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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레인보우>는 뇌라는 하드 디스크에서 연애에 관련된 데이터들이 저장된 폴더를 일부러 손상시킨 뒤, 다시 그것을 복구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잊어버리는 행위 자체는 보통 삶의 현재를 이루는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잊어버린 기억’은 물건이 아니라 나 자신인 것이다. 그러나 보통 ‘기억상실’을 다룬 영화가 그렇듯 이 영화는 기억을, 혹은 망각을 물건 다루듯 한다. 주인공 스스로가 바로 그런 방식의 내러티브에 저항하기라도 하듯 ‘남들에 의해 기억이 되찾아지더라도 그것을 스스로 생생하게 느끼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논지의 말을 하지만, 그것은 작은 몸짓에 불과하다. 지하철 유실물센터에 모인 가방들과 기억의 하드에 모인 추억의 데이터들의 상동성. 영화는 그렇게 ‘대상화’시켜놓고 조작한다. 잃어버린 기억을 말이다.음악은 박호준, 음악감독은 이영호·이소윤이 맡았다. 영화를 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음악은 제목에서도, 기억 속의 여자를 가리키는 상징적 이름에서도 등장하는 ‘무지개’,
<오버 더 레인보우>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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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한국 만화계 최고의 성과로 손꼽히는 박흥용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 하드커버의 고급 장정으로 복간되었다. 바다 그림판의 ‘한국 만화대표선’ 세 번째 작품으로 나오게 된 <구르믈…>은 1996년 문화관광부 선정, 대한민국 만화문화상 저작상을 수상하는 등 이미 그 명성을 널리 떨쳐온 작품이다. 이야기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견자라는 한 인물이 칼을 통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서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켜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임꺽정> <장길산> 등 한국적 만화들의 전형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동양화의 전통을 이어받은 유려한 흑백의 선과 초현실주의적인 비유의 장면들은 이미 고전으로서 가치를 인정받는다.대전국제만화대상전 공모대전국제만화연구가 주관하는 제11회 대전국제만화대상전이 오는 6월30일까지 참가작 접수를 받는다. 응모부문은 과제부문(기쁨, 슬픔)과 자유부문(시민생활, 건전문화 등)으로 규격 내 1∼4컷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하드커버 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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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참 많은 요리를 먹었다. <미스터 초밥왕>에서 최고의 초밥이 담긴 접시를 건네받았고,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른다는 <짜장면>도 맛보았다. <맛의 달인>이 차려주는 궁극의 메뉴까지 샅샅이 섭렵했다. 배도 제법 불렀고, 이젠 좀 지겨워질 때도 되었나? 잠깐, 그래도 입가심이라도 해야지. 달짝지근한 케이크에 아이스크림 정도가 어떨까? 요리만화라면 나올 것은 다 나왔다 싶었지만, 이 만화들을 보니 정말 확실히 중요한 뭔가 빠져 있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서울문화사에서 현재 2권씩 차려내놓은 구보노치 에이사쿠의 <쇼콜라>와 요시나가 후미의 <서양 골동 양과자점>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케이크와 과자들로 우리를 유혹하는 케이크 가게 만화다. 그런데 역시 요리점과 제과점은 다른 분위기, 정통 요리만화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쪽은 정말로 온몸이 끈적거릴 정도로 달짝지근하고, 한쪽은 과연 언제 케이
<쇼콜라>와 <서양 골동 양과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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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에 나온 한 시사프로그램의 내용이 꽤 눈길을 끌었는데, 인간의 뇌 속에 있는 특정부위의 조건에 따라 트랜스젠더나 동성애자가 나온다는 연구결과에 대한 것이었다. 일부분만의 과학적 분석 차이를 그러한 현상에 대한 전반적인 원인 규명인 양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어린아이의 그림에 나타난 표현들이 앞서 말한 경향의 분석에 이용되는 것은 흥미로웠다. 남자아이는 움직이는 물체에 대하여 간결하고 차가운 색 계통을 써서 그리는 반면, 여성적 성향을 지닌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와 똑같이 정지된 물체를 화려한 색조로 표현해내고 있다. 이렇듯 그림을 통한 내면탐구는 아동심리나 정신병 연구에 주로 쓰이는데, 사람이 표현해내는 그림에 그 사람의 내면이 부지불식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ASIFA 1978년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미국의 여성작가 수잔 피트의 <아스파라거스>(Asparagus, 국내에서는 제1회 전주영화제 애니메이션 비엔날레
색의 에로티즘 <아스파라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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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에서 꼬마 메이와 사츠키의 친구 ‘고양이 버스’가 애니메이션 속에서 빠져나왔다. 12살 아래의 꼬마들만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특별 손님들. 나머지는 꼬마들이 뛰노는 걸 마냥 부러워할 수 밖에 없다. 도쿄 도미타카시 이노바시라 공원 안에 자리잡은 ‘지브리 미술관’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또다른 세계다. 우거진 수풀 속에 우묵하게 들어앉은 이 미술관은 보통 미타카 숲의 지브리 미술관이라 불린다. 커다란 토토로 인형의 인사를 받고 들어서면, 옥상에서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오는 거신병을 만날 때까지 미야자키 감독 대표작들에 나오는 모든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건물 안에 처음 들어가 마주치는 풍경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본 온천장 풍경. 금방이라도 마녀 유바바가 어디선가 뛰쳐나올 듯 싶다. 아이들은 치히로가 마녀 유바바를 만나기 위해 떨면서 올라가던 엘리베이터를 직접 타 볼 수도 있고, 2층 공중다리 위를 쿵쾅 쿵쾅 뛰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또다른 세계, 지브리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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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국이 흐드러지게 핀 작은 마을, 도쿄 고가네이. ‘아니메’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61) 감독이 이끄는 ‘스튜디오 지브리(지브리)’가 자리잡은 곳이다. 베를린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이곳이 고향이다. 지난 4일 그는 토시오 스즈키 프로듀서와 함께 지브리를 공개했다. 지브리는 꿈과 팬터지의 산실. <센과 치히로…>에선 신들의 온천장에서 길을 잃은 소녀 치히로가 겪는 모험담을 빚어낸다. 엄마 아빠를 구하기 위해 마녀가 주인인 온천장 종업원이 되어 온갖 모험 끝에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는데 성공하는 이야기이다. 치히로를 돕는 신비스런 소년 하쿠와 머리 큰 마녀 유바바, 얼굴없는 요괴 가오나시 등 매혹적인 캐릭터들이 쉴새없이 등장한다. 소년의 웃음과 개구진 유머를 지닌 두 사람은 그 ‘매혹의 비밀’을 유쾌하게 들려줬다. <센과 치히로…>는 28일 한국에서 개봉된다. “지브리에서 열살짜리 꼬마가 일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봤
스튜디오 `지브리`, 꿈과 환상속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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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크리스마스, 미국 게임시장이 무너졌다. 질보다는 양, 수준 낮은 게임의 범람은 게임시장을 지배하던 제작사 아타리의 기업 가치를 하루아침에 5억달러에서 200만달러로 끌어내렸다. 이른바 ‘아타리 쇼크’ 이후 10년간 번성을 누리던 미국 게임산업은 몰락했고 대신 일본의 시대가 열렸다. ‘닌텐도’는 화투나 트럼프 같은 것들을 만들던 전통있는 교토 기업이다. 1949년 와세다 대학생이던 야마우치 히로시는 조부의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21살의 나이로 닌텐도의 사장 자리에 앉았다.전통적인 상품 라인업으로는 장래가 없다고 생각한 야마우치는 새로운 장난감 개발에 열을 올렸다. 닌텐도의 변화는 손으로 만들던 전래 장난감을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점차 간단한 전기 장치 장난감을 내놓기도 했다. 처음에는 버튼을 누르면 번쩍번쩍하는 장난감 칼 정도였지만 나중에는 미국 게임회사의 전자오락 기기들을 만들기도 했다.70년대 후반만 해도 일본 기업들은 미국 비디오
닌텐도 사장 야마우치 히로시, 53년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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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가 <맨인블랙 2>의 홍보를 위해 6일 방한했다. 한국에 처음 온 두 사람은 기자회견 내내 유머와 재치로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맨 인 블랙> 1편과 2편을 비교한다면. -토미: 2편이 훨씬 재미있다. 5년 동안 기술도 진보했고, 더 무서운 외계인과 괴물이 등장한다. 소넨필드 감독은 어떤 잣대로 봐도 정상인이 아니다. -97년 1편 개봉 뒤 검은 안경 검은 정장 따위가 유행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복장 좋아하나. -윌: 옷 고를 때 가슴근육이 돋보이는 걸 선택한다. 특히 젖꼭지가 드러나 보이는 의상을 환영한다. -한국에 처음 왔는데 어떤 계획이 있나. -윌: <맨 인 블랙> 팀의 공식일정이 있다. 한국에 외계인이 많다는데 자료도 수집하고 분석할 예정이다. -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가 수상하지 못했다. 어떤 느낌이었나. -윌: 오스카는 후보에만 올라도 영원히 기억된다. 그 뒤 어떤 감독이나
`외계인 분석하러 한국 왔어요` <맨 인 블랙2>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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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에 이어 6월13일 개봉하는 본격 SF영화 <예스터데이> 홈페이지가 오픈했다.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며 영화에 나오는 세트, 의상, 소품과 관련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보기 드물게 스타일리시한 홈페이지로, 무채색을 주조로 하여 무국적성을 나타냈으며,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는 몽환적인 미래도시의 이미지는 걸작 <블레이드 러너>를 연상시킨다.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든 영화답게 공들인 흔적이 보인다. Virtual Location에서는 9개의 로케이션으로 나누어 각 상황에 등장하는 인물과 무기 등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연결하여 볼 수 있다. PreSketch 코너가 바로 이러한 제작의도를 설명해주는 코너. 생생한 촬연현장과 뒷얘기를 알고 싶다면, Film Note와 Making Film에 꼭 들를 것을 권한다. 낮게 흐르는 일렉트릭 사운드의 배경음악은 이 사이트만을 위해 따로 작곡되었다. 주연배우들의 의상과 소품 경매, 각종 경품을 제공하는 퀴즈
<예스터데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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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햐흐로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전례없는 분산(공동이라 부르기 쑥스러운) 개최라는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올림픽 이후 이렇다 할 국제적인 이벤트가 없었던 상황이라서 온 국민의 관심은 오직 월드컵에만 쏠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월드컵이 가까워오면서 한국 대표팀이 예상을 뛰어넘는 평가전 결과를 보여준 이후, 한동안 불지 않을 것 같아 보였던 월드컵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문제는 이런 세계적인 이벤트로 인해 영화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된다는 사실. CGV가 고객 설문조사를 토대로 월드컵 기간에 관객이 30% 정도 줄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월드컵 기간에 개봉될 영화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소식은, 영화계에 대한 월드컵의 여파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미있는 것은 월드컵이 열리기 이전에는 월드컵을 기회로 삼아 한몫 잡아보려는 영화들이 개봉되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주성치의 <소림축구>와 영국판 <교도
축구스타 출신, 영화배우 비니 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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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쯤 전에 문을 닫아버린 동네 비디오가게의 처분 비디오를 가슴아픈 심정으로 열개 이상이나 사두었던 나는, 사실 그 비디오 뭉텅이를 방구석에 버려둔 채 지금까지 한개도 보지 않고 있었다. ‘쟤들은 영원히 내 것’이라는 생각이 나를 안일하게 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델리카트슨>을 집어드는 데도 오랜 반성과 망설임이 필요하였으니, 아, 역시 나 같은 이에게 소유란 과분하고도 위험한 것이었나.비디오 케이스는 딱딱하게 굳어 몇초간 용을 쓴 뒤에야 탁 소리를 내며 벌어졌다. 그러나 그 안에서 오랫동안 빛을 보길 기다리던 비디오는… 정말로 난데없는, <외계에서 온 우뢰매>였다!! 비디오를 판 건 주인아저씨가 아니라 임시로 장사하러 온 아저씨였고 게다가 사간 다음날도 아닌 한달이 넘은 시점에서 <외계에서 온 우뢰매>를 프랑스영화로 바꿔달라고 한들 우스워지는 건 나뿐일 게 확실했다.그래서 나는 <…우뢰매>를 봤다. 생각해보니 그건 한때 내가 정말로
오랜만이다. 우뢰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