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인간극장>이 또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낸다. 최근 KBS미디어는 지난해 12월초 방송됐던 <복씨네, 복 터졌네>를 영화화한다고 밝혔다. 천안의 한 두부공장 집에 사위로 들어온 캐나다인 트로이씨의 한국 생활 적응기를 중심으로 부인 복현숙씨, 그리고 딸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이 다큐의 영화화 계획은 지난해 말부터 추진됐다.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될 KBS미디어의 김형진 프로듀서는 “회사 안에서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나와 실제 주인공인 트로이씨와 가족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외국인 사위가 우리보다 가족을 더 소중히 여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베트남이나 필리핀 같은 외국에서 며느리들도 많이 들어오고 있는 지금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한다. 영화 또한 다큐멘터리와 비슷하게 따뜻함과 웃음을 담은 홈드라마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제작은 KBS미디어와 알토미디어, 쇼이스트가 함께 하게 되며, 투자와 배급은 쇼이스
<복씨네, 복 터졌네> 영화화
-
시네마테크 부산이 올해 선보일 특별전 라인업을 발표했다. 부산영화제 전까지 준비된 특별전은 모두 5개. <영화사의 위대한 유산-월드 시네마 Ⅲ>를 선두로, 샘 파킨파, 자크 타티, 나루세 미키오 세 거장의 특별전과 B급 호러영화를 주제로 하는 장르 특별전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가장 먼저 관객과 만날 것은 <영화사의 위대한 유산-월드 시네마 Ⅲ>다. 오는 3월 24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열릴 이 특별전은 찰리 채플린의 <키드>를 비롯하여, 하워드 혹스의 <리오 브라보>, 허우샤오시엔의 <펑꾸이에서 온 소년> 등 21 편의 걸작영화를 선보인다.
5월 2일부터 열릴 <샘 페킨파 특별전>에서는 <겟어웨이> <와일드 번치> 등, 폭력미학의 거장으로 추앙받는 샘 페킨파의 대표작 10편을 소개한다.
6월에는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과 함께 세계 영화사 3대 코미디 작가로 손꼽히는 자크 타티 특별
시네마테크 부산, 3월부터 9월까지 5개 특별전 마련
-
재능이란 기생충에 관한 반문
이인의 감독의 <Gift>
2002년, 이인의(30) 감독은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접었다. 장편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에 인터넷, 케이블 방송 일을 했던 그는 이후 입산수행을 맘먹은 승려처럼 고향인 경기도 오산으로 내려가 ‘나 홀로 창작’에만 몰두했다. 건축업을 하는 친척이 내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컨테이너를 작업실 삼아 그가 밤낮으로 써낸 장편 시나리오만 벌써 10편. 그러다 지난해 “혼자서 끙끙거리다가는 외로움에 골병든다”는 지인들의 충고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알음알음 동병상련 동료들을 알게 됐고, 그들과의 공동작업이 없었다면, 독특한 여고생 성장기를 다룬 <Gift>는 대학 시절 그의 작품들(<불발된> <물은 물에 젖지 않는다>)처럼 무겁고 난해한 실험영화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1995년에 만든 <회태> <양수>를 보지
제9회 코닥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4]
-
인생의 끝을 준비하는 노인들과의 동행
강원석 감독의 <준비된 인생>
강원석(30) 감독은 태어나서 28살 때까지 할머니와 같은 방을 썼다. 작고한 할머니를 “평생의 룸메이트”라고 부르는 그는 “<준비된 인생> 또한 할머니가 하늘에서 내려주신 선물”이라고 여긴다. 2004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동행> 역시 할머니에 대한 그의 애정이 물씬 묻어나는 16mm 단편. 숨이 다한 할머니를 돌보다 죽음의 길도 함께하는 손자의 이야기다. 그러나 <동행>은 할머니에 대한 애정 고백인 동시에 그의 전환점이기도 했다. “대학 시절 만들었던 단편영화들은 어떻게 하면 상상력을 부릴까 고민한 것들이었다. 몇번 상을 받긴 했지만, 현실에서 공감을 얻는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가 뭘까 방황하던 차에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이후 <동행>과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대진대학교 영화학과 출신인
제9회 코닥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3]
-
-
그 소년의 무표정 대화법
민용근 감독의 <도둑소년>
어머니의 시신과 6개월간 동거를 해온 소년에 관한 뉴스가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민용근(30) 감독은 누구나 아는 그 이야기를 소재로 <도둑소년>의 시나리오를 썼다. 기묘하게도, 이야기는 수수께끼처럼 흘러간다. 소년의 집 안방에 무엇이 있는지, 영화는 표현을 아낀다. 민용근 감독은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와니와 준하> 메이킹 필름을 찍고, KBS 휴먼다큐 프로인 <현장르포 제3지대> PD로 일했다. 현재 케이블TV의 영화정보 프로그램 PD로 일하는 그는, 영화로 돌아올 작품으로 <도둑소년>을 선택했다. 영화연출은 대학 4학년 때 찍은 단편영화 <봄>을 마지막으로 7년을 쉰 셈이지만 <도둑소년>의 시나리오도, <봄>도 공백을 잊게 만드는 힘이 있다. 민용근 감독은 <도둑소년>을 무표정으로 표정을 드러내는, 짧
제9회 코닥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2]
-
<씨네21>과 한국 코닥, 부산국제영화제가 주최하는 ‘코닥 단편영화 제작지원 프로그램’이 9번째 당선작을 발표했다. 46편의 응모작 중 선정된 세편은 민용근 감독의 <도둑소년>, 강원석 감독의 <준비된 인생>, 그리고 이인의 감독의 <Gift>로, 예년에 비해 응모작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전언이다. 심사위원으로는 정지우(영화감독), 박도신(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실 실장), 김조광수(청년필름 대표), 문석(<씨네21> 기자) 등 네명이 참여했다. 심사는 30분 이내의 단편 시나리오들을 제작기획서와 일정표, 포트폴리오와 함께 검토하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진행됐다. 한국코닥으로부터 35mm필름 1만 피트를 제공받고, 무료 현상 및 인화, 카메라 장비 대여, 편집 작업료 할인 등의 지원을 받게 될 이 작품들은 올해 8월31일까지 완성할 경우 부산국제영화제의 심사를 받아 와이드앵글 부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
제9회 코닥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1]
-
국경을 넘는 범아시아 프로젝트 <보이지 않는 물결>
푸미콘 국왕이 재위 60년 다이아몬드 희년을 맞는 2006년은 타이 곳곳에서 축제가 꼬리를 무는 ‘타이 대초청’(Thailand Grand Invitation)의 해다. 타이 정부는 영화제 개막 전야인 16일 정부청사 앞마당에서 파티를 열고 ‘타이 대초청’의 축포를 울렸다. 권력 남용과 탈세로 제기된 위헌 심판 탄원이 그날 아침 헌법재판소에 의해 기각돼 한숨을 돌린 탁신 친나왓 총리가 잔뜩 잠긴 목소리로 축제의 개막을 선언했다.
왕의 그림자는 영화제 어디에나 일렁였다. 엄밀히 말해 영화제 관객이 맨 처음 본 타이 필름은 펜엑 라타나루앙 감독의 개막작 <보이지 않는 물결>이 아니라 모든 출품작 앞머리에 꼬박꼬박 상영된 150억원 예산의 시대극 블록버스터 <나레수완>의 예고편이었다. 차트리찰레름 유콜 왕자가 감독한 <나레수완>은 미얀마에 대항해 아유타야 왕국의 독립을 지킨 왕의 전
제4회 방콕국제영화제 견문록 [2]
-
“지어라, 그러면 그들이 올 것이다.”
방콕행 비행기 좌석에 비치된 기내지는, 제4회 방콕국제영화제(2월17∼27일)가 새로운 터전으로 정한 거대 쇼핑몰 시암 파라곤의 건축 이념을 <꿈의 구장>의 케빈 코스트너가 받은 계시에 빗대고 있었다. 시암 파라곤이 솟아오른 방콕의 라마 1세 대로는 웬만한 백화점 한채 지어서는 아마존 밀림에 나무 한 그루 보태는 격이 될 쇼핑몰 밀집 지역. 두 유통 재벌이 손잡고 150억바트(약 4500억원)를 들인 3년 공사 끝에 지난해 12월9일 개장했다는 시암 파라곤은 8만제곱미터의 백화점과 레저 시설, 복합 상영관을 거느린 쇼핑의 신전이다. 인근 쇼핑몰들의 개축 경쟁을 평정할 코끼리가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라마 1세 대로에는 벌써 시암 파라곤보다 더 넓은 또 다른 쇼핑몰이 연내 준공을 목표로 망치질이 한창이었다. 하긴 이들의 경쟁 상대는 어차피 서로가 아니라,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이웃 동남아의 쇼핑 도시일 터다. 소비의 신한테 경배할
제4회 방콕국제영화제 견문록 [1]
-
금요일 밤 늦게, 그러니까 토요일 오전 2시쯤 시작하는 영화를 보러 가면 제 아무리 멀티플렉스라 해도 상영관은 절반도 채 안 차는 경우가 많다. 옆자리가 비어 있다면 금상첨화다. 많은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 앉아서 영화를 볼 때와 분위기도 꽤 다르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요란하게 팝콘을 먹거나 옆사람과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다른 시간대에 비해 확연히 적다. 갈 곳 없어 극장을 찾은 연인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긴 하지만, 보고 싶은 영화를 놓치지 않으려고 늦은 시간 보러 온 사람들도 꽤 있다. 그래서 토요일 새벽의 극장 분위기는 차분하게 마련이고, 그만큼 영화에 집중하기도 한결 수월하다. 늦은 밤에 영화를 보고 나서 다음 날 출근할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늦은 상영시간은 걱정거리가 될 수 없다.
음악이 좋은 영화, 사운드가 좋은 영화라면 더욱 좋다. <킹콩>을 토요일 새벽에 봤는데, 옆자리에 가방을 놓고 편하게 앉아서 킹콩과 공룡의 결투장면을 보고 있자니 정글에 온 기분이
[칼럼있수다] 토요일 새벽의 극장을 아십니까
-
정확하게 말하면 현장에서 동시녹음을 하고, 후반작업에서 동시녹음된 것을 더 낫게 만들고, 여기에 현장의 전체적인 소리의 분위기(앰비언스), 몹시 미세해서 마이크에는 잡히지 않지만 충분히 있을 법한 작은 소리들(폴리)을 따로 녹음해서 추가한다고 보면 된다. 대사도 현장음에 파묻힌 것 같이 들리면 후반작업에서 다시 녹음을 하고 입 모양, 음악 소리와 시간을 맞추는 싱크작업을 한다. 생생한 현장음은 하나의 기초작업일 뿐이다.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중요하지, 현장의 실제음이 중요한 건 아니란 얘기. 현장감을 위해서 비행기 엔진 소리를 따로 녹음하기 위해 미국에 건너가기도 하고(<청연>), 제주도 파도 소리를 위해 따로 제주도까지 가서 녹음을 하는 것이다(<인어공주>).
[영화지식검색] 할리우드에서 후시녹음을 선호하는 이유는 뭔가요?
-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의 동화 같은 영화 <시티즌 독>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플라스틱산 위에 올라 진을 기다리는 팟의 모습이 아닐까. 그런데 산더미같이 쌓인 플라스틱병(일명 페트병)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병의 개수만큼이나, 병을 재활용하는 방법도 무궁무진하지 않을까?
첫째, 방학숙제용.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페트병으로 화분을 만든 적이 있을 것이다. 병을 씻어서 반으로 자른 뒤, 맨 아래에 구멍을 몇 개 뚫고 식물을 넣으면 숙제 끝! 당신이 귀차니스트라면 굴러다니는 동전을 모아 저금통으로 써도 좋다. 나중에 배를 갈라도 돈 아까울 일은 없을 것이니.
둘째, 수납용. 병을 반으로 잘라서 리모콘 보관함을 만드는 법이 있다. 리모콘 찾아 헤매다가 보고 싶은 장면을 놓치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셋째, 업무용. 병의 윗부분을 잘라 종이컵을 하나씩 뽑아 쓰는 것으로, 떡볶이 노점상에서 자주 쓰는 방법이다. 또 아랫부분만 잘라서
[배워봅시다] 플라스틱병 재활용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