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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FM <세계음악기행>을 맡으면서 서남준씨를 알게 됐다. 그리고 음악, 영화, 프랑스 유학 등 내 삶의 몇 가지 동기가 되어준, 학창 시절의 FM 영화음악 프로그램의 작가가 바로 그분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러자 많은 기억들이 샘솟기 시작했다.
십년 전 유학 시절, 기자 어시스턴트로 칸영화제에 내려갔다. 종일 붙어다니며 하루에도 네댓 작품을 봐야 하는 일정이었다. 며칠이 지난 아침, <엘 비아헤>를 봤다(El Viaje 페르난도 솔라나스 감독, 1992, 아르헨티나). 팔레 데 페스티벌을 나오면서 나는 양해를 구하고, 당일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혼자가 됐다. 더이상 다른 영화를 볼 수가 없었다. 그날 하루만큼은 라틴아메리카의 자연과, 현실과, 그리고 아버지를 찾아 대륙을 종단하는 그 청년의 마음을,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음악에 실어 고스란히 간직하는 데, 그 무엇으로부터도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행복했다.
중학교 1학년 때인가 아버님이 카세트
내 심장이 섬세하던 시절에, <배리 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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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이었던 나는, 록음악을 사랑했다. 록이 나를 키워주었고 나의 생장점은 언제나 록의 비트로 세포분열을 하며 자라났었다. 20세기가 남긴 가장 위대한 문화적 유산. 록은 천박하며 위험하고, 생생하며 본능적이고, 진실하며 열정적이고, 단순하며 심오하였다. 세상의 모든 금지된 것들을 향한 출정가였다. 하지만 20세기는 끝났고 록의 시대도 가버렸다. 강렬한 기타 리프에 시대를 비판하는 가사를 열창한다는 것은 보기에도 민망한 올드패션일 뿐이다. 여자친구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서 전자기타를 사려는 소년들조차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의 록밴드는 일종의 연예흥행사업의 한 설정이고 패션일 뿐이다. 예쁘게 거세당한 록음악은 불만에 차 있지도 않고 무슨 경종을 울릴 만큼 너무 시끄럽게 연주하지도 않는다. 진정한 록의 시대는 갔다. 진실을 열창하던 시대는 가버렸다. 주먹을 높이 쳐들고 극한의 사우팅을 토해내던 시대는 갔다. 록의 남성적인 공격성은 싹둑 잘려버렸고 고작 1인치 정도 남은 돌출
김형태의 오!컬트 <헤드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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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말 잘 어울리나봐요.” 새초롬한 금발 여기자와 잘생긴 파일럿의 만남! <리플리>에서 리플리(맷 데이먼)에 의해 비극을 맞는 연인으로 나와 잘 어울리는 한쌍을 보여줬던 기네스 팰트로와 주드 로가 새 사이언스픽션스릴러 시리즈에 함께 캐스팅돼 화제다. 이 작품은 <내일의 세계>라는 영화로, 스티븐 스필버그의 1981년작 <레이더스>의 느낌이 나는, ‘대작 복고풍 Sci-Fi영화’라고 알려져 있다. <내일의 세계>는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미녀 여기자가 한 파일럿과 팀을 이뤄 모험을 떠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기네스 팰트로가 여기자 역을, 주드 로가 파일럿 역을 맡아 멋진 그림을 이룰 예정이다. 케리 콘랜이라는 신인 감독이 연출하며, 내년 2월 런던에서 촬영을 시작한다.
기네스 팰트로, 주드 로, <내일의 세계>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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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업님 그동안 어찌 지내셨습니까 <취화선> 이후 최민식의 차기작 소식을 기다려왔던 관객에게 기쁜 소식 하나. 최민식이 박찬욱 감독 신작 <올드보이>(Oldboy)에 출연을 확정했다. 안정감 넘치는 연출력을 보여주었던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자신만의 빛깔을 발산한 <복수는 나의 것>의 박찬욱 감독과 <파이란> <취화선>을 통해 인간 심연의 깊은 감정을 스크린에 불러냈던 ‘신들린’배우 최민식의 결합만으로도 비상한 관심을 끌어모으는 이 영화는 ‘15년’, ‘추적’, ‘비밀’에 얽힌 두 남자의 충격적인 대결을 그릴 스릴러영화다.
<복수는 나의 것> 개봉 이후 8개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수많은 아이템들이 자신의 손을 거쳐가는 사이, 박찬욱 감독이 새 작품 선정에서 가장 깊이 고려한 것은 바로 “관객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결국 흥행과 작품성 양면에서 박찬욱 감독의 확신을 얻은 아이템이 바
박찬욱, <올드보이>에 최민식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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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처없이 흔들리는 그 눈빛이 제대로라고 느꼈다. 살면서 바닥을 한번 이상은 쳤을 것 같은 굴곡진 눈빛의 박지아가 그래서 내내 궁금했다. 화면과 합쳐서 뭉개지는 얼굴선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색스런 눈빛, 슬픈 눈빛, 환영을 보는 저 눈빛, 때로 현실과 맞부딪치면서 의식이 분열될 때 내는 쨍 하는 소리가 그대로 전달되는 눈빛의 박지아는 출렁이는 물이 담긴 투명한 유리잔 같았다. 깨지기 쉬운.
낯선 카메라의 모니터를 받으며, 전화통을 붙잡고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쏟아내야 하는 쉽지 않은 오디션을 치러내면서도 그녀는 스스로 신기할 정도로 떨지 않았다. 감독이 직접 썼다는 오디션용 지문을, 감정을 염두에 두고 썼기에 문맥도 잘 연결되지 않던 긴 대화 문장을 큰 떨림없이 연기해내는 그녀의 모습을 가장 환영한 것은 김 감독이었다. 박지아말고도 또 한명의 경쟁자가 있었지만(박지아의 말에 의하면 그녀가 훨씬 역의 이미지에 맞는 마스크를 지녔다고 한다) 선뜻 김기덕은 박지아의 손을 들어주었다.
연기는 믿음이랍니다, <해안선>의 박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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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희는 깔끔한 사람이다.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것과 못 하는 것을 깨끗하게 가린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필모그래피는 지금보다 훨씬 많거나, 적어도 한편은 더 많을 것이다. 인터뷰 시작 전 커피를 권했을 때 지진희는 “아니요”라고 조용히 거절했다. 커피는 원래 마시지 않는다면서. “커피는 향과 맛이 달라서 이중인격 같아요. 향은 달콤하지만 맛은 쓰잖아요.” 그리고 그는 녹차를 마셨다. 짧은 대화였지만, 그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았다. 주관이 뚜렷하고, 커피의 향과 맛을 분리해 느낄 정도로 감각이 예민한 사람이라는.
지진희는 6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연기자가 된 경력을 갖고 있다. 말하자면 보통 직장인의 생리를 알 대로 다 안 뒤, 전혀 다른 세계로 옮겨왔다는 것이다. 회사원으로서 지진희가 한 일은 디자인과 광고사진 촬영이었다. 어느 날 건너건너 아는 (그러니까 거의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연기자 데뷔를 권유받았고, 그는 마치 커피를 거절하듯 거절했다
느릿하게, 하지만 탄탄하게, 의 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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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소년을 냉동시키고 싶어한다. 열다섯살이 되고 열여섯살이 되어도, 홀마크 카드에 그려진 복숭아빛 뺨의 귀여운 꼬마 마법사로 머무르도록. 어른들이 소년의 굵어진 이목구비에 소스라치고, 한 옥타브 낮아진 음색에 펄쩍 뛰는 건 그 때문이다. 그러나 애초에 대니얼 래드클리프(13)에게 호그와트 입학 허가가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예쁘장한 얼굴이 아니었다. 사실 해리 포터 오디션 장만큼 미소년이 흔했던 장소가 지구상에 또 있었겠는가.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가 끝없이 끌어안고 싸워야 할 대상이 절대반지라면 해리 포터에게는 흉터가 있다. 해리의 번개모양 흉터는 아들 대신 죽어간 엄마의 축복인 동시에, 원수 볼드모트와 해리의 영혼이 하나였던 찰나의 흔적이고, 명성의 표지이며 저주의 낙인이다. 그런데 흉터는 언제나 소년의 앞머리에 가려져 있다. 누구도 정체를 알지 못하는 비범함은 평범 속에 은폐돼 있다. 평소의 해리는 시험을 지겨워하고 얄미운 상대가 나자빠지면 좋아라 웃어대는
마음속 단 하나뿐인 해리 포터,대니얼 래드클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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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MC 정은아가 내년 2월 말 개봉 예정인 이정욱 감독의 영화 <국화꽃향기>(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에 실명으로 출연한다.정은아는 라디오 PD인 주인공 인하(박해일)가 연출하는 프로그램 <한밤의 음악실>의 DJ 역을 맡아 인하와 희재(장진영)의 가슴아픈 사연을 읽어주는 장면을 연기해냈다.현재 SBS TV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 등을 진행하고 있는 정은아는 SBS TV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등에 카메오로 출연한 적은 있으나 스크린에서 본격적인 연기를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서울=연합뉴스)
MC 정은아, 영화 <국화꽃향기>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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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시리즈 제20탄 가 한반도 상황을 잘못 묘사하고 한국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논란을 빚고 있는 데 이어 이번에는 종교 모독 시비에 휩싸였다.대한불교조계종 종교편향대책위원회(위원장 양산)는 16일 시사회에 관계자들을 보내 영화를 관람한 뒤 불교를 폄하하는 영화 장면의 삭제를 요구하고 나섰다.조계종 종교편향대책위는 17일 성명을 통해 "는 우리 국민의 종교적ㆍ문화적 정서를 무시한 연출로 채워져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내용의 아무런 개연성이 없음에도 불상이 보이는 가운데 정사장면이 나오는 것은 국민의 예경 대상인 불상을 소품화시키고 불교를 무시한 비상식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또 "불교를 폄하하고 국민의 정서를 무시한 영화 장면들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반평화적ㆍ반불교적 내용을 담은 영화를 불자들이 보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지난 4일 조계종은 의 국내 배급사인 20세기폭스코리아에 "불상을 배경으로 한 사찰에서의 정사장면이나 이와 비슷한 내용이 있는지'를
조계종, <007> 불상 앞 성행위 장면 삭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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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역동적인 CF를 만드는 것으로 이름난 이안(루퍼스 스웰)은 디지털카메라 광고를 찍기 위해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들을 오스트리아의 설산으로 불러모은다. 촬영담당인 윌(데본 사와), 강심장의 스노보드 마니아 사일로, 록밴드 출신의 터프한 소녀 키티는 스키 활강부문 금메달리스트인 클로이(브리짓 윌슨)와 팀을 이뤄 호흡을 맞춰간다. 사고사한 것으로 위장한 보스니아의 테러리스트 파블로프는 자신의 은신처에 찾아든 이들을 CIA로 오인해 무차별 공격을 가하기 시작한다.■ Review최근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스피드에 중독된 만능 스포츠맨이 적진에 스파이로 뛰어들어 인류를 구원하는가 하면(<트리플X>), 스릴이 인생의 낙인 인라인스케이터들이 떼로 은행을 습격한 일(<스틸>)도 있다. 이들은 철저히 자기 자신을 위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행동한다. 지구를 구하는 것이든 은행을 터는 일이든 결과는 중요치 않다. 스피드, 스릴, 쾌락. 이들의
[Review] 익스트림 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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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검무공연을 위해 서울을 찾은 평양예술단의 수석무용수 지은(김현수). 북한 최고 권력자의 숨겨진 딸이기도 한 그녀는 주체 못할 호기심의 소유자다. 하지만 철통 같은 경호로 둘러싸인 호텔을 빠져나가기란 만만치 않은 일. 기회를 엿보던 그녀는, 공연이 성황리에 끝난 뒤 경호가 느슨해진 틈을 타 결국 탈출에 성공한다. 그러나 그녀의 ‘서울구경’이 순탄할 리 없다. 차를 얻어타지만 성폭행을 당할 뻔하는 등 험난일로다. 밴드를 조직해 밤무대에서 활동하는 준호(지성) 패거리를 만나 기거할 곳을 얻긴 하지만, 곧이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의 테러 위협이 가해지면서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인다.■ Review정치적 긴장의 해빙은 영화로선 소재 발굴을 위한 더없는 기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자유분방한 딸이 서울 시내를 휘젓고 다니며 소동을 일으킨다는 <휘파람공주>의 착상 또한 남북 화해 무드가 아니었다면 배양되기 힘들었을 것이다.다른 사람도 아닌 김정일 위원장의 딸이 남한의
<로마의 휴일>의 틀에 남남북녀의 사랑을 대입하다,<휘파람 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