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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바다
바다는 생명의 근원,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 영혼의 불안을 잠재우는 안식처다.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다.
사람들은 흔히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거나 하늘나라에 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타노는 그렇지 않다. 그는 사람이 죽으면 바다로 간다고 믿는다. 기타노 영화에서 바다는 생명의 근원이자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이며 영혼의 불안을 잠재우는 안식처다. <소나티네>에서 오키나와 해변은 표면적으론 조직의 안전가옥이 있어 숨기 좋은 곳이지만 세상에서 저지른 죄를 씻는 세례의 장소이기도 하다. 바다는 무라카와 일행을 어린 시절로 되돌려 놓는다. 공간이 시간을 움직이고 역행하는 시간은 사람들 마음에 온기를 더해준다. 바다에 대한 기타노의 상념은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에서 투명하게 드러난다. 우연히 서핑보드를 주운 벙어리 소년은 매일 바다로 향하고 서핑대회에도 나간다. 승부에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서핑과 바다가 좋았던 소
<소나티네> 7개의 키워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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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티네>는 기타노 다케시 스타일의 정점이다. 이 영화가 그의 최고작인지 아닌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소나티네>를 통해 기타노는 온전한 자기만의 세계를 완성했다. 그것은 거꾸로 <소나티네>가 다른 기타노 영화로 들어가는 비밀의 열쇠라는 뜻도 된다. 사실 기타노는 참으로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얼음처럼 차가와 보였다가도 느닷없이 천진난만한 장난기를 드러내고, 개패듯 때리는 사디스트가 됐다가 자기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는 마조히스트로 돌변한다. 만담가, 쇼프로 진행자로서 비트 다케시와 배우 겸 감독 기타노 다케시의 두 얼굴처럼 말이다. 아마 삶과 죽음, 희극과 비극, 폭력과 순수, 격정과 체념, 집착과 달관, 현실과 이상 같은 상반된 의미를 한 화면에 담아내는 <소나티네>의 스타일은 기타노의 두 얼굴을 담기에 가장 적절한 그릇일 것이다. 폭력, 야쿠자, 죽음, 바다, 코미디, 하드보일드, 최소성의 미학 등 7가지 단어를 키워드로 이런 이중성
<소나티네> 7개의 키워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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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를 보는 남자
남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슴푸레 동이 트는 새벽녘, 몰려드는 한기에 몸을 움찔하며 정신이 들었지만 얼른 눈을 감고 말았다. 다시 살그머니 샛눈을 뜨고 주변을 살폈다. 여기가 어디람? 코 앞으로 지나가는 사람의 광나는 구두가 눈에 들어왔다. 큰 맘먹고 몸을 일으킨 그는 ‘악!’ 소리라도 지를 뻔했다. 낯익은 풍경, 아파트단지 내 상가에 있는 ‘조아저씨 비디오’ 문 앞에 자신이 누워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영화잡지 기자로 밥 벌어 먹고 사는 남씨는 새해에는 술을 끊겠다고 동네방네 떠벌렸는데 결국 한달을 넘기지 못했다. 오늘도 ‘쏜다’는 아무개 선배 기자의 꼬임에 혹해 따라 나섰지만 조용히 분위기만 맞추다가 도망치기로 작정했다. ‘딱 한잔만, 정말 마지막이다’ 주문을 외면서도 선배의 강권에 못이기는 척 폭탄주 한잔을 받아 마신 게 화근이었다. 알싸한 알코올 기운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자 넥타이를 이마에 질끈 동여매고 테이블 위에 올라가 특유의 허수아비
2000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8] - 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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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엔 없는 테이프가 없다
우수 비디오숍 5 - 으뜸과 버금 신길점, 신원철씨
비디오에 문화라는 단어를 굳이 접목해 쓰거나 대여점을 영화수용 문화의 중심이라고 추어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대여점은 포스터를 덕지덕지 붙인 침침한 실내에 먼지 뒤집어쓴 색바랜 테이프가 꽂혀 있고, 콩나물 다듬다 나온 부스스한 주인 아줌마가 지진 나는 액션물 내주면 동전 몇개 건네고 슬리퍼 끌고 돌아오는 것이 현실이다.
대단위 아파트를 낀 시흥 대로변 33평 점포에, 없는 테이프 없이 갖추어 놓고, 넥타이까지 단정하게 맨 양복 차림의 주인이 ‘경영의 노하우를 함께 나누어 한국형 대여점의 모델을 만들 때가 되었다’, ‘고객 감동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화두다’, 라는 말을 하면 이거 진짜인가 싶다. ‘으뜸과 버금 신길점’(02-847-6312, 02-847-7050∼1) 신원철(46) 사장은 도덕 교과서 같은 말만 한다. ‘으뜸과 버금’ 회장직을 맡았을 때, 그가 말을 꺼내려하면
2000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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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숍에도 일본문화
우수 비디오숍 4 - 씨큐브클럽 상봉점, 전대문씨
지금까지 고객들이 집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비디오숍은 통상 비디오와 만화를 구비한 작으면 10평 이하 크면 30여평 정도의 비디오숍이었다. 소자본의 개인 창업에 안성맞춤인 이 사업에 일본의 대표적인 문화상품 체인점인 씨큐브가 들어온 것이 98년 7월. 현재 씨큐브클럽은 분당에 두개의 직영점과 서울 상봉동에 하나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99년 9월에 열어 5개월이 지난 씨큐브클럽 상봉점은 70평 규모의 대형매장에 고급 인테리어로 단장을 하고 1만2천편의 비디오와 국내 가수의 CD와 게임 CD, 잡지, 그리고 AV 액세서리를 갖추고 대대적인 판촉을 벌이며 고객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희귀 명작 프로들의 구색을 거의 다 갖췄고 장르구분을 세분화했다. 또 작은 매장에서는 불가능한 감독과 배우에 따른 진열체계도 부분적으로 도입해 대형 매장의 잇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는 이 숍은 다소 낙후된 주변 문화환
2000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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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만점 하드웨어도 만점
우수 비디오숍을 간다 3 - 영화마을 서대문점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없다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두루 만족시켜주는 대여점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영화도 출시됐구나 감탄할 정도로 희귀 프로를 많이 갖춘 대여점은 침침하고 좁은 매장에 테이프를 그냥 쌓아두다시피 했다. “<쉘부르의 우산>을 10만원 주고 구입했는데 지금까지 딱 두번 대여됐어요. 이러니 뭐 의욕이 나야 매장도 새로 꾸미고 정리도 하지요.” 점퍼 차림의 중년 아저씨 얼굴엔 시름이 가득하다.
미소 띤 얼굴, 단정한 옷차림의 젊은 주인이 상주하고 있는 점포는 밝고 깔끔하다. 테이프도 반짝반짝, 잘 정리해 두었다. 그러나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탓인지 오래 전에 나온 비디오는 찾아보기 어렵다. “가끔 청계천에 나가 옛날 프로를 사는데 좀 유명하다 싶은 영화는 가격을 얼마나 높이 부르는지 살 엄두가 나지 않아요. 더구나 나 혼자 만족하려고 사놓는 결과밖에 안 되구요.
2000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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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호호 방문 대기업형 서비스 정신으로
우수 비디오숍 2 - 영화마을 개포점, 김제성씨
매일 자동차로 비디오를 회수하고 한달에 홍보전단 20만장을 돌리는 비디오숍이 있다. 영화마을 개포점. 비디오테이프도 없는 것 없이 다 갖추었고 아르바이트생도 상냥하고 매장도 30평 규모로 넓은편에 속한다. 퇴근길에 빌려보고 다음날 회수 차량이 오면 그때 돌려 주면 그뿐이다. 없는 게 없어 마니아, 영화감독, 영화배우나 유명 탤런트도 차를 몰고 자주 찾아온다는 이 비디오숍은 비디오 3만장에 만화 4천여권, LD와 CD까지 구비해 놓았다. 진열할 공간이 부족할 만도 한데 보통 2겹인 진열장을 3겹으로 짜넣어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2만5천 가구를 회원으로 확보해놓고 월매출액이 2천만원에 이른다. 영화는 잘 모르지만 경영 감각은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이 비디오숍의 경영자 김제성씨를 만나보았다.
-언제 어떻게 이 일을 시작했나.
=96년 7월에 시작했다. 그전엔 삼성
2000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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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영화수용문화의 중심인 비디오숍의 우수 운영자들을 후원하고 전국 곳곳에 숨은 우수 비디오숍들을 발굴해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를 마련했습니다.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한 제1회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씨네21>은 지난호에서 비디오대여업계의 현황과 전망을 살펴보는 기획 '비디오숍에도 봄은 오는가'를 실었습니다.
이번호에는 이번 '2000 씨네21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에서 뽑힌 30개 숍 가운데서 나름대로 성공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5개 숍을 탐방하고 운영자를 소개합니다.
또 비디오숍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한 대여문화 백양백태를 콩트로 엮어보았습니다. 첫 번째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를 관심갖고 지켜봐준 비디오숍 운영자 및 독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한국영화 컬렉션, 이보다 많을 순 없다
우수 비디오숍 1 - 경희대 앞 미래영상, 손태영씨
통신을 통해, 혹은 비디오를 컬렉션하는
2000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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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
이런 영화
영화제작소 청년 출신으로 95년 제2회 서울단편영화제에서 우수상을 받은 <그랜드파더>, 영화쪽에 들어와 있던 대우와 당시 씨네2000에서 공모한 사전제작지원 당선작으로 뽑혀 만든 <저스트 두 잇> 등 단편으로 주목받은 김용균 감독의 데뷔작. <쿨>(Cool)은 ‘쿨한 감성의 잔잔한 사랑영화’로 순정만화풍의 사랑이야기다.
6년 경력의 동화부 애니메이터인 스물다섯살난 여자는 시나리오 작가 데뷔를 준비하는, 한살 많은 남자와 동거중이다. 말수가 적은 여자는 얼핏보면 차가워보이지만 귀여우면서도 속깊은 면을 가지고 있다. 또 자기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남자는 친절하고 따뜻한 성격에 활달하지만 다소 엉뚱한 점이 그의 매력이기도 하다. 자기 세계를 만들어 가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두 젊은 남녀의 사랑이란 이름으로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약간은 신비롭게 그린다.
2000년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7] - <쿨>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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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이런 영화
혜진의 친구 은주가 가세한 이후로, 서클 멤버들의 인생항로가 심각하게 꼬여가자, 선애는 모든 불행의 시작이 은주의 등장과 맞물렸다고 믿는다. 어린 시절의 기억속에서 죽음을 부르던 불길한 아이 경아를 떠올린 선애는, 지금의 은주가 과거의 경아라는 증거를 잡아낸다. 충격 속에서 밤거리를 헤매던 혜진은 은주(경아)가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하는 걸 본다. 2년 후, 모임의 멤버들은 하나둘 비참한 죽음을 맞고, 남겨진 혜진은 은주가 죽던 그날 밤의 비밀을 깨닫게 된다.
불길한 아이, 검은 고양이, 악몽 그리고 거울. 공포 영화 마니아가 아니라도 짐작할 수 있는 공포의 키워드를 전면에 배치한 <가위>는 그래서, 낯설지 않은 공포 영화로 다가온다. 피범벅과 사지절단의 충격요법 대신, 감성을 파고드는 둔한 공포와 서늘한 냉기가 흐르는 화면으로 관객을 조여올 것이라고. 젊은 친구들 7명이 이끌어가는 이야기인 만큼, 또래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모던
2000년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6] - <가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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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이런 영화
98년 <여고괴담>으로 신인 감독 돌풍의 주역이 되었던 박기형 감독의 두 번째 영화는 ‘일상에 지친 30대 남자와 15세 초능력 소녀의 신비한 교감을 그린 초현실 감성영화’다.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판타지 미스터리 영화. 서로에게 뭔가 비밀스런 구석이 있고, 이런 비밀이 다른 비밀을 낳고, 비밀은 결국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다. 이런 비밀을 벗겨내고 사람 사이의 소통을 통해 음울한 시대의 희망을 모색하겠다는 것이 영화의 시작이다.
겨울비가 추적이는 새벽, 생명보험회사 보상담당 직원인 30대 남자는 말과 기억을 잃어버린 소녀를 만나 돌보게 된다. 남자는 신비한 매력을 가진 이 소녀와 텔레파시로 교감을 체험한다. 두사람 사이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소녀의 초능력은 물질을 끌어당기는 신비한 에너지까지 발산한다. 하지만 이들의 순수한 사랑은 현실에서 외면당하고 베일에 쌓여 있던 소녀의 비밀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남자는 혼란에 휩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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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5] - <비밀>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