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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큐버스>는 1965년에 에스페란토어로 제작된 흑백의 공포영화다. 악몽을 부르는 악마의 이름에서 제목을 가져온 <인큐버스>는 인큐버스의 여성형인 서큐버스 키아가 한 고결한 남자를 유혹하려다 그와 사랑에 빠지면서 갈등하는 이야기다.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 영화가 특이한 것은 저주를 받았다는 소문 때문이다. 프로듀서 토니 테일러는 “저주가 있었는지 누가 알겠는가”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비극이 일어난 것만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인큐버스를 연기한 유고 출신 배우 밀로스 밀로스는 그중 가장 드라마틱한 최후를 맞았다. 1966년 그는 연인이자 배우 미키 루니의 다섯 번째 아내였던 바바라 앤 톰슨을 권총으로 쏴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 그러나 최초의 비극은 그보다 약간 앞서서 일어났다. 주인공 마르크의 여동생으로 출연한 앤 애트마가 촬영이 끝난 직후 자살했던 것이다. ‘인큐버스의 저주’라고 불리는 일련의 사건은 몇년 뒤 서큐버스 자매 중 큰언니였던 엘로이즈
괴담의 해외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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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양수리라 칭하는, 서울종합촬영소(종촬소)는 원귀의 본산이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40만240평 규모에 세워진 6개의 스튜디오뿐 아니라 심지어 입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음식점의 커브길, 올라서는 것만으로도 뒷목이 당긴다는 꼭대기 운단에 이르기까지 괴담이 끊이질 않는다. 심지어 <취화선>의 음악을 담당했던 국악가 김영동씨도 “이곳에 오기만 하면 맥이 풀린다”는 하소연을 늘어놓았을 정도다.1스튜디오의 귀신은 형체는 분명치 않지만, 주로 세트 작업을 위해 만들어놓은 아시바 위에 걸터앉아 내려다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2스튜디오와 3스튜디오를 갖춘 건물의 터줏대감은 다름 아닌 처녀귀신. 정재은 감독의 <도형일기> 촬영시에는 세트로 만들어놓은 다락 안에 숨어서 한 스탭을, 최근에는 조명 설치를 위한 바탱이라는 장치 위에 매달리는 기예를 선보여 종촬소 직원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5스튜디오와 6스튜디오는 화장실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여배우들은 몸을 사릴 필요가 있다
원귀의 본산, 서울종합촬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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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원은 겉으로 보기엔 하나의 학교일 뿐이다. 그러나 옛 안기부 국제부가 있었다는 그곳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기묘한 시설들이 있고, 학생들 곁을 스쳐가는 수많은 원혼들이 있다. 문을 닫으면 누가 있는지도 알 수 없는 편집실, 마치 화장터처럼 관의 크기에 꼭 맞는 구멍이 뚫려 있는 쓰레기 소각로, 처음엔 학생들이 추락할 위험이 있다며 가까이 가지도 못하게 했던 이상한 구조의 스튜디오. 그곳에서 학생들은 믿을 수 없는 일들을 경험했다.‘영상원 괴담’의 중심은 건물 지하에 있는 편집실이다. 작은 방 몇개로 나뉜 편집실은 학생들이 “혼자 있으면 주기도문이라도 외워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자주 누군지 모를 그림자가 허공을 지나가는 곳이다. 영상원을 졸업한 한 예비 감독은 그곳에서 밤을 새우다가 섬뜩한 일을 겪었다. 좁은 통로를 빠져나와 1층으로 올라가려던 그는 “여기 B1 312호가 어디예요”라며 말을 거는 긴머리의 여자를 만났다. 잘 모르겠다며 여자를 내려보낸 그는 순간 움직일 수가
영상원의 유령 목격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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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모두를 위한 게 아니었다.”〈비포 나잇 폴스〉(2000)는 쿠바의 작가였던 동성애자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동명 자서전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찢어지게 가난한 농촌에서 자라던 소년은 타고난 문학적 재능을 발휘해 아바나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개방적인 도시 아바나에서 동성애자들은 자유를 만끽한다. 하지만 1959년 혁명 성공 이후 혁명 사수가 최대의 과제인 카스트로 정권에게, 이들은 국가정신을 좀먹는 존재였고 대대적인 탄압정책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수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쓰레기”라고 자기비판하고, 동성애자인 동료 작가를 비난해야 했다.레이날도 또한 도피생활 끝에 붙잡혀 ‘강간, 살인, 시아이에이 첩자’라는 죄목으로 엘 모로 감옥에 2년간 투옥된다. 동료 죄수들의 편지를 대필하며 얻은 종이와 연필로 그는 자신의 작품을 몰래 쓸 수 있었다. 그의 40년 가까운 쿠바 생활에서 공식적으로 출간된 책은 단 1권, 나머지 8권은 모두 비밀리에 해외로 내보내져 빛
자유 갈망하던 동성애 작가의 마지막 선택 <비포 나잇 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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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선수 김득구(1955~82)의 삶을 영화로 옮긴 〈챔피언〉의 개봉(28일)을 한 주 앞두고 ‘섀도복싱’(단독연습)으로 몸을 풀고 있는 곽경택(36·오른쪽 사진) 감독을 라커룸에서 만나봤다. 미리 엿본 〈챔피언〉에는, 그가 1970년대의 도시공간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친구〉의 감각이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또 20년 전 링에서 숨져간 권투선수의 삶이 정말 그랬을 법하게 구체성을 얻고 있었다. 김득구(유오성)의 한맺힌 삶이 스크린에서 되살아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곽 감독의 실사구시 정신 덕분이다.“〈친구〉가 끝나자마자 〈챔피언〉의 시나리오를 쓰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친구〉 때문에, 언론사 인터뷰는 물론이려니와 심지어는 광고 출연 제안까지 들어왔습니다. 이럴 때 잘못하면 야전에 있어야 할 사람이 파티에 익숙해지는 일이 생기겠다 싶어서 다음 작업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조감독들과 함께 김득구의 고향인 강원도 고성군 거진으로, 밥 지어 먹고 텐트 치거나 민박하면서 고등
링으로 되살아온 김득구 영화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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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한 소녀감정이라 말할지 모르겠다. 고백하건대 나는 아직도 디즈니의 애니메이션들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신데렐라〉의 요정할머니가 지팡이를 휘두르며 ‘샬라카 둘라 멘치카 불라~’ 주문을 외거나, 〈정글북〉의 모글리와 곰이 배를 두드리며 춤을 추는 장면은 떠올리기만 해도 절로 노래가 흥얼거려진다.그래서인지 디즈니랜드에서 밤에 펼쳐지는 미키마우스를 앞세운 반짝이는 퍼레이드를 보다가 눈물을 글썽거린 기억도 있다. 지난주 〈릴로&스티치〉 제작진 인터뷰를 위해 찾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월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거대한 폭포가 있는 무대 위에서 미키마우스가 나와 갖가지 레이저빔으로 디즈니의 캐릭터들을 보여주는 쇼를 보니 디즈니월드 곳곳에 서 있는 ‘디즈니 100년간의 마술’이란 표어가 새삼스레 떠올랐다. 디즈니는 여전히 사람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코드였다.하지만 이번엔 그들이 말하는 ‘꿈과 환상’이란 게 도대체 뭔가라는 생각을 곰곰이 해볼 기회가 있었다. 월트 디즈니의
디즈니의 ‘미국식 가족’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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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의 보고서에 준거하여 사흘 뒤 일어날 존속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너를 체포한다.”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 누군가 이불을 들추고 당신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다면? 물론 분노할 일이다. 그런데 그들 덕분에 바로 몇달 전 당신의 아이가 생명을 건진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이 시스템에 동의할 것인가 항변할 것인가? 필립 K. 딕의 동명 단편을 각색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그런 골치 아픈 질문을 내장한 차별화 전략의 여름 블록버스터이며, <A.I.> 이후 계속 ‘전자양의 꿈’에 잠겨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톰 크루즈와 손잡고 내놓는 첫 번째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부추긴다. 흥행과 예술의 별을 함께 좇아온 할리우드의 두 스타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바닐라 스카이>와 <A.I.>로 한풀 꺾였던 그들의 박스오피스 파워는 어떤 포물선을 그릴까? 7월 말 국내 개봉을 앞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대한 마이너 리포트를 싣는다.
“이
<마이너리티 리포트> 미리보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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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시제의 리얼리즘
지난해 <A.I.> 완성에 즈음해 인공지능 연구자들을 MIT에서 열린 프레스 정킷에 초대했던 스필버그는 이번에도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제출하기 위해 ‘싱크 탱크’라고 명명된 세미나부터 소집하는 우등생다운 태도를 보였다. 샌타모니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사흘간의 이 세미나에 초청된 것은 의 작가 더글러스 코플랜드를 비롯해 테크놀로지, 사법, 도시계획, 건축의학, 환경, 건강, 사회복지, 교통, 컴퓨터계의 권위자 스물여덟명. 5년, 10년, 50년 뒤 미래사회의 디테일에 대한 이들의 토의가 벌어진 컨퍼런스의 열성적인 청중이 <마이너리티 리포트> 제작진이었던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싱크 탱크의 운영은, 필름누아르의 렌즈를 빌려오는 것과 아울러 스필버그가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초안을 잡으며 세운 또 하나의 대원칙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작업이었다. 그것은 바로 ‘공상과학’의 딱지를 거부하거나 다른 각도로 규정해보겠다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미리보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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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3월2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프로덕션을 개시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남캘리포니아와 워싱턴 D. C의 실제 로케이션과 유니버설, 폭스, 워너 세곳의 메이저 스튜디오 세트에서 3개월에 걸쳐 촬영됐다. 여기에 휴지기를 빼고 도합 1년에 달하는 프리 프로덕션과 7개 특수효과사가 달라붙은 포스트 프로덕션이 스케치와 마무리 손질을 더했다. 스필버그가 다소 어둡고 추레한 누아르의 톤을 설정함에 따라 조명이 설계됐고 야누츠 카민스키 촬영감독은 하이라이트에 강세를 넣고 그늘 부분을 더욱 컴컴하게 떨어뜨리는 포지스킵(블리치-바이-패스: 감광유제 표백과정을 생략하는 현상기법) 현상방식을 채택해 위기감과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효과를 노렸다.
현재로부터 생성된 미래상을 구현하기 위해 주무대인 워싱턴 D.C는, 도시를 표상하는 기념비적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도심과 수직적으로 개발된 포토맥 강 건너의 베드 타운, 그리고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미처 따라잡지 못한 가난한 시민들의 후락한
<마이너리티 리포트> 미리보기 [3] - 프로덕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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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출신 거장 ‘폴 드리센의 세계’
지난해 알렉산더 페트로프에 이어 올해 안시가 오마주를 바친 거장은 네덜란드의 폴 드리센. ‘폴 드리센의 세계’란 제목으로 마련된 회고전과 함께, 폴 드리센의 다큐멘터리 <폴 드리센의 인사이드 아웃> 상영회 및 <폴 드리센> 출판기념 사인회가 열렸다. 홀란드애니메이션페스티벌과 안시페스티벌이 공동주최한 이 이벤트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3년 전부터 준비해왔다는 그의 첫 저서 <폴 드리센>의 출판이다. 1999년 그의 6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일환으로 추진했던 이 프로젝트는 3년 만에 그 결실을 보게 됐다. 이 책은 폴 드리센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를 그림과 더불어 네덜란드어, 독일어, 영어 등 3개 국어로 구성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공동제작에 참여했던 홀란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디렉터 게벤 쉐머는 “애니메이션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라는 말과 함께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도 이
2002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참관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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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시네마와 미로비젼은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의 안시 페스티벌 수상 기념으로 28일부터 2주간 서울 중구 저동 중앙시네마에서 이성강 감독 단편 모음전을 개최한다.이번 상영회에서는 지난 99년 안시 페스티벌에 초청됐던 <덤불 속의 재>을 비롯해 <연인>, , <두 개의 방>, <넋>, <우산> 등 6편의 작품이 상영된다.인터넷 예매 www.maxmovie.com, 문의 인터넷 www.jacinema.co.kr ☎(02)776-9024▶ 사단법인 영상시나리오 작가협회는 18일 제11차 시나리오 뱅크 공모 입선작 3편을 발표했다.입선작은 정성희씨의 <동물원에 가다>, 이란씨의 <그녀와 자전거를 타다>,류수아씨의 <소울키친>으로 각본료 계약금 500만원씩이 지급된다.창작 극영화 시나리오를 대상으로 하는 '시나리오뱅크'는 지난 2000년 9월부터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으로 실시되고 있다.협회는
<마리이야기> 이성강 감독 단편 모음전 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