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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기도 힘든 마당에 축제는 무슨….” 부산영화제 개막식이 열리는 부산시민회관 주변, 다섯시부터 시작된 교통통제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질러가면 될 길을 몇분이나 더 걸려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었지만, 찬바람에 발을 구르면서도 길게는 네 시간 가까이 개막식을 기다린 관객은 하루저녁을 바쳐야 한다는 사실이 기쁘기만 한 것 같았다.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11월14일 레드카펫 주변에선 자동차 한대가 도착할 때마다 환성이 터져나왔고, 낯선 외국 게스트들도 예상하지 못한 박수에 반가워하는 모습이었다.안성기와 방은진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국내외 손님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축제의 무드에 휩쓸려 들어갔다. 트레이드마크인 흰색 정장과 폭신한 체크무늬 머플러 차림으로 관객을 흥분시킨 앙드레 김이 열기에 기름을 들이부은 첫 번째 게스트였다. 뒤이어 당당하게 걸어들어온 이혜영과 변함없이 우아한 장미희, 어린 학생들까지 박수를 보낸 이대근 등 중견영화인들이 입장했고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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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가 열리는 부산에서는 정치와 관련된 해프닝들이 심심하지 않게 벌어져왔다. 영화의 바다는 한편으로 표의 바다다. 표심 낚기가 최대 과제인 어부들이 이곳을 무시하기는 어려우리라. 그들을 어떻게 맞이하느냐를 영화제쪽은 고심해왔다. 아니, 그것보다는 이것은 순수한 영화행사이므로 무대에는 영화인들만 올라갑니다, 같은 원칙을 납득시키기 위해 고심해왔다. 어떤 행사장에 가든 내빈소개시간이 짧지 않게 배정되어 있는 게 일반적이어서, 이곳의 문화는 좀 다르다고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영화제와 정치의 사소한, 그러나 꽤 신경쓰였을 갈등은 그런 대로 진정됐거나 잠복기에 들어간 듯 보인 올해도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이 개막식장을 찾았다. 개막날이 지난 뒤, 다음에 아무아무 행사를 할 때 참관하겠노라고 미리 알려왔다는 예비후보도 있었다. 영화제의 주인공은 영화와 영화인, 그리고 관객이라는 관습법이 인정돼가고 있는 셈이다. 거론하는 게 새삼스럽고, 쑥스럽기는 하다. 이런 자리에는 영화
영화와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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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숟가락으로 땅굴을 파서 탈옥한 사내가 있다. 장대비가 쏟아지고 번개가 치는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진흙투성이의 남자 차승원, 그의 벌린 입에 빗물이 가득 고인다. <쇼생크 탈출>의 팀 로빈스 못지않게 폼을 잡지만, 그 순간 함께 탈옥한 사내가 한마디 한다. “지랄을 해라. 지랄을.” <광복절 특사>는 두 탈옥수, 차승원과 설경구의 이야기다. 알려진 대로 천신만고 끝에 감옥에서 나온 두 남자는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에서 자기 이름을 발견한다. 그들은 감옥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설경구의 바람난 애인 송윤아의 결혼식도 막아야 한다. 그들의 탈옥사실을 감추려는 교도소에서 없어진 죄수를 대신해 교도관들이 감방에 갇혀 있는 동안, 과연 설경구와 차승원은 감옥으로 무사귀환할 것인가이야기 설정에서 드러나듯 <광복절특사>는 물구나무선 탈옥영화다. 탈출이 아니라 감옥으로의 귀환이 절박하다는 사실로부터 시작되는 코미디, 김상진 감독의 영화에서 이처럼 뒤집힌 상황
코미디 감각의 전환기 맞은 김상진 감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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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3일 첫 기자시사회를 연 <광복절특사> 제작진은 이튿날 프라자호텔 18층에 방 하나를 빌려놓고 감독, 배우 인터뷰를 릴레이로 진행했다. 김상진 감독에게 이번 영화가 전작들과 많이 달라진 이유를 들어봤다.Q 원안은 한맥영화사 김형준 사장의 것이었고, 작가도 처음엔 박정우 작가가 아니었는데 <광복절특사>는 어떻게 시작된 영화인가.→ 아이디어는 내가 데뷔하기 전에 있던 것이다. 한맥영화사 김형준 사장이 무슨 영화 하고 싶냐고 묻기에 <빠삐용>이나 <아리조나 유괴사건> 같은 영화, 교도소가 나오는 영화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자기에게 좋은 아이템이 있다고 했다. 탈옥하는 이야기는 많으니까 감옥으로 다시 들어가야 되는 이야기를 해보면 좋지 않겠냐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감이 안 잡혔고 당시 상황에선 무조건 못 만드는 영화였다. 교도소에서 촬영 협조를 할 리 만무했고 그렇다고 세트를 지을 만한 능력도 없었으니까. 그
코미디 감각의 전환기 맞은 김상진 감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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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펼쳐진 영화의 성찬에 동참할 시간을 미처 내지 못해 갈증이 났다면, 짧지만 꽤 실속있는 또 하나의 영화제로 목을 축이는 건 어떨까. 오는 11월29일부터 12월2일까지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유럽영화의 단출한 잔치가 열린다.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영화제”라는 초대장을 내민 ‘제3회 서울유럽영화-메가필름페스티벌’이다. 지난 2000년, 최신 유럽 화제작을 소개하면서 할리우드 중심의 시장구조에서 국내 관객에게 다채로운 영화체험을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의도로 기획된 이 영화제는 올해 3회를 맞아 14개국 28편의 영화와 함께 다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개막작은 <오픈 유어 아이즈> <디 아더스>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를 통해 낯을 익힌 스페인산 스릴러로, 타인의 행운까지 훔칠 만큼 운을 타고난 이들의 목숨을 건 기이한 도박을 그린 <인택토>. 개막의 축포가 좀 약하게 느껴진다면 장 뤽 고다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등 거장들의 옴니버스
제3회 서울유럽영화-메가필름페스티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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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택토 Intacto개막작/ 후안 카를로스 프레스나딜로/ 스페인/ 2001년/ 108분행운이란 누구를 골라 어떻게 내려지는 것일까 덧붙여 무엇만이 그 예정된 ‘선물’을 진정으로 값지게 할 수 있는 것인가 <인택토>는 행운을 소유한 인물들이 벌이는 불운한 내기를 그린다. 여기서의 내기란,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숲 속에서 눈을 가리고 무작정 앞으로 달려나가는 사람 중 누가 부딪혀 쓰러지지 않은 채 마지막까지 살아남는가와 같은 무모한 믿음이다. 반복되면서 배가되는 그 무모함의 내기 속에서 끝내 대답은 묵시록적인 사랑의 계율로 되돌아온다. 각자 믿을 수 없을 만큼의 행운을 지닌 인물들, 말하자면 손끝을 스치기만 해도 남의 행운을 앗아올 수 있는 페데리코와 그를 지배할 만큼의 또 다른 행운을 소유한 샘, 그리고 추락한 비행기의 단 한명의 생존자 산츠, 가족을 모두 잃은 교통사고에도 혼자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경찰관 사라. 이들이 한자리에서 만나 서로의 행운에 기대어 그 진가
제3회 서울유럽영화-메가필름페스티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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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교의 병실 La Chambre Des Officiers핫 브레이커즈/ 프랑수아 뒤페이롱/ 프랑스/ 2001년/ 135분1차대전 초반, 엔지니어 출신인 젊은 장교 아드리앙은 폭격으로 얼굴의 절반이 날아가다시피하는 부상을 입는다. 말을 할 수도, 먹을 수도 없는 끔찍한 고통 속에 파리의 장교들의 병실로 옮겨진 아드리앙. 하지만 육체적인 통증보다 더욱 끔찍한 것은 괴물같이 흉측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이다. 위안이라곤 어머니처럼 돌봐주는 간호사 아나이스와 자신처럼 얼굴에 전쟁의 흉포한 낙인이 찍힌 동료 장교들, 그리고 부상 전에 하룻밤의 사랑을 나눈 여인 클레망스에 대한 환상뿐. 가족들에게조차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그들이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단편영화로 세자르영화상을 수상하며 90년대부터 장편영화를 만들어온 프랑수아 뒤페이롱은 프랑스의 차세대 감독. 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는 별로 없지만, 기괴하게 일그러진 육체, 외부와 유리된 채 노란톤의 병실 공간에서 심신의 상처를
제3회 서울유럽영화-메가필름페스티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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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이틀에 걸친 검찰조사를 마무리하고 22일 오후 10시 20분께 귀가했다.곽 감독은 22일 오전 이틀째 조사를 받기 위해 부산지검 강력부에 출두해 오후 10시 20분까지 14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은 뒤 귀가조치됐다.곽 감독은 검찰을 나서면서 "혐의를 받고 있는 모든 부분에 대해 모두 밝혔다"며 "재판에 회부되더라도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해 검찰 조사에서 영화 <친구>를 둘러싼 금품 갈취 혐의 일부가 인정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곽 감독은 이어 "이번 조사로 지명수배받은 부분은 풀렸으며 추가 조사계획도 현재로는 없다"고 밝히고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검찰은 이틀에 걸친 곽 감독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곽 감독으로부터 돈을 받은 폭력조직 칠성파 K씨와 영화 `친구'의 실제 주인공이자 곽 감독의 친구인 정모씨에 대한 조사를 병행한 뒤 곽 감독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를 최
<친구> 곽경택감독 검찰조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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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7년 <하나비>로 부산을 찾았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그의 통산 10번째 작품인 <돌스>로 5년만에 부산을 다시 찾았다.22일 오후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만난 다케시 감독은 일본 최고의 코미디언답게 재미있고 기발한 발상으로 기자회견장을 부드럽게 만들었다.그는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인「돌스」가 "운명적인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매우 폭력적인 영화"라고 말했다. "궁극적인 사랑은 죽음이라는 매우 위험한 요소를 갖고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다케시 감독은 또 "궁극적인 사랑의 목적은 `복상사'이며 굳이 위가 아니라 아래가 돼도 좋다. 집에 들어갔을 때 부인이 침을 흘리며 자고 있을 때 치명적인 사랑을 느낀다"고 사랑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견을 피력했다.돌스」는 애도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분라쿠극 `메이도노 히가쿠(冥途の 飛脚)'를 소재로 삼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할머니가 분라쿠를 했고 지금까지의 영화와는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
<돌스>의 기타노 다케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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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스톤 감독은 미국사회에 대한 강력한 비판적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인 중 한 사람이다. 오히려 메시지가 지나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이념적’ 바탕은 그의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의 우선적인 타깃은 1960년대다. <플래툰>이 1960년대의 미국과 제3세계와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다뤘고 가 미국 정치판의 추문을 다뤘다면 <도어즈>는 자신을 배출한 1960년대의 문화적 상황에 대한 자기 고백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세 작품을 올리버 스톤의 ‘60년대 3부작’이라고 부르고 싶다.<도어즈>는 물론 전설적인 록밴드 도어즈의 생성과 소멸을 리얼리즘의 시각으로 다룬 작품이다. 그 중심에는 짐 모리슨이라는 인물이 있다. 짐 모리슨은 밥 딜런과 더불어 록음악을 정통 문학사에 등장하는 시의 경지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둘 모두 프랑스의 시인 랭보를 스승으로 모셨다는 점이 특이하다. 짐 모리슨은 사이키델릭한 환각체험을 ‘삶을 바꾼다’(changer
<도어즈>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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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는 서울 4개관, 대구 1개관, 광주 1개관 등 전국에 6개의 민간 예술영화전용관을 확보하기로 하고 이를 운영할 사업자를 12월 9∼11일 공모한다.선정된 사업자는 예술영화 상영에 대해 연간 상영일수의 절반까지 전년도 매출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받게 된다.이와 함께 영진위는 예술영화전용관 CI를 개발하고 통합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공동 프로모션에 나설 계획이다.현행 영화진흥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예술영화전용관은 연간 5분의 3 이상의 예술영화를 상영해야 한다.영진위는 지난 9월 초 150억원의 융자사업 계획안을 마련해 예술영화전용관 체인 신청자를 모집했으나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보조금 지원으로 방향을 전환했다.(서울=연합뉴스)
영진위, 예술영화관 사업자 다시 공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