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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올라 눈물이 났습니다." 일곱살 짜리 개구쟁이 도시 아이와 일흔 일곱 살의 시골 할머니와의 짧은 산골동거 이야기가 전국 극장가를 눈물에 젖게 하고 있다. 영화 <집으로…>(이정향 감독ㆍ5일 개봉)가 개봉 2주째인 14일 오후 전국 관객100만명을 돌파했다. 평균 좌석 점유율은 86%. 기존의 흥행공식인 인기스타 출연이나 극적반전, 물량공세를 철저히 무시한 이영화가 '영화의 힘'에 100% 기대 이런 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평단과 충무로는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영화의 인터넷홈페이지를 비롯해 각종 영화 관련 사이트에는 "조폭 영화에 지쳐있었는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삶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평온한 마음을 갖게 해줬다"는 등 <집으로…>의 감동을 전하는 감상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영화는 또한 극장가의 주된 '고객'인 20대 일변도의 관객층을 모든 연령층으로 확대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제로 극장가에서는 손자·손
영화 <집으로…> 흥행 비결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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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초등)학교 시절 전교생이 모여 원래보다 길쭉하게 생긴(압축된 화면) 국군아저씨가 대포를 옆구리에 끼고 북괴군 탱크로 돌진하던 모습, 아랫동네 농협마당 천막 안에서 온 동네 분들이 300원(?)씩 주고 모여 앉아 무협영화를 보던 기억, 쿵푸를 하던 사촌형을 따라 영주시내에 시외버스를 타고 가 무협영화를 보았던 일, 안동으로 유학(고등학교)을 가서 자취방 구할 때인가, 작은형하고 보았던 <촉산>, 고3 때 <어우동>을 보러 친구 놈이랑 극장엘 갔다가 옆자리에 수학선생님이 계신 걸 보고 도망쳐 다른 계단에 겨우 앉았는데 웬걸 뒤 계단에서 교무주임선생님이 나를 보고 계시던 일. 또다시 기겁을 하며 도망쳐서 여배우 이보희의 기막힌 누드와 함께 영화를 다 보긴 봤지만, 다음날 교실 스피커에서 “남기웅 교무실로 내려와∼!”를 들었던 기억들.
그리고 하나의 기억이 더 있다. 20대가 되어 지금은 사라진 대한극장의 대형 스크린에서 <백 투 더 퓨처>를 본 기억
세상 힘들다지만, 해보자고요!, <백 투 더 퓨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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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에서도 침착할 수 있는 법을 그때 배웠어요.” <델마와 루이즈>의 작가 칼리 쿠리의 연출작 <야야 자매의 신성한 비밀> 촬영을 마친 샌드라 불럭이 영국 연예정보 사이트 <아나노바>와의 인터뷰에서 비밀 하나를 털어놓았다. 열두살 때, 엔지니어이던 아버지가 집 안에서 대형사고를 당해 심한 부상을 입었던 기억. “사고 이후 모든 게 변했어요. 아버지는 18개월 동안 병원에 있었죠. 엄마는 힘겹게 정신을 추스려 아버지를 일으켰어요. 언제나 절 따라다니는 기억이에요.” <야야 자매의 신성한 비밀>은 별난 어머니에게 시달리다 독립하는 딸의 이야기. 불럭은 주인공인 딸 시달레 워커를 연기했다.
샌드라 불럭, “죽을 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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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JSA> <번지점프를 하다> 이후 충무로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던 이병헌이 2년여 만에 돌아온다.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를 펼쳐보일 영화는, 불의의 사고로 형제가 동시에 의식을 잃었다가 1년 만에 형의 영혼으로 돌아온 시동생과 형수의 위험한 사랑을 그린 멜로영화 <중독>. 이병헌은 초반에는 과묵하고 속도감을 즐기는 카리스마 넘치는 카레이서 동생에서, 나중에는 사고 이후 자신을 시동생으로 대하려 하는 아내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증명하려 하는 섬세한 조각가 형으로 두 가지 캐릭터를 연기한다. 형수도 몸은 시동생이지만 영혼은 남편인 이병헌과의 새로운 사랑에 점차 빠져든다고.
박철수 감독의 <산부인과> 등에서 조감독을 한 박영훈 감독은 데뷔작인 <중독>에 대해 “상식적 잣대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를 통해 사랑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던져주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여고괴담> <인터뷰> 등을 제작
이병헌, <중독>으로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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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생, 올해 나이 쉰여섯, 그러나 헬렌 미렌은 여전히 섹시하다. <고스포드 파크>의 추레한 하녀방 안에 붙어 있던 사진 속 그레타 가르보처럼, 헬렌 미렌은 가장 낮은 곳에 던져져 있다 해도 자신만의 도도함을 잃지 않고 그곳을 무시할 수 없는 어떤 곳으로 만들어내는 재주를 지녔다. 연극무대와 스크린에서 인정받는 연기파 배우이지만 37년 동안 여전히 뜨거운 여인으로 자리잡은 그는, ‘지적인’ 혹은 ‘섹시한’이란 물과 기름 같은 형용사를 동시에 품은 독특한 아우라의 배우다.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의 야수파 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 강한 이미지로 혹은 <조지왕의 광기>의 귀족적 이미지와 <이집트 왕자>의 기품있는 여왕의 목소리로 헬렌 미렌을 기억하고 있는 관객이라면 <고스포드 파크>에 들어서는 순간 분주한 파티장 어딘가에서 그를 찾을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예의 바르지만 굽실거리지 않고 냉정하지만
“알몸이 되는 건 연기의 가식을 벗는 것” 헬렌 미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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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예쁘다. 예뻐. 선글라스도 써봐.” 엄정화가 감우성을 칭찬한다. “내가 만날 추리닝만 걸치고 다녀서 그렇지. 앞으론 외모로 승부를 봐야겠어.” 감우성도 마다하지 않고 농을 친다. 시사회가 끝난 다음날, 두 사람은 주위의 격려에 모두 ‘업’된 상태였다. 여기저기서 요청한 인터뷰를 마친 뒤였지만 피곤한 기색이나 불평은 없었고, 영화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을 번뜩였다. 1시간 넘게 사진촬영이 진행됐고, 욕심많기로 소문난 사진기자가 ‘옷 갈아입고, 딱 한번만 더 가자’고 변덕을 부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딱이야.”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시사회를 본 사람들은 감우성과 엄정화, 두 배우의 조합에 더이상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다. “솔직히 기대 이상이다”라고들 했다. 지난해 캐스팅 소식이 전해져왔을 때만 해도 ‘반신 반의’했던 이들이 꽤 있었다. “충무로가 캐스팅 대란인 게 분명하군”이라고 비아냥대는 이도 적지 않았다. 브라운관 나들이에 익숙한 한 남자배우와 무대 위 화
영화는 미칠만한 짓이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엄정화, 감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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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보같이 보였어?” 시사회가 끝난 직후, 엄정화는 감우성에게 걱정스럽게 물었다. “보는 사람, 가슴 아프라”고 던진 대사에 좌중은 “예상치 못했던 폭소”로 화답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장면에서 감독은 극중 상황과 인물들의 맛깔난 대사를 어긋나게 해놓았고, 관객은 뜻밖의 웃음을 실컷 즐긴 눈치였지만, 정작 엄정화는 얼굴이 화끈거려 미칠 지경이었던 것이다. 하긴 10년 만에 출연한 영화, “가슴 졸이고 봤으니”, 주위의 헛기침에도 사레가 들렸을지 모를 일이다.
시사회에서 그의 ‘엄살’은 괜한 것은 아니다. 1993년,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마누라 죽이기> 등 2편의 영화와 1집 <눈동자>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저울질’을 시도했지만, 상반된 대중의 반응은 ‘배우’가 아닌 ‘가수’의 길을 선택하게끔 강요했다. 이후 ‘서른둘’의 나이를 먹기까지, ‘원기팔팔’한 10대들 틈바구니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여자 댄스가수가 됐지만, 반대로
10년만의 `러브 콜`,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엄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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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배우 감우성입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시사회 무대에서 감우성은 수줍음을 탔다. 연기경력 11년차지만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니 새신랑처럼 긴장할 만도 하다. 다음날, 햇살 좋은 오후에 만난 그는 사뭇 차분해져 있었지만 ‘첫날밤’을 무사히 치른 만족감으로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좋다, 안 좋다는 반응이 50 대 50일 줄 알았어요. 근데 80 대 20 정도인 것 같아요.” 배우 같지 않게 편안한 배우 감우성. 그와의 ‘결혼 같은 영화’ 이야기는 나긋이 봄날 오후를 탔다.
브라운관에서의 11년. 감우성은 결혼 전 오랜 연애를 하듯 “영화를 할 여지”를 남기며 그동안 몸을 사렸다. 지난 2년간 그가 출연한 드라마는 5·18 특집극 등 단막극을 제외하면 일요아침드라마 <눈으로 말해요>와 <메디칼 센터> 등 주 1회 방송되는 드라마 뿐. “영화를 하게 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신경썼다. 또 탤런트로 이미지가 굳어질까봐 드라마와 관
섹시한 동양화처럼,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감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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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이고 부드러운 외모로 여성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탤런트 감우성(33)이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뒤 지난 91년 MBC 공채로 연예계에 입성한 그는 <산> <메디컬센터> <눈으로 말해요>등 수십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던 베테랑 배우다. "영화를 위해 11년간 연기 훈련을 하며 기다렸다"는 그는 첫 작품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결혼은…>은 두 남녀의 불온한 연애담을 통해 우리나라 결혼 제도를 곱씹어보는 영화.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탄탄한 작품"이라고 판단해 데뷔작으로 골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결혼에 대해 냉소적인 생각을 가진 `바람기' 다분한 노총각 대학 강사 `준영'역으로 등장했다. 부모의 성화에 못이겨 맞선을 봤다가 `연희'(엄정화)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다.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하겠다는 거짓말을 하기 싫기"때문이란다. 연희가 다른 남자와 결혼
[인터뷰] <결혼은, 미친짓이다>의 감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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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고등학교 2학년인 승진과 지선, 밤이면 몰래 집을 나와 육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지나가는 차에 담배꽁초를 던지며 즐거워하는 10대 소녀들.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승진은 사진 전시회를 보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다소 수줍은 성격이지만, 지선은 과외수업을 하던 사촌오빠를 유혹할 만큼 과감하다. 단짝친구지만 지선은 승진에게 매달리지 않는다. 마음만 내키면 승진을 내버려두고 다른 친구들과 어울린다. 어느 날 밤 사촌오빠와 섹스를 한 지선이 승진을 찾아온다. 둘의 밤은, 그저 막막하고 뚜렷한 이유없이 힘든 시기를 위로하는 유일한 탈출구이다.■ Review <둘의 밤>은 <고양이를 부탁해>의 예고편격인 영화이다. 단편영화를 만들 때부터 정재은 감독은 성장기 소녀의 이야기에서 정서적 공감을 끌어오는 특별한 재능을 발휘한다. 성격이나 집안환경은 다르지만 두 소녀는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위안이 된다. 작은 갈등이 있으나 극의 후반부에 이르면 둘은 서로
[Review] 둘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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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초등학교를 다니는 소녀 유진은 남들이 알 수 없는 도형으로 일기를 쓴다.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이 두렵고 창피하며 말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일까? 영화는 첫 장면을 하나의 질문으로 시작해서 유진이의 집 안으로 카메라를 들고 들어간다. 유진이 아버지는 시인이다. 가난이 흐르는 방, 시인인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에다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는 게 분명하다. 아내는 집을 나갔고 유진이 동생은 구멍가게 주인으로부터 “어미없는 애가 그렇지”라는 소리를 듣는다. 어느 날, 깔끔하게 차려입고 면도까지 하고 나간 아버지가 술취해 들어오더니 방에 누워 일어나지 않는다. 유진이는 아버지의 시신에 이불을 덮어두고 동생에게 동화책을 읽어준다.■ Review 정재은 감독은 <도형일기>의 소재를 “고아원에 가는 게 무서워서 죽은 아버지의 시체와 일주일을 같이 산 소년에 관한 신문기사에서 얻었다”고 말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감독은 이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Review] 도형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