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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밥블레스유> 다정이 반찬
목요일 밤에는 간식을 준비한다. 좋아하는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거나, 찬장을 뒤적여 찾아낸 팝콘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TV 앞에 앉는다. 예능 프로그램을 ‘본방 사수’할 이유는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모처럼 예외가 생겼다. “브라자 풀고 같이 먹어요”라는 김숙의 명언과 함께 시작된, 올리브TV <밥블레스유> 때문이다.
<밥블레스유>
글: 최지은 │
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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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라이프> 이수연 작가의 신작은,
상국대학병원에 새로 온 총괄사장 구승효(조승우)는 병원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항암제를 엇갈리게 투여해 환자가 사망한 사건을 알아낸다. “죽였죠”라고 묻는 구승효의 추궁에 암센터 과장은 답한다. “의료상 착오입니다.” 병원 조직이 허용하지 않는 ‘실수’의 다른 말이다. 폐쇄적인 조직이 개발한 자기기만의 언어는 직설적인 질문 앞에서 더없이 구
글: 유선주 │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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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굿 걸스> ‘어른’이 진 책임의 무게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간다.” (Good girls go to heaven, bad girls go everywhere.) 1930년대 할리우드 배우이자 작가였던 메이 웨스트는 정말로 멋진 말을 남겼다. 넷플릭스 <굿 걸스>의 베스(크리스티나 헨드릭스), 루비(레타), 애니(메이 휘트먼) 역시 천국의 문에서는 일찌감
글: 최지은 │
201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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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미스터 선샤인> 김은숙 작가의 대화법
상대가 던진 말을 되받아치며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가늠하는 대화는 김은숙 작가의 장기다. 하지만 동시대 배경에 같은 언어를 쓰는 캐릭터가 쌓일수록 개별성은 옅어지고 대화는 패턴만 남게 된다. 작가는 이 문제를 어투의 변화로 돌파해왔다. KBS <태양의 후예>는 ‘다나까’로 끝나는 군대식 종결어미가, tvN <도깨비>는 문어체가 두드러
글: 유선주 │
2018-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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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거리의 만찬> 길 위의 여성들
2004년 겨울, 취업을 했다. 직업을 한번 바꾸고 소속이 몇 차례 달라진 끝에 2017년 봄, 회사를 그만두었다. 모든 에너지를 일에 쏟을 수 있는 시기가 끝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그냥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사람이 일과 함께 성장하고 경력을 쌓거나 돈을 모으면서 다른 길을 모색하기에 13년은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
“13일 아니고, 1
글: 최지은 │
20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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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김비서가 왜 그럴까> 로코 혹은 블랙코미디
굉장한 나르시시스트인 부회장 이영준(박서준)과 까다로운 상사인 그를 9년간 보필해온 비서 김미소(박민영) 사이에 로맨스의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건 김 비서가 사직 의사를 밝힌 다음부터다. 원작 소설과 웹툰을 드라마로 제작한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로맨스 장르의 익숙한 설정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설정과 목적이 연애로 귀결되는 이야기의 내
글: 유선주 │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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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해나 개즈비: 나의 이야기> 이제는 끝내야 할 농담들
대중문화 기자로 일하던 시절 가장 좋아한 댓글은 “ㅋㅋㅋㅋㅋ”였다. 한때 코미디 작가가 되고 싶었던 나는, 좋은 글이나 아름다운 글보다 웃긴 글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페미니즘에 대해 고민하면서, 웃기는 일은 무척 힘들어졌다. 쓸 수 없는 소재, 쓰면 안 되는 표현, 침범해선 안 될 입장…. 몇개의 필터를 거치고 나면 처음 떠올린 농담은 너무 심심하거나
글: 최지은 │
2018-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