 같은 기회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데. 2005년 개관한 성남아트센터에서는 ‘영화제 속의 영화제’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화제에 참석하고 싶어하는 이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선발한 후 국내 다양한 영화제 체험을 지원해주는 ‘영화제 나들이’라는 행사를 시작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그 첫번째 행운을 잡은 주인공들은 6명.
“지원자가 너무 많을 것 같아서 불안했어요.” 독특한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인 김상준씨는 방송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다. 개막 이튿날 오후에 도착한 이들은 <스키 점핑 페어: 2006 토리노로 가는 길>을 시작으로 <나인 라이브즈>, <장례식>등 다양한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도 좋지만 새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는 김예원씨의 말대로 대부분 전주가 처음이라는 이들은 2박 3일의 일정 동안 영화를 보고,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맛집까
‘영화제 속의 영화제’의 주인공 6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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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집 House of Bugs
구로사와 기요시 | 일본 | 2005년 | 50분 | 시네마스케이프
여기 한 부부가 있다. 폭력적인 남편과 벌레로 변해가는 아내. <곤충의 집>은 이 부부의 이야기를 남편과 아내의 시점에서 동시에 진행시킨다. 바람을 피고 있는 남편은 자신의 정부에게 아내가 점점 곤충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아내는 동생에게 남편이 폭력적으로 돌변한다고 얘기한다.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라쇼몽>에서 그랬던 것처럼 하나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시점에서 전개시킨다. 병렬로 나란히 이어지는 두 이야기는 끝까지 하나의 접점도 갖지 않고 진행되며, 그 다름이 가져오는 차이는 이야기의 혼란을 유도한다.
하지만 기요시 감독이 <곤충의 집>에서 의도하는 바는 <라쇼몽>과는 다르다. 그가 보여주는 ‘시점의 이중성’이란 진실과 거짓의 문제, 혹은 인간성에 대한 탐구의 영역이 아니
효과적인 공포 조성, <곤충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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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추얼 어프리시에이션 Mutual Appreciation
앤드류 부잘스키/ 인도/ 2005년/ 109분/ 인디비전
자신만의 리듬을 이해해 줄 밴드 드러머를 구하기 위해 뉴욕을 찾은 앨런의 표정은 시종일관 심드렁하다. 처음보는 라디오 DJ와 하룻밤을 보낸 뒤 맺게되는 관계는 어정쩡하고, 얹혀사는 오랜 친구 로렌스의 애인 앨리에게 심각한 감정을 가지고는 있지만 제대로 그것을 표현할 생각도 없어보이며, 취직을 닥달하는 아버지에게는 믿음직스런 대답을 내놓을 수 없지만 음악을 향한 열정이라고 그리 대단해 보이지도 않는다. 극중 인물인 로렌스로 직접 출연하여 능청스런 연기를 선보인 앤드류 부잘스키 감독은 부스스한 헤어스타일 만큼이나 우유부단하고 열없는 앨런의 행보가 어정쩡한 상호이해, 혹은 상호존중(mutual appreciation)으로 마무리되기까지의 과정을 흑백 화면에 담았다.
데뷔작 <퍼니 하 하>(2002)를 만든 이래, 현재 미국독립영화계에서 평단의 가장 큰 주목을 받
대도시 젊음의 불치병, <뮤추얼 어프리시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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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의 김현석 감독과 주연배우 봉태규가 야외상영에 앞서 무대인사를 가졌다. 봉태규는 어제의 '방과후 옥상'야외상영에 이어 두번째 무대인사이다.
<광식이 동생 광태> 감독, 배우 무대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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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천연 Nuages d’Hier
2005년 | 츠보카와 다쿠시 | 일본 | 95분 | 인디비전
1996년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츠보카와 다쿠시 감독은 자신이 어린시절을 함께 보냈던 극장이 얼마전 마을에 발생한 지진으로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는 최소한 이 극장을 필름으로라도 남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영화 <아름다운 천연>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감독의 실제 경험에서도 알수 있듯이 <아름다운 천연>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을 담은 영화다.
1930년대 일본의 작은 마을, 한 극장에서는 영화 <아름다운 천연>이 상영중이다. 마을 사람들은 한데 모여서 영화를 보고 있고, 극장 밖에는 한 소년이 영화의 마지막 릴을 배달하고 있다. 극장으로 가는 길, 소년은 우연히 영화의 결말을 알게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배우가 비극을 맞는다는 사실에 그는 마지막 필름을 땅속에 묻어버린다. 시간은 흘러 소년은 노인이 되고 영화는 노인의 지나간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 <아름다운 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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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커밍 Homecoming
조 단테/ 미국/ 2005년/ 60분/ 시네마스케이프
조 단테(<그렘린> <하울링>)가 지옥의 사자들을 데리고 돌아왔다. 공화당원으로 추정되는 정치고문이 TV 정치 토론 중 “전사자들이 돌아와 그들의 죽음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지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미국이 벌인 지난 전쟁들에서 사망한 군인들이 무덤을 뚫고 지상으로 기어나오기 시작한다. 문제는 돌아온 사자들이 원하는 것이 공화당 정치고문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썩은 살을 흘리며 나타난 시체들이 원하는 것은 투표권. 그들은 자신들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한 권리를 주장하며 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른다.
<홈커밍>은 다리오 아르젠토, 토브 후퍼, 존 카펜터, 미이케 타카시 등 13명의 공포영화 거장들이 모여서 만든 미국 쇼타임 채널의 프로젝트 <마스터즈 오브 호러>의 한 에피소드. 물론 조 단테가 순수한 의미로서의
미국의 정치 현실을 꼬집는 풍자 코미디, <홈커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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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만족을 위한 설문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영화제 쪽은 평가 연구소와 학계에 공모하여 매년 관객 설문조사를 실시해 왔다. 올해는 전주대 여론정보연구소가 그 역할을 맡아 4월30일부터 영화의 거리 주요 지점에서 설문지를 배포한다. 설문지는 참가 계기·관람 횟수·관람 일정 등 관객 행동 패턴에 대한 질문과 접근성·홍보·이벤트 등 프로그램 및 서비스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다. 영화제 기획팀장 성기섭씨는 “올해 부제가 ‘관객 중심의 영화제’다. 설문조사는 프로그램 자체보다는 공간이나 서비스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사결과는 더 나은 영화제를 만드는 데 이용된다”고 말했다. 성 팀장은 인포메이션 센터와 관객 쉼터가 마련된 것, 셔틀버스 운행이 제개된 것 등이 작년 관객평가결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객 설문 참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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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머리 아파∼”천상고원을 다녀온 이들은 입이라도 맞춘 듯 어지럼증부터 호소했다. 30일 오후 3시15분, 메가박스 6관에서 열린 <천상고원> GV(게스트와의 만남). 184개 좌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 뿐 아니라 다시 영화를 관람한 김응수 감독과 박기웅 촬영감독, 그리고 "큰 스크린으로 본 건 처음"이라는 유운성 프로그래머까지 모두들 끝없이 ‘황량한 풍경’을 맛본 후유증을 호소했다.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일부러 흔들리게 촬영한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질문이 관객석에서 맨 먼저 터져나온 것은 당연한 일. 김응수 감독이 슬쩍 넘긴 마이크를 얼떨결에 건네 받은 박기웅 촬영감독은 “안 흔들고 싶었다. 꽉 잡는다고 잡았는데 흔들렸다(웃음)”면서 “편집하면서 감독과 관객들도 같이 멀미를 해야 한다는 말을 나눈 적이 있다. 미안하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생각치는 않는다”고 말했다.
<천상고원>은 갑자기 사라진 연인을 찾아 K가 히말라야 고원의 한 마을 라다크
[포럼] <천상고원>의 김응수 감독과 박기웅 촬영감독, 관객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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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하나에 올라탄 두 선수가 경사로를 내려온다. 점프대에서 공중으로 뛰어오른 선수들, 좌우로 손을 잡고 거대한 V자를 그린다. “출발했습니다. 짬프. 슈파, 슈파브이 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괴상한 묘기. 한 선수가 다른 선수 목에 매달리기도 하고, 파트너를 천길 아래로 떨어뜨리기도 하고, 스키복 속에서 어린 조카를 끄집어 내기도 한다. 황당한 경기를 정색하고 중계해주는 이 5분짜리 애니메이션에 사람들은 배꼽을 잡았다. 이것이 마시마 리치로의 <스키 점핑 페어>(2002)다. 제품 디자인 일을 하던 리치로는 본인이 갖고 있는 잡생각들을 활용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두고 디지털 할리우드 대학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만든 <스키 점핑…>는 작은 영화제와 인터넷, DVD를 통해 유명해졌다. 그는 시리즈 애니메이션 2편을 더 만든 다음, 2005년에는 스키 점핑 페어스가 창안되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가짜 다큐멘터리 <스키 점핑 페어: 200
<스키 점핑 페어: 2006 토리노로 가는 길>의 마시마 리치로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