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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한 가족들과 조용하고 낡은 아파트로 이사 온 아스카(마에다 아쓰코)는 첫날부터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특히 누가 살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옆집에서는 아침마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와 아스카의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한편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는 한 꼬마에게 관심을 느낀 아스카는 친절하게 말을 걸지만 그 꼬마의 할아버지가 바로 옆집에 사는 사람이란 사실을 알고 더욱 큰 공포를 느낀다. 결국 잠을 더이상 설칠 수 없다는 생각과 커져가는 호기심에 아스카는 캄캄한 옆집으로 발을 들이고 만다.
AKB48의 전 멤버 마에다 아쓰코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콤플렉스>는 <링> <검은 물 밑에서> 등을 연출한 나카다 히데오의 호러 장르에 대한 연출 감각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영화이다. 사운드를 철저히 통제한 채 몇몇 소리만을 강조하거나 화면 한 구석을 휑하게 비워두어 관객을 불안하게 하고, 극단적인 시점숏을 사용하는 식의 정석적인 연출에서 나카다 히데
죽거나 혹은 폐인이 되거나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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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박력있게. 캐릭터 확실한 중년배우들이 한데 모여 자신의 이미지를 마음껏 재탕하는 액션 첩보 <레드: 더 레전드>는 그런 호흡과 박자를 자랑한다. 1편에서 이미 그 연륜을 한껏 보여줬던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헬렌 릴리즈미렌 트리오에 더해 <양들의 침묵>의 앤서니 홉킨스, <마스크 오브 조로>의 캐서린 제타 존스, <지.아이.조>의 이병헌이 가세했다.
인물 관계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으나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전직 CIA 최고 특수요원이었던 프랭크(브루스 윌리스)는 1편에서 얻은 여자친구 사라(메리 루이스 파커)와 여유롭게 노년을 즐기고 싶다. 하지만 냉전시대에 그가 담당한 적이 있는 베일리 박사(앤서니 홉킨스)의 살상무기 ‘밤 그림자’를 찾아 미/영/러 3국이 달려들면서, 그와 폭탄전문가 마빈(존 말코비치)은 쫓기는 신세가 된다. 여기에 CIA의 청부를 받은 한(이병헌)과 MI6의 빅토리아(헬렌 미렌), 러
카리스마 넘치는 중년배우 군단 <레드: 더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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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일본의 나가사키, 원자폭탄이 터지고 로건(휴 잭맨)은 자신의 재생 능력으로 야시다(사나다 히로유키)를 구한다. 진(팜케 얀센)의 죽음 이후 캐나다에서 방랑생활을 하고 있는 로건에게 유키오(후쿠시마 리라)가 찾아온다. 죽음을 앞둔 야시다가 보답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 로건은 유키오와 야시다를 만난다. 야시다는 불멸의 삶 대신 유한한 삶을 갖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하지만 곧 죽는다. 야시다의 주치의로 위장한 돌연변이 바이퍼(스베트라나 코드첸코바)는 로건의 몸이 재생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야시다의 장례식날, 야시다의 손녀 마리코(오카모토 다오)를 납치하려는 테러가 일어나고 로건은 마리코를 도와 함께 도주한다.
울버린은 2000년 <엑스맨>부터 <더 울버린>까지 13년 동안 6편을, 동일한 배우가 연기한 장수 캐릭터이다. 울버린을 떠올리면 으레 엑스맨이 따라붙는 그런 상황에서 울버린을 따로 떼어내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만드는데 그러한 상황은 가장 안
인간으로서의 사랑과 죽음, 욕망 <더 울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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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성된 지 25주년이 된 세계적인 현악 4중주단 ‘푸가’, 푸가는 다른 세 멤버들을 가르쳤던 교수이자 그들을 이끌고 가는 리더 격인 첼리스트 피터(크리스토퍼 워컨)와 처음 팀 결성을 제안했고 팀에서 제1 바이올린을 맡고 있는 다니엘(마크 이바니어), 그리고 부부인 제2 바이올린 로버트(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와 비올리스트 줄리엣(캐서린 키너)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소처럼 같이 연습을 하던 도중 피터가 실수를 연발하고, 병원을 찾아간 피터는 파킨슨병 초기라는 진단을 받는다. 피터는 팀원들에게 은퇴를 선언하고 다른 첼리스트를 추천한다. 로버트는 다른 첼리스트가 들어오면 팀의 소리가 달라질 것이고 그러면 자신도 더이상 제2 바이올린만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팀원들의 갈등은 점점 깊어지고, 로버트와 줄리엣 부부의 사이도 좋지 않다. 다니엘을 두둔하던 줄리엣에 실망한 로버트는 홧김에 매일 아침 조깅을 같이 하던 친구와 하룻밤을 보낸다.
<마지막 4중주>에는 여러 관계가 등장한다
나의 삶은 제대로 잘 살아온 것인가? <마지막 4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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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바람 소리와 힘겨운 신음으로 페이드아웃되는 기억은 누군가의 악몽이다. 악몽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악몽을 마주하는 수밖에 없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며 끊임없이 대자연과 싸워온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는 해발 7925m, 그 누구도 정상에 도달하지 못했던 ‘빛나는 벽’ 가셔브럼 4봉에 도전하는 원정대 이야기다.
영화를 영화로만 볼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가 그런 영화다. 이들은 왜 자연에 도전하는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등반의 성패보다도 자신들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에 주목한다. 1995년, 꿈만 꿔오던 등반을 시작한 대원들은 희망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대원들과 가깝게 지낸 슬로베니아 산악인 슬라브코의 실종과 악천후로 인해 등반에 실패한다. 2년 뒤, 수없이 좌절하고도 대원들은 모두가 실패한 그 코스에 또다시 도전한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 최초로 등반에 성공한다. 그리고 그들은 정상에 이르러 또 하
“우린 분명 정상에 올랐다”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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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어느 마을의 평범한 오후, 11살의 스컹크(엘로이스 로렌스)는 세차를 하고 있던 이웃집 릭과 담소를 나누고 집으로 향한다. 그때 옆집 아저씨 밥이 달려와서 릭을 무작정 폭행한다. 스컹크는 창문을 통해 피해자인 릭이 오히려 경찰에 잡혀가는 것을 바라본다. 그리고 영화는 릭이 자신을 강간했다고 밥의 딸이 거짓말을 하자 성질을 참지 못한 밥이 릭을 폭행한 것임을 보여준다. 릭은 풀려나지만 그 후유증으로 방에만 틀어박혀 있고 결국 그의 부모는 그를 정신병원에 넣는다. 변호사인 아치(팀 로스)는 부인이 회계사와 눈이 맞아서 도망간 뒤 보모 카샤를 고용해 스컹크 남매의 양육을 맡긴다. 카샤는 30대 중반이지만 애인 마이크(킬리언 머피)와의 결혼은 쉽지 않다. 스컹크의 오빠는 카샤의 담배를 훔쳐서 피우고 남매는 폐차장에서 자주 논다.
영화에는 불손가정, 학교폭력, 결혼과 사랑, 10대들의 비행 등 현재 영국사회의 많은 문제점들이 나온다. 영화는 그 수많은 문제들을 이웃사촌인 세 가정의
부서지는 삶 속에서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브로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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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고철로 만들어진 깡통제국은 기계들도 살아 움직이는 마법의 나라다. 마음씨 착한 고철기사 토니는 창 시합에서 우승하는 것이 꿈이다. 토니는 친구 보가 아끼는 재봉틀을 담보로 맡겨 경주말 쵸퍼에게 달아줄 최신형 엔진을 구입한다. 5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노블 왕자를 꺾고 시상대에 올라서지만 새 엔진을 훔친 것으로 오해받으며 우승 트로피를 받기는커녕 기사 작위까지 박탈당한다. 모든 것을 잃은 토니가 다시 기사 작위를 되찾으려면 용의 머리를 가져오는 방법밖에 없다. 기사 작위를 회복하고, 보의 재봉틀을 되찾고, 노블 왕자의 음모로부터 위기에 빠진 깡통제국을 구해야 하는 토니의 험난한 모험이 시작된다.
<토니 스토리: 깡통제국의 비밀>은 시각적인 표현이 뭣보다 돋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낡은 금전등록기로 묘사된 주인공 토니, 오토바이 엔진을 달고 있는 경주말, 모빌로 표현된 해와 달과 별들, 샤워기로 비를 내리는 구름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디자인들로 가득하다. 또한 실
재활용에 대한 자연스러운 교육 방법 <토니 스토리: 깡통제국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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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사랑을 파괴하는 것일까?” 세월의 흐름 속에 모든 것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이런 질문이 저절로 떠오른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본질에 대해 파고드는 <까밀 리와인드>는 연륜이 느껴지는 영화다. 혼자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조건은 변하지 않지만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결론 같다. 까밀(노에미 르보브스키)이라는 여주인공은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삶을 되짚어본다.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마흔살의 까밀이 현재 모습 그대로 과거로 가는 것이다. 까밀과 달리 과거의 모습인 부모님과 친구들은 미래에서 온 까밀의 비밀을 알지 못하고 그녀를 16살 소녀처럼 대한다. 배우를 바꾸지 않고 과거로 간다는 매력적인 설정은 영화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이다. 만일 우리가 경험한 세계로 돌아가면 인생의 과오를 피할 수 있을까? 이건 쉽지 않은 문제다. 그래서 영화는 아주 섬세하고 신중하게 답을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무명배우 까밀의 현실은 암담하다
변화를 인정하거나 실천하기 위한 지침 <까밀 리와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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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만화가 원작인 영화로, ‘테르마이’는 로마의 대중목욕탕을 일컫는다. 목욕탕 설계사인 루시우스(아베 히로시)는 왁자지껄 떠들어대고, 욕탕에서 수영을 하는가 하면, 잡상인이 활보하는 혼잡스러운 목욕탕에 환멸을 느낀다. 어느 날, 소란스러움을 피해 탕 속으로 잠수를 한 그는 욕조에 구멍이 있는 걸 발견한다. 구멍에 손을 넣고 어찌 된 영문인지 조사하던 순간, 강렬한 소용돌이에 휘말려 구멍 속으로 빨려들게 된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정신을 잃었던 그는 낯선 곳에서 깨어난다. 그곳은 현대 일본의 대중목욕탕이다. 처음 듣는 언어에 생김새도 희한한 일본인들을 보고 루시우스는 변방에서 온 노예들이라고 생각한다. 루시우스는 목욕탕을 둘러보기 시작하고 노예의 목욕시설에 깜짝 놀란다. 욕실 벽면의 그림, 수도꼭지, 선풍기, 마사지 벨트 기구 등 신기한 물품들은 그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기저기 둘러보던 그는 다시 정신을 잃고 눈을 뜨자 로마로 돌아오게 된다.
루시우스는 신비로운 경험을 토대
과거와 현재, 로마와 일본을 오가다 <테르마이 로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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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서커스단을 이끌어나가는 15살 소녀 웨이웨이(서교)에게는 45살의 고릴라 친구 링링이 있다. 야구를 좋아했던 할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웨이웨이와 링링에게 야구를 가르쳤고, 그 소식을 들은 한국의 스포츠 에이전트 성충수(성동일)는 링링을 스카우트한다. 모두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링링은 홈런타자로 등극하며 순식간에 인기스타로 자리잡지만 그 순간 웨이웨이에게 받을 돈이 있던 사채업자들의 노골적인 협박이 시작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링링의 무릎 부상이 도지고, 사채업자들은 웨이웨이를 미워하는 난폭한 고릴라 레이팅을 투수로 훈련시켜 한국으로 데려온다.
김용화 감독의 특기는 어떤 커다란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면면을 역동적으로 포착하는 것과 그 과정에서 웃음과 눈물을 능숙하게 배합하는 것이다. <미스터 고>에서도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여지없이 발휘하는데, 이 재미를 마음 편하게 즐기려면 먼저 몇 가지 허들을 넘어야 한다. 그중 하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 <미스터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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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태평양 심해에 큰 균열이 일어나고 이 구멍을 통해 외계에서 온 거대한 괴물 ‘카이주’가 침범한다. 세계 각국은 연합군을 결성하고 초대형 로봇인 예거를 만든다. 최고의 예거 조종사 롤리(찰리 허냄)는 전투 도중 파트너였던 형을 잃고 예거 군단을 떠난다. 이후 각국의 지도자들은 다른 방어책에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예거 프로그램을 점차 종료시키기로 한다. 저항군의 사령관 스탁커(이드리스 엘바)는 남아 있는 예거들을 이끌고 롤리를 다시 데려온다.
<퍼시픽 림>은 서사보다는 감독이 만들어낸 이미지와 세계, 그리고 그 스케일을 중심으로 봐야 하는 영화다. 서사는 있지만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일부러 이야기는 신경 쓰지 말라는 듯이 캐릭터와 서사 구조는 지극히 정형화되어 있으며 인간이 로봇의 머리에 타고 인간의 움직임 그대로 기계가 움직이는, 많이 보아왔던 익숙한 설정을 가지고 온다. 인물들간의 갈등은 영화 분량상으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지는
낯설고 무시무시한 세계 <퍼시픽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