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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 컬트 <스트레이트 스토리>
“머리에 먹물이 든 놈은 겁이 많습니다.”이 말은 영화 <게임의 법칙>에 나왔던 대사다. 나는 어느 쪽인가 하면, 이렇게 글을 써서 보내면 원고료도 보내주니 그렇게 분류되기 싫어도 ‘먹물’에 가까운 부류인 것 같다. 그래서 저 대사를 들었을 때 뜨끔해서 기억에 남은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나는 겁이 많다. 폭력에 대한 겁도 그러하거니와
200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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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 컬트 <보노보노>
지난해 실컷 웃고도 기분 나쁜 영화가 있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였다. 미련한 털실뭉치와 외눈박이 괴물이 찧고 까불 때는 봐줄 만했지만 아이들의 비명 대신 웃음소리를 회사의 에너지원으로 바꾼다는 마지막 반전(정말 반전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에서는 정말이지 껌정 비닐봉지라도 있었다면 게워내고 싶을 정도였다. 아, 역시 디즈니는
200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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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 컬트 <택시 드라이버>
이를테면 이런 경우가 있다.여자와 공원에서 데이트를 하던 한 남자가 옆이 소란스러워서 힐끗 쳐다보았는데 소란스러운 쪽은 이른바 깡패, 혹은 양아치, 혹은 이유없이 원래 나쁜 놈이다.깡패: 뭘 봐 새꺄!남자는 잠시 혼란에 빠진다. 뭘 봤는지 대답을 해야 할 것인지, 왜 반말에 욕지거리냐고 따져야 할지, 그리고 그것을 존대말로 대답해야 할지 아니면 받은 대로
200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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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컬트 <랜드 앤 프리덤>
켄 로치 영화를 보는 건 개인적으로 불편하다. 당연하게도 그것은 홍상수 영화를 볼 때 느끼는 불편함과는 다른 성질의 것이다. 얼마 전 <빵과 장미>를 볼 때도 그랬다. 그래서 어쩌자구. 만국의 용역청소원이여 단결하자구? 용역청소원의 고단한 운명을 비껴가게 해준 하느님께 감사하자구? 아니면 이제부터 사무실의 내 자리는 스스로 열심히 쓸고 닦구 하
200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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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 컬트 <마이크로 코스모스> <위대한 비상>
철새들은 대체 무슨 운명으로 계절마다 그렇게 멀고 고단한 여행을 떠나야 하는 것일까? 수백 킬로미터에서 멀게는 수천 킬로미터까지 해마다 이동해야 하는 운명이 철새들의 일생이다. 나는 자연의 섭리라고 이름 지어진 채 끝없이 반복되어지는 풍경이 너무나 괴롭다. 경이롭고 위대해 보이기보다 고통스러운 고행의 반복으로만 보여진다. 철새들의 운명이여. 일개미의 운명이
200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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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 컬트 <트루먼 쇼>
고백건대, 나는 “할리우드 같은 년”이다(<씨네21> 351호 <이창> 참조). 나나 남의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진실이 아닌 이상, 진실을 알기보다 행복을 택하겠다. 도대체 진실이란 뭔가. 유능한 사회인이 되고, 착한 어린이가 되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해도, 그리고 겉보기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믿어도 나를 아는 사람 가운데 반
200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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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 컬트 <트루먼 쇼>
며칠 전에, 오래도록 알고 지냈던 한 미술대학 선배가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 ‘결국’ 이민을 갔다. 한반도 남단에서의 삶을 딱 40년 채우고는 중학생이 된 아들을 데리고 떠났다. 우리는 축하할 일도, 아쉬워할 일도 아닌 복잡한 기분으로 그 선배와의 마지막 밤을 덤덤하게 보냈다. 그 마지막 밤에 내가 해야 할 일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뿐이었다. 지나온 날들
200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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