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8년 4월7∼8일미 영화협회(MPAA) 제프리 하디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회장, 문화관광부와 산업자원부 방문, “스크린쿼터 완화할 경우 5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10개 스크린 규모의 멀티플렉스 20개를 전국에 만들겠다”고 발언.6월10일미국의 대한(對韓)투자 확대를 명목으로 한-미투자협정 체결키로 합의.7월21일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 신낙균 문화관광부 장관 방문해서 “스크린쿼터제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신낙균 장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답변. 이어 제1차 한-미투자협정 실무협상이 워싱턴에서 열려, 미국, 스크린쿼터제가 양자 투자협정(BIT) 표준문안에 어긋난다고 지적.7월23일문화관광부 “스크린쿼터제는 한국영화산업 보호와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로 한국영화가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고 발언.7월30일김지미, 임권택, 이태원 외 4인, 김종필 총리서리 면담. “한-미투자협정에서 영화를 제외해줄 것” 요구,
한-미투자협정 체결합의 뒤 쿼터를 둘러싼 한 · 미 정부의 입장 및 발언
-
쟁점 1 “미국과 게임이 되나. 5억달러라도 챙길 수 있을 때 협상에 나서는게 낫다.”반론1 김혜준(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실장)3년 전에도 이런 주장이 미 영화협회장으로부터 나온 적이 있다. 이건 혹 그럴 수도 있다는 의향의 표현이다. 그렇게 하겠다는 계약이 아니다. 그러나 일단 믿어보자. 5억달러가 들어온다 치자. 설마 한국영화 제작에 쓰일 리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멀티플렉스인데. 현재 한국은 자국자본으로 필요한 만큼 멀티플렉스를 늘려가고 있다. 이미 스크린 수만 800개가 넘었다. 그런데 과잉투자가 불러올 포화상황에 대한 고려없이 외국자본이 멀티플렉스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은 없다. 외국자본이 관심을 갖는 곳은 일본처럼 메이저들이 유통라인을 쥐고 있는 경우에는 배급구조의 균열이 필요한 곳이거나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해당 국가의 자본은 취약한데 시장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되는 곳이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배급사와 극장관계가 수직계열화되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할리우드
스크린쿼터를 둘러싼 5인의 진실 혹은 대담 (1)
-
쟁점 3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이 40%가 넘었으니, 축소 또는 폐지해도 되지 않나.”반론3 심광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40%? 따지고보면 정부 스스로가 유지하겠다고 한 것이다. 넘었으니 우리 그만 하겠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인들이 따질 수 없는 문제는 절대 아니다. 영화인들이 그때까지라고 요구한 적은 없으니까. 혹 40%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손 치자. 한국영화 산업의 안정성을 의미하기 위한 통계적인 평균지표로서의 의미를 가지려면, 적어도 어느 정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한해 40%를 넘었다고 그게 확보되지는 않는다. 내년에 35%로 떨어지면 다시 쿼터가 필요하다고 할 때 부활시켜줄 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스크린쿼터제는 단순한 ‘수치’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영화인들을 비롯해서 시민단체들의 주장의 핵심은 몇%라는 수치에 있지 않다. 대신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거대 축적자본 앞에서 그 어느 나라의 상황도 여유롭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자 함이
스크린쿼터를 둘러싼 5인의 진실 혹은 대담 (2)
-
할리우드가 즐겨 생산해내는 전쟁영화나 액션영화를 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 때가 많다. 볼거리를 위해 미국 바깥의 세계를 일쑤 ‘소품’이나 ‘장식’으로 써먹는 태도가 눈에 걸리기 때문이다. 가령 최근 국내 극장가에 간판이 내걸리거나 걸릴 예정인 작품만 꼽더라도 <에너미 라인스>와 <콜래트럴 데미지>, <블랙 호크 다운> 등이 그런 예이다.<에너미 라인스>는 보스니아 내전, <블랙 호크 다운>은 소말리아 내란에 말려든 미군에 관한 영화이고, <콜래트럴 데미지>는 콜롬비아 반군의 테러를 소재로 삼은 영웅활극이다. 이런 영화들은 공통적으로 `타인`에 대한 탐구가 전무하거나 지극히 빈약하다. 영화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나 사태,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이 전혀 없는, `방약무인적 타인 불감증`에 걸린 사람들이 만든 것 같다. 거기엔 그저 `미군(미국)`과 `그의 적들`이 있을 뿐이다. 가령 <에너미 라인스>가 그려낸
미군과 `그의 적들` 뿐인 할리우드 전쟁영화
-
-
<나쁜 남자>가 개봉한 뒤로 2주 연속 김기덕 논쟁을 실었더니, 우리 온라인사이트에 어떤 이용자가 “이건 결국 김기덕 키워주기이고, 편들기”라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두번도 부족해 이번에 또 김기덕 논쟁을 실었으니, 그런 이야기를 더 많이 들을 게 뻔하다. 그래서 제 발 저린 자로서 변명 겸 해명을 좀 하고 싶다.특정한 감독이나 영화 키워주기가 아니냐는 독자의 항의를 듣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다. <고양이를 부탁해> 개봉했을 때도 들었고, <취화선> 동행기 실었을 때도 들었다. 이런 비판, 안들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하다. 잡지 만드는 사람들이 제일 신날 때는 박수쳐주고 싶은 영화 혹은 영화인을 발견하고, 신나게 박수칠 때다. 그건 그 자체로 즐겁다. 아니, 잡지 만들면서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그 즐거움을 포기하고 엄격하게,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잡지를 만들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그럴 자신도 없다.솔직히 말
변명, 소망
-
충무로로 가는 건 연극 배우들만이 아니다. 연극 연출가들도 영화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무대가 다 받아주지 않는 표현 욕구를 스크린 위에 풀어놓겠다는 꿈을 품은 연출가들이 감독으로 뛰어들 채비를 차렸다.극단 차/이/무를 이끌어온 이상우씨는 `슬픈 코미디`라 이름한 <바깥>으로 감독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박광수 감독의 <칠수와 만수>, 여균동 감독의 <죽이는 이야기>와 <미인>의 시나리오 작업으로 충무로에 이름이 알려진 이씨는 짧고 풍자적인 대사가 강점이다. 꽃피기 전에 촬영에 들어갈 <바깥>을 시작으로 앞으로 영화와 연극을 오갈 작정이다.밀양에 연극촌을 세우고 연희단거리패와 함께 활동중인 이윤택씨는 정동극장의 레퍼토리로 정착하며 인기를 모아온 자작극 <오구>를 영화로 만든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초상집 풍경을 질펀하게 풀어놓을 <오구>는 연극에서 주인공 역을 맡았던 강부자씨가 그대로 주연 배
연출가들도 충무로행 `스탠바이`
-
지난해 9월, 명필름이 제작하는 김응수 감독의 <욕망>의 배우 오디션 본선장. 응모자 400명 가운데 10명을 1차로 추린 결과 3명이 방송국 탤런트 출신이고 나머지 7명이 연극배우였다. 최종 선발된 4명의 주연배우는 탤런트 이수아씨 1명을 제외하곤, 이동규·안태건씨 등 나머지 3명이 모두 대학로(연극배우) 출신이었다. 다른 연극배우 2명은, 같은 명필름의 영화 <버스정류장>의 조연으로 캐스팅됐다.명필름 심보경 이사의 말. “연극배우들의 연기가 깊이가 있었다. 방송국 출신의 연기는 어딘지 가벼워보였다. 또 `새로운 얼굴`이라는 기준에도 방송국 출신은 잘 맞지 않았다.”개인 인맥을 통해 충무로로 진출하던 연극배우들이 어느 순간 충무로 정상에 깃발을 꼽고 `대학로의 충무로 점령'을 선포해버렸다. 90년대 중반부터 지난해 초까지 최민식, 설경구, 송강호, 유오성씨가 그랬다. 이보다 조금 늦게 신하균, 임원희, 정재영씨 등 이른바 `장진 사단`의 연극 배우들이 장진
대학로, 영화배우 양성소!
-
<나쁜남자>등 24편 황금곰상 놓고 겨뤄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가 경쟁부문에 진출한 제52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오는 6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총 400여편을 상영하는 이 영화제에서 <나쁜 남자>와 황금곰상을 놓고 겨루게 될 장편 경쟁작은 23편. 예년에 비해 명망가 감독의 영화가 많지 않다. 또 2~3년전부터 아카데미영화제 작품상 후보로 거론되는 할리우드 영화를 여러편 경쟁부문에 데려오기 시작한 이 영화제의 한 특성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우선 지명도 높은 감독의 영화로는 올해 69살인 그리스 태생 코스타 가브라스의 <아멘>, 이스라엘의 대표주자 아모스 콜렉의 <브리짓>, 프랑스 베르트랑 타베르니에의 <안전통행권>,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영화 <센타이치로의 행방불명>, 스웨덴 출신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동중인 라쎄 할스트롬의 <쉬핑 뉴스> 정도가 눈에 띈다. 지역적으로 보
베를린영화제 6일 `팡파르`
-
한국방송 2에프엠 <김광한의 골든팝스>(매일 오전 11시) 설문조사 결과, <타이타닉> 주제곡 `마이 허트 윌 고 온`이 청취자가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선정됐다. 2위는 영화 자체보다 삽입곡으로 더 유명해진 <코요테 어글리>의 `캔트 파이트 더 문라이트`가 뽑혔다. 고전 영화음악에 대한 청취자의 사랑도 여전해 <시네마 천국> <러브 스토리> 등도 10위권 안에 들었다.또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로는 <엽기적인 그녀><친구><약속><쉬리>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 영화는 <타이타닉> <인생은 아름다워> <시네마천국><러브레터>였다. 네티즌이 좋아하는 최고의 한국 남녀 배우는 1위에 장도건과 전지현, 2위에는 안성기-심은하가 뽑혔다. 외국배우는 톰크루즈와 줄리아 로버츠로 나타났다.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월14일~31일 네티즌 3만1200명이 참여했으며,
네티즌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음악은?
-
수원지를 안은 사막. <박하사탕>으로 여운이 긴 파문을 일으키며 세상의 수면 위로 떠오른 배우 설경구를 두고, 이창동 감독은 그렇게 말한 바 있다. 겉으로 보면 아무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건조한데, “지층 밑에 큰 호수가 흐르는 것처럼” 숨겨진 감성이 굉장히 풍부하다는 얘기다.
이름도 없이 그저 ‘우리들’ 중 하나였던 <꽃잎>부터 누가 봐도 설경구의 영화인 <공공의 적>까지 흘러온 그의 행보를 짚어보면, 그가 품은 연기의 수원(水源)은 깊이나 폭을 한마디로 가늠키 어렵다. 때로는 <처녀들의 저녁식사>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봉수처럼 지극히 평범한 일상으로 찰랑이고, 때로는 <송어>의 민수처럼 돌연한 광기로 넘치며, 때로는 <단적비연수>의 적처럼 잡을 수 없는 간절한 욕망의 늪으로 질척거린다. 무엇보다, 한국사회가 떠안긴 화농으로 영혼이 썩어버린 <박하사탕>의 영호를 어떻게 설경구 없이
설경구를 보는 세개의 시선 [1]
-
저 눈동자가, 우리를 사막으로 몰고가네
이런 상상을 해본다. 한국사람 모두가 하얀 종이 한장씩 펴들고 앉아 사람 얼굴을 그리는 거다. 자화상이라고 해도 좋겠다. 그려진 얼굴들을 울트라 슈퍼 컴퓨터에 불러들여 평균을 내보자. 작업의 목적은 성형수술용 골상학 연구가 아니라, 얼굴들이 드러내는 인간 감정의 집단적 초상을 얻는 데 있다. 만약 이 일을 1980년대에 했다면 그 결과는 배우 안성기의 얼굴에, 그리고 지금 해본다면 배우 설경구의 얼굴에 가깝지 않을까.
영화 <공공의 적>을 보았을 때 두 가지 소회가 진하게 들었다. 하나는 ‘한국 영화산업의 파워 1위’로 인정받는 강우석 감독이 재능과 윤리면에서도 1등이 되고 싶어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설경구가 <박하사탕>에 이어 <공공의 적>을 통해 시대의 얼굴로 등극하고 있다는 경탄이었다.
얼굴은 흔히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시대에 관해 많은 것을 진술한다. 기원전 2500년경에 만들어진 ‘가부좌의
설경구를 보는 세개의 시선 [2] - 김소희 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