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잃어버린 매혹의 시대로의 여행“영화는 시를 위한 가장 강력한 매체이다”라는 문장을 실제로 쓴 사람은 장 엡스탱이었지만 아마도 이것의 요체에 대해서는 장 비고도, 그리고 장 콕토도 동의하지 않았을까 싶다. 엡스탱, 비고, 콕토는 세인들로부터 우선 영화의 시인들이라고 불렸던 시네아스트들이다. 그건 영화 만들기를 통해서 그들이 공히 고심했던 것이 자유롭게 눈을 위한 글을 쓴다는 것의 문제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론적으로든 직관적으로든 아니면 경험적으로든 그들은 자신들이 이용할 언어에 대한 성찰에 이르려 했고 그로부터 나온 자신들의 혁신적인 문체로 상상력을 좀더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면서 그들만의 매혹적인 세계를 구축했다. 그래서 그 시인들은 아방가르디스트들이면서 시각적 몽상가들이기도 했다. 엡스탱의 죽음에 즈음해 콕토는 그에 대해 쓴 한 글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그의 이미지들과 리듬은 노화를 겪지 않았기에 우리는 여전히 아주 우아하고 힘이 있는 리듬과 이미지를 발견하고는 즐거움을 느끼
‘프랑스 아방가르드 회고전’ 세 거장의 대표작 18편 상영
-
권상우와 하지원이 영화 <신부수업>(감독 허인무, 제작 기획시대)에 나란히 캐스팅됐다. 하지원이 권상우와 결혼하기까지 겪는 좌충우돌 '신부수업' 얘기로 착각도 가능하지만 '신랑신부'의 '신부'가 아니라 성당의 '신부'수업 얘기다.
<신부수업>은 우연히 한 성당에 머물게 된 모범 신학생 규식(권상우)에게 천방지축 말괄량이 봉희(하지원)를 ‘세례 받게 하라’는 미션이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아낸 작품.
몸짱 권상우는 요리와 바느질이 취미이자 성경책을 분신처럼 여기는 모범 신학생으로 출연하고 하지원은 콧대 높은 천방지축 말괄량이 봉희역을 맡았다. 말괄량이 하지원이야 그림이 그려지지만 몸짱에 얼짱인 권상우가 수줍은 '신부'님이라니. 그런데 웬걸. 권상우는 천주교 교리학습까지 받으면서 진짜 '신부'로 갱생중이란다. 권상우의 신학교 체험이 끝난 뒤 4월 중순에 크랭크 인 할 예정인 <신부수업>은 올 8월 개봉예정이다.
권상우·하지원, <신부수업>에 나란히 캐스팅
-
한국최초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 휴먼드라마 <청연>(감독 윤종찬, 제작 ㈜시네라인-투, 투자 배급 코리아픽쳐스㈜)이 3월 29일(현지 시간) 미국 L.A 근교 SIMI Valley에서 항공촬영을 시작으로 비상했다. 첫날 촬영은 1920년대 ‘박경원’이 실제 사용했던 복엽기와 같은 모델 비행기들의 비행장면을 찍는것. 제작진은 실감나는 비행장면 촬영을 위해 미국내 특수촬영을 결정했고 할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 항공촬영을 전담하는 프로들이 스텝으로 참여했다.
<청연>은 한국최초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화려했던 꿈과 사랑을 그린 휴먼드라마로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 ‘박경원’역에 ‘장진영’이, 그녀를 향해 한없는 사랑을 베푸는 ‘한지혁’역에는 ‘김주혁’이, 화려하고 도도한 일본 여비행사 ‘기베’역에는 ‘유민’이 캐스팅 되었으며 ‘박경원’ 비행학교 후배이자 라이벌인 ‘이정희’역으로 최근 ‘한지민’이 합류했다. <청연>은 일본과 한국, 중국에서
한국최초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그린 <청연> 크랭크 인
-
15살, 떨리는 몸과 멍한 눈빛으로 소년은 휴대폰을 손에 꼭 쥐고 있다. 그는 방금 메시지를 보냈다. “엄마 저 살아 있어요.” 그의 주위에, 역의 잔해 속에는 200구의 사체가 널려 있고, 전화가 울리지 않은 200명의 가족의 고통이 있다. 내 옆사람은 신문을 다시 접고, 마드리드 공항은 비행기의 날개 아래에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은 일요일 아침이고, 나는 카나리아 제도를 향하고 있다. (3월11일 마드리드 기차역 폭탄테러는 약1400명의 사상자를 낳았다.편집자)
에스파냐 남쪽 끝, 아프리카 해안을 마주보는 곳에 위치한 이 제도에서 열리는 제5회 라스팔마스영화제(3월12~20일)에 초청을 받은 것이다. 나는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사진)를 청중에게 소개하고 어디든 빠지지 않는 김동호 위원장, 장선우, 정재은 감독, 그리고 막 최초의 스페인어 한국영화 서적을 엮은 알베르토 엘레나 교수 등과 함께 토론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이틀 전부터 나는 고민해왔다. 올 세기 들어
[외신기자클럽] 스페인의 이몽룡 (+불어원문)
-
-
◆흥행감독 알모도바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사진)의 <나쁜 교육>(Bad Education)이 자국 스페인 박스오피스에서 선전하고 있다. 3월19일 세계 최초로 개봉한 <나쁜 교육>은 주말 3일 동안 145만달러를 벌어들여, 알모도바르의 작품 중 가장 좋은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 오는 5월12일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 영화는 1960년대 스페인의 가톨릭 학교를 시작으로 두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마이클 윈터보텀 신작
<이 세상에서> 등 주로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한 극영화를 만들어온 마이클 윈터보텀이 축구영화 <골!>의 감독으로 결정됐다. <골!>은 세계적인 스타를 꿈꾸는 LA 출신의 젊은 라틴계 축구선수의 이야기. 총 3부작으로 제작될 예정이며 마지막 편은 월드컵 시즌에 맞춰 2006년에 개봉한다. 주연은 <이 투 마마> <프리다> 등에 출연한 디에고 루나가 맡
[해외단신] 흥행감독 알모도바르? 外
-
‘나쁜’ 영화의 반대말이 ‘좋은’ 영화가 아니라 ‘착한’ 영화가 될 때 그 말은 매우 교활해진다. 그것은 곧장 우리로 하여금 기대의 지평을 끌어들이고, 거기에 기대서 세상을 보고 싶게 만든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세상 속의 현실은 점점 더 거기서 멀어지거나, 혹은 세상의 모순에 대해서 눈멀게 만든다. ‘나쁜’ 영화는 우리를 비겁한 죄인으로 만들지만, ‘착한’ 영화는 무기력한 바보로 만든다.
위기철이 1991년에 발표한 지 10년 만에 문화방송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가 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긴 윤인호의 <아홉 살 인생>은 선한 의도로 가득 차 있다. 윤인호와 (시나리오를 쓴) 이만희, (기획한) 서현석과 황지웅, (프로듀서) 정종헌의 선한 의도는 기꺼이 위기철의 원작 소설이 지니고 있는 현실 속의 모순과 구체적인 슬픔마저도 내다 버릴 만큼 착하다.
그러나 그들은 위기철의 동화를 오해한 것이다. 사실상 위기철의 동화는 어른(이 될 준비를 하는
[비평 릴레이] <아홉살 인생>, 정성일 영화평론가
-
로맨틱 코미디라는 산 정상에 ‘결혼’이라는 고지가 있지만, 고지를 점령했다고 해서 반드시 두 남녀 간의 로맨스가 끝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개봉작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가 보여주었듯이 말이다. 결혼이 곧 인격적 성숙의 척도라고 말했다가는 구시대의 유물을 보는 듯한 눈초리를 받을 법한 요즘, 영화도 결혼이라는 분기점에서 가족드라마로 넘어가기보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2차전, 또는 속편을 따라가고 싶어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
김래원, 문근영 주연의 <어린 신부> 역시 결혼 뒤에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 영화다. 결혼한 남녀의 아웅다웅 싸움과 달콤한 화해를 그리지만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나 텔레비전 드라마 <천생연분>보다 극단적인 설정이다. 열여섯 여고생과 스물넷 대학생이 결혼을 했으니 한세기 전이 아니고서야 정상으로 보일 리 만무다. 그러나 이게 말이 되나라고 흥분하거나 두 사람이 결혼한 이유의 빈약함을 꼬투리잡는 건 ‘이유없는
[새영화] <어린 신부>
-
<맹부삼천지교>, <프리키 프라이데이>, <저지걸> 등
`가정의 달' 5월을 한달 남겨 놓은 초봄 극장가에 부모와 자식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가족영화가 잇따라 간판을 내걸고 있다. 26일 부자(父子)간의 사랑을 담은 <맹부삼천지교(孟父三遷之敎)>가 개봉한 것을 시작으로 4월 2일 모녀(母女)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리키 프라이데이>가 바통을 이어받고 일주일 후에는 부녀(父女)의 이야기인 <저지걸>이 가세해 관객에게 모처럼 아들딸의 손을 잡고 극장 나들이에 나서보라고 손짓한다.
주인공의 성별이 각기 다른 이들 삼색(三色) 가족영화는 배합비율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코미디와 드라마를 섞어놓은 유쾌하면서도 훈훈한 이야기. 콘서트, 오디션, 학예회 등의 무대에서 부모와 자식이 완전한 화해를 이루는 것으로 끝을 맺는 방식도 비슷하다.
조재현ㆍ손창민 주연의 <맹부삼천지교>는 아들을 서울대에 입학시키려고
부모와 자식 사랑 그린 가족영화 줄이어
-
"<실미도>를 잘 들여다 보면 강우석이 제대로 보인다."영화사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의 말은 전국 1천100만명이라는 흥행 신화를 달성한 <실미도>의 제작 과정이 사실 국내 영화계의 간단치 않은 사정과 거기서 생존해온 강우석 감독의 복잡한 영화 인생을 반영한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출판된 '승부사 강우석'(랜덤하우스 중앙)은 이 히트작을 만들어낸 강감독의 성공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문화일보와 연합통신(연합뉴스 전신) 등을 거치며 10년간 현장에서 강감독을 지켜봐왔다는 오동진 영화전문기자. 성공 스토리를 다루고 있지만 책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단순한 자서전이나 용비어천가와는 거리가 멀다. 이보다는 지난 10여년간 한국 영화계의 보고서 혹은 그 10년간 승부수를 던져온 강감독의 성공스토리에 가깝다.
저자는 △<실미도>의 개봉 전후 스토리 △강 감독의 성공 비결 외에 강감독의 영화 인생을 △<달콤한 신부들>을 연출했던 88년부터
[신간] 오동진 기자의 <승부사 강우석>
-
플레너스는 내달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영화사업부문인 시네마서비스를 자회사로 분리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서울 역삼동 포스틸타워에서 열리는 이번 주총에서 이같은 내용의 자회사 분리안이 공식 통과될 경우 시네마서비스는 플레너스가 100% 지분을 갖는 별도 법인으로 태어나게 된다. 분리기일은 오는 5월 28일로 잡혀 있다.
앞서 플레너스는 지난 1월 영화산업의 특성상 경영성과 예측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시네마서비스를 분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서울=연합뉴스)
플레너스, 시네마서비스 분리결정
-
2003년 말 기준 전국 스크린 수가 1천100개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전국극장연합회가 밝힌 '2003년 전국 시도별 영화상영관 현황'에 따르면 2003년 12월 31일 기준 전국의 스크린 수는 전년도에 비해 16.8% 증가한 1천132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스크린 수는 2000년 720개, 2001년 818개, 2002년 969개였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83개로 가장 많아 서울(272개)을 앞질렀으며 부산(80개), 대구(64개), 인천(56개), 경남(49개), 전남(47개) 순으로 많았다.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의 스크린 수는 절반이 넘는 611개였으며 경상도 지역의 스크린 수도 249개였다. 전체 스크린의 대부분은 2개 관 이상이 묶여 있는 복합상영관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개 스크린만으로 운영되는 단관 극장은 스크린 수 기준으로 전체의 7.9%에 해당하는 89개뿐이었다.(서울=연합뉴스)
지난해 스크린수, 전년 대비 17%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