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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허공에의 질주
● 도박을 소재로 한 영화는 언제나 재미있다. 모두들 안녕히 알고 계시는 바처럼, <라운더스> <리노의 도박사> <카지노> <허슬러> 등의 목록표는 도박에 심취하되 그것을 뛰어넘은 감독들의 서늘한 시선이 놀라운 영화들이다. 도박 자체의 스릴에 영화적 긴장까지 더한 셈이니 히든 카드를 뿌리며 익숙한 반전을 꾀하는,
200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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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당신의 혈액형은 무엇입니까
● 21세기가 같은 색깔끼리 뭉치고 단결해서 피비린내 나는 혈투를 벌였던 20세기와는 달라도 한참 달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인종과 이념, 지역과 문화 따위로 편을 가르고 싸우는 것은 그 시대의 명령에 충실한 행위이긴 했지만 그 어떤 가치 척도로도 지금의 현실에서는 부합하지 않는다. 그러니 기든스의 `연대성`이 우리에겐 절실한 것이다. 다른
200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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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출구를 찾아서
강남의 코엑스몰에 ‘아쿠아리움’이 있다. 올해 초, 인공의 지하에 조성된 이 구경거리에 참례하기 위하여 나들이했다. 20세기 공학의 오랜 노하우와 신개념이 축조해놓은 코엑스몰은 편리와 효율, 쾌락과 소비를 120% 만족시키기 위한 ‘합리적’ 동선으로 짜여져 있었다. 대규모 문화공간의 두세배가 넘는 주차비와 입장료가 제몫을 하리라는 신화가 곳곳에 펼쳐져 있었
200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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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서문을 읽는 즐거움
서문의 즐거움을 아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책을 몇권 훔쳐본 자다. 책을 자주 읽지 않는 사람, 그럴 의지와 필요성이 결여된 사람은 책을 훔치지 않는다. 이따금 책이 필요할 때 그들은 훔친 사람의 것을 빌리거나 아니면 제 돈 들여서 살 뿐이다. 책을 훔치는 자는 읽으려는 마음이 앞서는 바람에 다소간의 절차를 무시하거나 잊어버린 사람이다, 라고들 변명
200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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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방금 들린 그 발자국 소리는
정윤수/ 문화평론가 prague@naver.com벌써 10년 가까운 일이지만 2천여장의 LP를 처분하던 일은 지금도 참담하다. 왜 그랬을까. 순간의 방심을 막고 지금껏 여일하였더라면, 더러 가욋돈을 만들기도 쉬운 나이가 되었으니 아마도 5천장은 넘기지 않았을까 하는 속물적 아쉬움은 동료들의 라이브러리, 그 바위 같은 인내와 집요한 탐닉의 성채를 볼 때마다
200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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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게임의 법칙
싸움에는 법도가 있다. 물론 친구가 친구의 배에 연장을 담그고 동네 양아치 이강재가 똘마니들 뒤통수를 연탄으로 까는 것이야 영화 속의 싸움이므로 논외다. 그런 관계를 ‘친구’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탄식은 절실하긴 하지만 아쉽게도 옆집에 가서 물어봐야 할 문제다. 싸움에 법도가 있다는 것은 이를테면 루쉰(魯迅)의 글로 확인된다. ‘물에 빠진 개는 때려야 한다
200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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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박노항과 임순례
“박노항!”“옙!”그 사람이 체포되던 날, 우연히 조·중·동 세 신문을 다 보았는데 그 가운데 동의 묘사가 압권이었다. 기자는 이렇게 썼다. “비록 탈영병이지만 아직은 현역 군인의 신분임을 잊지 않았던 탓일까. ‘희대의 도망자’ 박노항 원사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반사적으로 누워 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원기왕성하게 대답했다.”동시에 언젠가 읽었던
200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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