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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를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건 사각의 스크린에서 훌훌 벗어나 관객의 마음에 무한히 각인되는 영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1969년 당시 서부영화 흥행사상 최고 수입인 2900만달러라는 기록(이 기록은 21년 뒤인 <늑대와 춤을>이 갱신하기까지 이어졌다)을 세우며 순식간에 주연인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퍼드를 할리우드의 영웅으로 등극시키는 위력을 발휘한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의 한 장면 또한 예외일 수 없다.B. J. 토머스의 감미로운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가 흐르는 가운데 폴 뉴먼과 캐서린 로스가 함께 자전거를 타는 서정적인 영상은 지난 시절의 영화를 오늘에 되살리는 묘약으로 기능한다. 뉴스영화를 연상시키는 세피아톤의 화면 안에서 미국 중서부 시대는 완벽히 재창조되었으며, 확 트인 조망과 어우러진 정확한 초점은 두 무법자의 황폐한 삶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작은 기술의 변화로 이야기를 한층 강화시키는
<내일을 향해 쏴라> <아메리칸 뷰티>의 콘래드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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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년 에도 한국 영화 전성기는 계속될수 있을까.대규모 블록버스터들과 세계 영화제 수상을 노리는 수작들이 대거 라인업을 채우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한국 영화의 흥행 기상도는 올해도 맑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형사물과 SF영화의 강세가 두드러져 `조폭영화'를 이을 새로운 장르로 부각돼고 있다.우선 <공공의 적>을 비롯,<피도 눈물도 없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예스터데이> <취화선> <오아시스> <복수는 나의 것> <챔피언>등이 화제작으로 꼽힌다.<공공의 적>(25일 개봉)은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꼽히는 강우석 감독이 3년여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형사와 악질 살인범의 대결`이라는 고전적인 형사물의 틀거리 속에 `코미디 영화의 1인자`답게 유머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강감독 특유의 `흥행감각`이 돋보인다는평가다.`형사`와 `살인범`을
한국 영화 돌풍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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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앤 워커-맥베이, 토미 팔로타 외 감독·각본 리처드 린클레이터 출연 윌리 위긴스,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제작연도 2001년 상영시간 99분“우리는 현실을 몽유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맑은 정신으로 꿈속을 소요하는 것일까?” 2001년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웨이킹 라이프>는 이런 식의 난해하고 미묘한 물음표들로 엮인 애니메이션이다. <슬래커>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비포 선라이즈>를 만들어 한때 ‘X세대의 나팔수’로 불렸던 리처드 린클레이터 감독은, 옛 친구에게 전화를 걸 듯 <웨이킹 라이프>의 주연으로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의 윌리 위긴스를 불러내 교통사고를 당하게 했다. 코마에 빠졌는지 죽었는지 도무지 불분명한 위긴스는 둥실둥실 떠다니듯 걸음을 옮기며 줄리 델피, 에단 호크, 스티븐 소더버그를 비롯한 30여명의 인물과 더불어 존재의 의미, 정체성, 우주의 본성을 묻고 답한다.MTV 채널을 켜
해외신작 <웨이킹 라이프>(Waking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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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크로프트 의상에 멋진 미소를 날리는 아바타가 내 진짜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까? 몇개의 알파벳으로 조합된 아이디가 내 진짜 이름일까? 사이버 공간에서 만나 손도 한번 잡지 않은 채 서로를 가장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믿지만 그게 진짜 사랑일까? 때론 네가 누구인지,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게 나을 때도 있지, 이 세계에서 내 존재를 지우는 데는 독극물도 자해도 옥상으로부터의 비행도 필요없어. ‘탈퇴하시겠습니까?’란 질문에 ‘YES’라는 대답 외엔.<바이준>의 최호 감독이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후아유>는 21세기판 ‘젊은 <접속>’이다. 사이버 게임기획자인 형태(조승우)는 자신의 존재를 ‘멜로’라는 아이디 뒤에 숨긴 채, 세상을 향해 귀를 닫아버린 수족관 다이버 인주(이나영) 혹은 ‘별이’를 향해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수 ‘티티카카’로 명명된 둘만의 아지트도 이들의 사랑을 키우는 완벽한 온실이 되지 못한다.<후아유&
<후아유>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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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어렵지 않은 문제니 한번 풀어보자. 엑스트라(현장에서는 조합원이라 부른다) 한명이 받는 돈은 12시간에 3만5천원, 6시간이 초과될 때마다 1만5천원씩 추가 지급된다. 촬영에 필요한 엑스트라의 수가 30명, 그중 10명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나머지 20명은 그뒤 24시간 대기 예정이다. 조합비의 간단한(!) 계산이 끝났다면 나머지는 제작부장 정성일(34)에게 맡기자. 특수장비인 조명 크레인과 지미집(크레인의 일종), 그리고 소품으로서의 버스 한대의 렌털비 계산이 아직 남았기 때문이다. 야식비와 담뱃값을 포함한 각종 잡비, 스탭들의 하루 식대까지 차례로 기입된 예산안이 만들어지면 제작자의 데스크에 올릴 차례다. 정성일의 일이 더욱 바빠지는 순간이다.제작자와 투자자의 심사를 거쳐 경리부에서 돈이 지급되면 이제 몸이 고달플 차례. 지난번에는 차량 렌털업체만 믿고 있다가 색상과 디자인이 완전히 틀린 버스를 받고서 부랴부랴 뒷수습을 한 그는 꼼꼼히 장비와 인원을 점검해나간다.
<두사부일체> 제작부장 정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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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 세계를 떠나와 안개 자욱한 문을 통과해 림보(limbo)에 들어온 그들 사자(死者)들은 3일 안에 선택을 해야만 한다. 자기 삶에서 꼭 간직하고픈 단 하나의 기억의 단면을 말이다. 그러면 그들은 이승에서의 다른 모든 기억들은 잊어버리고 대신 자기가 고른 특별한 기억 하나만을 영원히 간직하게 된다.그러나 와타나베라는 한 노인은 과연 과거 자기의 어떤 기억을 영원의 세계로 가지고 가야 할 것인지 도무지 용단을 내리지를 못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지난 칠십 평생을 리뷰(review)해 보기로 한다. 림보의 면접관 모치즈키가 와타나베에게 가져다준 비디오 테이프들에는 와타나베의 지난 삶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이 과단성 없어 보이는 노인이 자신의 과거를 살피느라 그것들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우리는 TV 화면에 담겨 있는 그의 지난 삶의 어떤 모습들을 흘낏흘낏 쳐다볼 기회를 갖게 된다. 바로 그때, 어느 정도 주의력을 가진 관객이라면 TV 화면에 담긴 이미지가 어디선가 본 적이 있
기억함으로써 존재한다 <원더풀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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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동안 목요일은 안산으로 강의 나가는 나와 함께 사는 사람이 집에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날이기도 했다. 그의 가방 속에는 <씨네21>이 들어 있어서였다. 안산에서 우리집, 혹은 우리집에서 안산까지는 이러저러한 교통수단을 다 이용해야 갈 수 있고 올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전철역까지 나가 전철을 타고 한 시간을 간 다음 안산역에서 내려서는 다시 학교까지 택시를 타야 한단다. 집으로 오는 길 역시 다른 수단이 없으니 그 코스를 거슬러 올밖에. 책읽기 다음엔 영화보기를 즐기는 그는 <씨네21>을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읽는 모양이었다. 그가 사온 잡지를 읽어가다보니 나도 제법 <씨네21>을 즐겨 읽는 독자가 되었다. 그래서 언젠가 그가 휴강했을 때에는 이번주엔 <씨네21>을 못 보겠군, 속으로 생각하곤 했다. 그것도 인연인지 <씨네21>에서 청탁이 오면 내 분야가 아니어서 별로 할말도 없는데 사양을 못하고 미적거리다 글을
간결하게, 간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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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가이’가 일본 열도에까지 그 명성을 떨칠까. 최민수가 은행강도를 쫓는 한국인 형사로 분한 일본영화 <서울>이 2월9일 일본에서 개봉한다. <서울>은 일본 형사가 범인 인도차 한국에 왔다가 은행강도 사건을 목격하고 한국인 형사와 함께 72시간 동안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의 액션영화. 일본의 인기 록밴드 도키오의 보컬인 나가세 도모야가 일본 형사 역을 맡아 최민수와 연기대결을 벌였다. 감독은 <러브레터> 프로듀서였던 나가사와 마사히코이며 제작사는 도호. <서울>은 1월15일과 24일에 서울과 도쿄에서 양국의 배우, 제작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대대적인 시사회를 열 예정이며, 우리나라에서는 3월쯤 개봉한다.
터프가이, 열도를 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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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 라이언이 엘리엇의 시 캐릭터에서 이름을 따 만든 자신의 영화제작사 ‘프루프록 필름스’(Prufrock Films)의 문을 닫았다. 동업자들과 뜻이 안 맞았던 것이 문제. 위노나 라이더 주연의 <엑소시즘>,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웨딩 플래너> 등, 그녀는 자신의 회사가 내놓은 영화들이 죄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내가 관여하기를 게을리 한 탓도 있지만, 그들은 정말 내가 싫어하는 것들에 손을 대버리곤 했다”는 게 그녀의 때늦은 불평. 그런 영화들의 크레디트에 자기 이름이 제작자로 들어가는 건 더더욱 유쾌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라이언은, 아들을 돌보느라 영화사 일을 멀리했었다.
영화제작, 연기보다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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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의 1988년작 <그랑 블루>의 실제 모델이었으며 시나리오를 공동집필한 프랑스의 전설적인 다이버 자크 마욜이 이탈리아 엘바 섬 빌라에서 목을 매 숨진 채 한 이웃에 의해 발견됐다고, 이탈리아 경찰이 발표했다. 마욜의 친구이자 경쟁자 움베르토 펠리차리는 올해 74살이던 그가 최근 몇달간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1976년 세계 최초로 산소없이 수심 100m에 도달했던 마욜. 그의 생애가 잘 나타난 <그랑 블루>에서 자크 역은 장 마르크 바르가 맡았고, 장 르노가 친구이자 경쟁자인 엔조를 연기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마욜은 <그랑 블루> 세대를 위한 몽상가로서 절대추구의 상징”이라고 그를 기렸다.
영원한 바다에 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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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를렌 디트리히는 정말 자살했을까? 2001년 12월27일 탄생 100주년을 맞아 베를린이 추모 열기에 한창이던 12월26일, 그녀가 수면제 과다복용 자살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란이 일었다. 이 주장을 한 이는, 말년의 디트리히의 유일한 방문객이었으며 그녀가 회고록을 영어로 쓰는 것을 도왔던 미국여성 노마 보스케(76). 그녀는 수면제를 조달한 것이 자신이라는 것도 밝혔다. 그녀에 의하면 노인요양소에 들어가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고 파리 8구 몽테뉴가의 아파트에 머물던 당시 디트리히는, 죽기 이틀 전인 5월4일 뇌출혈을 일으켰고, 그 직후 보스케에게 수면제 한통을 침대맡에 놓아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보스케는 이 청을 들어주었고, 다시 그녀의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그곳에 수면제는 사라지고 없었다는 것이다. “나는 디트리히가 그것을 모두 삼켰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디트리히의 시신은 당시 부검을 거치지 않고 평소 그녀가 바라왔던 대로 베를린으로 옮겨져 바로 매장됐다.
그녀는 정말 자살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