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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스플렌디드> Hotel Splendide2000년·영국·프랑스 감독 테렌스 그로스출연 토니 콜레트, 다니엘 크레이그· 95분정상성의 세계로부터 동떨어져 안으로 밀폐된 자족적 소우주는 판타지영화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세팅이다. <호텔 스플렌디드>는 <사이코>의 노먼 베이츠 못지않게 죽은 어머니의 그림자에 사로잡힌 남자가 관리하는 외딴 섬의 불건강한 호텔에서 벌어지는 드라마. 엄격한 규칙과 맛없는 메뉴, 진흙 목욕요법을 고집하는 블랑쉐 가족이 경영하는 호텔 스플렌디드에서는 투숙객도 범상치 않다. 물을 겁내는 스탠리, 온몸을 배트맨 같은 옷으로 가리고 사는 과민 피부의 소유자 세르게이는 탈출을 꿈꾸나 매번 실패한다. 그러나 죽은 창업자 블랑쉐 부인에게 해고됐던 요리사 캐스가 돌아와 생기있는 요리를 식탁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호텔은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이낏빛 고딕 건축물과 생물처럼 신음하는 파이프들도 등장인물 못지않은 연기를
호텔 스플렌디드 Hotel Splend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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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녀> 俠女1971년·대만·감독 호금전 출연 쉬 펑·190분호금전의 무협이 동작의 예술이면서 동시에 공간의 예술임을 보여주는 그의 대표작. 칸영화제 기술공헌상을 수상하면서 호금전의 이름을 비로소 서방에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객잔의 좁은 공간을 벗어난 검객들이 들판과 숲으로 달려나갈 때, 갈대는 가냘프게 흔들리고 프레임의 여백엔 안개와 연기가 유유히 흐른다. 간신의 모함으로 죽은 충신의 딸이 황궁의 비밀요원에 의해 쫓긴다는 단순한 이야기지만, 중국 산수화의 선적 정취와 처절한 검투의 동선이 기적적인 조화를 이룬 작품. 소림사의 승려들이 체포조 검객들 앞에 나서는 종결부 장면의 믿기 힘들 만큼 유려한 공간 연출은 호금전 스타일의 백미다. 몇몇 액션장면 중심으로 잘라내 국내 출시된 90분짜리 비디오로는 호금전의 미학적 성취를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리안의 <와호장룡>으로 뒤늦게 세계에 전해진 와이어 액션의 마술적인 매혹도 이 영화에서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
<협녀> 俠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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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위선보다 위악이 싫다. 아니, 위선은 그닥 싫지 않다. 위선이란 게 내 참모습보다 좀더 착하게 보이고픈 마음이라면, 그것은 최소한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다. 이것은 ‘삶’이라는 것을 두려워하는 태도며 어떻게든 이 세상에 잘 적응하고 싶어하는 안간힘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위악은 좀 건방져 보인다. 내 진짜 모습보다 날 더 나쁘게 보아도 상관없다는 식의 태도. 그것은 니네가 날 어떻게 보던 난 자신있다, 이런 식의 거만함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영화도 비록 유치할 지언정 착한 척하는 영화가 낫다. 괜히 쿨한 척 못되게 구는 영화, 그럼으로써 세상이 얼마나 정 떨어지는 곳인지를 보여주겠다고 나서는 영화, 아니, 세상이 얼마나 잔혹한 지를 보여주겠다는 명분하에 각종 심난한 사회상을 과장하여 보여주는 영화는 안일해 보이기까지 하다.<시리즈 7>을 처음 소개받았을 때는 그렇고 그런 위악쟁이 영화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다. 무작위로 경쟁자들을 뽑아서 총을 쥐어주고는 서로에
위악을 사랑하게 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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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의 유령이 부활한다. 죽은 자의 조각난 육신에 과학의 신화를 불어넣고, 수천년 전에 사멸해간 원혼에 강신술을 행하면서 죽은 자를 다시 불러들인다. 부천영화제 할리우드 고전 특별 상영작으로 상영될, 30년대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대표작 <프랑켄슈타인> (1931)과 <미이라>(1932)는 그런 점에서 우리를 유령과 마주하게 하며, 30년대를 풍미한 할리우드 공포영화의 원형과 그 기이한 공포의 미적 효과를 탐닉하게 만드는 작품들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들이 단순히 장르를 반복하는 개별적인 작품 목록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30년대 미국사회의 상황과 집단 무의식을 드러내는 공포에 관한 잠언이자 ‘영화의 역사’를 드러낸다는 점이다.30년대 미국사회는 대공황의 시대였다. 하지만 영화제작자들에게 있어서 30년대는 장르와 스타 시스템이라는 할리우드 체제의 기둥을 세운 시대였다. 그들은 대공황의 실의와 나락에 빠진 대중에게 영화라는 오락을 제공하면서, ‘
공포의 시원, 혹은 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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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부족은 모든 영화제가 피해 갈 수 없는 전염병. 약속장소에 조금 충혈된 눈으로 들어온 올라프 이텐바흐 감독도 지난 사흘간 잔 시간을 꼽는 손가락이 한 손을 넘지 않는단다. 사진 기자의 다양한 포즈 요구에 “내가 우리 배우들 괴롭힌 것을 생각하면 당해도 싸다”는 그의 논리를 흉내내자면, 영화제 첫 심야상영 관객들의 심장을 흔들어 깨운 <악령의 군단>의 감독인 그의 불면은 불평할 수 없는 노릇. 하지만 피로를 염려하며 질문을 던지자 “아니, 이게 바로 내가 여기 온 이유”라며 열성적으로 답한다. 18살에 비디오로 찍은 처녀작의 배급에 직접 뛰어들고 22살에 자기 영화를 금지한 검열과 부대낀, 영화와 더불어 크고 강해진 영화 청년답게.<악령의 군단>은 스플래터, 액션, 오컬트, 코미디를 망라하고 있다. 감독으로서 이력이 궁금하다. 영화학교는 다닌 적 없다. 13살 때부터 특수 메이크업에 관심을 가지고 실험했다. 18살 때 만든 첫 영화 <검은 과거>가
호러를 넘어서는 호러영화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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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사랑하는 엄마와 책과 음악에 빠져있는 아빠를 부모로 둔 사람은 어떤 기분일까? 작년에 이어 다시 자봉단 유니폼을 받아 든 이혜재(20, 부산대 사진 오른쪽)씨는 1년 전, 그러니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힘들어하던 무렵, 벌써 3년째 영화제 자원봉사자로 참여해온 어머니로부터 자원봉사자 권유를 받았다. 처음엔 싫었다. 내 앞가림도 하지 못하는 마당에 남을 위한 봉사라니. 그러나 영화제가 끝나고 그녀는 꿈을 바꿨다. 아니 드디어 자신의 꿈을 찾았다. 영화제를 비롯한 각종 문화이벤트의 기획자가 되기로 결심한 것. 길을 안내한 것은 엄마 최금연(47, 2회부터 참여)씨였지만, 꿈에 다가가도록 용기를 준 건 영화제 친구들이었다. 올해엔 남동생 이규헌(19, 고려대)도 불러 들였다. 200명을 떨궈야 했던 호된 모집과정에서 한번 떨어졌다가 다시 붙은 동생, 툴툴거리던 녀석은 이제 누나보다 더 적극적이다.원래 세 모자(母子)가 다 같이 모여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기로 했는데,
그 어머니에 그 딸, 그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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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는 두 가지 측면에서 심한 세대교체를 경험하고 있다. 이는 산업적이고 상업적인 측면과 더불어 상상력(creative spirit)과 영상미학의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옛날 감독들이 개성있는 영상미학을 선보이고자 노력했다면, 최근의 젊은 감독들은 새로운 이야기방식, 특히 상상력이 가미된 새로운 소재 발굴에 열심인 듯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영화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정형화된 코드들을 이용해 스토리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한국 영화계에 불고 있는 ‘펀드 바람’과 ‘작가 논쟁’이야말로 한국영화계의 위치를 정확히 보여준다.”피에르 리시앙은 ‘프랑스의 한국영화통’답게 최근 한국영화계의 흐름을 날카롭게 분석해 보였다. 공식 직함이 없으면서도 폭넓은 활동을 해온 그는 초청작 <보스만과 리나>의 프로듀서라는 직함도 친구의 빈자리를 대신한 것뿐라고 부연설명. 칸 영화제에 아시아영화를 소개해 온 그는 얼마 전 임권택 감독의 작품을 비롯, 신상옥
스크린 쿼터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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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이 선택한 첫번째 메가토크 주자는 ‘엽기영화공장’ 트로마 프로덕션의 대표이자, 메가톤급 유머의 소유자 로이드 카우프먼. 14일 2시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열린 메가토크 ‘로이드 카우프먼의 유쾌한 영화강의, 나는 <톡식 어벤져>에서 영화제작에 필요한 모든것을 배웠다’에는 김홍준 집행위원장, 송유진 프로그래머 외에 <휴머니스트>의 이무영 감독이 모더레이터로 참석했다. 대걸레를 든 <톡식 어벤져>의 주인공 ‘톡시’는 “감독을 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오늘도 포효하며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호러, 엽기, 섹스, 폭력을 한데 섞고, 풍자를 통해 얻어지는 코미디를 추구한다”는 ‘트로마 프로덕션’은 할리우드 영화의 1% 정도의 예산으로 30년 동안 1000편 이상의 독립영화를 만들면서 일종의 브랜드로 성장해, 현재 유럽과 일본 등지에 많은 골수팬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 카우프먼은 “부천영화제는 독립영화사의 오아시스같은 존재”라는 초청에 대한 감사말과 함께 관객
부천은 인디의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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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에 관한 추억을 오래 간직하려면 아무래도 기념품 하나는 있어야겠다. 각 상영관 매표소 입구와 송내역 광장 앞에서 구입할 수 있는 기념품의 종류는 버튼(4종), 티셔츠(2종), 모자, 수첩(신규), 스테인리스 스틸컵 (신규), 목걸이형 볼펜, 기념엽서, 열쇠고리, 투명비누(신규), 면수건(신규) 등이다. 4회 마스코트인 ‘판타쥐’ 대신 산뜻해진 디자인의 로고가 기념품에 새겨져 있다. CD케이스나 열쇠고리가 인기였던 작년에 비해 올해엔 세련된 티셔츠가 인기몰이를 할 것 같다는 것이 사무국의 예상. 연인끼리 커플 티를 입고 영화제를 관람한다면 애정도도 높아질 듯.
더 산뜻해진 기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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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초이스 장편 경쟁작 문승욱 감독의 <나비>가 오는 8월2일 개막하는 제54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나비>, 로카르노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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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영화상영이 시작된 13일부터 부천을 찾은 관객들은 셔틀버스와 모든 상영관 안에서 장진영 5대 페스티벌 레이디의 상냥한 음성과 마주치고 있다. 셔틀버스 노선과 영화 상영 직전 핸드폰 매너 등을 안내하는 내용의 이 방송은 지난 7월9일 월요일 서울의 한 스튜디오에서 녹음됐다. 관객의 주목도를 높이는 한편 관객과 밀착된 페스티벌 레이디의 활동 영역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호감가는 아이디어.
목소리로 뛰는 페스티벌 레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