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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두 가지 사형선고
고백하자면, 미안하게도 나는 대학로를 지날 때면 필경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모이에 길든, 뒤룩뒤룩 살이 쪄서 잘 날지도 못하는 닭 같은 비둘기들을 보면서 가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저건 쥐야, 쥐. 날 수 있는 능력마저 상실한 공중의 쥐들이야!’ 언제부턴가 듣기 힘들게 된 ‘쥐를 잡자!’는 캠페인 슬로건이 슬며시 떠올랐기 때문일까? 아
글: 이진경 │
200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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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분비물의 기호학
배우들은 참 대단한 인간들이다. 텔레비전 쇼에 나와 우는 연기를 해보라고 요청하면 정말로 단 몇초 만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다.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저렇게 뻔뻔할 수 있을까? 이들 중 어떤 이는 가끔 극을 벗어나 현실에서, 가령 기자회견 같은 걸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것을 볼 때마다 나는 그 배우가 실제로 우는 순간에도 (아주 조금은)
글: 진중권 │
200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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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굿바이 <블루 사이공>
1996년 처음 막을 올린 <블루 사이공>은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 상사들을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역사의 무대로 불러낸 작품이다. 수억원의 누적적자를 감수하며 김 상사의 이야기를 말하던 <블루 사이공>이 마지막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렇게 미친 듯이 전쟁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해왔건만, 너무나 쉽게 이라크 파병이 국익의 이름으로,
글: 한홍구 │
200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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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고향 없는 귀향에 부침
다시 또 고향을 찾는 시간이다. 마치 습관처럼 찾아오는 시간, 아니 습관처럼 찾아가는 공간, 거기에 우리는 ‘고향’이라는 정겨운 이름을 붙인다. 귀향, 선물을 싣고, 선물보다 먼저 가는 마음을 싣고 고향으로 향하는 거대한 흐름들. 그러나 정작 고향으로 향하는 자동차 안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고향가는 길이 정겹다기보다는 ‘끔찍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글: 권은주 │
200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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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이라크가는 홍 이병
미국산 쇠고기를 사골로 드셨는지 한나라당의 홍사덕 원내 총무가 삑사리를 냈다. 노무현을 좋아하는 이들은 동시에 김정일도 좋아한다나? 이런 말 듣고 감명받는 한나라당 골수 지지층이 어떤 부류인지 대충 감이 온다. 아마도 신체 연령과 정신 연령이 현격히 차이가 나는 사람들일 게다. 수식으로 표현하면 ‘신체연령―정신연령=50년±알파’라고 할까? 한나라당이 기어
글: 진중권 │
200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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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단식투쟁과 단식투정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다들 경험했을 것이다. 네댓살 먹은 녀석이 무언가 맘에 들지 않는 일이 있을 때 “나 밥 안 먹어” 하고 토라지는 것을. 쥐어박고 싶기도 하고, 가소롭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것이 애들이 밥 안 먹는다고 투정부리는 일이다. 요즘 유행어로 “나는 소중하니까요”를 깨달은 아이들은 숟가락을 놓는다. 그러나 여기 넘어가는 부모들은 별로 없다
글: 한홍구 │
200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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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선물에 관한 명상
이른바 ‘인디언’들이나 남태평양의 ‘미개인’들이 선물의 문화 속에서 산다는 것은 인류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가령 트로브리얀드 제도의 원주민들은 A에게서 선물을 받으면 A에게 답례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이웃인 C에게 선물을 하는 방식으로 답례한다. 그걸 받은 C는 다시 D에게 주어야 한다. 선물이 선물을 낳는 선물의 증식이 발생한다. 수많은 섬
글: 권은주 │
200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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