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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코언 형제가 <카우보이의 노래>에 담고 싶었던 삶의 모습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하나의 장면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에피소드4 ‘황금빛 협곡’에서 한 사내가 노인을 총으로 쏜다. 쓰러진 노인을 보던 사내는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새 한 마리가 창공을 비행하고 있다. 왜일까. 사내는 잠시동안 홀린 듯 새를 응시한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나도 홀린듯이 그들을 바라본다. 총구를 겨누던 긴장은 어느새 사라
글: 홍수정 │
20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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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영주>, 영주가 왜 그렇게 고통받아야 했는지에 대해 영화가 더 생각했어야 하는 이유
*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결국 복수의 이야기였구나’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 상문(유재명)과 향숙(김호정)에게 고백한 밤, “마음 주지 말걸…. 처음부터 우릴 찾아오지 말지”라는 향숙의 한탄을 우연히 엿듣게 된 영주(김향기)가 바로 다음 장면, 커튼 뒤에서 나타나 승일의 침대 곁으로 다가갈 때 나는 가슴이 서늘해졌다. 카메라는 의도적
글: 우혜경 │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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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국가부도의 날>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에필로그가 의미하는 바
세월호 참사 후 숱한 수군거림이 있었지만 더없이 끔찍한 말 중 하나는 “내년 대학입시 경쟁률이 낮아져서 좋겠네”라는 것이었다. 그해 여름 인터넷 포털엔 “지금 단원고로 전학 가면 대입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도 올라왔다. 대학에 갈 수만 있다면 인간이길 포기해도 된다는 걸까. 괴물의 말임에 틀림없지만, 뒤집어보면 ‘좋은 대학 못 가면 인간대접
글: 송형국 │
201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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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인 디 아일>, 정치적 시를 쓰는 영화
상영이 끝나고 나서 생각하니 마음에 걸리는 장면 하나가 있다. 영화의 앞부분, 주인공 크리스티안(프란츠 로고스키)은 지게차 운전을 배우던 도중 선배인 브루노(피터 쿠스)를 밀치게 된다. 물건이 진열된 선반쪽으로 차를 돌린 것이다. 작은 실수인 듯 보이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교육의 과정을 생각하면 머리가 오싹해진다. 마트의 지게차는 편리한 물건이지만 자칫 큰
글: 이지현 │
20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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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툴리>가 생략을 통해 강조하고 싶었던 독박 육아의 민낯
*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좋은 장면들은 종종 생략을 통해 완성된다. 코끼리를 말하지 말라고 하는 순간부터 코끼리가 계속 생각나는 것처럼 어떤 장면들은 때론 보이지 않는 행간을 전달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한다. 수면 위에 뜬 몇몇 강렬한 장면이 시선을 빼앗을 때 수면 아래 잠긴 방대한 일상의 시간들, 잉여의 순간들, 프레임 바깥의 이미지들이 슬그머
글: 송경원 │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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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뷰티풀 데이즈>, 착취 속에서도 책임의 주체를 다한 여성 캐릭터에 대하여
*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뷰티풀 데이즈>는 다큐멘터리 <마담B>(2015), <레터스>(2017), 극영화 <히치하이커>(2016) 등을 찍은 윤재호 감독의 극영화다. <마담B>에는 돈을 벌기 위해 탈북한 여성이 중국 농촌 총각에게 매매혼을 당한 뒤 다시 한국으로 건너와 탈북한 가족들을 만나는
글: 황진미 │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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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집의 시간들> 투쟁과 파괴가 아닌, 어떤 헤어짐에 관한 소묘
라야 감독의 다큐멘터리 <집의 시간들>은 재개발을 앞둔 둔촌주공아파트의 모습을 담은 영화다. ‘재개발’을 소재로 삼은 다큐멘터리가 그렇듯, 이 영화 역시 ‘재개발 다큐멘터리’로 분류되며 그러한 맥락 속에서 이야기된다. 문제는 ‘재개발 다큐멘터리’라는 분류가 아니라 그 분류가 영화에 관한 모종의 규정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재개발 다큐멘터리’라
글: 김소희 │
201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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