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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예측 지수 ★★★★
앉은자리에서 다 읽었다 지수 ☆
“왜 그냥 전화 기능만 있는 휴대전화는 살 수 없지?”
기술이 발달하는 속도와 비례해 피로감도 늘어난다. 쓰지도 않을 기능의 목록을 눈앞에 두고 원치도 않는 무언가를 선택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내 돈을 내고. 그렇다면 선택의 여지가 많다는 것은 좋은 것일까? 선택할 게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가 집어던질 정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닐까? 선진국에서 자주 발견되는 불행의 원인은 바로 선택 피로증. 선택의 여지가 많을수록 그 결과에 만족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선택 피로증은 다양성과 기술의 발전이라는 스포트라이트 이면에서 우리를 지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선택 피로증의 의미와 이유, 그리고 선택 피로증을 느끼는 소비자를 대하는 시장과 상표의 전략은 오늘날의 사회를 읽는 작은 키워드 중 하나가 된다.
<월드 체인징>
미래는 지속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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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편이 이렇게 만들어진다. <꿈꾸는 카메라>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돼 ‘특별언급’되면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한 백승빈의 <장례식의 멤버>, 역시 올해 부산에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으로 관객과 만난 고태정의 <그녀들의 방>, 그리고 이숙경의 <어떤 개인 날> 등 영화아카데미 출신 신인감독 세 사람의 제작분투기를 담고 있다. 서문에서 밝히듯 ‘세계영화학교 역사상 유례가 없는 동시다발 장편영화 제작실험의 기록’이다.
영화마다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스틸 전시는 물론 제작을 둘러싼 감독 개인의 사적인 얘기와 회차마다의 구체적인 기록, 그리고 조감독 등 스탭들의 멘트와 맨 마지막에는 배우 출연료와 재료비 등 영화제작 전반에 대해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생애 첫 장편영화 현장에서 건져낸 치밀한 제작 노하우는 장편을 준비하는 수많은 감독 지망생들에게 생생한 매뉴얼이 될 것 같다. 촬영현장에서 배우들과의 밀고 당
장편영화 만들기 생생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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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퀘어 낮과 밤>은 타임스스퀘어의 밤과 낮을 명멸하는 다양한 광고판의 사진을 담은 비주얼 북이다. 아마추어가 블로그에 올리려고 무작위로 찍은 간판 모음집이 아니라는 것은 시각문화 아티스트이자 그래픽디자이너인 작가의 경력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저자는 타임스스퀘어의 간판들을 재질과 제작방식, 형태 등 몇 가지 카테고리로 체계적으로 분류해서 설명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삼성, 스타벅스, 나스닥, MTV, 에비앙 등 수많은 세계적 기업들의 광고판과 각 기업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읽는 순간 이게 디자인 서적인 동시에 세계화 시대의 비즈니스 지형도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책의 서두에 있는 마틴 스코시즈의 말. “모든 견고한 것은 뉴욕에서 녹아버린다.” 옳은 말이다. 뉴욕의 ‘타임스스퀘어’는 모든 것이 한데 녹아 있는 지구의 중심이다. 제국주의자의 거드름이 아니다. 정말로 세계의 모든 것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시작되며, 거기서 시작되지 않은
세계화 시대의 이미지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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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고 병적인 영화만 생산하는 기인 감독. 데이비드 린치를 그렇게 일축해온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사뭇 다른 인상을 얻을 터다. 영화 만들기와 창작 일반에 관한 짧은 에세이를 모은 <데이빗 린치의 빨간 방>에서 린치는 초월명상의 힘을 설파한다. 린치는 분노와 고통이 예술가의 창조력을 지탱한다는 통념을 힘주어 반박한다. 우울해서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겨운 사람이 무슨 에너지와 판단력으로 볼 만한 영화를 만들겠는가? 반 고흐는 불행해서 위대한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불행하지 않았다면 더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겼을 것이다! 린치는 확신을 담아 주장한다. 인생을 함부로 대하는 핑계를 예술에 돌리는 사이비 예술가들에게는 뜨끔한 이야기다.
아침저녁으로 20분씩 명상을 통해 체험하는 의식의 통일장은 어떤 고뇌보다 훌륭한 발상을 낚아 올려주며 심지어 즐겁기까지 하다고 린치는 증언한다. <듄>의 실패를 여태껏 곱씹는지 “명상은 최종 편집권을 갖지 못한 고통마저 견뎌내게 한다
‘초월명상’은 더 힘이 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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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다양한 관심사를 읽어내는 대중문화평론가 김봉석이 글쓰기에 관한 책 두권을 펴냈다. 제목 그대로 세상의 모든 글쓰기를 망라한 <전방위 글쓰기>와 영화 리뷰에 초점을 맞춘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영화 리뷰 쓰기>가 그 책들. 전자는 블로그를 알차게 꾸미고 싶은 사람부터 논술을 통한 입시·입사 준비생까지 두루 참고할 만한 책이다. ‘다독, 다작, 다상량’이라는 글쓰기의 핵심 원칙을 친절하게 풀어 설명한다. 시작은 언제나 독서. 초고는 뜨겁게 쓰고 퇴고는 냉정하게 하기. 글을 밑받침하는 철학을 갖고, 세계를 움직이는 경제를 알 것. 쓰고 싶은 거리를 찾아내 자기 세계로 풀어낸 뒤 다른 사람이 읽기 좋게 다듬는 과정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그에 비해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영화 리뷰 쓰기>는 영화평론가, 리뷰어는 물론 영화에 대한 다양한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본 지침서다. 인상적인 대사나 장면에서 글을 시작하라든지 통계와 산업이 중요하
김봉석의 글쓰기책 두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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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개의 이야기가 평행선을 그리며 전개된다. 어린 시절 누나의 죽음을 목격하고도 그것을 막지 못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는 미스터리 소설 작가 폴 그레이브스의 이야기, 그 작가의 연작소설에 등장하는 늙고 지친- 수십년간 뒤쫓은 절대 악당을 이젠 감당할 여력이 없어 보이는- 형사 슬로백의 이야기, 50년 전 친구 페이예를 죽인 범인을 찾아달라며 폴을 대저택에 초대한 앨리슨 여사와 저택 사람들 이야기. 세 이야기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뒤틀린 채 연결되어 있다. 슬로백은 그레이브스의 누나를 죽인 동명의 악당을 추적하며 작가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폴의 분신이며, 페이예의 죽음 뒤에 감춰진 진실이 드러날수록 폴은 누나의 죽음을 떠올리게 된다. 이야기가 결말을 향해 전진하는 동안 고통스럽고 어두운 기억과 죽음의 이미지가 등장인물들의 일상 속으로 침투한다.
<밤의 기억들>은 오랜만에 접하는 느린 박자의 서스펜스물이다. 박진감 넘치는 전개도, 독자의 허를 찌르는 참신한 결말도 없지만
누아르영화로 보고 싶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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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를 가든 내 손에는 론리 플래닛이 쥐어져 있다. 그리고 세계 어디를 가든 론리 플래닛을 들고 거리를 헤매는 여행객을 만난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고 살짝 눈웃음을 친다. 여행자의 바이블 론리 플래닛을 손에 든 객들은 같은 책을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서로가 반가운 법이다.
<론리 플래닛 스토리>는 직장을 때려치우고 세계여행을 떠났던 가난한 히피 부부 모린 휠러와 토니 휠러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여행 가이드 론리 플래닛을 만들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뭐 별거 있겠는가. 이들은 자기들의 여행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여행 정보를 좀 공유하자는 주변 사람들의 성화에 못 이겨 차라리 책을 하나 만드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을 따름이란다. <론리 플래닛 스토리>에는 탄생 설화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와 여행 이야기, 350명의 필진을 거느린 세계 최대의 가이드북 회사가 된 지금에 겪는 새로운 고민들도 가득하다. 모든 여행자들이 언제나
론리 플래닛에 궁금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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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의 거장’이라면 당신은 누구를 떠올리는가. <탑>을 위시한 작품이 실린 초기 단편집을 생각하며 “황석영”이라고 답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테고, 90년대 대학가에서 연애할 때 단골로 등장하던 이름 “무라카미 하루키”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테다. 입시준비생이라면 가장 만만한 이름 “오 헨리”를, 머리 희끗한 왕년의 문학도라면 “모파상”을, 독서 트렌드에 예민한 독자라면 “레이먼드 카버”를. 나이와 경험, 그리고 시대 분위기에 따라 기억하는 이름, 아끼는 이름이 다르다는 말이다. 존 치버라는 이름을 낯설어하는 독자를 위해 설명을 덧붙이자면, 그가 위치하는 지점은 문학적 지형도에서 레이먼드 카버 곁이다. 레이먼드 카버와 술친구였던 그는 미국 단편소설 중흥기를 열었다. 하지만 시대적, 물리적 가까움과 달리 두 작가의 단편소설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치버는 정서적인 추락의 풍경을 그 누구보다 잘 그릴 줄 아는 작가다(레이먼드 카버는 유명한 몇몇 단편에서 잊을 수
존 치버의 책이 무려 6권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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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시대 최대 잡지이자 근대지성사의 보고였던 <개벽>에 대한 본격 연구서다. 글쓴이는 검열·출판과 유통·편집체계와 사상·문학 등 매체의 핵심영역을 훑으며 <개벽>의 문학잡지로서의 위상을 재조명한다. 이 책에 주목하는 데는 그 독특한 시각과 독법도 한몫한다. 매체가 단순한 시험관이 아니라 담론이나 문학을 창조하는 역동적인 실재였고, 따라서 <개벽>이라는 매체 자체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는 발상(매체론적 시각)은 매체 연구의 현주소에 비추어 생각하게 하는 바가 있다. 본격 연구서이지만 어렵지 않고 누구나 궁금해할 질문을 던져 답을 내놓는다.
실증은 글쓴이의 강력한 무기이자 이 책의 또 하나의 덕목. “자료가 스스로 말하게 하라”라고 말하는 글쓴이는 <개벽>의 모든 부문을 바닥부터 헤집어 명증한 시계열적 통계와 분석을 내놓는다. 실증의 직접적 부산물인 <개벽> 관련 화보와 10개의 부록(<개벽> 총목차·<
문학잡지 <개벽>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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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이야기는 해부학 수업이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의 감각을 꾹꾹 눌러쓰는 그의 이야기에는 추위와 배고픔, 사랑과 이별, 질병의 고통이 저릿하게 담겨 있다. 읽다보면 인간의 몸이 가진 냄새와 감촉뿐만 아니라 내장의 운동까지 경험한다. 에세이를 모아 엮은 <바다의 기별>에서도 해부학 수업은 계속된다.
‘바다의 기별’에서는 사랑하는 이의 체취가 정맥을 타고 흐르고, ‘광야를 달리는 말’에서는 아버지의 몸에 밴 술 냄새가 진동한다. 그런가 하면 김지하 시인이 출감하던 어느 추운 겨울날, 교도소 앞을 지키던 고 박경리 선생의 모습에서는 꽁꽁 얼어붙은 발의 냉기가 느껴진다. 김훈의 몸을 향한 애정과 집착은 몸이 아닌 것들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화가 오치균이 손가락으로 그린 작품에서 친밀감을 느끼고, 태어난 곳이 아닌 지금 내 몸이 있는 곳을 고향이라고 부르며, 도심을 질주하는 소방차를 “인간에게 다가오는 인기척”이라고 적는다. 인간을 객관화시키는 세상에
당신에게 다가가는 인기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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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있다. 소녀에게는 백혈병에 걸린 언니가 있다. 안나는 ‘맞춤아기’로 태어나던 그 순간부터 제대혈, 림프구, 골수를 언니 케이트에게 기증해왔다. 그리고 열세살이 된 안나는 합병증으로 신부전까지 걸린 언니를 위해 신장을 기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부모는 이제껏 그래왔듯이 “언니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거라며 안나에게 희생을 요구하지만, 많은 것을 포기해온 안나는 제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일인 동시에 가장 좋은 일이 될 언니의 죽음을 앞두고 부모를 상대로 의료해방 청구소송을 시작한다.
도발적인 주제를 다룬 <쌍둥이별>의 원제는 <My Sister’s Keeper>다. ‘내 언니를 지키는 사람’은 안나를 뜻하지만, 한편으로는 안나가 태어날 때부터 존재의 이유가 되어준 케이트를 말하기도 한다. 소설은 한 가족이 매 순간 선택한 최선이 합법적이었는지 윤리적이었는지 잔인하지는 않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살 권리와 죽을 권리, 자율적으로 의료
맞춤아기, 소송을 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