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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살인의 추억> 수사반장이 꿈인 남기남
[정훈이 만화] <살인의 추억> 수사반장이 꿈인 남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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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태풍으로 한 계절이 지새고 새로운 계절도 젖어서 오고 있다. 살면서 물 무서운 꼴을 직접 겪어보지 않았는지라 비 마니아를 자처해왔지만 지금은 말문이 막힌다. 물 피해를 연달아 당하고 나니 살맛이 없다며, TV카메라 앞에서 울지도 않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이다.요새 내리는 비는 단순히 자연의 변덕이나 위력 탓으로 돌리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데가 있다. 아마도 환경의 문제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그런 혐의는 곳곳에서 발견된다.그런데 우리가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중 하나가 환경문제를 윤리의 문제 혹은 가족주의의 틀로 바꾸는 것이다. 저런 난리를 겪었으니 저 가족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냐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기부금을 거두는 방식이 단적인 예다. 이 땅의 착한 사람들은 오늘도 열심히 ARS를 눌러 작은 돈을 기부하며, 피해를 당한 가족들이 따뜻한 밥 한끼라도 드시게 되기를 기원하고 자신이 지금 누리는 편안함에 대해 미안함 섞인 안도감을 느낄 것이
비,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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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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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토요일엔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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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도그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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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샛노랗게 물든 은행 한 그루를 보았다. 온산이 아직 푸른 중에 홀로 노랗게 변한 것을 마주하는 기분은 감탄보다 충격에 가까웠다. 그 나무는 내내 비로 지새는 늦여름을 견디지 못한 예민한 녀석이었을 것이다. 시인은 사회의 환부를 남보다 먼저 감지하는 몸을 지닌 존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산속의 노란 시인!무언가를 미리 보는 눈에 대해 생각할 때면 에두아르 마네가 떠오른다. 그의 만년작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은 벨 에포크(좋은 시절)로 불리는 19세기 말 파리의 정경을 인상파 특유의 감각으로 전해준다. 그런데 이 그림의 핵심은 거울로 비치는 술집의 화려함이나 종류도 다양한 술병과 과일, 장식적인 옷차림으로 가득한 사교계의 생동감이 아니라, 홀을 내다보고 있는 어린 여급의 무표정한 얼굴이다.그림 속 소녀의 얼굴은 예언적이다. 그 상황과 표정은 이후로 백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세계 곳곳에서 보아왔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보게 될 종류의 것이다. 마네는 근대
예민한 나뭇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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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위험한 사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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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주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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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튜브> 테러리스트, 지하철을 탈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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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 동안 잡지를 만들면서 미리 본 영화 가운데 <오! 브라더스>가 며칠째 머리 속에 맴돌고 있다. 영악한 형이 조로증을 앓고 있는 어린 이복동생과 부득이한 동행을 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주축으로 한 이 영화는, 대략 분류하자면 비평계보다는 대중관객의 취향을 더 많이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이럴 경우 효력이 검증된 흥행 장치에 의존하게 마련인데, <오! 브라더스> 역시 조폭영화로부터 변주되어 나온 양아치 캐릭터의 코믹 코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거기에 장애우와 이른바 ‘정상인’의 소통과 이해라는 휴먼드라마를 가미했고, 어린아이가 질서잡힌 세계에 들어와서 일으키는 무구한 혼란이 이른바 ‘어른’들에게는 공포일 수 있다는 관찰을 웃음의 원천으로 끌어들인다.상업영화로서 평범한 길을 가면서도 새로운 노력까지 조금 보태어 대중영화를 한뼘쯤 착실하게 갱신시키는 작품들을 만날 때, 한국영화가 균형있게 성장 중이라는 확신이 짙어진다. 그런데 이런 유의 확신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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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라고 불리는 한국의 주류 영화계 안에 30대의 역량있는 여성프로듀서들이 열한명이 넘는다는 소식, 그러니까 우리가 알 만한 유능한 여성프로듀서가 도합 20명쯤 된다는 사실은 정말 흥분되는 일이다(우리나라에서 연간 만들어지는 주류영화가 대략 60∼70여편 된다). 이와 관련해 함께 나눔직한 이야기들이 이번주 <씨네21> 특집 기사에 상당량 들어 있다. 나는 여기에 그분들이 살아내고 있는 길과 삶의 태도에 대한 존경의 인사를 덧붙이고 싶다.그리고 행복하게도 지난 한주 동안 어떤 영화에 사로잡혀 지냈다. 다큐멘터리 <영매>다. 한창 신명이 오른 무당이 그리도 서럽게 우는 모습과 함께 영화 만들기가 중반을 넘어서고야 그 이유를 알았다는 내레이션으로 대뜸 시작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서서히 호흡 조절한 끝에 급기야 관객도 울린다.카메라 앞에 선 무당, 그들이 중재하는 보이지 않는 어떤 세계, 화면 속 관중, 스크린을 바라보는 관객까지 꿰뚫어 소통시키는 박기복 감독의 역
경계를 사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