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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모가 김기덕 감독과 만났다. 영화의 러닝타임만큼 촬영하는 형식적인 실험을 시도할 새 영화 <실제 상황>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것. 이 영화는 35mm 카메라 8대, 디지털 카메라 10대로 100분간 인물의 행동과 감정 추이만을 집중적으로 잡아내는데, 주진모는 특히 감정이 극에 달하는 과정, 위험하고도 동물적인 본능이 폭발하는 과정을 그려내야 한다. <댄스 댄스> <해피엔드>에 이은 세 번째 영화. 주진모는 현재 TV드라마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에 출연하고 있다.
주진모, 김기덕 감독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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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나이가 들어버린 것일까. 요즘 들어 자주 기억을 잃어버리는 버릇이 생겼다. 길에서 누군가와 마주쳤을 때 전에 함께 일했던 사람인데도 지우개로 지운 듯 이름이나 함께 한 작품이 생각나지 않거나, 1, 2년 전 일인 듯한 이야기도 남들이 상기시켜 줄 때마다 그런 일이 있었나 하곤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 기억의 문이 하나둘씩 닫혀 가고 있다고 느끼던 며칠 전 다시금 옛 기억의 큰 문 하나를 열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을 맞기 위해 서재를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서 소복이 먼지에 쌓여 누렇게 변해버린 영화 문법책 한권이 언뜻 눈에 들어왔다. 훅 하고 먼지를 털고 책장을 넘겼을 때 빛 바랜 책갈피 속에서 잊혀졌던 젊은 날의 기억이 아스라이 피어올랐다.
“한편의 영화가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 변화된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변화시키길… 좀더 나은 사회를 위한 영화로서.”
붉은 펜으로 쓰여진 글자 한자한자 속에서 갓 스물이 넘은 청년
스무살 청년의 붉은 맹세처럼,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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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티(룻거 하우어)는 전투용 리플리컨트(복제인간)이다. 자신이 한낱 한시적 소모품임을 깨달은 배티는 자신을 만들어낸 타이렐사의 회장을 찾아가 생명의 연장을 요구한다. 이때 그들이 서로를 부르는 말이 인상적이다. 배티는 회장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회장은 그를 ‘돌아온 탕아’(the prodigal son)라고 표현한다. 아버지가 불가능한 요구라고 일축하자 탕아는 그에게 절망적인 키스를 퍼붓고는 그를 살해한다. 성서적 함의가 풍부하고 부친살해의 모티브를 절정까지 밀어붙인 명장면이다. 이 장면의 의미를 좀더 확장시켜 볼 수는 없을까? 가령 배티가 인간이고 타이렐사의 회장이 조물주인 신이라면?
데커드(해리슨 포드)는 통제에서 벗어난 리플리컨트들을 제거하는 특수경찰(블레이드 러너)이다. 그는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지만 시시각각 회의에 휩싸인다. 리플리컨트와 인간 사이의 차별성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오욕칠정을 모두 갖춘 존재라면 도대체 리플리컨트와 인간은 어떻게 다른가? 기억
[할리우드작가열전] 장르영화의 수정주의자, 데이비드 웹 피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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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내가 이런 말 하는 건 좀 뭐하지만 말이야. 자네는 우리 신문의 간판스타라고. 그러니까 신경을 좀 써줘야 하잖나?” “저야 신문 판매고를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죠.” “그거야 광고에서나 그렇지. 자네 칼럼 말야. 요즘 너무 하는 거 아냐? 이번 건 어제 석간에 나온 박스 기사랑 거의 똑같아. 그 신참내기 여기자랑 사귀고 있다는 소문도 있던데. 어제밤에 그 여자가 불러주는 대로 썼나?” “이거 왜 이러십니까? 줘보세요. 뭐가 같다는 겁니까? 뭐가?… 음 비슷하긴 하네요.” “뭐가 비슷해, 똑같지. 쉼표가 자주 들어간다는 것 빼곤. 그 여자가 숨이 가빴나 보지?” “좋습니다. 이렇게 남들하고 똑같은 기사라면… 차라리 하루 쉬겠습니다.”
닉은 이렇게 자진 휴가를 냈다. 이번달 들어서만 벌써 사흘째. 그렇지만 회사에서는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막강한 인기가 아니라면 결코 신문 판매 부수 1위를 지킬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닉은 어슬렁거리며 분수대가 있는 광장쪽으로 걸어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로마의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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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는 이제하씨의 단편소설이다. 이상문학상을 탄 작품으로, 심사를 맡았던 고려대 불문과 김화영 교수가 영화로 만들어보라고 추천해주었다. 이제하씨의 소설은 난해하지만 독특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갖고 있어 개인적인 감수성으로 그의 작품을 좋아했는데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감각적으로 이해하는 편이 훨씬 나에게는 유리했다. 그래서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를 읽자마자 한편의 추상화를 마음속에 받아들였고 거기에 감수성으로 느낄 수 있는 상징적이며 복합적인 테마를 부여했다. 시나리오 작업 전에 이제하씨와 김화영 교수와 함께 서해를 여행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역시 이제하씨는 소설에서 분명하게 현실을 밝히는 쪽이 아니라 비현실의 이미지로 또다른 현실을 그려내고 있으며 바로 그것이 가장 진실한 현실의 일면이라고 확신하는 작가였다. 머리가 엄청나게 큰 이제하씨를 가만히 지켜보면서 작업실에서 영적인 세계와 교류하는 그런 작가라는
이장호 [50] - 로드무비,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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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는 지난 보름 동안 영화를 보지 않았었다. 보고 싶은 영화가 많이 있다가 그만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리플리> <감각의 제국> <썸머 오브 샘> <엑기> 이렇게 밑줄 쫙 그어놨었는데, 언론에 따르면 열린 사회의 적들이 하필 아줌마가 보고 싶은 작품만 골라 신나게 가위질을 했다는 거다.
수입사들이 134분짜리 <리플리>를 16분 자르고, <감각의 제국>에선 5분 쳐내고 <엑기>는 134분에서 100분만 남기고, <썸머 오브 샘>은 135분에서 5분 지우고, 이런 만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래서 에이, 차라리 잠 자지 절대 안 보지, 결심했던 것이다.
왜냐. 아줌마가 보고 싶었던 앤서니 밍겔라 감독의 <리플리>는 없어지고 대신 김이박 밍겔라 또는 박김최 밍겔라 감독의 짜가 <리플리>가 진짜 행세를 하고 있는 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밍겔라는 밍겔라 아니냐 한다면
[아줌마, 극장가다] 리플리하곤 말도 안 할래, <리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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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 오브 에코> <스티그마타> <헌티드 힐>. 최근 개봉한 3편의 공포영화를 보면, 10대 공포영화의 유행이 지나갔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영화들은 미국에서는 모두 지난해에 개봉했고, 뒤늦게 한국을 찾아왔다. <식스 센스>와 <블레어 위치>의 거대한 성공 뒤 개봉한 공포영화의 흥행은 <헌티드 힐>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좋은 작품이 없었다는 점이 가장 좋은 설명이다. <슬리피 할로우>는 팀 버튼의 범작이었고, <스터 오브 에코>는 탄탄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식스 센스>와 너무 흡사했다. <스티그마타>는 졸작이다. <헌티드 힐>은 비평가들에게 욕을 먹어도, 공포영화 애호가들은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어쨌거나 관객은 정직하다.
유행이 지나가면 진짜가 온다
누군가의 말처럼 10대 공포영화의 유행이 지나가면, ‘진짜’ 공포영화들이 나오는 것일
공포영화여, 좁은 길을 걸어라, 2000년 공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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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쿨 누아르’라는 수식을 단 영화 <컷 런스 딥>의 배우 알렉스 매닝이 한국 CF에 진출한다. 김민종의 코믹한 연기가 인상적이던 캔커피 광고에, 바통을 이어받아 출연하기로 했다고.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미국에서 모델 활동을 시작했고, 의류 ‘바나나 리퍼블릭’ ‘갭’의 얼굴이 됐다. 데뷔작 <컷 런스 딥>에선 헝가리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로,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사회에 대한 분노로 갱단에 투신하는 청년 벤을 연기했다. 영화의 예고편과 뮤직비디오로 ‘감’을 잡은 CF감독의 낙점을 받아, 4월중에 결과물을 선보인다.
알렉스 매닝, 한국 캔커피 CF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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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클린턴 대통령을 인터뷰했다. 지난 3월28일 <ABC>의 일일 방송기자 자격으로 백악관을 찾은 디카프리오는 ‘환경 문제’에 대해 클린턴과 단독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각종 환경 문제가 이날의 이슈. 함께 백악관을 둘러보며, 한 시간 정도 자연스런 대화를 나누게 하자는 것이 <ABC>의 계획이었으나, 백악관쪽은 ‘정상회담’의 모양새로 나란히 앉은 채 15분 정도 질문에 답하겠다고 밝혀, 약간의 혼선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ABC> 내부에서 “뉴스에 내보낼 대통령 인터뷰를 위해 디카프리오를 섭외한 건 멍청한 짓”이라는 반발이 번지고 있다고. 인터뷰는 ‘지구의 날’인 오는 4월22일 방송될 예정.
<비치> 제작진의 환경 훼손 문제로 전세계 환경운동가들의 지탄을 받고, 심지어 타이에선 가상 화형식에 조기 종영의 수모까지 겪은 디카프리오로서는 이미지 전환의 계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클린턴 대통령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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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혀버린 봄’을 캐기 위해 ‘카메라를 든 아가씨’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89년 석탄산업합리화 조치로 폐촌 위기에 몰린 강원도 정선고한군 사북읍. 경지라곤 찾아 볼 수 없는 해발 700m 새카만 고산지대다. 그곳의 자욱한 탄가루에 몸을 묻고 살아왔던 이들도 서슴없이 ‘인생막장’이라 부르는 그곳은 숨쉬기조차 껄끄러울 정도다. 4월까지 매서운 동풍이 몰아치는 터라 늦은 봄이 와도 검은 진물만이 흐른다. 이미영(25)씨는 이곳에서 2년 동안 <먼지의 집>을 찍었다. 이 영화는 97년 사북 동원탄좌의 하청업체인 제일기업이 일방적으로 직장을 폐쇄하자 이에 항의하는 광산노동자들의 투쟁을 담았다. 올해 <민들레><레드헌트2>와 함께 스위스 프리부르영화제에서 상영된 50분 길이의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대부분 9가구씩 다닥다닥 붙어 있는 볼품없는 사택에 사는 이곳 노동자들은 언제 진·규폐증으로 신음을 토해낼진 모르지만, 그래도 폐광, 폐촌 위기에 직면한 이
카메라를 들고 철들었다, 다큐멘터리 감독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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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뢰 PD
TV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연애의 기초> 다수의 <베스트셀러 극장>에서 섬세한 심리묘사와 자연의 풍광을 화폭에 담듯 미장센을 살린 연출로 몇 안 되는 ‘작가주의 PD’라는 찬사를 받았다
영화
<꽃을 든 남자> 1997년, 제작 MBC프로덕션 주연 김승우, 심혜진 제작비 15억원 서울관객 2만
MBC라는 방송사 자본에 방송 시절 콤비인 주찬옥 원작, 하재영 촬영 등은 온전한 영화라기보다는 드라마와 영화 어느 한 군데도 정확히 적을 두지 못하고 비교적 안전한 시작을 도모하려는 감독의 소심함의 결과로 보인다. 결국 <꽃을 든 남자>는 온전하지 않은 드라마와 어설픈 영화의 형상을 띠게 되었다. 황인뢰 본래의 전공에서 벗어난 스타일과 컴퓨터 그래픽이 가해진 로맨틱 코미디란 기획이 만든 불협화음은 소음으로 들릴 뿐이다.
이진석 PD
TV
<사랑을 그대 품안에> <호텔> <
영화로 간 PD들, 무엇이 문제인가 [3] - 영화로 간 PD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