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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자원 채취로 크립톤 행성의 종말이 다가오자 조드 장군(마이클 섀넌)은 반란을 일으켜 자신들만의 왕국을 건설하려 한다. 이에 반대한 조엘(러셀 크로)은 크립톤인의 모든 유전자 정보가 담긴 ‘코덱스’를 빼돌려 이를 갓 태어난 자신의 아들 칼엘과 함께 지구로 보내고, 결국 반란에 실패한 조드 장군은 우주감옥에 갇힌다. 한편 지구에 도착한 칼엘은 자신의 능력 때문에 혹독한 사춘기 시절을 보내다 뒤늦게 자신의 정체를 알아내지만 그 순간 감옥에서 탈출한 조드 장군의 공격을 받는다. 조드 장군은 코덱스를 되찾아 지구에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려 하고 이제 칼엘, 아니 클라크 켄트(헨리 카빌)는 자신을 그토록 괴롭혔던 지구인을 지키기 위해 조드 장군과 전면 승부를 벌인다.
두명의 이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출을 맡은 잭 스나이더와 제작을 맡은 크리스토퍼 놀란이 그들이다. 정체성의 혼란에 빠진 주인공의 딜레마를 정면으로 다루는 진중한 분위기에서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향이 느껴지고, CG를
과거의 상처를 간직한 슈퍼맨 <맨 오브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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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mother nature)은 연쇄살인마다.” 젊은 바이러스 학자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내뱉는 말은, 때늦은 폭로에 불과하다. <월드워Z>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좀비 바이러스가 맹렬한 속도로 5대양 6대주를 집어삼키고 있는 시점의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출발한다. 전직 유엔 요원인 제리(브래드 피트)는 자의 반 타의 반 떠돌이 생활을 접고 가족과의 평온한 일상에 적응해가던 중, 필라델피아 광장 한복판에서 좀비 떼의 습격을 받고 간신히 목숨을 구한다. 이후 그는 가족의 안전을 보장받는 대가로 유엔 복귀 명령을 받아들이는데, ‘페이션트 제로’(첫 번째 환자)를 색출하는 일은 요원하다 못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발병지로 추정됐던 한국 평택 미군기지에서, 죽음의 순례는 이스라엘, 영국 등지로 하릴없이 이어진다.
전반부는 좀비영화보다 현실적인 전 지구적 재난영화를 지향한다. 신종플루, 조류독감 등을 경험한 인류에게는 이런 좀비영화야말로 지금 이 시대의 가장 설득력있는 재난영
가장 비싼 좀비영화 <월드워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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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러시아 북부 우랄산맥을 등반하던 9명의 탐사대원들이 시신으로 발견된다. 러시아 정부는 이들의 사망을 평범한 조난 사고로 처리했지만, 시신에서 방사능이 검출되고 텐트가 내부에서 찢겨져 나온 사실이 포착되는 등 정황이 하나둘씩 밝혀지면서 이 사건은 결국 미제로 남게 된다. <디아틀로프>는 이 실제 사건에 대한 추적 과정을 파운드 푸티지 형식으로 담아낸 영화로, 기본 설정은 해당 장르를 각인시킨 <블레어 윗치>와 많이 닮아 있다. 홀리(홀리 고스)는 사건의 경위를 취재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과제로 제출하기로 하고 다섯명으로 구성된 등반팀을 꾸린다. 이들은 먼저 사건과 연관된 생존 인물들을 인터뷰하는데, 그 과정에서 불운한 전조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지만 이를 호기롭게 넘겨버린다. 유쾌한 산행 가운데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텐트 주변에 거대한 발자국이 발견되면서부터다. 그리고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장소에서 눈사태까지 맞게 됨으로써 이들의 공포는 극대화되
거대한 발자국 <디아틀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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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의 이라크, 사담 후세인의 아들 우다이 후세인(도미닉 쿠퍼)은 자신과 똑 닮은 고등학교 동창 라티프 야히아(도미닉 쿠퍼)를 궁으로 불러들인다. 자신을 암살 위험에서 구제해줄 대역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라티프는 가족의 목숨까지 들먹이며 협박하는 우다이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가짜 우다이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우다이는 잔악한 기질을 가진 방탕아로, 무고한 시민을 납치해 강간하고 폭력을 휘두르기를 일삼는다. 그의 곁에서 환멸을 느끼던 라티프는 우다이의 애인 사랍(뤼디빈 사니에르)과 가까워지고, 얼마 뒤 이라크군은 쿠웨이트 침공을 시작한다.
라티프 야히아는 실존 인물이다. 그는 수년간 우다이의 대역을 감당하며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고, 그 경험을 토대로 자전적인 소설을 남겼다. <데블스 더블>은 이 소설에서 힌트를 얻어 완성된 작품이다. 영화의 설정상 우다이와 라티프가 한 프레임에 놓이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외모가 같은 두 캐릭터를 얼마나 다르게 표현해내는지가
권력자의 대역 <데블스 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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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소리>는 2차대전 당시 일본의 침략에 맞서 활동했던 스파이들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때는 일본의 중국 침략이 한창인 1942년, 중국 내의 비밀항일단체는 일본의 주요 인사들을 잇따라 암살하며 일본군을 위협한다. 정보가 내부 스파이를 통해 빠져나갔다는 증거를 잡은 일본군 장교 다케다(황효명)는 의심이 가는 부서원들을 모조리 외딴집에 감금한 채 잔인한 심문을 시작한다. 한편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최고 스파이 ‘유령’은 엄중한 감시를 뚫고 어떻게든 이 정보를 외부에 알리려 한다.
일단 흥미로운 설정이 돋보인다. 한정된 공간과 한정된 인원, 그리고 정해진 시간 속에서 한쪽은 스파이를 찾아야 하고 한쪽은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가혹한 고문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하나둘 죽어나가지만 영화는 마지막까지 스파이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팽팽한 긴장을 유지한다. 다양한 인물의 특징과 상황을 설명하느라 본격적인 두뇌 싸움이 비교적 늦게 시작하는 것과 잔인한 고문
2차대전 스파이들의 활약 <바람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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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덴마크 출신의 화가 마리 크뢰이어(비르기트 요르트 소렌슨)의 삶을 그린 영화 <마리 크뢰이어>는 그녀의 남편인 세버린 크뢰이어(쇠렌 세터-라센)와의 갈등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미 유명한 화가였던 세버린은 예술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가정에서는 망상증 때문에 제대로 된 남편, 아버지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해 수시로 마리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딸에게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결국 마리는 남편을 두고 스웨덴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고, 이곳에서 작곡가인 휴고(스베리르 구드나슨)를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정복자 펠레>(1987) 등으로 익숙한 덴마크 감독 빌 어거스트의 최신작 <마리 크뢰이어>는 ‘여성화가’로서의 마리의 모습보다 그녀의 내밀한 개인사에 초점을 맞춘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던 당시, 그녀는 남편에게 헌신적인 아내이자 사랑스러운 딸의 어머니였으며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한 여성화가’ <마리 크뢰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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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윈터보텀의 영화들은 그의 영화적 이력이 다큐멘터리에서 시작된 까닭인지 다큐멘터리와 피처 필름의 경계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극적으로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서사적 요소들을 가지고 있지만 장르적 관습 안에 갇히기를 거부하고 인물의 감정이나 외모를 가공하는 정제된 화면을 지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명 가공의 인물들이지만 그들의 실제 삶을 훔쳐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실제 배우들의 정사 여부로 논란이 된 <나인 송즈>나 관타나모 수용소의 비인간적 실태를 고발한 <관타나모로 가는 길>, 아프간 난민 수용소를 탈출하는 소년의 모험을 그린 <인 디스 월드> 등이 그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에브리데이> 역시 픽션이지만 실제 인물들의 삶을 훔쳐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영화는 네 남매가 동트기 전부터 일어나 부지런히 시리얼을 먹고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집을 나설 준비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직 어린아이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에브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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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모험을 기대하며 도착한 가파파 마을. 조로리(정태호)와 이시시(류점희), 노시시(한신정) 콤비는 마을 아이들을 덮친 무늬무늬병을 보고 놀란다. 온몸에 가로줄이 생긴 아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전설의 명약뿐! 조로리 일행과 마을 선생님 아리우스(신보라)는 가파르산으로 전설의 명약을 찾으러 떠난다. 고생 끝에 조로리 일행은 전설의 명약을 손에 넣지만 약이 너무 쓴 탓에 아이들은 잘 먹지 못한다. 조로리 일행은 아이들이 약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부르르(이장원)의 과자 공장에 초콜릿을 구하러 간다. 과연 조로리 일행은 만만치 않은 적수인 부르르에게서 무사히 초콜릿을 받아올 수 있을까.
하라 유타카의 원작 동화 <쾌걸 조로리>는 1987년, <드래곤 퇴치 대작전>편이 처음 발간된 이후 현재까지 누계 발행부수 3200만부를 돌파한 초대형 인기작이다. 주인공 조로리는 미즈시마 시호의 원작 만화 <시금치맨>의 악역이었으나 하라 유타카가 스핀오프 시
정태호&신보라와 함께 떠나는 모험 <쾌걸 조로리의 대대대대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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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소재로 한 이색적인 롤플레잉 게임 시리즈 <썬더일레븐>과 원격 컨트롤러로 조종하는 조그만 로봇들의 전투액션게임 <골판지 전기>가 영화에서 만났다. <극장판 썬더일레븐 GO vs 골판지 전사 W>(이하 <썬더일레븐>)는 일본의 유명 게임회사 Level-5의 히트작 두편을 엮어 기존 게임 소프트가 형성해온 팬덤의 충성심에 호소하는 작품이다.
<썬더일레븐>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강수호의 축구팀 썬더일레븐과 강수호의 수제자였던 천마루의 신생 썬더일레븐간의 경기가 열리던 날, 시합이 한창이던 그라운드에 갑자기 애스터라는 정체불명의 소년이 나타나 엄청난 위력의 필살슛으로 강수호를 쓰러뜨린다. 게다가 하늘 위에 등장한 비행선에서 소형 전투로봇 LBX들이 벌떼처럼 쏟아져 나와 관중석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자 썬더일레븐팀은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뒤이어 나타난 LBX 조종사 최반과 이하늘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탈출한 천마루와 신생 썬더일레
건전하고 의미있는 대결 <극장판 썬더일레븐 GO vs 골판지 전사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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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스 스테이션>은 미끈하게 잘빠진 중소형 첩보액션물을 표방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김빠진 밀실 스릴러가 되고 만 작품이다. CIA 요원인 엠머슨 켄트(존 쿠색)는 비밀유지를 위하여 무고한 인명까지 살상해야 하는 자신의 직업에 환멸을 느낀다. 결국 현장에서 머뭇거리다가 임무를 실패의 위기까지 몰고 간 그는 상관이 암호화한 난수방송을 중계하는 어느 외딴 ‘넘버스 스테이션’으로 재발령받는다. 숫자암호 전문가인 캐서린(말린 에커먼)을 경호하며 조용한 시간들을 보내던 어느 날, 출근하는 캐서린을 데리고 넘버스 스테이션에 도착한 엠머슨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일당에 습격당한 중계기지를 발견한다. 괴한들에게 협박을 당한 캐서린의 전 당번 근무자가 CIA의 간부 열다섯명을 암살하라는 난수방송을 보냈음을 알게 된 엠머슨과 캐서린. 모든 통신이 끊긴 채 기지에 고립된 둘은 잘못된 명령을 되돌리고 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의지해야 한다.
덴마크 출신의 감독 카스페르 바르포에드의 &l
비밀기지에 고립되다 <넘버스 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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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드림을 꿈꾸며 국제 결혼한 타이 이주여성 마이 라띠마(박지수). 가족도 직업도 없이 빚만 잔뜩 진 채 전전하는 남자 수영(배수빈). <마이 라띠마>는 오갈 데 없는 두 남녀의 극적 만남을 시작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수영은 길거리에서 한국 가족의 학대로 위험에 처한 마이 라띠마를 아무런 조건없이 구해주고, 함께 서울로 향한다. 가난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던 중, 수영은 호스티스 영진(소유진)의 유혹에 빠져들고 마이 라띠마를 저버린 채 떠난다.
<마이 라띠마>는 영락없는 신파 멜로 구조의 영화다. 서울에 온 라띠마와 수영이 주인 없는 건물에 숨어 유사 신혼생활을 해나가는 장면과, 수영이 팜므파탈인 영진을 만난 뒤 마이 라띠마가 겪는 고초는 정확하게 대구를 이루며 둘의 사랑에 닥친 비극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온전히 감정적으로만 빠져들기에는 곁가지들이 다소 많은 편이다. 절절한 멜로의 감정을 기술하는 대신에 영화는 수영과 마이 라띠마 그리고 영진으로
코리안드림을 꿈꾸던 그녀 <마이 라띠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