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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소개소에 보름 동안 임시직으로 채용된 훌리아(카르멘 마우라)는 팔아치워야 할 방이 있는 낡은 아파트 앞에서 조커 카드 한 장을 줍는다. 그날 그는 거금을 손에 넣는다. 구멍난 천장에서 쏟아진 바퀴벌레가 그를 윗집으로 인도하고, 소방대원이 열고 들어간 그 집에선 썩은 주검이 나온다. 주검이 흘린 수첩에서 힌트를 얻은 훌리아는 그날 밤 그 집 거실 바닥에서 3억 페세타(약 21억원)를 찾아낸다. 스페인 감독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37)가 <커먼 웰스>(2000)의 앞머리에서 보여준 조커와 거액의 현찰은 행운 또는 광대짓의 시작을 알리는 조짐이다. 이런 뭉칫돈은 곧 숱한 불나방을 불러들이고 이들 사이에 유혈의 쟁탈전이 벌어진다. 감독은 과장된 상황과 극단적인 인물들을 앞세워 돈과 욕망, 이기심과 공동체 사이의 화해할 수 없는 모순을 여러 각도에서 신랄하게 비웃는다. 윗집 노인은 십자 낱말 퀴즈에 당첨돼 거금을 손에 넣었음에도 한 푼도 쓰지 못하고 쓰레기 뒤덮인 낡은 아
21억 공돈 생겼다 15명 유혈쟁탈전 <커먼 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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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그린 마일>의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만든 <마제스틱>(2001)은 전작의 인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휴먼 드라마다. 매카시 열풍 속에서 공산주의자 색출이 한창이던 1951년 미국 할리우드. 데뷔작이 극장에 걸린 전도유망한 시나리오 작가 피터(짐 캐리)는 대학시절 오로지 마음에 드는 `여자 때문에' 따라갔던 서클이 “공산주의 조직”이라는 혐의로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피터는 황당한 마음에 술을 마시고 밤늦게 차를 달리다가 사고를 당한다. 그가 실신했다가, 기억을 상실한 채 눈을 뜬 곳은 로슨이라는 작고 평화로운 마을. 대부분의 마을 주민은 세계대전에서 자식들을 잃은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곳에서 피터는 9년전 전장에서 실종됐던 해리의 아들 루크로 오인받는다. 해리는 `루크'와 함께 마을의 유일한 영화관 `마제스틱'을 재건하지만 어느날 피터는 우연히 기억을 되찾게 된다. 따뜻한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던 평범한 영화는, 피터가 의회
9년전 실종됐던 아들로 오인받아 <마제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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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 맨>의 커스틴 던스트가 영화촬영 중 제일 힘들었던 장면으로 토비 맥과이어와의 키스 신을 꼽았다. 던스트는 이 영화에서 스파이더맨이 큐피트의 화살을 날리는 여자 메리 제인 왓슨을 연기했는데, 스파이더맨과의 키스 신이 힘들었던 이유는 “너무 불편했기 때문”이라고. 다름 아니라 토비 맥과이어는 키스를 하는 동안에도 스파이더맨답게 거꾸로 서 있었던 것이다. “그 사람은 거꾸로 매달려 있지, 비도 오지, 토비는 내가 그의 마스크를 입술로 잡아당기는 바람에 숨도 쉬지 못했어요.” 던스트의 이런 기억에도 불구, 토비 맥과이어는 그 장면을 찍으면서 “즐거움을 맛보았다”고 시인해 웃음을 선사했다.
커스틴 던스트가 말하는 <스파이더 맨>의 어려운 키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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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잭을 소개합니다!” 조니 뎁과 바네사 파라디스 부부가 두번째 아기를 낳았다. 파라디스는 파리 근교 작은 마을인 뉴일리에서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으며 산모인 그녀 역시 건강하다고 파라디스의 대변인은 밝혔다. 이 아기의 이름은 ‘잭’. 이 부부가 첫째딸에게 붙였던 이름 ‘릴리-로즈 멜로디’ 뎁에 비하면 간결하기 이를 데 없는 짧은 이름이 아기에게 지어졌다. 조니 뎁과 바네사 파라디스 부부는 요즘 미국은 폭력적인 사회라며, 미국을 떠나 프랑스에서 살고 있다. “미국이란 나라는 너무나 폭력적이에요.” 조니 뎁은 뉴일리라는 마을에서 ‘파라디스’를 정말 발견한 걸까?
조니 뎁과 바네사 파라디스 부부, 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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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로버츠의 옛 연인이자 <미스 에이전트> <레드 플래닛> 등에 출연했던 배우 벤자민 브랫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가까운 친지들만 모인 가운데 조용히 웨딩마치를 올렸다. 물론 상대는 줄리아 로버츠가 아니다. 지난해 줄리아 로버츠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직후 그녀와의 3년반에 걸친 만남을 정리한 벤자민 브랫이 백년가약을 맺은 여인은 배우 탤리사 소토. 두 사람은 2000년에 마약에 중독된 극작가인 미겔 피네로에 관한 영화인 <피네로>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만났는데, 의 본드걸 출신 배우인 소토는 한번 결혼했던 적이 있지만, 벤자민 브랫은 첫 결혼이다.
벤자민 브렛의 새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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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야 놀자> <조폭 마누라> 등에서 어수룩한 듯 진지한 표정으로 코믹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 박상면과 <두사부일체>의 영어선생님 송선미가 다시 관객을 웃긴다. MBC프로덕션이 첫 제작하는 영화 <도둑맞곤 못 살아>에 캐스팅된 것. <도둑맞곤 못 살아>는 30대의 말단 공무원과 20대의 컴퓨터벤처업계 사장이자 도둑이 ‘술래잡기’를 하면서 웃음을 선사하는 이야기. 송선미와 박상면은 밤마다 집에 침투해 흔적도 없이 물건을 훔쳐가는 엘리트 도둑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부부로 출연한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 연출부 출신으로, TV드라마와 CF 등을 만들었던 임경수 감독의 데뷔작.
<도둑맞곤 못살아> 캐스팅 된 박상면, 송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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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감독하면, 아내는 출연해야지.” 에단 호크 생각. 그럼, 우마 서먼 생각은? 우마 서먼이 남편 에단 호크의 감독 데뷔작인 독립영화 <첼시 월스>(Chelsea Walls)에 모습을 나타낼까? 답은 아직 미지수지만, 에단 호크는 아내의 출연을 바라고 있음을 농담처럼 밝혔다. 그러나 에단 호크는 그녀를 다른 배우들처럼 대할 수 없음은 인정했다. 자신과 작업한 다른 배우들은 오랫동안 함께 지낸 사람들이라 그가 “대장인 양 으스대는 모습에 익숙”하지만 우마 서먼은 그런 모습을 참아낼 인내심이 없으며, “그녀를 잡아두는 유일한 방법은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에단 호크는 덧붙였다.
에단 호크 감독 데뷔작 <첼시 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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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그 유명한, 아시아 여성영화 전문가입니까? 만나자마자 대뜸 이렇게 물었다. 너무 단도직입적이라 당황하고 우물거릴 법도 한데, 도로시 배너는 선뜻 “그렇다”고 답했다. 서울여성영화제의 아시아단편경선 부문 심사위원 자격으로 방한한 도로시 배너와의 만남은 그래서, 열심히 경청하고 필기해야 하는, 조금은 학구적인 자리가 됐다.도로시 배너가 아시아영화, 그리고 여성영화 전문가임을 자신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지난 13년간 베를린영화제 영포럼 부문 선정위원으로 일해오며, 인도와 한국영화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그 사이에 만들어지고 소개된 아시아의 화제작들은 다 섭렵한 셈이다. 특히 5년 전에는 베를린에 김기영 감독의 작품 등 한국영화 8편을 불러 소개한 적이 있고, 최근에는 스위스에서 인도영화제를 기획해 두 나라의 합작 프로젝트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다. 도로시 배너는 그 자신이 실험영화와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인도 뭄바이에서 운행하는 여성전용열
아시아 여성영화 전문가 도로시 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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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KT)는 ‘김대중 납치사건’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과 일본의 중견 감독 사카모토 준지가 연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한때 한국에선 언급하는 것조차 터부로 여겨졌던 이 사건의 진실과, <멍텅구리 천사> <신 의리없는 전쟁> 등으로 일본사회에 비판적 시선을 던져온 사카모토 감독의 시각이 과연 어떤 것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5월3일 개봉을 앞두고 최근 시사회를 통해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케이티>는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작품이었다. 이 사건의 가해자에 속하는 한국 중앙정보부 요원과 일본 자위대 소령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들의 내면을 파헤친다는 점이나, 일본 군부나 사회의 움직임에 상당한 비중을 뒀다는 것 등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다양한 캐릭터들을 내세워 거대한 역사와 조직에 희생당한 개인들의 운명을 논하는 이 영화는 단순한 역사물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평가도
<케이티>개봉 앞두고 서울 찾은 일본 감독 사카모토 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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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덤보>와 <밤비>의 동화세계로! 월트 디즈니의 2002 여름 애니메이션 <릴로와 스티치>는 이야기에서부터 캐릭터, 색감에 이르기까지 온통 따스함으로 넘쳐난다. 지난해 <아틀란티스>에서 각진 얼굴의 인물들과 함께 거친 어드벤처에 몸담았던 디즈니가, 다시 전공인 ‘단순함과 온기’로 돌아가는 것이다.주인공 ‘릴로’는 외로이 언니와 단둘이 사는 하와이 소녀.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즐기고 훌라춤을 추며 씩씩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랑스런 아이다. 그녀에게 ‘오하나’(하와이 말로 ‘가족’이라는 뜻)를 이뤄주기 위해 릴로의 언니 ‘너니’는 길잃은 애완동물 보호소에 간다. 그곳에서 만난 것이 ‘스티치’. 말도 할 줄 알고 희한하게 생긴 스티치는 사실 외계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지구로 도망쳐온 외계인으로, 지구에서 몸을 숨기기 위해 개인 척 하는 ‘못된’ 존재다. 스티치는 곧 릴로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릴로, 너니, 스티치는 정겨운 ‘오하
해외신작 <릴로와 스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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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여기가 여길까. 혹시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한 것은 아닌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곳은 <내츄럴 시티>의 촬영이 한창인 경기도 김포의 R.O.K 스튜디오. CF와 뮤직비디오 촬영이 주로 이뤄진다는 이 조그마한 스튜디오는 잠시 동안 사이보그를 제조하는 뉴컴사의 주조정실로 탈바꿈한 상태다. 서기 2080년을 배경으로 하는 본격 SF영화답게 세트에 각별한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자세히 보면 못쓰는 모니터를 나무로 만든 기판에 짜넣은 것이지만, 조금만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그럴싸한 미래의 사무실이다.이날 촬영분은 사이보그 생산시설을 장악해 인간에 적대적인 전투용 사이보그를 양산하려는 싸이퍼(정두홍)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요원 R(유지태)이 주조정실로 들어오는 장면. 싸이퍼와 R의 만남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탓에 민병천 감독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눈치였다. 스탭의 실수에 언성이 높아졌고, 배우들과 조용히 얘기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내츄럴 시티> 촬영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