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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나를 당신보다 높이지 말아요
의도와 상관없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위계가 작동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아니, 거의 그렇다. 일 때문에 만났거나 초면임에도 사람들은 지나치게 예의를 갖춘다. 문제는 이 지나친 예의가 대부분 일방향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유사 가족, 유사 선후배, 유사 사제 관계 같은 것이 즉각 형성된다. 나는 낯선 사람과는 연령이나 직급과 무관하게 인격
글: 심보선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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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더 많은 여성 정치인이 필요하다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아내 이외의 여자와는 어떤 일대일 만남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가, 세계의 수많은 여자 대표들과 어떻게 만날 셈이냐며 세간의 빈축을 샀다. 2002년 빌 클린턴과 대비되도록 신사적인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한 말 정도로 취급되었던 ‘펜스룰’(아내 이외의 여자와는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는 규칙)은 2018년에는 당대 성차별주의를 대
글: 권김현영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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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선거판과 영화판
선거는 많은 사람을 설득할수록 이기는 게임이다. 이 점에서 선거행위는 영화산업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극장의 매표소를 뜻하는 박스오피스는 투표함과 어감부터 닮았다. 박스오피스를 통해 영화 흥행 순위가 집계되니 선거의 당락이 결정되는 투표함과 서로 기능도 비슷하다. 날마다 전국 상영관에서는 입후보한 여러 영화가 유권자인 관객을 대상으로 선거를 치른다.
글: 이동은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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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오아시스 안팎에서 동시에 살아가기
최근 친한 후배로부터 태블릿PC를 선물받았다. 준비 중인 영화가 대박나면 무엇이든 쏘겠다는 그의 말에, 즐거운 상상을 펼치며 그럴듯해 보이는 것을 아무거나 골라 대답한 결과였다. 사실 정말로 갖고 싶었던 건 아니다. 이미 데스크톱도 있고 노트북도 늘 갖고 다니는 데다 손만 뻗으면 스마트폰이 상시 대기 중인데 굳이 제4의 컴퓨터가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컸다
글: 윤가은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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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셸 위 댄스?
최근 미술 작가와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만나기로한 날, 작가는 목보호대를 하고 나타났다. 우리는 작품 이야기를 하기 전, 뼈와 근육과 관절에 대해, 컴퓨터 앞에서 장시간 글을 쓰고 작업하는 사람들의 직업병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한때 요가를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뜻대로 되지 않던 동작이 시간이 지날수록 되어가는 과정
글: 심보선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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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1990년
50년 전 한국 정부는 인구폭발을 근심했다. 1970년대, 정부는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했다. 군사독재의 서슬이 시퍼렇게 살아 있었음에도 남아선호라는 구습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1980년대에는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잘 키운 딸 하나 열아들 안 부럽다”는 표어를 발표한다. 두고두고 회자된, 대성공을 거둔 홍보 문안
글: 권김현영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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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로맨스의 불가능성
16부작 드라마 <나의 아저씨>(김원석 연출, 박해영 극본)는 이제 막 중반으로 들어가는 시점이지만, 그 서사적 틀은 거의 드러나 있다. 논란이 되었던 것은 45살 박동훈(이선균)과 21살 이지안(아이유)이 주인공으로 설정됨으로써 진부한 아저씨-아가씨 로맨스가 다시, 그것도 이 시점에 등장한다는 데 있었다.
‘나의 아저씨’라는 제목이 암시하
글: 문강형준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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